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18일 일요일

대충 찍은 직초점 촬영 - 월령 12일의 달

초점이 그다지 잘 맞지 않았다. 화면을 확대해서 포커싱을 할 것을. 달은 포서즈 카메라의 센서를 꽉 채우고도 남는다. 그렇다고 해서 경통을 바꿀 수는 없지 않은가? 직초점 촬영을 하면 상하좌우가 뒤집어져 보이는 망원경 상과는 달리 정립상이 된다.

달에는 정말로 미녀의 얼굴이 있는 것 같다. 

촬영 장소는 우리집 발코니.

망원경 거풍시키기

원래 망원경이라 함은 천체를 들여다 보라고 만든 장비이지, 장식장 속에 처박아 두거나 어쩌다 한번 꺼내에 조립만 하라고 만든 것은 아니다. 어제 적상산을 다녀오면서 혹시나 싶어서 정말 몇 년 만에 망원경 세트를 다시 꺼내어 보았다. 스카이-워처의 막스토프 카세그레인식 5인치급 망원경이다. 


취미에는 여러가지 차원이 있지만, 아마추어 천문처럼 장기간을 놓고 보았을 때 정말 진정한 취미가 되기 어려운 것이 또 있을까? 하늘에 관심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 중에 실제 망원경을 구입하는 사람은 극소수이고, 또 그 중에서 정말 알뜰하게 장비를 짊어지고 하늘을 벗삼아 관측을 나가는 일이 생활화되는 사람도 극소수일 것이다. 그러한 만큼 입문자와 진정한 고수(사설 관측소를 차릴 정도의) 사이의 간극이 너무나 크고, 금방 발길을 돌리고 말 어줍지 않은 초보가 환영받기 어려운 것이 또한 이 분야가 아닌가 한다. 30분 관측을 하기 위해 두 시간 사전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적도의 마운트와 가대, 균형추는 너무나 무겁다!

우리나라의 아마추어 천문인 수가 최근에 딱히 늘어났다는 소식도 없고... 

오늘 밤에는 일기가 허락한다면 발코니에서 달이라도 보아야 되겠다. 월령 12일이되는 오늘은 점점 달이 둥글어지고 있을 것이다.

2010년 생산된 스마트폰 3 종



왼쪽부터 옴니아팝(2010-02-24), 갤럭시A(2010-12-02), 그리고 리액션폰(2010-12-21). 스마트폰에 그렇게 크게 의존하는 삶을 살지도 않으면서도 중고 및 가개통폰을 재미로 사다 보니 이렇게 되었다. 이것 외에도 중고 스카이 미라크 두 대가 내 손을 거쳐갔으나 떨어뜨려서 망가지고 말았다. 옴니아팝은 윈도우모바일 6.5이고 나머지 둘은 진저브레드가 깔려 있다. 옴니아팝과 갤럭시A는 배터리가 동일하고, 또 옴니아팝과 리액션폰은 통합 20핀 충전기를 쓴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최근에는 아내에게 비교적 좋은 조건으로 갤럭시팝을 사 주었다. 아내는 소니 엑스페리아 아크를 일년 전부터 써 왔었다. 당시 기계값은 무료였지만, 2년 약정인 것을 까맣게 있고 있었다. 에이징을 통해서 번호를 옮겨 놓은 뒤, 기존 폰의 해지를 알아보니 위약금이 있다는 것이 아닌가? 월 11,000원짜리 기본요금제를 쓰나 위약금을 내고 해지를 하나 내년 6월까지의 약정 기간까지 들어가는 돈은 별로 다를 것이 없다.

적상산(赤裳山)을 다녀와서

전라북도 무주군에 위치한 적상산. 赤裳山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사면이 절벽이라 단풍이 물들면 여인네의 붉은 치마와 같다 하여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적상산이라 하면 양수 발전소가 있고 아마추어 천문인들이 즐겨 찾는 관측지라는 정도 밖에는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

무주리조트에서 열렸던 학술행사 참석 후 대전으로 돌아오는 길에 중턱의 와인 동굴까지는 차를 몰고 가 본 일이 있었다. 언젠가 가족을 데리고 정상의 적상호, 즉 양수 발전을 위해 퍼 올린 물을 가두는 호수까지 올라가 보리라 작정을 하고 있었는데 바로 어제 잠깐 시간을 내어 다녀왔다.

