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28일 수요일

최근 몇 달 동안의 오디오 방황기[4]

서브시스템에 대한 환상을 갖지 않기로 하고서는 서브시스템을 만들고야 말았다. 잘 쓰지 않는 Tapco Mix 60 믹서를 처분하고 거의 비슷한 금액을 들여 중고품을 산 것이니 돈은 거의 들이지 않았다. 중고품 처분으로 거둔 수익, 그리고 배송료를 모두 감안하면 이번의 "서브시스템 구입"에 순수히 들어간 비용은 11,000원이다.

아래 사진에서 노랑색 네모로 둘러친 것이 바로 어제 받은 인켈의 AM/FM 스테레오 리시버 RX-878이다. 진공관 앰프와 거의 비슷한 크기이다. 싱글 엔디드 진공관 앰프를 사용하면서 왜 다시 Tr 앰프를 들였는가? 이미 두 세트의 오래된 Tr 앰프를 처분하지 않았는가? 그렇다. 신혼때 구입한 인켈 AX-9300 세트(스피커 포함), 그리고 처가에서 가져온 인켈 RV-7050R 리시버 앰프(이퀄라이저 포함)는 최근 몇달 동안 모두 퇴출되었다. 여기에는 나름대로 합당한 이유가 있었으니 도저히 들을만한 음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덩치가 너무 크고 무겁다는 것도 이유가 되었다.

이 제품은 2001년쯤 출시된 인켈 P878이라는 미니 콤포넌트 시스템의 리시버 앰프부이다.

스피커의 능률이 대단히 나쁜 것이 아니라면, 일반적인 방 크기에서 채널 당 10~20 W의 앰프로 충분한 음량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알아버렸고, 이에 따라서 앞으로는 10 kg를 넘나드는 대출력 앰프(전력 소모도 상당할 것이다)를 쓰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 아마 수년 내에 또 다른 Tr 앰프를 사게 된다면 나는 손바닥만한 T-class 앰프를 살지도 모른다. 왼편의 진공관 앰프 출력은 4 W + 4 W에 불과하다.

거실에 아이와 일체형 오디오가 있기는 하나 이제 FM이 스테레오로 잡히질 않는데다가 음질도 썩 좋은 편이 아니다. Tr 앰프가 하나도 없으니 허전하기도 하고, 진공관 앰프로는 사진상으로 보이는 인켈 스피커를 그런대로 울리기는 하지만(89 dB) 음악 장르에 따라서 박력이 조금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러면 고능률의 풀레인지 스피커를 언젠가는 구해야 한단 말인가? 고민을 나름대로 하다가 내린 결론은 단 하나뿐인 진공관 싱글에 모든 주변 기기를 맞추지 말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장터 검색을 통해 저렴한 중고 Tr 리시버 앰프를 수소문하여 구입하게 된 것이다. 워낙 작고 가벼워서 나중에 사무실에 들고 나와서 이용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사용 설명서는 인켈 홈페이지에 잘 게시되어 있다. 리모콘이 없어서 방송 프리셋을 쉽게 바꾸기가 나쁘다는 것, 버튼이 작고 생각보다 세게 눌러야 한다는 것 정도 외에 특별히 불편한 점은 없다. FM 스테레오 수신도 나쁘지 않고, 음질도 만족스럽다. 이 앰프를 진공관 앰프와 같이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다면 과연 내가 이를 구별할 수 있을까?

Function 버튼을 누르면 '딱 딱' 릴레이 소리가 들린다. 스피커 보호를 위해 릴레이가 들어있는 앰프는 많이 보았지만, 소스 셀렉터에 릴레이가 연동된 것은 처음 경험한다. 내가 경험해온 인켈 앰프와 달리 전원을 투입했을 때 정상 작동이 되기까지 약간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물론 진공관 앰프에 비할 바는 아니다.

이렇게 하여 중고 소스들과 앰프, 소출력 진공관 앰프로 나의 음악 감상용 기기 라인업이 다 갖추어졌다. 옥외 안테나를 달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잡음을 타는 KBS 클래식 FM의 수신 상태를 개선하는 것이 남은 숙제가 되겠다. 다른 방송은 너무나 깨끗한데 왜 대전 및 청주 KBS FM(98.5 MHz 및 102.1 MHz)만 이 모양인지...


