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25일 월요일

기아 K5 몰고 다니기

원래 우리집 차는 2008년식 토스카 L6 SX인데, 지난 토요일 발생한 불의의 사고로 인해 보험사에서 제공한 K5를 몰게 되었다. 비교적 차가 잘 빠지는 구간에서 앞에 서 있는 차를 발견하고 뒤따라 정차를 했는데, 뒤에서 달려오던 소렌토가 미처 차를 완벽히 세우지 못하고 추돌을 한 것이다.

같은 등급의 차라고는 하지만 남의 차라고 생각하니 모든 것이 어색하기만 하다. 후방 감지 센서 없이 황송하게도 카메라가 달려 있지만 나에게는 이것이 더 혼동스럽다. 운전대는 토스카보다 좀 더 작고 매우 가볍다. 라이트는 스위치를 돌려야만 켜지고, 팔이 짧은 나에게는 운전대가 너무 멀다. 좌석을 앞으로 당기면 다리가 불편하고. 렌터카이므로 편의 사양은 당연히 평균 이하가 아닐까.

처음에는 대쉬보드에 붙어 있는 LPG 스위치가 뭔지 몰랐다. 웹을 뒤져보니 시동을 끌 때 열쇠를 돌리지 말고 이것을 차단해서 자연스럽게 개스가 다 연소되게 하라고 되어 있었다. 그러면 시동을 걸 때에는? 이 스위치를 다시 켜야 하나? 도무지 일발에 시동이 걸리지 않아서 렌터카 영업소장 전화를 해 보았다. 휘발유 차에 시동을 걸듯이 한번에 열쇠를 끝까지 돌리지 말고, 일단 중간까지만 돌려서 대쉬보드에 불이 들어오면 개스가 비로소 엔진에 공급되니 그때 점화 위치까지 돌리라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니 한 겨울에 운전할 것이 아니라면 LPG 스위치는 계속 on 상태로 두어도 무방할 것 같다. 렌터카 영업소장도 이 스위치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으니까? 겨울에 개스가 남아서 얼거나 하면 다시 시동을 걸기 어려우므로, 아예 개스를 차단하여 완전히 연소를 시키기 위함이라고 한다. 그러면 시동 전에 다시 켜 놓는게 맞을 것이다. 이걸 꺼 놓은 상태에서 시동을 거니 될 리가 있는가.

또 LPG는 탱크 가득이 아니라 85% 정도만 채우는 것이라고 한다. 이를 충전 시에 게이지를 보고 조절을 하라는 건지, 아니면 충전소에서 알아서 해 주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 차량도 며칠간 몰다 보면 익숙해지긴 하겠지만, 난 아직 토스카가 더 좋다.

2013년 3월 22일 금요일

사무 공간 정리하기

개인 오피스가 있던 부서에서 여러 명이 한 방을 쓰는 부서로 옮기고 나니 책과 각종 자료, 컴퓨터 등의 배치를 계속 바꾸어대는 최적화 작업이 두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데스크탑 컴퓨터 두 대, 업무용 노트북 하나, 집과 사무실을 다니면서 종종 휴대하는 넷북, 파일꽂이, 개인용 프린터, NAS...

원래 데스크탑은 듀얼 모니터로 꾸며서 사용하고 있었으나 두 대의 모니터 크기가 너무 차이가 나서 불편함이 많았다. 대용량 모니터 하나만 남기고, 나머지는 노트북에 연결하였다.

오랜 시간을 들여서 고민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는 일도 있고, 그렇지 않은 일도 있다. 이 둘 사이를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나이가 점점 들면서 느끼는 거지만, 너무 철저하게 미래를 대비하려다가 현재의 즐거움을 놓치고 스트레스만 쌓이는 일도 많다는 것이다. 때로는 마감일에 닥쳐서 전날 저녁에 벼락치기로 일을 해치우는 것이 더 능률적일 때가 많다. 그래서는 안되겠지만, 종종 애정을 갖고서 할 가치가 없는 일을 해야 할 순간이 있다. 그런 일은 최대한 미루고 있다가 최소한의 시간을 남겨두고 하면 된다. 하기 싫은 일을 일주일 열흘씩 붙잡고서 골치아파 하느니, 차라리 더 의미있는 일을 붙들고 있다가 최후의 순간에 하는 것이 정답일 때가 많다는 것이다.

