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7일 토요일

[The Clumsy Venovist] 새로운 세계를 연 케인 리드

원래 계획으로는 새로 주문한 Ammoon의 B♭ mini saxophone이 도착하면 케인 리드가 어떤 것인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니, 그 이후에 베노바의 리드를 바꾸는 문제를 고민해 보려 했었다. 그러나 케인 리드는 그렇게 비싼 물건도 아니고 인터넷 쇼핑을 통해서 하루만에 손쉽게 입수할 수 있는 것이라서 다소 성급하지만 베노바에 호환되는 케인 리드를 쿠팡에서 주문하고 말았다. 보통 반도린(Vandoren)이라는 회사의 것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은데, 이번의 선택 기준은 오로지 가격이었다. 인터넷을 검색하여 소프라노 색소폰 리드 중에서는 가장 가격이 싼 AW(회사 홈페이지 링크)의 2.5호 제품을 구입한 것이다. 서투른 목수가 연장을 탓한다고, 베노바 연습을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일주일 정도밖에 되지 않은 나는 이렇게 리드를 바꾸는 실험에 돌입하였다. Ammoon의 관악기는 12월 7일 비행기에 실려서 생산국인 중국을 막 떠난 상태이다. 이러다가 MiniSax, Saxmonica 및 Xaphoon을 하나씩 다 갖추게 되는 것은 아닐까하는 불길한 예감도 든다. 최종적으로 클라리넷과 '진짜' 색소폰 중 어느 것에 정착하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왼쪽이 베노바의 순정 합성수지 리드. 오른쪽이 이번에 구입한 AW의 케인 리드이다.



앗, 세상에 이런 일이! 베노바에 원래 포함된 합성 리드에 비해 훨씬 수월하게 소리가 나는 것이 아닌가? 피치를 맞추기 위해서 입술에 힘을 더 주고 마우스피스 각도를 조절하는 등 이전처럼 애를 쓸 필요도 없었다. 적은 힘으로 소리가 잘 나니 숨 조절을 하면 방음이 잘 안되는 곳에서 평소보다 작은 소리로 연습을 하기에도 무리가 없다! 합성 리드는 아직까지의 내 실력으로는 소리 크기 조절이 잘 안되어서 늘 귀가 쩌렁쩌렁하도록 큰 소리가 났다.

베노바에 합성 리드를 기본으로 제공하는 것은 되도록 되도록 오래 쓰라는 뜻이었을 것이다. 한 개의 가격을 비교하면 합성 리드가 더 비싸다. 만약 케인 리드가 베노바에 기본 제공되었다면 초보 연주자가 제때에 교체를 하게 될 것 같지 않다. 합성 리드를 사용해서 초보자가 소리를 수월하게 내기는 어렵지만, 오히려 이것으로 일주일 정도 하드 트레이닝을 한 결과 케인 리드를 갈아 끼웠을 때 훨씬 편안하게 연주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리드의 호수가 클수록 더 단단하고 불기가 어렵지만 고음을 부드럽게 표현할 수 있다고 한다. 두께 자체는 차이가 없다는 글도 있고 호수가 크면 더 두껍다는 글도 있다. 외형 치수는 거의 동일하되 리드의 제작에 사용된 케인의 밀도가 다른 것이 맞을 것이다.

'순정' 합성수지 리드를 치워버릴 생각은 없다. 연습을 할 때 항상 휴대하면서 어렵게 불던 당시의 입술의 감을 잃지 않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2019년 12월 5일 목요일

[The Clumsy Venovist] 바른 소리를 내기 위한 '암부슈어'

Embouchure는 관악기를 불기 위해 입술, 얼굴 근육, 혀, 그리고 이(치아)를 쓰는 방법을 말하는 음악 용어이다. 앙부쉬르, 앙부셰, 앙부셔, 앙부쉬어 등 여러 한글 표기를 볼 수 있는데 나는 고집스럽게 '암부슈어'라고 쓰겠다. 구글에서 찾을 수 있는 영어식 발음은 암부슈어에 가깝고, 베노바 소개 책자에도 그렇게 적혀 있기 때문이다.

