경상남도 상주시에 출장을 가서 상주보 부근 경천섬이 바라보이는 곳을 차를 몰고 지나치다가 눈에 번쩍 뜨이는 어떤 편액을 만나게 되었다. 흔히 '현판'이라는 낱말을 쓰고는 하는데, 현판은 나무판이나 종이 등에 글씨를 써서 거는 액자류를 통틀어 일컫는다. 건물의 이름을 써서 건물 정면의 문과 처마 사이에 거는 목판은 편액이라고 부른다.
입덕문(入德門)!
이곳은 조선 후기 서원인 도남서원이다. 입덕문을 통과하면 성인의 덕을 배우게 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입덕'이란 대중문화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는 일을 부르는 말로도 쓰인다. 1970년대 일본에 등장한 신조어인 '오타쿠'가 한국에서는 '오덕후', '덕후'로 바뀌더니, 이 세계에 들어서는 것을 '입덕'이라고 부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
입덕의 대상은 주로 만화책, 애니메이션, 피규어 등이다. 하지만 대상을 한정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악기 연습이나 녹음에 몰두하고 있다면 그것도 '입덕'이다. 생각해 보면 나도 다양한 분야로 입덕을 거치고 있다. 2월 초에 있었던 공연 때문에 잠시 손을 놓았던 진공관 앰프 개조 작업도 다시 시작해야 한다. '휴덕은 있어도 탈덕은 없다'는 나에게도 적용되는 말일 것이다.
현재 나의 최우선 덕질 대상은 달리기일까? 경북 여행을 겸한 2박3일 동안 달리기를 하지 못하였다. 날씨가 매우 나빴고 낯선 곳이라 코스를 새로 짜기도 어려웠던 탓도 있지만, 왼쪽 무릎이 보내는 '좀 쉬고 싶다'는 신호를 더 이상 무시하기 어려웠다.
오늘은 거리에 연연하지 말고 가볍게 뛰어 보겠다.
밤 10시 5분, 달리기를 마쳤다. 기온은 영상 4도. 7 km / 45분 22초 / 6분 28초의 페이스. 런데이 앱에서 몇 개의 배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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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7 km 기록이 더 좋은 날이 많이 있었는데 왜 오늘 신기록 배지를 받았는지 알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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