[2014-06-01] 인켈 RX-878에서 약간의 문제점 발견. 전원을 넣은 직후, 혹은 펑션 선택을 바꾼 직후 볼륨이 낮은 위치에 있을 때(대략 9시 혹은 그보다 낮은 레벨) 좌우 밸런스가 좋지 않다. 볼륨을 올렸다가 내리면 괜찮아진다. 이때 볼륨을 돌리면 약간의 지지직하는 잡음이 들리기도 한다. 볼륨 자체의 접촉 불량인가? 웹 검색 및 판매자와의 통화 결과 릴레이의 접점이 불량해져서 그렇다고 한다. 교체 혹은 세척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반품을 하는 것으로 결정으로 내렸다.

2014년 5월 26일 월요일

오늘의 작은 지름 - 인켈 리시버 앰프(중고) RX-878

Tapco Mix 60을 미디앤사운드 중고 장터에서 처분하고, 비슷한 가격의 중고 오디오를 하나 더 들였다. 30 W + 30 W급의 소박한 리시버 앰프인 인켈 RX-878이다. 매뉴얼은 여기에 있다.

사실은 소출력 싱글 엔디드 진공관 앰프를 예쁘게 울려줄 풀레인지 스피커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하나의 앰프를 위해서 모든 시스템이 해바라기를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중에 거실이나 혹은 사무실에서 간단히 듣기 위해 튜너가 달린 소형 리시버 앰프가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고 느끼고 있었다. 무게는 4.1 kg, 외형 치수는 270 x 84 x 289 mm의 아담한 크기로서 현재 쓰는 진공관 앰프 곁에 놓거나 혹은 책상위에 두어도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의 몸집이다. 매뉴얼을 잘 읽어보니 리모콘이 없어도 시간이나 프리셋 등 모든 설정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FM 방송을 본체 버튼만으로 고르려면 프리셋 기억이 되어 있다 하여도 숫자 버튼은 없으니 위 또는 아래 화살표를 눌러야 하나는 점이 조금을 불편할 것이다.

스피커를 하나 더 사게 되면, 현재 주력으로 사용하는 인켈 SH-950 스피커를 치워버리지 않고서는 둘 곳이 없다.

기기를 이동해야 할 때(거실도 고려의 대상이다), 혹은 조금 더 큰 소리로 스피커를 울리고 싶을 때(진공관 앰프의 경우 볼륨을 좀 더 올리면 되기는 하지만...)

2014년 5월 17일 토요일

커피 멀리하기

원래 커피를 꽤 좋아했었다. 집에 핸드밀과 드립퍼를 갖추고 서툰 솜씨로 수년 동안 직접 커피를 내려서 먹기도 했었다. 그러다가 어느새부터 사무실과 집에 항상 널려있는 인스턴트 커피믹스를 너무 자주 먹게 되었다. 식사 후 습관적으로 한 잔, 업무 중에 졸음을 쫓기 위해 또 한 잔... 그러는 사이 가뜩이나 좋지 않은 위가 더욱 불편해졌다.

너무 달기만 한 정형화된 맛에 가끔은 약을 입에 털어넣는듯한 느낌이 싫었고, 속을 좀 더 편안하게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모든 종류의 커피를 끊었고 이제 두 달이 지나간다. 속은 자연스럽게 편해졌다. 놀라운 것은 카페인의 힘이 없이는 오후의 나른함을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정신이 더 맑아졌다. 이제는 사무실이나 회의장에 놓인 스틱형 커피믹스를 보고서도 아무런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

작은 습관의 변화가 큰 변화를 초래한다. 도저히 끊지 못할것으로 생각되던 커피를 끊었으미 다음에는 어떤 결심으로 또다시 나의 생활을 바꾸어 볼 것인가?

2014년 5월 16일 금요일

[독서] 메이커스(Makers) - 크리스 앤더슨

서울 출장을 다녀오는 길에 읽은 책이다. 저자인 크리스 앤더슨은 Wired의 편집장으로 12년간 근무했으며 내가 수년 전 재미있게 읽었던 책인 <롱테일 경제학>을 쓰기도 하였다. 과거에는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어도 이를 시장에 내놓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제품을 만들어낼 공장은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투자를 결정하려면 수익이 보장되어야 하고, 규격화된 제품을 대량으로 만들기 위해서 조정을 거치는 과정 중에 원초적인 아이디어는 점차 변질되고 만다. 아이디어를 갖고 있던 고안자는 결국 투자자와 공장 설비를 갖춘 제조자 사이에서 힘겨운 협상과 서류작업을 해야만 한다.