정상까지 올라가는 구불구불한 오르막은 매우 가팔랐다. 도로로 지리산(성삼재)을 지나 천은사로 내려갈 때에도 이 정도로 심하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정상까지 올라서 호수를 끼고 전망대까지 간 뒤 다시 돌아오는데, 안국사라는 절로 향하는 길이 있다. 적상호가 거의 정상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절로 오르는 길 초입에는 적상산 사고가 있었다.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한 다섯군데 중 하나라고 한다. 여기를 지나칠때만 해도 적상산이 어떤 역사적 의미가 있는 산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무런 사전 조사를 하지 못했으니까.

안국사를 가는 길 중턱에 버스를 위한 주차장이 있고 승용차를 위한 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혹시 걸어다니는 탐방객에게 방해가 될까 조심스럽게 차를 몰고 절까지 가 보았다. 거의 산 꼭대기, 사방이 탁 트인 곳에 아담한 절이 자리하고 있었다. 고려시대 1277년에 월인스님이 창건한 절이라고 한다. 절이 앉아 있는 분위기가 너무 마음에 든다고, 아내가 이야기하였다. 원래 안국사는 이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니었는데 적상호 건설로 인해 수몰되면서 사고와 더불어서 현재 위치로 옮겨온 것이라 한다. 안국사에 보관된 괘불은 보물 제1269호이다.


절을 잠시 둘러본 뒤 절 주차장에서 차를 타려는데, 길 아래쪽으로 성벽이 있는 것이 아닌가? 바로 적상산성의 성벽이었다. 고려말 최영장군이 천연의 요새인 이곳에 성을 쌓고 창고를 지어 뜻밖의 난리에 대비하도록 조정에 요청하여 지은 것이라 한다.

국토 어느 한 곳에도 조상의 땀과 숨결이 배어있지 않은 곳이 없겠지만, 대전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이 이렇게 깨끗하고 조용한 곳이 있을 줄은 미처 몰랐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이번에는 망원경을 들고 한번 와 보리라.

2013년 8월 7일 수요일

Mauve alignment에서 LCB coordinate 추출하기

Mauve를 이용하여 예쁜 그림을 그렸다.


이 그림에서 알록달록한 색으로 나타난 두꺼운 선을 LCB(locally colinear block)이라 부른다. Genome rearrangement가 일어나지 않은 보존된 block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LCB = synteny block인가? 이것은 조금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LCB는 rearrangement-free 영역인 것이지, 그 영역 내부 전체에 대해서 비교 대상 genome에서도 그대로 conservation된 것은 아니다.

자, 이제 LCB의 좌표를 추출하여 다른 용도로 사용해 보자. 메뉴를 뒤적거려 보는데, 그런 기능이 없다! 이게 도대체 어찌된 일인가? LCB coordinate file에 대한 설명은 온라인 도움말에 있는데, 정작 프로그램 내에는 이를 export하는 기능이 없다니?

웹 검색을 조금 해 보았다. Mauve 정식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다음의 두 프로그램(다운로드는 여기에서; All other programs를 클릭할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설명은 Mauve user 메일링리스트에서 발견하였다. 관련 글은 여기에 있다. 아니, 이렇게 중요한 정보를 왜 홈페이지에 싣지 않고 기껏 사용자 메일링 리스트에 오른 질문에 대한 답으로 처리한다는 것인가?

(1) projectAndStrp
(2) makeBadgerMatrix

3개 genome sequence를 가지고 Mauve를 실행하여 results.xmfa라는 결과 파일을 얻었다고 하자. 이것은 GUI 환경에서 하거나 또는 command line에서 progressiveMauve를 실행하면 된다고 한다. 나의 경우에는 progressiveMauve를 실행하니 core dump가 되고 말았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GUI에서 만든 결과 파일이 있으니 일단 패스.

