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4일 월요일

ThinkPad E14 G3의 액정 교체

어이없는 사고로 노트북 컴퓨터의 액정 화면을 망가뜨리게 되었다. 파견 근무지에서 개인 용도로 쓰는 컴퓨터는 이것 하나뿐인데 화면이 나오지 않으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외부 모니터를 연결하여 급한 일을 처리해 놓은 다음 출근하여 한국 Lenovo 서비스센터로 전화를 해 보았다. 소비자 과실로 망가진 하드웨어를 무상으로 교체해 주는 완벽하고 비싼 보증 서비스를 받은 것도 아니라서 전액 내가 수리비를 부담해야 하는데 그 가격이 생각보다 매우 비쌌다.

사설 서비스 센터에서 교체를 하기로 마음을 먹고 검색을 해 보았다. 비교적 가까운 곳에 노트북 컴퓨터 액정 전문 수리점(액정테크)이 있어서 미리 견적을 받은 뒤 점심시간 직후에 방문을 하였다.

수리 직전의 끔찍한 모습.

이 기종의 노트북에 들어가는 것과 동일한 LCD 패널 중 불량 화소가 딱 하나 있어서 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것을 골랐다. 교체에 걸린 시간은 30분 정도.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마시며 전화가 오기를 기다렸다.


정식 서비스 센터가 제시한 수리비보다는 훨씬 낮은 가격에 수리를 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그러나 지출을 할 필요가 없었던 돈을 순식간에 쓰게 되어 여간 안타까운 것이 아니었다.

수리를 마친 뒤의 모습.

다시는 이런 엉뚱한 사고를 겪지 않도록 조심하여야 되겠다.

생애 첫 녹음실 이용

지난 금요일, 자작곡에 보컬을 입히기 위하여 밴드 멤버들과 함께 마포구 망원동에 위치한 음악 연습실 겸 셀프 녹음 스튜디오를 찾았다. 마포구청역 5번출구 앞에 위치한 이곳의 이름은 녹음의 계절이다.

보통 녹음 스튜디오라고 하면 방음시설이 된 방 안에서 연주를 하고, 레코딩 엔지니어는 유리창 너머로 기계를 조작하면서 연주자와 의사소통을 하는 그런 멋진 시설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셀프 녹음 스튜디오에서는 악기 연주자 또는 보컬리스트가 오디오 인터페이스와 DAW를 조작하는 레코딩 엔지니어 역할을 동시에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칸막이가 나뉘어 있을 필요가 전혀 없다. 단, 마이크로폰으로 녹음을 하는 동안은 헤드폰으로만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만약 동행자가 있다면 조용히 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녹음의 계절 셀프 녹음실은 2 x 3m의 아담한 공간으로 세 명의 멤버 전원이 입실하기에는 조금 좁았다. 맨몸으로 가서 녹음실에 구비된 장비만을 이용하여 작업을 해도 되지만, 나는 큐베이스에 익숙하지 못하다. 관리자는 매우 친절하게 큐베이스 사용법을 동영상으로 안내하였으나 이를 숙지한 뒤 두 시간의 짧은 렌탈 시간 동안 실수를 하지 않고 작업을 마무리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하여 노트북 컴퓨터와 오디오 인터페이스(Behringer UM2)를 가지고 갔다. 녹음실에는 UA Volt 276이라는 좋은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있었으나 녹음실의 장비 중 RODE NT1A 콘덴서 마이크로폰을 쓰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만약 다음에 이곳을 한번 더 찾는다면 내 노트북 컴퓨터에 UA Volt 276 드라이버를 설치하여 Waveform FREE로 녹음 작업을 할 생각이다. 

접근성, 장비, 자가 녹음을 위한 안내, 대여 비용, 부대 시설 등 셀프 스튜디오로서 녹음의 계절은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모든 악기 트랙이 Waveform FREE의 프로젝트로 전부 준비된 4분 정도의 곡 하나('Leema funk')에 보컬과 랩을 입히는 작업이라서 시간이 부족하지는 않았다. 작사·작곡 및 모든 악기의 연주를 담당했던 내가 메인 보컬을 담당하였다. 고백하자면 나는 남들이 감상할 수준이 될 만큼 노래를 잘 부르지는 않는다. 음역도 베이스에 가까워서 고음을 잘 내지도 못한다. 하지만 이 일을 위해 외부에서 보컬리스트를 영입한다거나 내가 단기 보컬 레슨을 받는 등의 다른 대안을 실행할 형편이 되지 못하였고, 곡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내가 기여한 정도를 생각한다면 경험을 녹여낸 가사를 담은 노래를 직접 부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보컬 트레이닝을 받을 생각은 언제나 갖고 있다.

