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31일 화요일

(대전) 한빛 시계수리 전문점 방문기

1999년쯤 아내 것과 함께 구입한 돌체 시계의 3시 방향 인덱스가 떨어져 나갔다. 시계를 찬 채로 유리가 깔린 사무용 책상 위에서 너무 오랫동안 일을 해 와서 시계줄의 상태도 매우 좋지 않다. 바닥에 닿았던 쪽의 시계줄은 마치 사포로 갈아낸 듯이 평평하게 닳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유행이 많이 지나서 요즘 기준으로는 직경이 매우 작은 편이다. 그래서 만약 시계가 멈추게 되면 소모된 배터리를 빼 버릴 생각도 하고 있었다. 쉽게 말해서 퇴출의 위기를 겪은 셈이다.

그래도 가끔 이 시계를 차고 있으면 매우 가볍고 시인성도 좋은 편이라서 수선을 하기로 결심을 하였다. 이번에는 인터넷 조사를 통해서 기술력과 친절도 모두 좋은 평을 받고 있는 한빛 시계수리 전문점을 찾기로 하였다. 내비게이션으로 상호를 찍고 찾아가 보니 바로 앞에 큰 공영 주차장이 있어서 매우 편리하였다. 먼저 온 손님이 가족들의 시계를 전부 가지고 왔는지 대여섯개의 시계를 놓고 수리가 진행 중이었다. 내부에는 각종 기능경기대회에서 수상한 상장이 즐비하게 붙어 있었다. 자전거 타기를 매우 즐기시는지 전국 일주 및 4대강 일주 인증서도 전시되어 있었다.



떨어진 인덱스만 붙이면 될 것으로 생각하였는데 숫자판 자체가 떨어져서 흔들리는 상태였고 본드가 오래되어 세척을 하는 도중에 유리가 떨어지고 말았기에 이를 전부 수선하였다. 뒷뚜껑 안쪽에는 동네 시계점에서 2016년 봄에 전지를 교체하였음을 기록해 놓았기에 전지는 그대로 두었다. 오후 5시 반을 알리는 괘종시계의 '땡' 소리가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는 듯하였다. 요즘 기계식 손목시계에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되면서 그런 물건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와인더의 실물을 오늘 처음 보게 되었다.

예상보다 수리할 것이 많아서 기다리는 동안 시계에 관한 이런저런 대화가 오고갔다. 간혹 어떤 시계점에서는 본인의 기술력을 지나치게 자랑하는 사람도 있지만 한빛 시계수리 전문점의 김정중 사장께서는 고객을 아주 편안하게 대해 주셨다. 수리 비용도 생각보다 매우 저렴하였다. 적극적인 자기 자랑이 없이도 결국 고객들의 입소문에 의해서 대전 시민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수리 의뢰가 들어오는 것 아니겠는가. 오늘 수리한 돌체 시계는 아직 무브먼트가 원활히 공급되는 것이라서 교체가 가능하다고 하였다.

오늘 수리를 마친 시계와 명함을 같이 놓고 사진을 찍었다. 아직 이 시계는 좀 더 오랫동안 내 손목 위에 머물러야 할 운명인 모양이다.


2017년 1월 27일 금요일

Blast2GO (Pro) 4.x 버전 익히기

Blast2GO의 매뉴얼을 인쇄해서 읽어본 것이 버전 2.5였을 당시인데 최신 버전은 벌써 4.0.7에 이르고 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기능 향상이 있었을까? 내가 사용하는 것은 유료 버전인 Blast2GO PRO이다. PRO는 blast 검색을 훨씬 빠른 속도로 할 수 있고, 다양한 분석 기능을 내장하고 있다. 심지어 prokaryote 및 eukaryote의 gene finding까지 가능해졌으니 이제는 유전자 서열(혹은 번역된 단백질 서열)을 대상으로 하는 단순한 functional annotation tool의 범위를 한참 넘어서고 말았다. 게다가 NCBI GenBnak submission까지도 해 준단 말인가?