공공기관의 외부 클라우드 서비스 차단 정책은 왜 이렇게 일관성이 없을까. 구글 드라이브가 되다가 안되다가를 반복한다. 많은 조직은 '기밀 사항이 없다는 것'이 기밀이라던데.

2013년 3월 17일 일요일

자전거에 시동을 걸자!

너무나 오랫동안 자전거 출퇴근을 잊고 살았었다. 봄날씨가 완연한 일요일, 인터넷으로 구입만 해 놓고 게으름에 교체를 미루고 있던 핸들바테이프를 들고 동네 자전거 매장을 찾았다. 아마 구입한지 2년은 족히 지났을 것이다. 원래는 브레이크와 변속선까지 교체할 생각이었으나 바테이프를 새로 감는 것으로 만족하였다.

케이블 교체 없이 바테이프만 새로 감을 생각이었다면 그다지 손이 많이 가지 않으니 내가 직접 해도 되는데... 나는 바엔드부터 감는 것을 표준으로 알고 있는데 자전거 매장 사장님은 핸들 중앙부터 감기 시작한다. 이렇게 하면 핸들 중앙 부분까지 다 감은 다음 마무리를 하기 위해 다른 테이프(보통 절연 테이프)를 감을 일은 없지만, 손이 바깥쪽으로 움직일 때 테이프 가장자리에 의해 저항감이 느껴진다. 뭐 아무려면 어떠랴.

핸들바 테이프를 감는 가장 올바른 방법은 다음과 같다.

http://www.parktool.com/blog/repair-help/handlebar-tape-installation-drop-bar

뒷쪽 브레이크의 패드도 새것으로 바꾸었다. 자가 정비를 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싱글 피봇 캘리퍼 브레이크의 중앙 정렬이다. 기름을 칠해서 스프링의 가동이 원활하게 한 뒤 축을 고정하는 너트를 조절하여 겨우 맞추어 놓았다.

정비를 대충 마친 자전거를 몰고 갑천변을 달린다. 철티비 라이더가 나를 쌩쌩 추월해 지나갈만큼 내 엔진은 녹이 슬었다. 명색이 로드 바이크인데 이게 뭐람!



당장의 주행헤는 문제가 없으나, 시간을 두고 해결해야할 일이 몇 가지 남아 있다.

  1. U-lock의 거치대가 부러져서 휴대하기 매우 불편하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2. 안장 가장자리의 외피가 찢어졌다. 보수를 할 것인가, 새것을 살 것인가?

2013년 3월 7일 목요일

비 윈도우 환경과 한/글

데스크탑 환경에서 우분투(바이오리눅스)와 윈도우7을 적절히 섞어서 쓰고 있다. 우분투가 메인이고, 윈도우7은 버츄얼박스에서 실행한다. 업무용으로 받은 메일에 한/글 문서가 첨부로 날아오게되면 참 난감하다. 일단 파일로 저장한 다음, 버츄얼박스에서 열어야하기 때문이다. 64비트 우분투에서 리눅스용 한/글 2008을 설치하는 방법을 알아 놓기는 했지만, 아직 시도는 하고 있지 못하는 실정이다.

직장의 인트라넷에도 많은 문서가 한/글 파일로 올라온다. 단지 열람만을 위한 것이라면, PDF로 전환하여 올려주면 안되나? 하지만 이는 희망사항을 끝날 때가 많다. 왜냐하면 메일이나 게시판에 올라온 한/글 문서는 단지 읽기 위함이 목적이 아니고, 이것을 가져가서 편집을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한/글이 우리글의 전자문서화에는 가장 적합한 소프트웨어임은 인정한다.

버추얼박스를 쓰지 않고 리눅스에서 한/글 문서를 열어보는 방법은 그다지 많지 않다. 위에서 언급한 리눅스용 한/글 설치가 가장 완벽한 솔루션이 되겠으나, 난이도가 상당히 높다. 네이버 N드라이브에 한/글 파일을 올리면 읽을 수는 있다고 한다. 또 다른 방법은 씽크프리 온라인에 파일을 밀어 넣는 것. 편집은 여전히 어렵다. JRE가 설치되어 있으면 MS 오피스 파일은 편집이 되지만, 한/글 파일에 대해서는 익스플로러 6.0 이상에서 실행하라는 메시지가 나온다. 내용을 열어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이다.