작곡·편곡·연주·녹음을 전부 혼자 해결하는 취미 음악인이 노래까지 잘 불러야 한다는 법은 없다. 그러나 '성대'라는 몸 악기를 잘 다루게 되면 음악 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

랩 가사와 퍼포먼스는 다른 멤버(드럼 연주자)에게 일임하였다. 드럼 실연주를 녹음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라서 이번에는 내가 DAW에서 프로그래밍한 것으로 대신하였지만, 언젠가 여건이 된다면 연습실에서 단일 마이크로폰 드럼 녹음을 시도해 보고 싶다. 마이크로폰 앞에 서기를 꺼리던 다른 멤버를 설득하여 랩 일부를 부르게 함으로써 모든 멤버가 녹음에 참여하게 만든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녹음하랴 편집하랴... 바쁘다 바빠.

뒤늦게 발동이 걸린 음악 취미를 만약 20년 전쯤에 시작했다면 지금은 훨씬 더 발전된 모습이 아니었을까? 그때는 이미 건반과 일렉트릭 기타를 갖고 있었으며, 다만 컴퓨터로 녹음을 하기에는 그렇게 좋은 환경은 아니었다. 인생은 알 수 없는 것이니, 서로 자극을 할 수 있는 좋은 동료들을 만나서 늦게나마 음악 만들기에 흠뻑 빠진 것이 오히려 잘 된 것일지도 모른다.


2023년 12월 5일 업데이트

보컬과 랩을 입힌 뒤 편집과 수정을 거쳐서 내가 일하는 조직(국○○정실)의 연말 내부 행사 때 재생하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 되었다고 자부한다. 이를 유튜브에도 올릴 것인가? 노래가 포함되지 않은 초기 음원은 이미 공개가 되어 있다. 가사가 다소 민감할 수 있어서 내부 허락을 받아야 완성본의 공개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

2023년 11월 28일 화요일

Leema funk + Funkytown(Lipps Inc.) - 베이스까지 직접 연주하여 녹음해 보기

Leema funk + Funkytown의 2023년 11월 28일 버전. 이번에는 일렉트릭 베이스도 직접 연주하여 녹음하였다. 드럼은 실제 악기로 대체할 수 없으니 MIDI로 찍었고 나머지 악기(기타, 신시사이저...)는 전부 실제 연주이다. 흠, 그래 봐야 세 가지의 악기를 직접 연주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신시사이저는 두 가지 가상 악기의 음색을 네 개의 트랙에서 나누어서 녹음한 상태이다. 물론 실수를 감추기 위해 DAW에서 온갖 편집 기능을 동원하였다. 나에게 '원테이크 녹음'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므로.


실제 한 곡을 끝까지(?) 녹음해 보면서 베이스를 깔끔하게 친다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타를 다루어 본 경험이 있다고 하여 베이스 연주를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었다. 오른손 검지와 중지의 균등한 놀림, 손톱의 상태, 엄지손가락을 어디에 둘 것인가의 문제, 손가락이 현 위에서 미끄러질 때 나는 소음의 통제 등등... 일렉트릭 기타 또는 베이스는 가는 철사를 중심선에 둘둘 감은 상태의 현을 쓰기 때문에 손가락이 현에 닿은 상태에서 프렛을 옮기기 위해 좌우 방향으로 움직일 때 미끄러지는 소리가 난다. 이 소리는 어쿠스틱 또는 일렉트릭 기타에서는 연주의 일부로서 자연스럽게 느껴지지만 베이스의 경우는 최대한 들리지 않게 하는 것이 정답인 것 같다.

베이스는 별다른 이펙터가 없어도 큰 문제가 없으므로 DI box(active) + mixer +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써서 녹음하였다. DAW에서 컴프레서를 적용한 것이 전부이다. 내 베이스는 넥과 브리지쪽 전부 험버커 픽업을 채용하고 있어서 잡음도 적고 단단한 소리가 난다.