$ projectAndStrip results.xmfa test.xmfa 0 1 2
$ makeBadgerMatrix test.xmfa test.perms test.lcbs
$ cat test.lcbs
seq0_leftend seq0_rightend seq1_leftend seq1_rightend seq2_leftend seq2_rightend
190 2704 190 3098 64542 67525
3465 8437 3514 8955 -71101 -77726
...

이상과 같이 command line 명령어 두 개로 LCB coordinate가 생겼다. 이번 분석에서는 25개의 LCB가 검출되었다. 

휴! genoPlotR로 마무리 그림 그리기!

2013년 8월 6일 화요일

모바일 시대, 문화 소비의 행태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출퇴근 시간에 가끔 버스를 이용할 때가 있다. 출근은 연구소 공용 버스를 이용하면 되지만, 퇴근 코스는 운행하지 않기에 시내버스를 한번 갈아타야 한다. 어제 저녁, 게릴라성 비가 내리는 중에 버스에 올랐다. 어림짐작으로 70%는 됨직한 사람들이 전부 스마트폰을 끼고 있었다. 그들 중 대다수는 귀에 이어폰을 꽂고 있었고, 쉴 새 없이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날리거나 아니면 하릴없이 카카오톡 친구 리스트를 위아래로 쓸고 있었다.

불과 몇 년 만에 대중교통에서 접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이렇게 변했다. 과거에는 그다지 길지 않은 이동 시간 동안 잠깐 눈을 붙이거나 책을 볼 수도 있었다. 지금은 어떠한가? 잠시의 여유도 참지 못하고 쉴 새 없이 디지털 소일거리를 찾아 스마트폰을 문지르고 있는 것이다.

나도 문자 메시지나 카카오톡을 종종 사용하고 있다. 카카오톡은, 최근에 연락이 닿은 친구(취미가 비슷한 점이 많다)와 잡담을 나누기 위해 많은 고민 끝에 사용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긴 글을 작성하다 보면 '아니, 음성 전화 한 통화면 서로 다 이해가 될 일을 왜 이렇게 글로 쓰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가?'하는 생각이 들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손가락 터치로 모든 선택이 이루어지는 시대에서는 1초도 되지 않는 시간에 그 내용이 재미있다는 느낌이 오지 않으면 가차없이 튕겨져 나간다. 온라인 신문 기사나 음악 전부 마찬가지이다.

온라인 음원 300만곡 넘쳐나도 스트리밍 상위 10%는 42곡뿐(동아일보)

SNS의 무서운 파급 효과에 감탄할 틈도 없이 이제는 그 진실성에 대해서 고민하는 시대가 되었다. 기기는 스마트(smart)해지지만, 사람들은 dumb해지고 있다. 넘쳐 나는 정보, 그리고 이를 너무나 즉각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기기들, 오히려 이것들이 문화의 다양성과 깊이를 해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더 이상 '정직한' 정보는 없다. 어떤 의도를 가지고 만들어진 정보가 횡행하고 있고, 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대중의 쏠림 현상은 날이 갈수록 심각해져 간다.

이것을 어쩔 수 없는 사회의 흐름으로 알고 받아들어야 하는가? 그건 아닐 것이다. 정보를 통해 세상을 아는 것이 현명한 행동이라 생각하지만, 그러는 과정 중에 내 의견이 묻히고 마는 것 같아 안타깝다.

2013년 8월 5일 월요일

휴대폰 바꿈질

작년의 상황은 이러했다.


  • 나-아트릭스, 아내-엑스페리아 아크, 딸-모토로이(내가 쓰던 것)


모토로이의 상태가 매우 안좋아져서 딸아이가 수시로 배터리를 뺐다 끼웠다 하는 모습이 안타까와서 크게 선심을 베풀었다.


  • 나-노리폰(딸이 쓰던 것), 아내-엑스페리아 아크, 딸-아트릭스


그런데 나는 일반폰의 불편함을 이기지 못하고 중고 스마트폰을 하나 구입했다.