모든 관악기가 그렇지만 베노바는 암부슈어에 무척 민감한 악기라는 평이 많다. 동일한 암부슈어(내 생각에)를 한 상태에서 낮은 C, 중간 G, 높은 C를 불면서 튜너를 작동시키면 기준음에서 벗아나는 정도가 모두 다르다. 낮은 C를 튜너에 맞추어 불면서 손가락만 바꾸어 G를 불면 반음 정도 낮고, 이어서 높은 C로 바꾸면 B♭로 측정된다. 정말 이해가 가지를 않는다. 게다가 낮은 C와 D는 걸핏하면 '퍼더더덕' 소리가 나기 일쑤이다. 중간 G를 불다가 손가락을 다 덮어서 낮은 C로 바꾸어 보라. 도대체 깨끗한 소리가 나질 않는다. 입술의 조이는 힘과 악기의 각도, 그리고 마우스피스를 무는 깊이를 조절하여 피치를 맞출 수는 있다. 현재는 이것을 연습하고 있는데 음 높이마다 조절하는 정도를 조금씩 달리해야 하니 정말 힘들다.

영어쪽 표현을 보면 베노바를 불다가 'squeak'하거나 'honk'를 하는 일이 많다고들 한다. 다른 종류의 관악기를 불어 본 일이 없으니 클라리넷이나 색소폰을 부는 초보자도 마찬가지의 어려움을 겪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행스러운 것은 인터넷에 워낙 색소폰을 위한 자료가 많아서 여기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 물론 베노바는 완전히 새로운 악기이고, 소프라노 색소폰용 마우스피스를 쓴다는 것 말고는 공통점이 많지 않다. 베노바 설계에 대한 학술 자료는 여기에서 볼 수 있다('Research and development of a casual wind instrument: Venova(TM)').



소프라노 색소폰용 마우스피스를 악기에서 분리하여 불면 D음이 난다고 한다(Mouthpiece exercise - Taming the saxophone 웹사이트). 튜너로 이 소리를 측정해면 내가 제대로 된 암뷰슈어를 갖추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베노바는 베노바대로의 문제가 있으니 위에서 언급했듯이 높은 음으로 갈수록 음이 처지는 것을 보상하기 위하여 암부슈어를 계속 조절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소한 내 짧은 경험으로는 그러하다.

반음을 깨끗하게 연주하기 어렵다는 사실은 베노바 안내 책자에도 잘 나와있다.

  • F♯, G♯, B♭ 등의 반음은 날카롭게 연주하기 쉬우며 공명시키기 어렵습니다(hard to resonate).
  • 운지와 공기흐름, 암부슈어 제어를 사용하여 음조를 조절하십시오.
이런 고민을 나만 한 것은 아니다. 외국의 색소폰 관련 포럼에도 이에 관한 질문과 답변이 있다. 

[Sax on the web] ...For those of you who have played a Venova, have you had success playing the low F#, G#, B♭? Any tips? Thanks! 링크

Andy A1S의 답변이 너무 길어서 여기에 다 옮기기는 어렵다. 운지표로 나타내면 좋을 것을 전부 말로 설명해 놓아서 언뜻 이해가 잘 가지는 않지만 글쓴이는 베노바의 운지법 개량을 위해 무척 많은 실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에서 소개한 베노바 개발에 관한 학술 자료 중 "3.3.2 Adjustment of cross fingering" 항목을 보면 피치와 연주 편의성 사이의 균형을 위하여 cross fingering(개방한 구멍 위 아래를 막는 것)을 조정('adjust')했다고 한다. 그러나 Andy A1S가 cross fingering을 통해서 소리내기 까다로운 음을 개선하고자 노력한 것은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일주일 정도 베노바를 불면서 겨우 소리나 내는 주제에 너무 연구를 하려 드는 것은 아닐까? 이런 것을 조사할 시간에 차라리 연습을 더 하는 것이 나을지도...

2019년 12월 4일 수요일

[The Clumsy Venovist] 좌절...