기타도 다시 녹음하고 싶다. 편집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렬 상태가 매우 불량하기 때문이다. 방구석 싸구려 녹음 스튜디오에서 보잘것없는 악기와 장비로 꼼지락거리는 수준이지만 진심을 담은 오리지널 음악을 만들어 보고 싶다. 하하하...

뜻하지 않은 부상의 뒷이야기[6]

부상 후 6주 4일이 되던 어제, 다시 S대학병원을 찾았다. 위팔뼈 전위부 골절이 완전히 유합되어 둥근 모습을 갖추었을 것을 기대하였으나 마치 이가 빠진 동그라미처럼 약간의 빈 틈이 남아 있었다. 부러지면서 뼈 가장자리가 바깥으로 약간 터져 나온 부분도 여전히 보였다. 담당 의사의 말로는 고르게 제 형태대로 "리모델링"이 될 것이라고 하였다. 아직 완치는 되지 않았으나 깨졌던 위팔뼈의 전위부가 회복되면서 둥근 모습을 되찾아 나가는 과정이 엑스레이 영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 매우 신기했다.

이번 기회에 어깨 보조기를 완전히 벗어도 된다는 말을 들을 줄 알았지만, 외출을 할 때에는 여전히 어깨 보조기를 착용할 것을 권하였다. 다음 외래 방문은 정확히 한 달 뒤이다. 그때쯤이면 최소한 골유합은 완전히 이루어져 있을 것이다. 어차피 세 달은 걸린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이제부터 본격적인 맨손 재활운동을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왼손으로 오른쪽 손목을 붙들고 양 팔을 펼친 자세로 앞쪽으로 들어 올려서 오른쪽 위팔이 귀를 스치도록 바싹 붙여서 머리 위까지 올린 다음 팔을 뒤로 돌려서 완전히 회전하는 동작을 하루에 300회 실시하라고 하였다. 특별히 재활 운동용 기계를 쓸 필요는 없다고 하였다. 현재 팔꿈치와 어깨 상태로는 상당히 어려운 과제이다. 어깨를 돌리면 특정 각도에 이르렀을 때 힘을 주기가 어렵고 통증이 느껴져서 마치 이러다가 어디가 빠지거나 오히려 손상을 입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들 지경이기 때문이다. 팔 곳곳에 아직 통증이 남아 있는 상태로 운동을 하기는 힘들어서 일단 전에 먹던 진통제를 4주 더 처방 받았다. 

팔꿈치 관절(주관절)의 통증이 있다고 말하였으나 담당 의사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하였다. 처음에는 어깨보조기를 차는 동안 주관절에 강직이 왔던 것으로 셀프 진단을 내렸었다. 다쳤을 때 주관절 주변의 연조직에 손상이 왔을 수도 있다. 주관절을 펼치고 구부릴 때 아픔이 느껴지는 것은 관절염의 주된 증상이라고 하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던 관절이 부상과 더불어 관절염과 유사한 증세가 생길 수 있는 것인지?

다친 이후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손가락이 저린 증세도 종종 나타났다. 혹시 부상으로 인한 주관증후군(cubital tunnel syndrome, 팔꿈치터널증후군이라고도 함; 대한정형외과학회의 관련 정보)인가? 팔꿈지 관절에서 척골신경(ulnar nerve)이 눌려 발생하는 주관증후군은 외상이 그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즉, 퇴행성 관절염이나 무리한 스포츠 활동으로 외상을 당한 경우, 또는 팔을 무리하게 비틀거나 구부리는 동작으로 인해 척골신경에 압력을 준 경우가 원인이 된다. 척골신경은 팔꿈치 뒤쪽의 인대와 구멍 사이를 지나므로 여러 원인으로 터널이 좁아지면 신경이 눌려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다쳤던 당시 오른팔을 활짝 편 상태로 넘어졌던 것을 기억한다. 그 과정에 과도한 비틀림이나 압박이 생겼었을 수도 있다.

그림 출처: 가제트병원.


