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30일 수요일

COG(clusters of orthologous groups) 2014년 개정판 음미하기

COG란 미국 NCBI의 Eugine V. Koonin 그룹에서 개발한 일종의 단백질 서열 데이터베이스이다. 1997년 Science 논문으로 첫선을 보였을 때에는 시퀀싱이 완료된 유전체의 수준에서 집계한 최초의 근대적(?)인 단백질 서열 데이터베이스였다. 어떤 규칙에 의거하여 단백질 패밀리 혹은 클러스터를 구성한 뒤, 각 클러스터에 대해서 COG 번호와 functional class(알파벳 문자 하나), 그리고 단백질 명칭을 부여해 놓은 것이다.

COG의 핵심은 1) 클러스터를 만드는 방법과 2) 이렇게 만들어진 COG data, 그리고 3) query protein이 주어졌을 때 어느 COG에 들어가는지를 선택하는 방법의 3가지라고 보면 된다. 3)을 통해서 당시 붐을 이루던 미생물 유전체 프로젝트의 중간 결과물(유전자 서열 - 단백질로 번역된)에 대하여 꽤 높은 coverage로 functional annotation을 할 수가 있었으므로 한동안 널리 활용되었다. 지금까지 가장 오랫동은 활용된 것은 2003년에 공개된 개정판으로 66개의 genome에서 산출된 4873개의 클러스터로 이루어졌다. 2014년 버전(Nucl Acids Res 2015 1월에 게재)은 엄밀히 말하면 2003년 개정판을 확장한 것이다. 그래서 COG2003-2014 update라고도 불리는 것이다. 새로 등장한 클러스터는 없고 오히려 242개의 COG가 줄어들어서 전체 클러스터는 4631개가 되었다. 사라진 클러스터는 대부분 효모의 것이다. 큰 차이점은 클러스터를 집계한 유전체의 수가 그동안 축적된 서열데이터를 반영하여 711개로 늘어났고, functional class가 정비되었으며, functional annotation이 새롭게 부여된 COG가 생겼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3)번을 위한 프로그램은 마땅한 것이 없었다. COG software가 공개된 것은 꽤 시간이 흐른 뒤였고, 그나마 지금 문서 파일을 읽어봐도 도대체 어떻게 쓰라는 것인지 이해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당시에는 COGnitor라는 웹 서비스가 있어서 query protein sequence를 넣으면 blast 검색을 거쳐서 COG 번호를 할당해 주었으나 지금은 사라진지 오래이다. 그래서 이런 편법을 쓰기도 하였다. COG protein set에 대해서 blast를 한 뒤, best hit에 해당하는 COG 정보를 단순히 가져오는 것이다. 하지만 1) COG를 생성하는 방법, 즉 genome-specific best hits(BeTs)이 삼각형을 이룰 때 이것을 최초의 클러스터로 간주한다는 원칙이 지켜진 방법이 아니므로 정확성에 약간의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따라서 내가 갖고 있는 query protein에 COG number를 할당하는 가장 정통적인 방법은 어떻게 해서든 공개된 COG software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것은 sourceforge("COGsoft")나 NCBI에서 입수할 수 있다. 실은 어제 COG software를 내려받아서 Readme 파일을 막 읽기 시작하였다. 수년 전에는 이해하기가 참 힘들었는데 이제는 조금만 궁리하면 나만의 COG를 만들거나 query protein을 기존의 COG에 할당하는 제대로된 방법을 셋업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 물론 만들어진 cluster에 annotation을 부여하는 것은 전적으로 사용자의 몫이다. 2015년 논문을 보면 외부에서 만들어진 몇 가지 COG의 확장판에 대해 언급을 하고 있다(예: EggNOG - 완전 자동 프로세스로 만들어짐). 하지만 오리지널 COG가 자랑스럽게 차별화하는 포인트는 cluster membership과 annotation을 일일이 전문가가 점검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cluster membership을 점검한다는 것은 tree 구조나 alignment 현황을 들여다본다는 뜻일게다.