튜너를 작동시키고 베노바 연습을 하는 것은 분명히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제 위치에 이르지 못하는 바늘을 보면 속이 상하지만. 지난번 포스팅에서도 밝혔지만 전반적으로 소리가 낮다. 낮은 음에서는 비교적 덜하지만 G를 넘어가면 매우 심해진다. 낮은 음이라고 해도 만만하지는 않다. 깨끗한 소리를 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초보자에게는 쉽지 않은 소프라노 색소폰용 마우스피스 + 합성수지 리드가 빚은 문제일까? 나의 구강 구조와 베노바에 최적화된 암부슈어를 찾는 지난한 과정은 아직 첫 발자국도 떼지 못한 상태와 다름이 없다.  "Venova를 연주해봅시다!" 책자의 88쪽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 초보자가 쉽게 연주할 수 있도록 부드러운 리드(정말?)가 기본으로 제공되지만 높은 피치를 표현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악기에 충분한 공기를 불어넣을 수 있게 되면 더욱 단단한 리드로 바꾸어서 높은 피치를 부드럽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 단단한 리드는 다소 날카로운 피치로 연주됩니다.
소프라노 색소폰으로 첫 관악기를 입문하는 사람과 마찬가지의 어려움을 내가 겪고 있는 것인지? 이런 문제 때문에 야마하에서도 2019년 알토 베노바 YVS-120을 출시하게 된 것은 아닐까? 레슨 동영상은 YVS-100이 8개, YVS-120이 12개이다. 혹시 YVS-100을 단종시키려는 것은 아닐까? 겨우 일주일 정도 연습을 한 상태에서 어떤 결론을 내린다는 것은 너무 이르다. 아마존에 올라온 베노바의 리뷰를 보면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베노바에 대한 사용기를 가장 많이 읽을 수 있었던 곳은 바로 이 아마존의 리뷰였다. 리드 악기에 숙련된 사람도 정확한 피치의 좋은 소리를 내기 어렵다는 의견이 상당히 많았다. 베노바의 가장 큰 의미는 새롭게 만들어진 악기라는 점이다. 리드 악기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 편하게 독학하여 들을만한 소리를 내는 악기는 절대 아닌듯하다.
  • I've played clarinets with reeds more than 50 years. This thing is next to impossible to play.
  • When we got this, my wife who has been a music teacher for 30 years, has a master's degree, and is the principal oboist of a symphony could not produce consistent tones with this.
  • So far terrible. Ive played sax for 10 years and all I can do is honk on this instrument.
알토 색소폰용 마우스피스를 쓰는 플라스틱 관악기는 좀 다를까? 알리익스프레스의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 끝자락에 Ammoon(링크)의 악기를 주문하고 말았다. 리드가 열 개나 들어있는데 저 가격이라면 별로 고민할 필요도 없다. 두 악기를 비교해 보면 해답이 나올 것이다.


아마존의 리뷰를 보면 불기 어렵다는 의견은 보이지 않는다. 색소폰 리드의 크기 차이는 다음 사진과 같으므로 Ammoon 악기에 딸려온 알토 색소폰용 리드를 대충 자르고 갈아서 베노바 마우스피스에 끼워보면 뭔가 가능성이 보이지 않을까?

출처: reedstore.com

2019년 12월 2일 월요일

[The Clumsy Venovist] 왜 이렇게 음이 낮을까?

비올라를 연주하는 사람을 비올리스트라고 하니까 베노바를 연주하는 사람은 베노비스트(Venovist)라고 부르면 될 것이다. 구글을 아무리 뒤져도 Venovist라는 낱말은 보이지 않으니 내가 처음 만든 것이라고 선언한다!

어제부터는 휴대폰으로 튜너 앱을 켜 놓고 제대로 피치가 맞는지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G음, 그러니까 왼손으로 모든 구멍을 막고 마우스피스로 숨을 불어 넣으면 튜너에서는 F# 정도를 가리킨다. 아랫입술로 리드를 단단하게 받치라는 설명을 따라서 가까스로 G에 근접하게 되지만 입술도 힘이 들고 소리도 불안정하다. 나는 치열이 엉망이라서 밥을 먹다가 아랫입술을 잘 씹는 편이라 상처가 자주 난다. 그런 상태에서 아랫입술로 리드와 마우스피스를 밀어 올리려니 입술이 아프다. 약간 웃는 듯한 입술 모양을 하고 마우스피스를 단단히 감싸 조이되 볼을 불룩하게 하지는 말고... 어렵다!

