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21일 일요일

브리츠 BR-5100C 스피커 활용하기

불용품으로 처리될 컴퓨터 더미 속에서 오래된 5.1채널 앰프/스피커 시스템인 브리츠 BR-5100C와 좌우 위성 스피커를 구하게 되어 이를 활용하기 위해 약간의 개조를 한 이야기를 기록해 보고자 한다. 서브우퍼를 겸하는 앰프 본체의 뒷판을 열어보니 3개의 LM1875T와 하나의 TDA7370 칩이 들어있었다. 게인클론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LM1875는 게인클론 자격이 없을지도...), 그리고 별로 흔하지 않은 앰프 보드로 별로 재미를 보지 못했던 나는 내심 LM1875T가 전방 좌우 채널을 담당하기를 기대했었다. 그러나 TDA7370은 전후방 좌우 4개 채널(정격 출력은 4옴 스피커에 대하여 각 6W), LM1875 2개는 BTL 결선으로 서브우퍼, 나머지 LM1875T 하나는 센터를 담당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다음 사진과 같이 입력 단자로는 총 3개의 3.5mm 스테레오 단자(전방 좌우, 후방 좌우, 센터/서브우퍼)가 있다. 디코더 없이 모든 채널을 별도로 아날로그 입력을 해야 하는 매우 단순한 앰프인 것이다. 테스트를 해보니 전방 좌우 입력에만 신호선을 연결해도 서브우퍼 출력이 되는 구조이다.  스피커 출력은 특이하게도 RCA 단자이다. 따라서 다른 패시브 스피커를 쓰려면 케이블 개조가 필요하다. 단, 전방 우측 스피커 연결은 3.5mm 스테레오 단자로 연결해야 한다. 전방 우측 출력 단자에 전용 스피커를 연결하지 않으면 다른 채널에서 제대로 출력이 나오지 않는다.


전방 우측 스피커의 위에는 볼륨 조절을 위한 2개의 tactile switch(down & up)와 LED가 있다. 파워 온 상태에서는 LED가 켜진 상태인데, 두 버튼을 동시에 누르면 LED가 점멸하면서 스탠바이 모드로 들어간다. 전원 스위치를 끄지 않고 스탠바이 모드로 두면 전력 소모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 전원을 켤때 서브우퍼의 팝업 노이즈는 정말 대단하다. 본체 전면의 포트에서 '퍽' 소리와 함께 엄청난 압력으로 바람이 밀려나오기 때문이다. 전원을 켤 때마다 깜짝 놀라는 것이 싫으면 포트를 손으로 막고 스위치를 넣으면 된다.

순정 위성 스피커들의 음질이 음악 감상용으로는 너무 실망스러웠으므로 사무실 책상 위에서 원래 사용하던 패시브 스피커(T&V 구형 Vertrag에서 앰프를 제거한 것)를 연결하여 2.1 채널로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첫번째 난관은 전용 전방 우측 스피커의 볼륨 조절 방식을 이해하는 것이었다. 나사를 풀고 스피커 드라이버를 들어내니 내부에는 4개의 가는 전선(적, 백, 녹, 황)이 보였다. 앰프의 출력 단자는 3.5mm 스테레오 단자이니 있으니 네 가닥 중에서 최소한 두 개의 전선은 커넥터 부분에서 서로 연결되었을 것이 자명하다. 스피커 드라이버에 납땜된 것은 적색과 황색(테스터로 찍어보니 녹색과 연결된 상태), 그리고 볼륨 조절용 기판으로는 녹색과 백색이 연결된다. tactile switch는 2개이고 LED 까지 점등시켜야 하는데 겨우 2개의 전선이 이를 다 담당하다니? volume controller chip에 대해 내가 아는 상식과는 잘 부합되질 않는다. 아마도 다이오드가 관여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우측 스피커통에서 볼륨 조절 기판을 꺼내보았다. 이빨이 빠진듯 윗면이 뻥 뚫린 위성 스피커의 모습이 아래에 보인다.




부품 배치와 기판 뒷면의 패턴을 보고 회로도를 떠 두었다. 스위치를 누르면 다이오드 양단을 단락시키는 매우 단순한 구조가 맞기는 한데 이것이 어떻게 스탠바이/볼륨 증가/볼륨 감소라는 3가지 기능을 하는지는 아직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찌되었든 이 볼륨 조절 기판을 그대로 사용한다면 전제로 다른 패시브 스피커를 사용할 수 있다. 작은 홍차 캔 뚜껑에 핫멜트로 기판을 고정하고 스피커로 연결할 선을 추가로 달았다.