그러나 지금은 세상이 달라졌다. 아이디어가 있으면 이를 인터넷에 올려서 다른 사람들의 공동참여를 통해 개선안을 도출할 수 있고, DIY를 통해서 제작이 가능하다. 과거에는 전문가를 수소문하는 것이 큰일이었지만, 이제는 인터넷을 통해서 기술을 갖춘 프리랜서 기술자가 많으며, 이들은 금전적 보수보다는 자발적 참여를 통해 보상을 받는다. 3D 프린터를 이용할 수도 있고, 캐드 도면만 인터넷에 올리면 가장 매력적인 가격에 제작을 해 주는 업체가 널려있다. 유통에 대해서도 크게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인터넷에 매장을 갖추면 재고 걱정도 없고 물건을 미리 만들어 둘 필요도 없다. 자금이 문제라면 크라우드 펀딩으로 위험부담 없이 참여자를 모을 수 있다(클라우드가 아니다). 설계도는 인터넷에 공개를 함으로써 누구든지 개선의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지적재산권으로 꽁꽁 감춰놓을 성질의 것이 아니다. 설사 중국에서 모조품이 나온다 해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누군가 모방을 한다는 것은 자기의 제품이 인정을 받았다는 것이고, 저변을 확대하는 결과를 빚으며, 결국은 동반자가 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모델이 규격화된 제품을 대량으로 공급해야 하는 분아에는 어차피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필요한 예술작품이나 다른 제작품의 공급에서는 충분한 경쟁력을 줄 수 있다. 즉 롱테일의 영역인 것이다.

모두가 대기업에만 들어가고 싶어하고, 새로 생기는 식당은 대부분이 프랜차이즈점인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독창적인 아이디어, 건전한 기업가 정신, 그리고 자발적 참여를 위한 성취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미국이 모든 면에서 선진국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탄탄한 제조업 기반을 잃지 않았다는 것은 정말로 대단한 경쟁력이 아니겠는가? 원래 이런 말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이를 'garage 정신'이라고 부르고 싶다. 집안에 간단한 공구를 갖추고 직접 수선을 하거나 뭔가를 만들어내고, 이를 사업과도 연결시키려는 마음자세를 말하는 것이다. 공작물뿐 아니라 자가 제작한 음반이 대상일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국민이 좁은 아파트에 살아야 하고 위아랫집 소음 문제로 뭔가를 집에서 만든다는 것이 어려운 우리의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2014년 5월 15일 목요일

Cygwin/X 사용하기 - xauth 관련 에러 문제

우분투를 사용할 때에는 그렇지 않았었는데, 윈도우 7을 깔고 Xmanger + PuTTY를 사용하여 리눅스 호스트를 연결해 놓고 한참 뒤에 돌아와 보니 네트워크가 끊어져있다. 옆자리의 컴퓨터도 그랬었는데, 도대체 이유가 뭘까?

Xshell을 쓰면 안 그럴지도 모른다.

기왕 이렇게 된 것, 무료 솔루션으로 해결해 보련다. 먼저 Cygwin/X를 설치하였다. 패키지 설치가 조금 익숙하지 않기는 하다.

startxwin을 하니 익숙한 창이 하나 뜬다. xeyes를 실행하니 역시 잘 된다.

다음으로 ssh를 이용하여 다른 리눅스 서버를 연결해 보았다. X application을 실행하니까 Can't open display: 에러 메시지가 나온다. 아이구 지겨워... 사실 나는 이 문제를 아직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 예전 Xmanger 쓰던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무척 흔한 에러 메시지인데 말이다.

구글을 뒤져보니 .ssh/config 파일에 다음의 내용을 넣으라고 한다.

Host *
    ForwardAgent yes
    ForwardX11 yes

다시 접속을 해 보자.

Haeyoung@Haeyoung-PC ~
$ ssh  -oPort=2022 proton.kobic.re.kr -l hyjeong
hyjeong@proton.kobic.re.kr's password:
Warning: untrusted X11 forwarding setup failed: xauth key data not generated
Warning: No xauth data; using fake authentication data for X11 forwarding.
Last login: Thu May 15 21:13:33 2014 from 192.168.150.205
[hyjeong@proton ~]$

evince를 실행해 보았다. 오... 잘 뜬다. 또 다른것도 해 보자. 와우, 이것이 언제적 xfig란 말인가... Genome data를 그리기 위해 Perl로 코드를 짜서 xfig 포맷의 파일을 만들었던 기억이 새롭다.



그런데 이 지저분한 경고 메시지는 또 뭐냔 말이다. 이번에는 ssh -X를 해 보자.

Haeyoung@Haeyoung-PC ~
$ ssh -Y -oPort=2022 proton.kobic.re.kr -l hyjeong
hyjeong@proton.kobic.re.kr's password:
Warning: No xauth data; using fake authentication data for X11 forwarding.
Last login: Thu May 15 21:17:31 2014 from 192.168.150.205

에러가 xauth 관련한 것 하나로 줄었다.