리드를 아랫입술로 단단히 죄면 분명히 리드가 더 높은 소리로 떠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다 너무 신경을 쓰면 윗니가 마우스피스를 누르는 것을 잊게 된다. 손으로 악기를 내리 누르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내 위 앞니도 상태는 별로 좋지 않아서 왼쪽이 더 앞으로 튀어나온 상태이다. 그러니 오른쪽 위 앞니만 마우스피스를 무는 꼴이 되어서 이쪽에만 흠집이 많다.

사람마다 신체 조건이 다 다르니 연습을 통해서 최적화를 이뤄야만 한다. 내가 아무리 치열이 좋지 않다 해도 캐쥬얼 관악기인 베노바를 포기해야 할 정도로 상태가 나쁜 것은 아니다.

베노바 자체가 새로 개발된 악기이다보니 인터넷에 널린 색소폰 교습 자료를 보게 된다. 소프라노 색소폰은 마우스피스와 리드가 작아서 정확한 음정을 잡기가 어려우니 색소폰을 처음 배우는 사람은 알토나 테너 색소폰으로 시작하란다. 베노바는 소프라노 색소폰용 마우스피스를 쓴다. 게다가 단단한 합성수지 리드를 채용하고 있다. 리드 관악기에 입문하는 사람이 쉽게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이다. 그래도 뭐 어쩌겠는가. 감히 이렇게 말하고 싶다. 베노바는 독학용 악기다! 개발 취지가 그러하니 어떻게든 불어 보는 것이다. 베노바를 잘 불기 위하여 클라리넷이나 색소폰을 미리 배울 필요는 전혀 없는 것이다.

다음 이미지는 내가 사용하는 Soundcorset 튜너 & 메트로놈(링크)의 화면이다.


기준음과 측정음의 차이를 센트 단위로 보이는 것이 생소해서 자료를 찾아보았다. 위키피디아의 설명(링크)에 따르면, 평균율(equal temperament)에서 반음 간격에 해당하는 진동수 차이를 100 센트로 나타낸다고 한다. 따라서 12 반음 위(1 옥타브)는 1200 센트에 해당한다. 저 튜너 화면에 '솔'이 표시되게 하려고 그렇게 애를 쓰는데도 어렵다. 

색소폰에 관한 영문 사이트를 검색하면 intonation이라는 용어도 많이 보인다. 이건 중학교에 입학하여 영어를 배울때 문장 내 발음에서 높낮이(단어 안에서의 강세는 accent)라는 뜻으로 배웠고 '억양'이라고도 불렀다. 악기 연주에서의 인토네이션은 무엇일까? 위키피디아의 설명은 이러하다.
In musicintonation is the pitch accuracy of a musician or musical instrument.
아, 그렇구나! 그러나 이것은 인토네이션이라는 단어 쓰임새의 어느 한가지 측면만 이야기하는 것이다. 평균율(equal temperament)와 순정률(just intonation or pure intonation)에서 말하는 인토네이션은 좀 더 길고 복잡한 음악의 역사를 품고 있으니 별도로 시간을 들여 공부해야 한다.

그리고 피치(음높이)와 음정은 다르다. 음정은 정확하게 풀이하자면 두 음의 높이 차이, 즉 피치의 차이를 말한다. G를 연주해야 하는데 약간 틀어진 소리를 내고 있을 때, '음정이 정확하지 않다'고 말한다면 이는 틀린 표현이다.

내 음악 이론은 기타와 피아노를 혼자 익히던 10대~20대 이후로 정체 상태였다가 '캐쥬얼 관악기'인 베노바를 만나면서 다시 발전할 것만 같다.

2019년 12월 5일 업데이트

튜너 앱을 바꾸었다. 유료 앱으로서 이름은 TonalEnergy(TE) tuner and metronome(링크). 오차 이내의 음을 계속 불면 초록색 스마일이 나타나 점점 커지면서 입을 벌린다. 색소폰 입문자에게 중요한 '롱 톤' 연습을 하기에 아주 좋다. 천편일률적으로 롱톤을 고집하는 교습 방법을 비판하는 사람도 있지만, 일단은 중요한 연습 방법이라 생각한다.