집에서 사용하는 아이와 AWP-ZX7의 스피커(SSX-LZX7, 6옴)를 연결해 보았다. 앰프 자체의 출력이 높지 않아서 볼륨을 최대로 해도 결코 방이 떠나갈 정도의 소리가 나지는 않으나 책상위 시스템으로는 충분하다. SSX-LZX7의 우퍼와 거의 같은 크기의 우퍼 드라이버가 BR-5100C에 들어있지만 훨씬 큰 저음을 낸다. 인클로저와 포트의 구조가 저음을 크게 증폭하는 것이 당연하다. BR-5100C의 나중 모델에서는 우퍼 드라이버가 옆면에 부착되어 있는 반면 오리지널 BR-5100C에서는 세로로 위치한 내부 격벽에 부착된 구조이다. 본체의 뒷면을 열면 우퍼가 나를 떡하니 바라보고 있는 형상인 것이다.


카 라디오용 앰프 칩(TDA7370)이라는 편견만 갖지 않는다면 앰프로서의 성능은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볼륨 콘트롤 시스템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 내부를 들어내고 2.1 채널 앰프 보드를 새로 구해서 채워넣을 생각을 잠깐 했었다. 그러나 앰프 자체에 손을 대지 않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볼륨 콘트롤 기판을 그대로 활용하는 수준의 최소한의 주변부 개조를 통해 다채널 앰프를 확보한 셈이 되었다.

다음번의 오디오 DIY 프로젝트는...?

오디오 자작을 둘러싼 나의 관심은 클래스 D 앰프와 진공관 앰프를 거쳐 좀 더 단순한 것, 즉 클래스 A FET 앰프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2016년 2월 20일 토요일

정신세계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오디오 자작 관련 부품들


계속 가지고 있자니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증에 날 시달리게 만드는 안타까운 부품들이다. 그동안 내가 자작을 즐긴다고 생각했었는데 진지하게 돌이켜보니 보람과 즐거움보다는 스트레스를 더 많이 느껴온 것 같다. 자작을 하면서 얻은 소중한 교훈 중 하나는 대부분의 경제생활이 마찬가지겠지만 싸고 좋은 것은 없다는 것이다!

남아도는 진공관 몇 개는 새로운 주인을 찾아가기로 하였다. 위 사진에 찍힌 우퍼 드라이버, LM1876과 앰프 보드, 토로이달 트랜스는 어떻게 할까? 한층 더 상황을 복잡하게 만든 것은 버려진 5.1 채널 서브우퍼 앰프를 얻게 된 것이다. 이걸 적당히 개조해서 2.1 채널로 쓸 생각까지 머릿속을 맴돌면서 점점 더 상황이 꼬이고 있다. 아이구...



구글 블로그에 글을 올리지 못하게 된 사연

2016년 2월 15일부터 공공기관 내 전산망에서 G메일, 다음, 네이버 등의 상용 이메일 사용이 차단되었다. 다시 말하자면 연구소 내부 전산망에 연결된 PC에서 이제는 크롬 웹브라우저를 열고 G메일을 창을 여는 것이 금지되었다는 뜻이다. 그 부작용인지 이제는 구글 블로그도 작성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앞으로는 구글 블로그에 글을 쓰려면 퇴근 후 집에서만 접속하거나 휴대폰을 사용해야 한다.

이유는 상용메일을 통한 해킹 시도가 빈번하여 이로부터 정보 보호를 위한 것이라 한다. 지금은 집에서 이 글을 작성하느라 공식적으로 전달된 안내문 내용이 상세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마 미래창조과학부(국정원이었나?)의 지침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정보보호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기업이거나 공무원 조직의 경우 이미 오래전부터 이런 생활에 익숙해왔기에 별 불편함이 없었겠지만, <기타 공공기관>으로 분류된 출연연구소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자유도를 누리다가 보안이라는 명목으로 점점 손발이 묶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나는 그동안 구글 블로그를 통해 꽤 많은 정보를 '공유'해 왔다. 음악과 오디오, 취미 수준의 납땜질뿐만 아니라 리눅스 활용과 생명정보 분석에 대한 업무적인 내용도 꽤 기록을 해 왔다. 어디까지가 '유출'이고 어디까지가 '공유'인가? 정부출연연구소에 근무하면서 정부 연구비로 진행 중인 일을 비밀리에 꽁꽁 숨기는 것이 옳은가, 혹은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해서 널리 알려 도움이 될만한 기술(사실 대단한 것이 없을 수도 있지만...)을 공개하는 것이 옳은가? 모든것이 혼란스럽다.