Query protein에 COG를 할당하는 차선책은 CDD database를 구성하는 COG subset을 이용하는 것이다. ftp://ftp.ncbi.nih.gov/pub/mmdb/cdd/cdd.tar.gz 파일을 내려받아 압축을 풀면 총 53841개의 PSSM 데이터(.smp 파일)가 나오는데, 이중에서 4873개는 COG 2003 버전에 해당하는 것이다. 서브셋을 일부러 만들 필요는 없고, rpsblast를 실행하되 "Cog"를 데이터베이스로 택하면 된다. 물론 더욱 간단하게는 NCBI CDD batch search 사이트에서 최대 4천개까지의 query를 제출하면 된다. 결과는 이메일로 제공된다. 그 다음 찾아진 COG 번호에 해당하는 annotation 정보는 cognames2003-2014.tab 파일을 참조하여 연결하면 된다. 다음 그림은 batch CD-search가 끝난 이메일로 제공된 링크를 방문한 모습이다.



좀 더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고 싶다면 EMBL의 EggNOG를 활용해 보는 것도 좋다. 웹사이트에서는 한번에 하나의 서열만을 넣어서 검색할 수 있지만, 전체 데이터를 내려받아서 hmmer 프로그램으로 복수의 query에 대한 검색을 하는 방법이 설명되어 있다.

COG가 결코 만능은 아니다. COG 데이터에는 gene symbol이나 EC 번호와 같은 정보를 제공하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하나의 데이터베이스/서비스가 사용자의 모든 욕구를 다 충족시키지는 못할 것이니.

NCBI의 COG software를 활용하는 방법은 여기에 소개해 두었다.

2016년 11월 23일 수요일

GNU Parallel

대량의 파일에 대한 반복 작업을 어떻게 하여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까? HPC cluster니 하둡이니 클라우드 컴퓨팅이니 하는 기술적으로 다소 까다로운 방법 말고 좀 더 간단한 방법은 없을까? 이러한 고민 끝에 발견한 것이 바로 GNU Parallel이다(공식 웹사이트). 이것은 간단히 말하자면 입력을 쪼개서 병렬 실행을 해 주는 shell 수준의 도구이다. 다중 코어를 지닌 한 대의 컴퓨터는 물론, ssh로 접속 가능한 여러 컴퓨터에 작업을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반복 작업을 위한 기존의 유틸리티인 xargs 또는 cat | bash를 대체할 수 있다는 뜻이다.

만약 현 디렉토리에 있는 수천개 이상의 파일을 전부 압축해야 한다고 가정하자. gzip *이라고 타이프하면 십중팔구는 인수가 너무 많아서 실행을 하지 못한다는 에러 메시지가 나올 것이다. 그러나 Parallel이 설치되었다면 다음과 같이 하면 된다.
$ parallel gzip ::: *
Shell은 *를 확장하여 파일로 만들고, 이를 gzip 명령어에 공급하되 여러 core에서 병렬 작업이 일어나게 한다. 물론 이는 대단히 간단한 사례이다. 입력 파일을 분할하여(기본 가정은 메 라인이 별도의 레코드라는 것이나, separator를 지정할 수 있다) 각각에 대한 동시 작업을 수행하고, 이를 합치는 것이 가장 전형적인 사례이다. 분할된 입력 파일은 명령어에게 표준 입력으로 전송되게 함으로써 매우 단순한 작업 지시를 할 수 있다. Biostars에 매우 훌륭한 설명 자료가 있다(Parallelize serial command line programs without changing them). 이 자료에서 설명한 사례를 하나 인용해 보겠다. 1GB나 되는 대용량의 fasta file에 대한 blast 검색을 하고 싶다면?
$ cat 1gb.fasta | parallel --block 100k --recstart '>' --pipe blastp -evalue 0.01 -outfmt 6 -db db.fa -query - > results
입력 파일을 100 KB 단위로 자르되 각 레코드는 '>'로 시작하니 미련하게 query sequence 중간을 자르지 못하게 하고, 이를 blastp에 넘겨서 서열 검색을 한 뒤 최종적으로는 results 파일로 합친다. 잘려진 각 데이터에 대한 검색 결과까지 순서대로 저장되는 것은 아니니, 입력물의 순서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면 약간의 변형된 방법이 필요하다.