2019년 12월 1일 일요일

2019년 12월에 만난 네이버의 인공지능 스피커 WAVE(2017년 출시)

공동주택에서 생활을 하다보면 뜻하지 않게 재미난 물건들을 입수하게 된다. 단지 블루투스 스피커일 것이라고 생각한 시커먼 원뿔대가 전원을 연결하고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 보니 네이버에서 2017년에 첫 출시한 WAVE라는 '스마트 스피커'였다(링크). 매뉴얼은 이곳에 있다(PDF 파일). 클로바(Clova)인가, 혹은 웨이브인가? 네이버 클로바는 네이버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플랫폼으로 휴대폰에 깔리는 앱(구글 플레이 링크) 이름도 같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왜곡이 심해서 마치 원기둥처럼 보이지만 실제 모습은 아래의 사진에서 더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형태의 입체를 수학에서는 원뿔대(truncated cone)이라 부른다.

진공관 앰프와 음성인식 인공지능 스피커가 묘한 대조를 이룬다.

전원을 연결한 다음 휴대폰에 네이버 클로바 앱을 설치하였다. 블루투스로 연결을 하면 WAVE-B9A라는 기기명이 뜬다.




기기의 바닥면에 있는 정보에 따르면 모델명은 NL-S500이고 2017년에 출시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음성 인식을 위한 약간의 테스트를 거친 뒤 가장 먼저 한 일은 최신 인기곡을 재생하는 것.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가입하지 않으면 1분씩의 미리듣기만 가능하다. 유튜브 프리미엄도 돈이 아까워서 몇 달 듣다가 해지하였는데, WAVE를 갖고 놀기 위하여 다시 유료 가입을 해야 하는가? 그 정도는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여 네이버의 VIBE에 일단 가입을 하였다. 첫달은 무료, 2-5달까지는 매달 천원, 그 이후로는 월 7,500원씩의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클로바, 지금 몇 시지?"
"클로바, 뉴스 읽어 줘."
"클로바, 최신곡 틀어 줘."
"클로바, 지금 나오는 노래 제목이 뭐지?"

WAVE는 2년 전 네이버 뮤직 1년 구독자에게 무료로 주는 제품으로 첫선을 보이게 되었다. 당시에는 이러한 기능이 무척 신기했었을 것이고, 요즘은 초고속 인터넷 회사에서 셋톱박스 등과 같이 끼워주는 물건으로 꽤나 흔해진 것 같다. 예를 들어 KT의 '기가지니'같은 것. 가전제품 콘트롤 등의 기능까지 포함하는 것도 많아졌다. 그 사이에 제품 또는 서비스의 이름은 조금씩 바뀌거나 대체되어 나갔다. 예를 들어 네이버 뮤직은 VIBE로. 2019년의 마지막 달에 접어든 지금, 이러한 음성인식 비서 시스템(아니면 그저 간단히 음성인식 스마트 스피커 정도라고 하자)이 소비자에게 기대할만한 인기를 끌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구글을 검색해 보면 2019년에는 이 주제로 국내 사이트에 새로 올라온 글이 그다지 많지 않다. 아직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한 것인지, 혹은 시장에서 외면받은 기기인지... 다음과 같은 기사가 눈에 뜨이기는 하지만. 아마도 내가 검색어를 잘 고르지 못한 모양이다.


네이버 클로바의 현재 제품군(링크).
AI 이름에 새겨진 공식(세계일보 2017년 4월 10일 링크). 네이버의 제품이 출시되기 직전이다. 

출시 이후 꽤 시간이 지난 물건이라 펌웨어 업데이트가 필요할 것 같았다. 다음의 안내에 따라서 업데이트를 할까 생각했었는데 앱을 통해서 현재 펌웨어 버전을 찾아보니 2.1925.21으로 이미 최신 버전에 해당한다.


블루투스 스피커로서(유튜브를 연결해 들어 보았음), 그리고 VIBE를 재생하는 기기로는 꽤 괜찮다. 올레TV 셋톱박스를 음성으로 제어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아직 그 방법을 찾지는 못했다.

2019년 12월 2일 업데이트

올레 TV 셋톱박스의 제어는 되는데, 인켈 저가 제품인 TV는 안된다. 주말이라 그런지 뉴스 업데이트 주기가 늦다. 외국 가수나 음악 제목을 요청할 경우 원어에 가깝게 발음하는 것과 한국식으로 발음하는 것, 어느 것이 더 나은지를 잘 모르겠다. 몇 시간 동안 경험한 것으로는 한국식으로 발음하는 것을 더 잘 알아듣는 것 같다. IPTV를 제대로 제어하려면 서비스 공급자가 제공하는 음성인식 스피커를 써야 한다는 것이 불편한 점이라 여겨진다. 네이버의 클로바 제품군은 LG U+의 것과 제휴를 맺은 것으로 알고 있다.