  • 나-옴니아팝(중고), 아내-엑스페리아 아크, 딸-아트릭스


옴니아팝이 전화기 기능으로는 별 문제가 없지만, 요즘 실정에는 쓰기가 불편함을 인정하지 아니할 수 없다. 그래서 출시된지 오래된 안드로이드폰을 박스 신품으로 샀다. 회사가 몇 년 전에 휴대폰 사업을 접었기에 사후 서비스 등에 대한 걱정이 앞섰지만, 몇 달 동안 사용해 보니 문제는 전혀 없다.


  • 나-리액션폰(신품), 아내-엑스페리아 아크, 딸-아트릭스

그러나가 아주 최근, 아내가 휴대폰을 떨어뜨려서 화면을 깨버리고 말았다. 수리비가 너무 많이 들어서 일단 내것과 바꾸었다. 난 다시 옴니아팝으로 돌아갔고, 여유분으로 코랄 배터리도 하나 구입하였다.

  • 나-옴니아팝, 아내-리액션폰, 딸-아트릭스
리액션폰은 화면이 작은 편이라 아내에게는 불편하다. 게다가 나 역시 옴니아팝을 주력으로 쓰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상태 좋은 중고로 갤럭시A를 구입하였다. 이는 삼성전자 최초의 안드로이드폰이다. 옴니아팝과 배터리가 동일하다는 것도 이유가 되었다.

  • 나-도로 리액션폰, 아내-갤럭시A, 딸-아트릭스
딸이 쓰고 있는 아트릭스를 가만히 보니 상태가 너무 좋지 않다. 딸아이 말로는 전화도 잘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면 차라리 내 것과 바꾸자고 하였다. 초기화를 하고 잘 사용하면 결코 느려지지 않음을 아빠가 입증해 보이겠다고 하면서.

  • 나-아트릭스, 아내-갤럭시A, 딸-리액션폰(만족)
아트릭스를 점검해 보니 인터넷에서 내려받거나 찍은 사진이 5천장이 넘는다! 용량을 많이 차지해서가 아니라 인덱싱 등 파일 관리를 하는 과정에서 시스템이 현저히 느려졌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파일을 지우고 초기화를 하니 1 GHz 듀얼코어의 아트릭스는 훨훨 날아다닌다. 그런데 아이는 리액션폰이 더 빠르다고 한다!

아내가 갤럭시A가 조금 느리다고 하고, 나 역시 아트릭스를 한동안 썼었지만 새롭게 다시 휴대하려니 조금 크다고 느껴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갤럭시A에 대한 호기심도 발동하여 다음과 같이 최종 바꿈질을 하였다.

  • 나-갤럭시A, 아내-아트릭스(이제 그만 좀 바꿔!), 딸-리액션폰(아직까지 만족)

어제 딸에게 물었다. 
나: "아트릭스 이제 훨훨 날아다닌다. 도로 안바꿀래?"
딸: "아니"

이상의 휴대폰 바꿈질에서 아들은 드러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아들은 일반폰으로 만족하고 있기에 그렇다. 네 식구 모두 SKT 가입자라서 이런 바꿈질이 가능하였다.

갤럭시A는 매우 불운한 폰이다. 갤럭시S 출시와 너무 가까운 시기에 태어났고, 내가 검색해 본 바로는 삼성전자에서도 공식 사이트를 찾기 어렵다. 현재 진저브레드까지 업데이트가 된 상태이고, 720 MHz의 CPU로는 꽤 버벅임이 느껴진다. 심지어 옴니아팝도 800 MHz인데.. 그래도 좋은 점이 있다면 약간 두껍기는 하지만 휴대하기 좋은 크기이고, 글꼴이 커서 이제 노안이 오기 시작한 나에게는 도움이 된다.

멜론으로 곡을 몇 개 다운로드한 다음 모토로이용 이어셋을 3.5파이 단자에 연결한 뒤 재생을 하니 소리가 영 이상하다. 집에 와서 매뉴얼을 찾아 보았다. 통화가 가능한 이어셋 단자가 아니라 일반 스테레오 이어폰용 단자였다!
 
당분간은 식구들의 휴대폰 조합이 별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