다음으로는 FASTX toolkit에 들어있는 fastq_to_fastq(-Q33)을 그냥 실행한 것과 GNU parallel을 거쳐서 실행한 것의 소요시간 차이를 비교해 보았다. 중간에 top을 쳐 보면 12개의 job이 동시에 돌아간 것으로 나온다. 블록 사이즈나 jop 수는 따로 지정하지 않았다. 먼저 그냥 실행한 것. 입력한 fastq 파일의 크기는 5.3 GB였다.

real 3m19.405s
user 3m14.986s
sys 0m8.562s

다음은 GNU paralleld을 사용한 것. 상당한 속도 개선이 있다.

real 1m6.266s
user 5m40.297s
sys 1m22.576s

예전에는 fastq 파일을 처리하는 유틸리티를 실행하면서 종료되기는 그저 기다리고만 있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겠다. 추가적으로 GNU Parallel을 remote host에 적용하는 방법을 익힌다면 최근에 확보한 중간급의 서버 10대 정도를 묶어서 활용하는데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유용한 자료 링크를 몇가지 더 소개한다.

2016년 11월 18일 금요일

또 만든 앰프, LM1876

이런 형태의 기기를 꼭 한번 만들고 싶었다. 케이스는 없이 전체적으로 부품이 다 드러나서 자작의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도록. 선물로 받은 뱀부스테이션(이런 물건)이 바닥판으로 쓰였다. 이렇게 쓰기에는 상당히 아까운 물건인데!





사무실에는 자작 앰프 두 개와 헤드폰 앰프(진공관) 하나, 집에는 자작 앰프 하나와 주문제작 앰프(진공관) 하나, 그리고 미니 콤포넌트. 잘못 건드려서 망가진 앰프 기판도 두 개쯤 있다. 이미 오래전에 쓰레기통으로 버려진 것도 없다고는 말 못한다.

이번 앰프는 적은 부품 수에도 불구하고 매우 섬세한 소리가 난다.

왜 자꾸 만드는 것일까? 그것은 아내가 가끔씩 귀고리를 사서 모으는 것에 비유하면 매우 적절하다. 분명히 보람찬 일은 맞는데, 손목에 적잖게 무리가 간다. 엊그제 사무실에서 굴러다니는 알루미늄판에 칼금을 그어서 꺾으면서 자르는 것이 가뜩이나 상태가 좋지 않은 오른쪽 손목을 더욱 아프게 만들었다. 이제 정말 손목 보호대를 차고 다녀야 되겠다.

귀걸이가 아니고 귀고리가 표준어란다. 으아... 이건 충격이다. 참고로 이에 대한 국립국어원의 2006년도 을 링크한다.


형질전환 연어, AquAdvantage

오랜만에 전공분야와 가까운 글을 써 보겠다. 오늘 KOBIC에서 열렸던 외부연사 초청 세미나를 통해 접하게 된 정보이다.

미국의 생명공학회사(혹은 수산기업?)인 AquaBounty에서는 AquAdvantage(R)라는 "지속가능한 연어(sustainable salmon)을 개발하여 2015년에 FDA 승인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는 아직 표지를 붙이는 문제로 인하여 시판되고 있지 않다고 한다. 바로 위쪽의 캐나다에서는 규제가 달라서 식용으로 팔리는 모양이다.

나는 유전자 조작 생물 - '식품'이라고 하는 것이 좀 더 피부에 와 닿겠지만, 그렇게 부르면 인류가 자신을 제외한 모든 생명체를 너무 착취한다는 기분이 들어서 '생물'이라고 부르겠다 - 에 대해서 비교적 개방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위해성을 아직은 잘 모른다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말이다. 이보다 더 판별하기 어려운 문제는 유전자 조작 생물이 가져올 바로 사회-경제적 영향력이라고 생각한다.