베노바, 제대로 소리내기 참 어렵다

이삼일 정도 조석으로 삑삑거리면서 일단 '헛발질'을 하지 않고 소리를 내는 수준에는 이르렀다. 운지를 하면서 가락을 만드는 것은 나중 문제이고. 약간 큰 풍선을 불듯이 배에 힘을 주면서 불어야 된다는 것도 터득하는 중이다.

내가 제대로 된 소리를 내는지 궁금하여 야마하 홈페이지의 레슨 동영상과 튜너 앱을 틀어놓고 비교를 해 보았다. 나는 분명히 G음을 불고 있는데 반음 정도가 낮다. 마우스피스가 좀 덜 끼워졌나? 마우스피스를 조금 빼면 소리가 약간 낮아지므로 이것을 이용하여 피치를 조정한다는 설명을 매뉴얼에서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도 아니다.

매뉴얼에서 <문제 해결> 항목을 찾아보았다.

  • 상태: 전체적인 피치가 낮습니다.*
  • 원인: 입이 너무 느슨하거나 열려 있습니다(아랫입술이 리드를 잘 받치지 못합니다).
  • 해결 방법: 입술로 리드를 세게 감싸서 아랫입술로 리드를 단단히 받치십시오('끽' 소리가 날 정도 조이면 안 됩니다).
* 암부슈어가 나빠서 피치가 잘 표현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음을 참조하여 피치를 개선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보십시오.



만약 내가 리코더를 불고 있다면 입술에 대하여 책임을 물을 일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리드를 이용한 관악기를 불 때에는 입술의 역할이 중요하다. 마우스피스를 무는 입술에 조금 더 힘을 준다는 느낌으로 교정해 나가야 되겠다.

2019년 12월 1일 업데이트

글을 작성해 놓고 '게시'를 클릭하지 않은 상태로 노트북 컴퓨터의 화면을 닫고 말았다. 본의 아니게 12월 1일에 작성한 글이 되었고, 11월에 올린 글 수는 목표치인 12개에 하나 모자란 상태가  되었다.

2019년 12월 5일 업데이트

Pianosnake의 블로그에서 베노바 운지표를 친절하게 PDF 파일(드롭박스 링크)로 떠서 올려놓아 주었다. 
The Venova is the latest noise maker from Yamaha... It's loud, it's pitchy, it's fun.
Venova fingering chart(링크). 여기에서는 독일식 운지법만 보였다.
여기에서 'pitchy'란 어떤 뜻일까? 악기에 대해서는 별로 좋은 의미로 쓰이지 않는 단어이다. 나도 베노바가 pitchy하다는 데에는 매우 크게 동감한다.
Pitchy is used when someone is singing a song but they are out of tune, often sounding sharp or flat. 링크

2019년 11월 29일 금요일

MetaWRAP - a flexible pipeline for genome-resolved metagenomic data analysis

Shotgun sequencing을 이용한 메타게놈 연구가 이렇게까지 발전할 줄은 몰랐다. 내가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15년쯤 충북대학교 미생물학과의 이성근 교수의 제안을 통해서였다. 초창기 연구자료를 교환하고 약간 들여다본 것 이상으로는 진도가 나가질 않아서 논문 형태로 업적을 만들어내거나 하지는 못했었다. 지금 검색을 해 보니 "Genomic and metatranscriptomic analyses of carbon remineralization in an Antarctic polynya"라는 논문으로 Microbiome(링크)에 출간이 되었다. 저자 중에 낯익은 사람이 많아서 반가운 느낌이다.

당시에 참고했던 논문은 이것이었다. 그때로서는 아마 가장 앞선 방법이었을 것이다.

Genome sequences of rare, uncultured bacteria obtained by differential coverage binning of multiple metagenomes. 
Albertsen M Hugenholtz P Skarshewski A Nielsen K Tyson G Nielsen P
Nature Biotechnology 2013 vol: 31 (6) pp: 533-538 PubMed

활성슬러지 생물반응기로부터 DNA 추출 조건을 약간 다르게 하여(hot phenol을 쓴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얻은 샘플에 대한 deep sequencing을 한다는 것이 이 논문에서 사용한 핵심 기법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Binning 과정부터는 슬슬 수작업 비슷한 것이 들어가기 시작하여 끈기있게 그 과정을 끝까지 따라서 해 보지는 못했었다.