아예 이중적인 삶을 사는 것도 가능하다. 근무 시간에는 일만 하고, 외부에 풀 이야깃거리는 꽁꽁 싸매들고 집으로 와서 그때부터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 하지만 인터넷의 발달로 출퇴근의 경계, 직장과 놀이터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요즘(집에서도 일을 하게 되므로), 이런 이분법적인 삶을 사는 것이 어디 쉬운가? 직장에서의 구글 블로그 접속이 기술적으로 차단되고 말았으니 내가 개인적으로 이용하는 위키 사이트를 더 활성화해야 되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런데 이것도 고민스러운 것이, 미래창조과학부에서는 공공기관의 도메인과 사이트를 일원화하고 일몰제로 운영한다는 시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정부출연연구소에서 새로 시작한 어떤 연구 프로젝트의 성과 공개와 소통을 위해 상징적인 별도의 도메인을 할당받아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이 가능했고, 또 유행이기도 했다. 만약 내가 감염병에 대한 연구프로젝트 혹은 센터를 새롭게 출범했다면, infection.org나 infection.re.kr과 같은 도메인을 구입하여 자유롭게 웹사이트를 꾸미면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무조건 www.kribb.re.kr/infection과 같이 소속 시관의 공식 도메인 아래의 하위 디렉토리 구조로 들어가야 하고, 사용자 인터페이스도 통일성있게 만들어야 한다. infection.kribb.re.kr과 같은 서브도메인 형태의 주소를 얻는 것도 상당한 사유가 있지 않으며 어렵게 되었다. 이렇게 하는 표면적인 이유가 뭔가? 공공기관의 웹사이트가 중구난방식으로 운영되어 혼란을 가중시키고 전산 자원을 낭비하며 업데이트가 되지 않은채로 방치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시책이 어느 정도의 '효율화'를 낳기는 하겠지만, 정보를 공개하고 나누려는 연구자 중심(정확히 말하면 정보 생산자 중심)의 자발적인 동기를 급격히 꺾게 될 것이 자명하다.

앞으로 나의 이야기 보따리는 어떤 통로를 통해서 풀어 나갈 것인가. 고민이 앞선다.

2016년 2월 11일 목요일

[LINUX shell script programming] basename을 써야하는 이유

Next-generation sequencing 결과파일을 일괄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요즘 bash script를 종종 작성하고 있다. 명령행 인수로 공급한 파일명으로부터 출력파일에 사용할 문자열을 추출하기 위한 가장 능률적인 방법이 무엇인지 공부하는 중이다. 가령 다음과 같은 스크립트를 실행한다고 가정하자.
$ my_script.sh file_1.fastq.gz file_2.fastq.gz
입력 인수로부터 "file"이라는 문자열을 추출하여 출력 파일명인 file.ec.fastq를 완성해야 한다고 가정하자. 이는 bash가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삭제 또는 치환 기능을 사용하면 된다. 처첫번째 명령행 인수를 저장하는 $1 변수를 이용하여 원하는 문자열을 추출, BASE 변수에 저장해 보자.
BASE=${1%_*}
 이렇게 실행하면 $1 변수(file_1.fastq.gz)의 뒤로부터 '_*', 즉 _로 시작하고 어떤 길이의 어떤 문자(열) 전체에 해당하는 부분을 제거한 뒤 남은 부분을 BASE 변수에 저장한다. %는 가장 짧은 매치, %%는 가장 긴 매치이다. 다시 말하자면 $1=test_trial_1.fastq.gz인 상황에서 test만 뽑아내려면 BASE=${1%%_*}라고 하면 된다.

# 또는 ##는 다른 의미를 갖는다. 변수 $1의 앞부분부터 탐색하여 매치가 되는 부분까지를 제거하는 것이다. 삭제가 아니라 치환을 원한다면 ${string/substring/replacement}의 형식을 취하면 된다. 좀 더 상세한 내용을 원한다면 Advanced Bash-scripting Guide의 10.1 Manipulating Strings 항목을 참조하라.