여러 기능이 추가되었다 해도 blast2GO의 기본 기능은 다음의 다섯 가지 단계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1. BLASTing: 별다른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검색이 끝난 서열은 주황색으로 바뀐다. 매치하지 않은 서열은 빨강색으로 표시된다(Description은 ---NA---가 된다).
  2. Mapping: blast hit에 부가된 GO term을 추출. Mapping이 끝난 서열은 녹색으로 바뀐다.
  3. Annotation: mapping step에서 가져온 GO pool로부터 GO term을 추출하여 query sequence에 할당하는 것.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 규칙을 활용한다. EC 번호는 이 단계에서 붙여진다. 추가적으로 InterPro 검색을 하였다면 Merge InterProScan GOs to Annotation을 실행해서 이미 존재하는 기존의  annotation을 개선할 수 있으니 이를 실행하기를 권장한다. Annotation이 끝난 서열은 파랑색으로 바뀐다.
  4. Statistical analysis: 두 세트의 유전자가 갖는 GO term 빈도의 차이를 통계적 방법으로 분석하는 기능이다. Analysis->Enrichement Analysis->Fisher's Exact Test를 택하면 유전자 ID를 수록한 .txt 파일을 선택하는 대화 상자가 뜰 것이다. 이미 로드된 프로젝트의 서열 전체를 reference set으로 쓴다면 test set만 설정하면 된다.
  5. Visualization
자주 활용을 해야 이 프로그램의 체계에 익숙해질 것임은 자명한데 안타깝게도 아직 그러한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였다. 예를 들자면 .b2g와 .dat 파일은 무엇이 다른가? 
  • File->Recent Files를 선택하면 최근에 사용한 .b2g와 .dat 파일이 전부 나타난다. 
  • File->Open File (.b2g)를 선택하면 .b2g 파일만 열 수 있다.
  • File->Load->Load Project (.dat)를 선택하면 .dat 파일을 열 수 있다.
  • 시퀀스를 로드(예: File->Load->Load Example Sequences)한 뒤 오른쪽 위의 [X]를 클릭하면 .b2g 파일에 저장하겠느냐고 묻는 대화 상자가 나타난다.
  • File->Save(or Save As...)를 선택하면 .b2g 파일로 저장한다는 대화 상자가 나타난다. 이때 주의할 점은 어느 창이 활성화되어 있느냐는 것이다. 시퀀스 테이블이 활성화 된 상태와 Blast Result가 활성화된 상태에서 Save(or Save As)를 선택하면 저장되는 내용이 각각 달라진다.
.dat 파일은 '프로젝트 파일'임이 자명하다. 그러면 .b2g 파일의 정확한 용도는 무엇인가? 또 Load와 Open의 차이는 무엇인가? 분명한 것은 분석의 출발점이 되는 query sequence는 오직 Load의 대상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모든 데이터(chart, graph, RFAM 결과, KEGG 결과, ID-list 등)를 .b2g 파일로 저장하는 것은 Blast2GO PRO에서는 가능하지만 BASIC 버전에서는 안된다.

기타 유용한 기능


위 그림처럼 서열 테이블에서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무르면 single sequence menu 창이 뜬다. 지정된 .query sequence에 대한 다양한 분석 결과를 선택하여 오른쪽 하단의 result tab에서 볼 수 있다.

테스트 결과 KEGG pathway map data는 sequence table에서 같이 다루어지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텍스트 파일로 저장하려면 별도의 메뉴인 File->Export->Export KEGG Data를 선택하여 실행한다. 결과 파일의 컬럼 구성은 Pathway, Seqs in Pathway, Enzyme, Enzyme ID(=EC number), Seqs of Enzyme, Seqs, 그리고 Pathway ID이다. 컬러가 입혀진 pathway map 그림(.png)을 저장하려면 오른쪽 하단의 툴바에서 Save Map 또는 Save All Maps를 선택한다(아래 그림 참조).


Blast2GO에서 만들어진 프로젝트 파일은 CLC Genomics Workbench의 Blast2GO Viewer 플러그인을 통해서 볼 수 있다고 한다.

2017년 1월 26일 목요일

Metaphor.pl 스크립트의 문제점 발견

Genome 사이에서 bi-directional best hit(BBH)에 의한 ortholog candidate를 찾아주는 프로그램이 있는지 검색을 하다가 Metaphor라는 것을 발견하였다. 예전에는 inparanoid나 orthoMCL을 대충 쓰고는 했었는데, 사실 이 도구는 달랑 두 개의 유전체를 비교하기에는 썩 적합하지 않다. 양방향 blast parsing script를 직접 작성하려면 또 얼마나 귀찮은가.