관상용 식물을 유전자 조작법으로 개량하여 정말 희귀한 품종을 만들었다고 하자. 이런 것은 기존 식물보다 값이 수십배가 비싸도 아마 사람들은 구입할 의향이 충분히 있을 것이다. 그러면 식량으로 쓰일 생명체는 어떠한가? 만약 기존의 연어보다 5배쯤 큰 연어를 생명공학 기술로 만들어냈다고 가정하자. 가격을 도대체 얼마로 결정해야 될까? 만약 기존 것보다 스무배쯤 비싸게 판다고 하면, 일부 호기심 많은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이를 사다 먹지 않을 것이다. 개발비가 들어갔으니 이를 충당하기 위해서 기존의 것보다는 가격을 올려야 할 것인데, 소비자가 높은 가격으로도 만족할만한 뚜렷한 효용을 가지고 있을지 의문이다. 기존 것보다 5배 큰 생선을 스무배 가격을 주고 사서 먹을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물론 시장만 가면 알 수 있듯이 명절 때 제사상에 올라가는 과일이나 생선은 조금만 크기가 크면 값이 상품 취급이 되어 매우 비싸게 팔린다. 그렇다고 해서 가격이 낮은 과일이나 생선을 시장에서 도태시키지는 않는다. 비싼 것은 비싼대로(요즘 말로 '가성비'는 낮지만), 싼 것은 싼대로 쓸모가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세미나 연사는 나의 이러한 질문에 대해서 이런 의견을 피력하였다. 성장속도가 빠른 물고기는 투입되는 사료와 양식 시간이 짧아서 오히려 싼 가격에 GMO 생선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고 한다. 이것은 결국 전반적인 가격 하락 효과를 가져와서 소비자에게 이득을 준다고 보았다.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유전자 조작 기술이 없는 일반 어업인들이 생선을 팔아서 폭리를 취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만일 유전자 조작 생선이 싼 값에 팔리기 시작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장은 이득이 되겠지만, 전통적인 방법으로 수산업을 하던 업자들은 도태될 수 있다. 그러면 자본과 기술, 규모를 가진 기업이 시장을 독식하게 되는 결과를 낳을지도 모른다.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이라면 어떻게 해서든 기술혁신을 해서(아니면 유통구조를 개선하거나 최악의 경우는 울며 겨자먹기로) 가격을 맞출 수 있겠지만, 농업이나 수산업은 근본적으로 다른 이야기가 된다.

나는 경제와 사회가 돌아가는 원리를 깊이 알지 못하는 골수 이공계 출신이라, 더욱 깊은 수준의 분석을 하지는 못하겠다. 그러나 <몬산토: 죽음을 생산하는 기업> 등의 몇가지 책을 읽은 얄팍한 시각으로 판단한다면 기술이 인류 전반을 이롭게는 하겠지만 그것이 자본을 위해 일할 때 전혀 엉뚱한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규모의 경제가 이롭다고 해서 모든 소규모 영농을 결국 다 도태되어야만 하는가? 분명 그것은 아닐 것이다.

오늘 들은 이야기는 생명공학 기술의 측면에 대한 내용이 더 많았지만, 어찌보면 기술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아주 작은 요인인지도 모른다. 타인에 대한 배려, 분배, 정의... 이러한 것이 더 큰 가치가 아닐까? 이런 고민을 하려면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인문학 자체는 아니지만 나는 오늘도 음악을 듣기 위해 앰프를 만든다 :) 기술적으로 부족한 것을 먼저 해결하기 위함이다. 아니, 좀 더 솔직해지자. 그저 호기심과 만드는 재미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고백하는 것이 옳다.

2016년 11월 13일 일요일

참치캔 앰프 꾸미기

최종 결과물 사진을 맨 위에 올린다. 인터넷에서 tuna can amplifier 또는 tuna tin amplifier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하면 실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할 수 있다. 심지어는 참치캔 직경에 딱 맞는 원형 PCB를 사용한 키트도 있을 정도이다().


초미니 TDA2030A 앰프 보드(구매 당시 포스트, 제조사 링크)를 담기 위해서 일부러 대용량 참치캔까지 사서 내용물을 싹 비우고(참치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음) 주말을 기해서 가공 작업에 돌입하였다. 앰프 보드와 주변 부품(입출력 단자, 전원 단자, 볼륨 포텐셔미터) 사이의 배선은 주중에 이미 완료한 상태였다. 전날까지의 준비 상태는 다음 그림과 같다.



그런데... 참치캔에 실장을 하는 과정에서 한쪽 채널에서 심한 잡음이 나면서 손을 대기 어려울 정도로 칩에서 열이 나는 것이었다. 도대체 이유를 알 수 가 없었다. 배선이라고 할 것도 없고, 각 보드에 있는 4개의 핀에 신호 입력선과 전원을 연결하는 것이 전부였다. 테스트를 계속 하는 과정에서 보드가 완전히 망가지고 말았다.

왜 그런 것일까? 기껏 장만한 참치캔을 어떻게 해서든 활용해야 되겠다는 생각에 TDA7266D 앰프 보드(케이벨 KB20W)를 넣기로 했다. 이 보드는 3.5mm 스테레오 폰잭과 전원 어댑터 잭이 달려있어서 이를 케이스에 넣으려면 약간의 추가 배선 작업을 해야 된다. 일단 케이스에 넣어버리면 보드에 붙은 단자에 직접 접근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 보드는 스마트폰에 직결하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졌기에 자체적인 음량 조절 기능이 없다. 따라서 입력 신호는 케이스에 고정한 입력단자 - 볼륨 폿 - 3.5mm 스테레오 플럭을 경유하여 보드로 연결해야 된다. 이 보드는 깡통, 반찬통, 수납상자 등 다양한 케이스를 들락거린 전력이 있다.