리눅스를 사용한지도 벌써 20년이 되어가는데, X window의 정확한 구조 및 작동원리. 디스플레이 변수와 포트포워딩 등에 대한 이해는 여전히 빈약하다. 그저 우분투를 통으로 깔아서 쓰는 경우에는 아예 신경을 쓸 일이 없기는 하다.

Cygin/X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매만져보기로 하자. PuTTY처럼 네트워크가 끊어지는 일이 정말 없는지 확인도 해 볼 예정이다.

2014년 5월 10일 토요일

2014년 5월 8일 목요일

IRB(Institutional Review Board)기관생명윤리위원회)란?

(인간) 유전체를 연구하는 사람은 이제 피해갈 수 없는 연구 심의에 대해 알아보자. IRB는 이러한 심의를 하는 위원회의 이름이다. 민간 단체나 관공서처럼 어느 한 곳에 이런 위원회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고, 인간을 대상으로 연구를 하려는 주체가 되는 기관마다 설립하여 운영하는 것이다.

2013년 2월 2일 "생명윤리 및 안전에 대한 법률(생명윤리법)"이 전면 개정되면서 동법 제15조에 근거하여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연구는 생명윤리위원회의 심의를 의무적으로 받게 되었다. 개정의 취지는 인간과 인체유래물 등을 연구하거나, 배아나 유전자 등을 취급할 때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인체에 위해를 끼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함이다.

사례를 하나 들어 보자. 내가 어떤 이유로 수술을 받아서 신체의 일부를 도려냈는데, 내 동의 없이 이것이 실험 대상으로 쓰인다면 기분이 좋을리가 없지 않은가? 그러면 인체 유래물의 범위를 어디까지 보아야 하는가? 유전체 정보 역시 인체유래물과 동등한 취급을 받고 있는 모양이다.

인간 유전체 정보는 '인체유래물'임과 동시에 가장 궁극적인 '개인정보'이기도 하다. 이래저래 인간 유전체를 연구 목적으로 활용하려는 사람에게는 애로사항이 아주 많은 것이다. 이론적으로 유전체 정보가 가장 원천적인 개인정보임은 맞는 이야기이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유전체 서열 정보를 가지고 개인을 확인하는 것은 아직까지는 쉽지 않다. 내 개인으로서는, 인간 유전체 정보의 활용에서는 좀 더 개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여기에서 갑자기 장난기가 발동하였다. 유전체 정보는 인체유래물인가? 엄밀히 말하면 요즘 기술로 유전체 서열을 해독할 때에는 매우 소량의 인간 DNA를 이용하여 증폭 단계를 거쳐 라이브러리를 만든 뒤 이로부터 정보를 얻는 것이니 유래물의 복사본이라고 하는 것이 맞겠다. 그렇다면 PCR amplification을 거치지 않는 PacBio 시퀀싱 결과물은 좀 더 확실한 인체유래물인가? 유전체 정보는 오히려 '증명사진'이나 '지문'에 가깝지 않을까? 지문은 개인정보이지만, 인체 유래물이라고 볼 수는 없지 않을까?

"이봐 정 박사, 나한테 우리 병원에 다니는 희귀질환 가계의 유전체 정보가 있거든. 이것 좀 들여다보고 어떤 돌연변이가 있는지 좀 찾아주지 않겠나?

"별로 어렵지 않지. NGS raw data를 우리 ftp 서버로 전송해 주게"

2014년 현재 이런 대화가 오고가고 실제로 정보를 주고 받았다면 이는 명백한 현행법 위반이다. 해당 환자에게 제3자에 대한 유전체 정보의 공여에 대한 동의를 미리 받았어야 하고, 이 연구 프로젝트에 대해서 기관생명윤리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논문을 내고자 해도 이러한 사실을 명시해야 한다. 물론 실제적인 절차에 대해서는 아직 알아보지 아니하였다.

몇 가지 생각해 볼 문제를 나열해 보자.

  1. 2013년 2월 2일 이전에 수집된 인간 유전체 정보 활용은 어떤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가? 제공자에게 다시 동의를 받아야 하나?
  2. 만약에 내가 나의 유전체 정보를 읽어서 공개해 버리면,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배되는가?

20년전, 내가 박사과정 학생이던 당시 연구 주제는 선천성 안티트롬빈 결핍증의 유전자를 PCR로 증폭하여 Sanger sequencing을 하는 것이었다. 만약 이런 연구를 지금 다시 한다면 아마 서류 더미에 파묻혀야 했을 것이다.