주관증후군에 나타나는 팔꿈치의 통증과 약지 + 새끼손가락의 통증(저림)이라는 주요 증세가 나의 상황과 매우 유사하다. 그러나 주관절을 수동적으로 움직였을 때 가동 범위가 예전보다 좁은 것은 확실하므로, 단지 신경의 문제가 아니라 어느 정도의 관절 강직이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밤에 부목을 대고 팔을 곧게 유지하는 것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나는 평소 몸 위에 팔을 공손히 모으고 자는 버릇이 있고 다친 직후에는 어깨보조기를 차고 팔꿈치를 90도로 꺾은 상태로 온종일 있었으니 만약 척골신경이 눌렸다면 이를 더 악화시켰을 가능성이 있다. 물론 내 맘대로 진단을 내려서는 곤란할 것이다. 근전도 또는 신경 전도 검사를 해야 주관증후군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재활과 생활습관 교정을 해 보고, 다음번 외래 방문 시까지 나아지지 않는다면 제대로 상담을 해 보아야 할 것이다. 

새로 진통제를 받아서 복용하는 한 달 동안에는 팔꿈치와 어깨의 통증을 잠시 약효에 맡기고 어깨관절 재활 운동에 힘쓰도록 하자. 

부상 후 꼭 6주가 되었던 지난주 목요일, 얄궂게도 회의 일정이 잡혀서 같은 장소에 가게 되었다. 그곳은 바로 서울역공간모아(서울 중구 통일로 26 한일빌딩)! 여기서 열렸던 세미나 참석 후 근처의 지하도를 급히 내려가다가 넘어졌던 것이다. 

그런데 내가 넘어졌던 지하도를 명확히 기억하기 어려웠다. 위치상으로는 분명히 그 지하도가 맞는데,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의 굴곡과 미끄럼방지 패드 등이 내가 기억했던 모습과 영 달랐다. 심하게 다친 경우 당시의 기억을 명확하게 기억하기 어려운 일이 종종 생긴다고 하였다. 시각과 기억이란 이렇게 불완전한 것이로구나!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2023년 11월 30일 업데이트

무릎 타박상에 생겼던 딱지가 부상 후 7주가 되기 며칠 전에 완전히 떨어져 나갔다. 꼭 7주째가 되는 오늘 현재 더 이상 진물이 배어 나오지 않는다. 피부를 절개하는 아주 간단한 수술을 해 본 경험이 있지만 보통 보름 정도면 충분히 아물었었다. 회복하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는 외상을 입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3년 11월 27일 월요일

일렉트릭 베이스 심심풀이 녹음(Pink Floyd - Money) 독학 자료

기타와 베이스는 이조 악기(조옮김 악기, transposing instrument)인가? 악보에 적힌 그대로, 즉 약속대로 연주하면 한 옥타브 낮은 음이 나므로 엄격하게 따지자면 이조 악기의 범주에 넣을 수 있겠다. 그러나 옥타브 단위로 차이가 나기 때문에 그것을 잘 인식하기 어렵다.

기타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가온다(C4), 즉 낮음음자리표 악보와 높은음자리표 사이에 위치하는 C 음은 제대로 조율한 기타에서 5번현(A) 3번 프렛을 운지한 뒤에 퉁겼을 때 나는 소리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타에서 실제 나는 소리는 C3이다. 

그림 출처: Music and Theory. 간단한 악보는 Lilypond에서 직접 그려야 하는데 아직 능숙하지 못해서 다른 웹사이트의 것을 빌려왔다.


베이스의 음역은 기타에 비해서 한 옥타브 낮다. 따라서 베이스 기타에서 동등한 위치(A음 소리가 나는 3번현 3번 프렛) 음은 악보상으로는 C3이다.  그러나 실제 나는 소리는 C2에 해당한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두 번이나 가서 음악 관련 서적이 진열된 서가를 서성이다가 끝내 베이스 교본을 고르지 못했다. 40년 넘게 기타를 쳐 왔고 음악을 분석적으로 듣는 데에는 꽤 오랜 경험이 있다는 이유로 충분히 독학이 가능할 것이라고 만용을 부리고 있다. 다음은 오늘 녹음한 Pink Floyd의 명곡 Money의 일부. 유튜브를 틀어 놓은 다음, 베이스를 DI box + Behringer Xenyx 802 믹서에 연결하여 Audacity에서 단일 트랙으로 녹음하였다. 배킹 트랙을 Audacity에 먼저 녹음해 놓은 뒤 오버더빙을 한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녹음한 것이라서 레이턴시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었다. 