그런데 작업하려는 파일이 만약 다른 디렉토리에 있다면 어떻게 될까? 다음과 같이 명령행을 쳐야 하는 상황이라 가정해 보자.
$ my_script.sh ../file_1.fastq.gz ../file_2.fastq.gz
앞서 설명한 방식으로는 BASE 변수에 ../file이 저장될 것이다. 앞부분의 '../'를 제거하려면 탐색 및 삭제 작업을 한번 더 실행해야 한다.  basename 유틸리티는 파일명으로부터 디렉토리와 suffix를 제거함으로써 파일명을 반환하며, %나 #을 사용한 문자열 조작보다는 이해하기가 좀 더 쉽다. 상황에 맞는 적절한 스크립트 작성 기법이 필요한 순간이다.

2016년 2월 5일 금요일

브리츠 BR-5100C를 얻다

버려진 컴퓨터 더미 속에서 브리츠의 5.1 채널 스피커 시스템인 낡은 BR-5100C를 건져왔다. 다나와에 등록된 날짜는 2002년 8월이니 정말 오래된 제품이다. 3인치급 드라이버를 사용한 위성 스피커는 전방 F/R 2개만 남아있는 상태이다. 책상 위에 올려놓고 사진을 찍었다. 사무실 보안을 위해 벽면에 붙인 인쇄물을 가렸더니 좀 우스운 사진이 되었다. 어떤 소자가 쓰이는지 궁금해서 뒷뚜껑을 열어보았다. 5개의 LM1875와 TDA7**** 하나가 들어있었다. 앰프 말고도 DC 12V 5A 전원장치도 입수하였다.


아무리 서브우퍼가 있다 해도 딸려있는 전방 스피커의 음질은 음악감상용으로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기존의 T&V Vertrag를 주력으로 쓰고(앰프는 TDA7297), 여기에 BR-5100C를 오직 서브우퍼로만 쓰기 위한 설정을 하였다. 즉, PC 사운드카드(MAYA 5.1 KM-II)를 6채널(5.1) 모드로 맞춘 다음 stereo expander와 center/LFE swap 기능을 켜고, 사운드카드의 전방 좌우 출력은 Vertrag으로, 센터와 서브우퍼는 BR-5100C로 연결하였다. 전방 우측 스피커는 음량 조절을 위해 연결하는 것이 좋다. 본체에 달린 REAR/BASE 음량 조절용 놉과 전방 우측 스피커에 달린 음량 조절 스위치 중 어느 것이 우선하는지는 조금 더 공부를 해 봐야 될 것이다. 제조사 홈페이지에 가도 너무 오래전 모델이라 설명서 파일이 존재하지 않는다. 전방 우측 스피커를 열어보니 앰프쪽에서 들어오는 선 4가닥 중에서 2개는 스피커 유닛으로, 2개는 음량 조절용 스위치(up & down)로 향한다. 겨우 2개의 선을 가지고 LED 점등은 물론 스탠바이/작동 전환(동시 누름), 볼륨 증가 및 감소를 전부 감당한다는 것이 무척 신기하다.

다음은 사운드카드의 설정 화면이다.


나는 다중 채널 시스템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Stereo expander를 켜지 않으면 센터/서브우퍼로 신호가 나오지 않는 것도 제어판에서 이것저것을 눌러보다가 발견한 것이다.

서브우퍼를 연결해 놓으니 대중음악을 들을 때 베이스 라인이 선명하게 들려서 더욱 즐거운 감상이 되고 있다.


2 채널 소스에 서브우퍼를 연결하려면


현재는 PC 사운드카드를 소스로 쓰고 있으므로 비교적 자유롭게 서브우퍼 채널로 출력을 내보낼 수 있다. 만약 PC나 디코딩 기능이 있는 소스가 없는 경우, 스테레오 좌우 신호만을 가지고 어떻게 서브우퍼로 연결할 신호를 뽑을 것인가? 최신의 액티브 서브우퍼라면 스테레오 좌우 신호(라인 레벨 혹은 파워앰프를 거친 고출력 신호 전부 가능)를 넣으면 알아서 내부적으로 로우 패스 필터를 거쳐서 초저역을 걸러낸다. 하지만 브리츠 BR-5100C와 같은 구형 장비는 채널을 전부 나누어서 입력으로 제공해야 한다. 이런 상황이라면 다음과 같은 제품을 쓰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