작업 도중에 TDA2030A 보드가 말썽을 일으킨 이유를 알게 되었다. 스피커 연결을 위한 바인딩 포스트의 고정 너트가 참치캔과 접촉을 하고 있었다. 절연체로 쓸만한 적당한 플라스틱 조각을 구해서 이를 닿지 않게 한 다음, 배선 작업을 마쳤다.

외관은 이렇다. 지금까지 입혀온 어느 케이스보다 마음에 든다.


내부는 그다지 아름답지 못하다. 합선이 되지 않게 부품들을 잘 꾸려넣은 뒤 쏟아지지 않게 핫멜트로 적당히 고정하였다.


실제 작동되는 모습은 이러하다.


비록 천 몇백원에 불과한 가격이지만 앰프 보드를 하나 날리면서 실패로부터 또 하나의 교훈을 얻웠다. 요즘의 오디오 전력 증폭기 칩은 합선 등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다양한 보호 기능이 내장되어 있지만 이것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특히 전도성 재료를 가지고 앰프 케이스를 꾸밀 때에는 각별히 주의하도록 하자.

2016년 11월 11일 금요일

브리츠 BR-5100C 망가뜨리기

굴러다니던 브리츠 BR-5100C를 사무실에서 잠시 사용한 적이 있다. 음량 조절 방식이 불편하고, 입력 단자의 접촉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아서 언젠가는 분해해서 전원 트랜스만 꺼내서 쓰겠노라고 다짐을 하고 있었다.

오늘 점심때까지의 모습은 이랬다.


브리츠 BR-5100C의 앰프부(+서브우퍼)를 과감히 해체하였다. 전원 트랜스는 13V x 2, 2.3A라서 LM1875 정도의 앰프를 구동하기에 적당하다. 사무실에는 드라이버와 칼, 가위 말고는 적당한 공구가 없으니 전원 케이블은 적당히 피복을 벗긴 뒤 심선을 꼬아서 연결하고 라벨용 테이프로 적당히 절연처리를 하였다.



오후에는 이렇게 되고 말았다. 앰프 뒷부분의 알루미늄 덮개는 바닥판이 되었다. 고무발을 끼울까, 아니면 진공관 앰프 스타일처럼 나무 베이스를 만들어서 끼울까? 입출력 단자를 연결하는 방식을 결정해야만 한다. 30mm x 30mm x 2t 정도의 알루미늄 앵글을 사다가 자르고 구멍을 뚫어서 RCA 단자와 바인딩포스트를 고정하면 되지 않을까 한다. 요즘은 케이스에 넣지 않고 부품을 노출하는 스타일에 상당한 매력을 느끼고 있다. 기왕이면 네온등이 부착된 전원 스위치를 연결하면 어떨까?

집에는 어제 하다 만 일거리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바로 참치캔 앰프를 완성하는 일. 어제는 납땜 작업만 겨우 해 두었다. 밤 늦게 전동드릴을 쓸 수도 없고, 역시나 납땜을 하면서 몇 번의 실수를 하는 바람에 기운이 다 빠져서 도저히 마무리를 할 수가 없었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입한 사각 볼륨 포텐셔미터 5개 중 지금까지 2개를 사용하였다. 


이제 크림프 터미널에는 도저히 납땜을 못하겠다. 압착 공구를 하나 사든지 해야지...



2016년 11월 10일 목요일

4각 미니 스테핑 포텐셔미터(A50KOhm)을 패널에 고정해 보니...

이번에 구입한 포텐셔미터는 다음과 같다(현재의 판매처 링크).


놉을 돌리면서 틱틱 걸리는 상태로 작동이 되는데, 그 느낌이 별로 부드럽지가 않다(당연한 말이지만). 축 길이가 짧아서 패널면이 두꺼우면 너트를 조이기가 어렵고, 모든 포텐셔미터가 그렇듯이 돌기가 있어서 패널에 추가로 구멍을 뚫지 않으면 수직으로 고정이 안된다. 다음 그림(파워풀사운드에서 가져옴)에서 빨간 동그라미로 표시한 바로 그것이다.