아직 많이 부족한 소리이지만 험버커 픽업 특유의 탄탄하고 노이즈 없는 소리가 좋다. 만약 이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면 저작권 문제로 차단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서는 저작권 소유자의 요청에 따라서 수익을 창출한다는 옵션이 설정되기도 한다니, 커버곡이라고 해서 무조건 피하고 볼 일은 아니다.

제대로 레슨을 받으면 한 달에 끝낼 것을 독학으로는 6개월 이상(혹은 평생...) 끌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지만, 어떻게 해서든 독학으로 꾸려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냥 내 고집이다.

일렉트릭 베이스에 대해서는 완전 초보이기 때문에 오른손 엄지를 두는 위치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픽업 모서리에 둘 것인가, 가장 저음현인 E 스트링에 둘 것인가?

[박진욱의 베이스 연주 연구] 오른손 엄지 손가락 길들이기

사실 여기에 정답은 없다. 며칠 동안 베이스와 놀아 본 중간 결론으로는 E 스트링에 오른손 엄지 손가락을 두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무척이나 많은 악기 강좌가 나온다. 예를 들면 뮤직필드 같은 곳. 무료로 공개된 강좌도 있으니 기타나 피아노 등 원하는 것을 잘 찾아서 활용하면 된다. 유튜브에도 엄청나게 많은 일렉트릭 베이스 동영상 강좌가 있는데, 마음에 드는 강사의 것을 하나 정해서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하여 연습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일단 내가 선택한 것은 얼쓰비솔루션(Earl's Bass Solution)이다. 안치환과 자유밴드 고구려 밴드 및 YBY Group의 베이시스트인 얼쓰비(EarlsB) 님이 만든 총 27강으로 이루어진 베이스 기초 레슨영상을 끝까지 들어 보련다.

뮬에 오른 질문 '고수님들 베이스 독학 유튜브 채널 추천 부탁드립니다(집에 있는 베이스 썩어 없어지기 전에 다시 시작하렵니다)'에도 얼쓰비솔루션이 소개되어 있으니 많은 독학 베이시스트의 실력 향상에 도움을 주었을 것으로 판단하고 믿고 따라도 될 것이다.

다른 악기도 연습할 것이 많은데 어쩌다가 베이스의 길로 빠져들었단 말인가? 특히 진지하게 재즈기타에 대해서 연구를 좀 하려는 순간에 이런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아, 옆자리에 계신 김 모 박사님, 책임지세요! 

역시 인생은 예측할 수 없기에 아름답다.

2023년 11월 25일 토요일

Sonicake VExpress와 Korg AX3G의 궁합(expression 단자를 통했을 경우)

결론: 궁합이 잘 맞지 않는다.

어제 저녁,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의 음악연습실에서 두 번째의 합주 연습을 마쳤다. 시간이 많지 않아서 장비 모델명이 무엇인지 아직까지 자세히 살펴보지 못하고 있다. 음향장비의 사용법을 제대로 익힌 경험이 없기 때문에 소리가 나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지경이다. 공간은 비교적 넓은 편인데 보컬용 마이크를 통한 하울링부터 해결해야 한다. 

기타용 앰프로는 펜더의 트윈 리버브 앰프가 있지만 조절 놉을 한번씩 다 돌려보지도 못하였다. 미리 휴대폰에 배킹 연주 + 클릭(메트로놈)을 녹음하여 가져간 다음 파워드 믹서 CD/TAPE/AUX IN에 연결하였으나 음량이 충분하지 않아 드럼 연주자는 듣기 어려웠다고 한다. 차라리 다음번에는 믹서의 채널에 직접 연결하여 게인을 올리는 것이 나을 것 같다. 파워드 믹서의 오른편에  두 줄로 배치된 이퀄라이저가 무슨 용도인지를 전혀 몰랐었는데 집에 와서 이미지 검색을 해 보니 좌/우 채널 출력을 개별적으로 조절하기 위한 것이었다. 다음번 연습 때에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엉뚱한 방향으로 돌아간 노브는 없는지 점검을 해 보도록 하자. 아니, 사진이라도 남겨서 어느 회사의 무슨 모델인지 알아보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기타와 베이스는 각자의 앰프가 있다. PA 스피커는 보컬과 키보드를 위한 것이다. 우리 밴드는 정식 보컬이 없기 때문에 내가 연습을 위해 부득이하게 노래를 부르거나 음원을 조작하고 지시를 하는 등 역할을 하기 위해서 마이크를 써야 한다. 내가 서는 위치와 마이크 방향에 대해서 좀 더 연구를 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실제 공연을 한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매한 Sonicake VExpress 페달은 좀 더 연구를 해 보아야 한다. Korg AX3G의 출력에 연결하여 패시브 볼륨 콘트롤러로 쓸 때에는 완벽하게 동작을 한다. 왼쪽(OUT) 단자와 MIDI keyboard controller 사이를 TRS 케이블로 연결해도 잘 작동하였다. 