형식보다는 내용을 중시하는 글쓰기 문화가 정착되면 좋겠다. 윗분들이 편하게 읽기 위한 문서를 만드는 목적으로 진화된(?) 문서 작성기가 사실상의 표준이 되어서, 다양한 OS 환경에서 접근하기 힘들어진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토종 소프트웨어로서 한/글의 공로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파일 형식 정도는 공개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설마 한글로 된 문서를 작성하는데 .hwp가 가장 최적화된 파일 포맷은 아니지 않겠는가? 한자와 고어를 잘 다루고, 한글의 창제 원리를 가장 잘 이해하는 문서작성기가 기왕이면 우리나라의 개발 회사에서 만들어진 제품이면 좋겠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파일의 포맷이 독점적일 필요는 없지 않은가?

한/글 파일의 공개 문제, ActiveX와 IE 전용으로만 갖추어진 수많은 웹페이지, 검색 가능한 텍스트는 없이 이미지로만 도배가 된 사이트들, 저작권과 초상권을 망각한 무분별한 퍼나르기, 단지 클릭수만을 올리기 위한 자극적인 인터넷 뉴스 기사의 제목줄, 전송 속도는 세계 최정상급인데 한 두 포털과 통신사를 제외하고는 일반 대중과 콘텐츠 제작자, 소프트에어 개발자 등이 공존하기 어려운 한국 특유의 환경... 산적한 문제가 많다.

2013년 3월 6일 수요일

제 역할을 다 하는 구닥다리 IT 기기들

2009년에 구입한 HP Mini 5101 넷북,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출시되어 단돈 2만원에 구입한 중고 스마트폰 스카이 미라크(IM-A690S)가 이역만리 미국 출장길에 따라와서는 기대 이상의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아, 하나가 더 있다. 바로 삼성 VLUU ES70 디지털 카메라. 바로 위의 사진을 ES70으로 찍었다. 이제는 출장을 가기 전에 어떤 카메라, 어떤 렌즈를 챙겨갈지 별로 고민하지 않는다. 손에 잡히는대로, 가볍고 들고다니기 편한 카메라면 최고다. 요즘은 10만원 대에서 이면조사 및 광학식 손떨림 보정을 내장한 카메라를 구입할 수 있다. 사실 출장을 나오기 전에 휴대가 편한 새 디카를 새로 하나 구입할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눈알이 빠지도록 웹을 뒤져가며 스펙을 비교하는 것이 너무 괴롭고 귀찮아서, 그냥 손에 잡히는 카메라를 들고 나온 것이다. 치명적인 단점이랄 것이 있다면 어두운 곳에서 플래시 없이 찍으려면 노이즈가 심해서 화질이 형편없다는 것. 제대로 된 Image Stabilization(소위 손떨림 방지) 기능이 없고, 그저 ISO와 셔터 스피드를 올리는 것으로 대처를 해야 하는 구세대 카메라라서 어쩔 도리가 없다. 하나를 희생하는 대신, 주머니 속에 들어 있다가 언제든 셔터를 끊을 찬스가 오면 즉각적으로 꺼낼 수 있다는 장점을 득하지 않았는가?

넷북도 마찬가지다. 평소 업무용으로 쓰는 - 역시 구입한지 만 2년이 다 된 - 노트북 컴퓨터와 넷북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하였다. 가볍다는 것 말고는 업무용 노트북에 견주어 무엇 하나 나을 것이 없었다. 터치패드의 문제인지 글자를 입력하다 보면 커서가 엉뚱한 곳으로 뛰어다는 현상은 Xubuntu에서는 아직 해결이 되지 않았다(Xubuntu + 윈도우 7 듀얼 부팅으로 사용중이며, 윈도우쪽에서는 HP에서 제공하는 최신 터치패드 드라이버를 설치하는 것으로서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저 짐의 무게를 줄이자는 생각으로 넷북이 낙점되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제 역할을 다 하고 있다. 어차피 강연장에서는 항상 전원 어댑터를 연결하여 사용할 것이기에, 불룩하게 튀어나온 9 cell 배터리 대신 슬림한 6 cell 배터리로 바꾸어 끼운 상태이다.

스마트폰 미라크는 또 어떤가. 선불제 현지 SIM카드를 끼워서는  그토록 뻔질나게 한국에 전화질을 해 대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200분의 통화 시간을 반 밖에 채우지 못했다. 만약 선불제 전화카드를 공항에서 구입하여 왔다면 이미 금액이 부족하여 재충전을 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아무곳에서나 전화를 걸 수 있는 편리함도 없지 않은가?

가방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여준 나의 오랜 친구들의 노고에 박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