원래 저 돌기는 고정 볼트를 조이거나 놉을 돌릴 때 본체가 따라서 돌지 않게 하려고 만든 것인데, 패널에 추가 가공을 하지 않으면 고정할 때 오히려 불편하다. 부속 PCB에 납땜하기 전에 니퍼로 끊어버릴 것을.

수동 부품이나 기구 부품에 투자하는 것을 아까와하면 자작품의 최종 만족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눈과 손이 직접 가는 곳이라서 그렇다. 

공작용 부품 도착

내 기억으로는 분명히 하루에 주문했는데 판매자가 서로 달라서 띄엄띄엄 배달이 되었다. 가장 먼저 온 것은 RCA 단자.


그 다음에는 미니 볼륨 포텐셔미터와 전용 PCB.


가장 마지막으로 JST-XH 케이블이 도착하였다.


납땜질을 하면서 가장 번거로운 것은 압착식 터미널 부속에 선을 연결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터미널 부속은 자동차 배선 등에 많이 쓰이는 R, Y, 슬리브형, 납작 단자가 아니라 몰렉스/연호/한림/JST 등의 PCB용 커넥터를 의마한다. 원래 이 터미널은 전용 압착 공구를 사용하여 선을 연결해야 한다. 그러나 사용 빈도가 높지 않아서 선뜻 구입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압착 공구는 또 그 종류가 얼마나 많은가? 와이어 스트리퍼를 하나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굵은 전선용 스트리퍼는 없다) 감지덕지인데...

압착공구의 기본은 터미널이 아니라 전선 규격에 맞추어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번 구매까지 포함하여 내가 갖고 있는 커넥터 부품은 한림 CHW0640(몰렉스 5051 호환) 커넥터 하우징용 터미널과 JST-XH 규격이다. 전자의 경우는 AWG 22~28, 후자는 콘택트가 A와 B 형이 있어서 각각에 맞는 전선 규격이 조금 다르다.

Wire-to-board connector system의 구성을 이해하자. Housing, crimp terminal, 그리고 header.

이것을 납땜하려면 너무 작아서 잘 보이지도 않는데 부품과 납을 동시에 붙잡고 있기도 너무 힘들다. 차라리 PCB에 피복을 벗긴 선을 그냥 찔러 넣어서 납땜을 하는 것이 더 편하다. 어제도 결국은 커넥터에 직접 납땜을 하려다가 실패하고 선을 PCB에 붙여버렸다. 이렇게 해서 기존 저가형 볼륨 폿의 좌우 밸런스가 너무 맞지를 않아서 한참 동안을 사용하지 못했던 TDA7265 앰프를 되살릴 수 있었다. 이제 남은 일은 TDA2030A 앰프 보드에 볼륨 폿 달기!

압착 공구에 관심을 갖기 전에 전선 규격부터 공부나 하자. 내가 쓰는 10색 전선(아마도 PCV 피복)이 AWG 규격으로 얼마인지도 잘 모르지 않는가? AWG 22 정도 되던가?

2016년 11월 3일 목요일

떠돌이 스피커는 사무실 책상 앞으로...

개조에 실패한 스피커는 집에서 쫓겨나 사무실에 둥지를 틀었다. 주변 잡음이 많은 사무실은 더욱 좋은 스피커와 앰프가 필요할까? 만약 사무실에서 좀 더 Hi-Fi 적인 음악 감상이 필요하다면, 헤드폰을 써라!


이 스피커는 울림이 과하다. 그래서 울림이 있어도 괜찮은 클래식곡에는 그런대로 들어줄 만하다. 팝이나 록? 어림도 없다. 단단한 저음이 필요하다면(그래서 옆방에 근무하는 이 모 박사에게 폐를 끼칠 가능성이 크다면) 헤드폰을 쓰겠다.

외부에서 갑작스럽게 부탁받은 미생물 유전체 비교분석 자료를 만드느라 딱 24시간 동안 정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런 일을 하면서 오히려 나 스스로도 많은 공부를 하게 되니까 말이다. 단 한 번만이라도 학교에 다닐 때 molecular evolution을 수강할 기회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웹 상의 자료 덕분에 혼자 공부하기에는 정말 좋은 세상이 되었으니 이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것이다. 

그러는 나는 웹을 통해서 세상에 쓸모있는 자료를 얼마나 공개하고 있는가? 반성할 일이다. 언제까지 정보의 소비자로만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