그러나 Korg AX3G의 expression 단자와 연결하면 동작이 좀 이상하다. 음량에 변화가 없다가 끝부분에 가서 갑자기 줄어든다. 마치 두 단계로 작동하는 것과 같다. 게다가 소리가 완전히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최대 상태의 1/3 정도가 되는 것으로 그친다. 

기타를 퉁기고 페달의 각도를 조절하여 신호 크기가 어떻게 변하는지 Audacity에서 녹음해 보았다. 소리가 완전히 줄어들지 않는다.


흥미로운 것은 페달을 닫았을 때(최소값) AX3G의 다운/업 페달 윗부분에 들어오던 LED가 전부 꺼지면서 디스플레이 창에도 'oF.'(아마도 'off'를 의미하는 듯)가 표시되고 모든 버튼과 노브가 작동하지 않는다. 마치 AX3G를 스탠바이 상태로 만드는 것 같다.

페달을 열었을 때.

페달을 닫았을 떄.

이 페달을 AX3G의 expression 단자와 연결하여 단순히 볼륨 제어용으로는 사용하지 못하는 것인지? 갑자기 생기초부터 다시 공부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나도 베이시스트가 되고 싶다

갑작스럽게 일렉트릭 베이스를 치고 싶어졌다. 직장인 밴드(트리오)의 베이스 연주자에게 이것저것 훈수를 두다가 베이스를 직접 쳐서 자작곡 녹음에 사용하면 적당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타와 베이스는 MIDI 건반으로 연주해서는 도저히 그 맛을 살리기 어려운 악기라는 점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이미 올해에 일렉트릭 기타를 두 개나 구입하였기에, 베이스 기타 구입에 큰 돈을 들이기는 곤란하였다. 국산 최저가 모델의 리퍼 제품 또는 중고 악기 중에 한참을 고민하다가 적당한 국내 제작 중고품을 골랐다. 어떤 브랜드로 팔렸는지는 모른다. 




험버커 픽업이 두 개 달려 있고 볼륨/톤 포트 등 전기 부품은 새것으로 교체한 것 같았다. 자세히 보면 도장과 머신헤드와 브리지 등의 금장 도금이 벗겨져 세월의 흔적은 느낄 수 있지만 그것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적당히 낡은 중고 악기라서 부딛히고 까지는 것에 신경을 전혀 쓸 필요가 없어서 좋다. 노브가 금장이 아닌 것으로 보아 새것으로 바꾼 것 같다. 

이 일렉트릭 베이스의 가장 큰 특징은 매우 날렵하고 가볍다는 것이다. 무게는 3.2kg 정도라서 3.7kg 수준의 데임 세인트 M250보다 훨씬 가볍다. 어깨 부상에서 회복 중인 나에게는 가벼운 악기는 축복이다!

평생 일렉트릭 베이스를 다루어 본 총 시간은 아마 30분 미만일 것이다. 학창시절 베이스를 치던 친구 것을 재미로 조금 만져본 것이 경험의 전부. 기타는 좀 다루어 봤으니 베이스 기타 역시 조금은 유사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처음으로 녹음을 해 보았다. 꽤 재미있다!



독학을 하기에 매우 적당한 악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타 실력이 좀처럼 늘지 않는 정체기에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좋은 악기가 아니겠는가? 더군다나 홈레코딩을 할 때 직접 연주 가능한 악기가 늘어난다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올해 알리익스프레스 마지막 구입품은 기타 정비용 넥 받침목이다. 자꾸 살림살이가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