다음 글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사학교실 김옥주 교수의 글에서 발췌한 것이다. 공부에 도움이 될 것이다.


  • Q: IRB 승인이 필요한 연구와 논문은?
  • A: IRB는 의학연구가 환자나 일반인 등의 연구대상자의 안전, 복지, 권리를 침해하는지의 여부를 사전에 심의해서 연구를 하도록 승인하는 연구윤리심의위원회이므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는 IRB 심의가 필요하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는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1. '사람을 대상으로 물리적으로 개입하는 연구'로서 임상시험(clinical trial)으로 대표될 수 있는 실험적 연구(experimental study)는 반드시 IRB 승인이 필요하다.
  2. 연구대상자의 행동관찰, 대면 설문조사, 신체검사와 같이 연구대상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료를 모으는 관찰연구도 IRB 승인을 받아야 한다.
  3. 직접 연구대상자를 접촉하거나 만나지 않더라도 개인 정보를 사용하는 연구는 IRB 승인을 받아야 한다.
  4. '인체유래물 연구'는 IRB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인체유래물이란 인체로부터 수집하거나 채취한 조직, 세포, 혈액, 체액 등 인체 구성물 또는 이들로부터 부리된 혈청, 혈장, 염색체, DNA, RNA, 단백질 등을 말하며, 인체 유래물 연구는 인체유래물을 직접 조사 및 분석하는 연구를 말한다.

2014년 5월 2일 금요일

가난한 이의 오디오 생활 - 서브 시스템에 대한 환상을 갖지 말자

먼저 서브 시스템 운용에 대한 글 두 편으로 시작해 보련다.

오디오 서브 시스템 운용 방법
서브시스템으로 즐기는 풍부한 오디오 라이프

참으로 지당하고 훌륭한 말이다. 한 세트의 오디오 장비가 모든 장르의 음악을 만족스럽게 재생하지는 못하므로 메인으로 쓸 것 이외에 한 세트를 더 장만해 두어서 매칭의 즐거움도 누리면서 다양한 음악을 소화해 보자는 것이다.

물론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그렇게 하려면 돈이 든다. 또한 여분의 오디오(서브 시스템)을 배치할 공간적 여유도 필요하다.

소출력 진공관 앰프를 주문 제작하고, 주력 소스 기기로서 중고 CDP와 중고 튜너를 들임으로써 모든 준비가 다 끝났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것으로 100% 만족을 아직 하지 못하고 있다. 노후 Tr 앰프 두 대를 다 처분하고 나니, 이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서 자꾸 소리전자 판매장터를 들락거림을 멈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까지 오는데 그렇게 많은 돈을 들인 것이 아니라서, 중고 Tr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를 하나 더 들이는 것이 크게 부담을 주는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식구들 보기에도 좀 부끄럽고, 새로이 표준 크기의 앰프를 들이게 되면 더 이상 놓을 공간이 없다. 제대로 된 오디오 랙을 갖고 있지 못하고 예전에 만들어 둔 책장의 뒷판을 떼어내어 대충 쓰고 있기에 더욱 그러하다.

설령 공간이 충분히 확보되어서 나만의 '서브 시스템'을 들여 놓았다고 치자. 그래봐야 인티 앰프 한 대 추가에 불과하지만... 과연 내가 소스와 스피커를 연결하는 케이블을 빈번하게 바꾸어 끼워 가면서 음악 장르에 맞는 감상 행위를 할 것인가? 장터를 들락거리는 행위는 그 자체로 재미가 있고 중독성도 있다. 어쩌면 5만원 정도 들여서 빨리 서브 시스템을 사 버리는 것이 장터 들락거림으로 인한 비용(구입 결단을 내릴 때까지 계속 이어질 것이다)보다 더 적게 먹힐지도 모르는 것이다. 이 논리는 어떻게든 빨리 사고 잊어버리는 것이 나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의 전력을 보면, 하나의 호기심을 채우고 나면 또 다른 호기심이 나를 자극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것으로 다 되었다'고 느끼는 찰나, 나는 또다른 호기심을 찾아서 장터에 매복할 준비를 할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러니 차라리 여기에서 중단하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는 생각을 하려고 애쓰는 중이다. 어차피 4-5만원짜리 중고 앰프를 사 보아야, 음질이 마음에 들지 않아 내쳤던 두 대의 앰프보다 특별히 나을 것 같지도 않다. 중국산 T-class amp가 요즘 매우 매력적인 가격에 나오기는 하지만, 이것의 음질 역시 크게 기대할 바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잘 참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