그 이후로 실험 설계부터 제대로 된 shotgun metagenomics를 할 기회는 없었다. Microcystis처럼 heterotrophic bacteria와 필연적으로 공유를 하는 미생물의 유전체를 해독하거나, 특별한 샘플을 다루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된 microorganism contamination의 정체를 깊은 수준까지 밝혀보기 위하여 shotgun metagenomics적 방법을 조금 쓰게 되었다.

요즘은 인체 마이크로바이옴의 전성시대라는 것을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새롭게 실험을 디자인하여 샘플을 모으거나, 혹은 NIH Human Microbiome Project 또는 유럽의 MetaHIT 등에서 공개된 shotgun metagenome sequencing 결과를 가져다가 공들여 조립하여 MAG(metagenome-assembled genomes, 메타게놈 조립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라서 실제 배양 가능한 균주가 분리되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를 만들었다는 논문이 종종 눈에 뜨이고는 한다. 그중에서 가장 최근의 연구 성과는 아마 다음의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는 bioRxiv에만 올라 있지만 조만간 major journal에서 출간될 것으로 믿는다. 화려한 저자 목록을 보라. 다 이 분야에서 대단한 지명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아닌가(밑줄 친 저자는 최소한 내가 논문이나 소프트웨어를 통해 알고 있는 사람들)? 더군다나 Philip Hugenholtz는 위에 언급한 논문에서도 저자로 참여하였다.

A unified sequence catalogue of over 280,000 genomes obtained from the human gut microbiome.
Alexandre Almeida, Stephen Nayfach, Miguel Boland, Francesco Strozzi, Martin Beracochea, Zhou Jason Shi, Katherine S. Pollard, Donovan H. Parks, Philip Hugenholtz,  Nicola Segata,  Nikos C. Kyrpides, Robert D. Finn
doi: https://doi.org/10.1101/762682

이 논문의 저자 Nayfach와 Kyrpides는 국외 학회에 가서 본 일이 있다. "만나본 적이 있었다'라고 쓰려면 최소한 인사라도 하고 악수라도 해 봤어야 한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외국인 과학자는 몇 명 되지 않는다.

인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서 유래한 유전자 카탈로그는 Integrated Gene Catalog(IGC, 논문 링크)라는 것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자원은 유전자 중심이라는 것이 한계이다. 이번 bioRxiv 논문에서는 유전체와 단백질 서열을 총망라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Unified Human Gastrointestinal Genome (UHGG) collection에서는 무려 286,997개의 유전체를 확보하였으며 여기에서 유래한 Unified Human Gastrointestinal Protein (UHGP) catalogue에서는 6억 2500만개의 단백질을 포함한다. 이는 IGC가 수록한 단백질의 두 배가 넘는 분량이다.

오늘 올리는 글의 제목인 metaWRAP(PubMedGitHub)은 MAG를 만들 때 필수적인 프로그램들의 실행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wrapper script이다. Robert D. Finn의 2019년 Nature 논문 "A new genomic blueprint of the human gut microbiota(링크)"의 일부분을 잠깐 살펴보면 metaWRAP이 어디에 쓰이는 것인지 감을 잡을 수 있다.


MetaWRAP은 Microbiome이라는 저널에 실렸었다. 이 저널에는 좋은 방법론이 종종 소개되고 있어서 참조하기에 아주 좋다. 특히 Unicycler를 사용하여 ONT nanopore long read와 Illumina를 잘 조합한 미생물 유전체 해독 방법 논문을 최근에 흥미롭게 읽었었다. 언제 기회가 된다면 이에 관해서 포스팅을 하고 싶다.

오늘 소개한 첫번째 논문은 무려 6년 전에 나온 것이다. 당시에는 bioconda라는 것이 나오기도 전이다. 이에 비하면 metaWRAP은 얼마나 편리한가? 프로그램의 설치와 관리 및 활용법 문서가 인터넷을 통해 체계적으로 보급되고 있어서 이제는 몰라서 못한다는 말은 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이제 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