Metaphor: Finding Bi-directional Best Hit homology relationships in (meta)genomic datasets. Genomics 104(6): 459-463.

프로그램 다운로드 페이지에는 README 파일이 있다고 하였지만 패키지를 받아서 압축을 풀어보니 펄 스크립트 하나만 들어있다. 입력 파일은 아미노산 서열 파일(반드시 .fasta 확장자를 가져야 함) 또는 GenBank flat file이다. GenBank file을 공급하면 자동으로 translation을 뽑아낸다. 검색 엔진으로는 legacy blast(blastall)을 사용하되 xml 형식으로 만들어진 blast 출력 파일을 파싱하여 최종적으로 core gene을 뽑아낸다.

논문을 훑어본 다음 테스트 러닝을 실행하였다.

-------------- ERROR --------------Cannot find match for the first hit accession identifier.-----------------------------------

이건 도대체 무슨 에러인가? BioPerl module을 쓰는 것도 아니니 Metaphor.pl 스크립트에서 이런 메시지를 출력하는 라인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여 찾아보았다.

 642 ## Extract first hit
 643 if ($blast_output_hit =~ m/1<\/Hit_num>/){
 644      #if($blast_output_hit =~ m/(\w+).*<\/Hit_def>/){                                              
 645      if($blast_output_hit =~ m/([^\s]+)<\/Hit_def>/gi){                                                  
 646          $hit_accession = $1;
 647      }else{
 648          error("Cannot find match for the first hit accession identifier.");
 649      }
 650 }
645번 라인에서 ... 사이에 존재하는 문자열을 제대로 추출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xml 파일을 찾아보니 다음과 같은 형식이다.

MAE_RS00010 MAE_RS00010 hypothetical protein 969:1514 reverse MW:20589

패턴 매칭을 위한 정규식이 ([^\s]+)<\/Hit_def>이므로, $hit_accession이 제대로 값을 얻어내려면 결과 파일에는 MAE_RS00010라고 기록되어야 한다. 즉 빨강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존재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이렇게 하려면  (1) query file의 서열 ID 부분에는 오직 >seqID라고만 되어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아니면 (2) 코멘트 처리된 644번 라인을 살리고 645번 라인을 무력화하면 query file을 건드리지 않고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실제로 (1)과 (2)의 두 가지 방법을 전부 사용하여 성공적으로 Metaphor.pl을 실행하였다.

Perl에 까막눈이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심오한 에러가 발생한다면 수정할 자신은 별로 없다.




2017년 1월 25일 수요일

손목시계 고르기

나는 주로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낭비하는가? '무엇인가를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쉴 새 없이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뒤적거리면서 이에 대한 정보를 찾느라 시간을 낭비한다. 정보 조사의 욕구는 여러 방면을 통해 일어난다. 시사 이슈에 대한 것, 업무(연구)에 대한 것, 취미와 관련한 것(예를 들어 오디오 DIY나 음악 정보), 그리고 마지막으로 쇼핑이다. 마지막 두 가지는 상당히 많이 겹치는 것이 사실이다. 품목을 가리지 않고 쇼핑을 하는 것 자체가 취미가 되어버리면 정말 심각한 문제다.

어떤 한가지 물건의 쇼핑과 관련한 '검색질'을 하면서 시간을 낭비하는 총 기간은 때에 따라 다르다. 짧게는 일주일 이내(예를 들어 저주파 치료기 구매)에 종료되지만 길게는 몇 년을 가기도 한다. 가장 최근에 관심을 갖게 된 기계식 시계(automatic movement를 갖춘)에 대한 열띤 호기심은 한 달 정도 나를 사로잡다가 이제 조금씩 수그러드는 중이다. 감히 '시알못(여기서는 계에 대해 지 못하는 람)' 수준을 갓 벗어난 상태라고 해도 될지 모르겠다.

여담이지만 시계의 각 부분을 일컫는 보편적인 우리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어식 표현이 난무하는 것은 안타깝다. 시계바늘, 시계줄(요즘은 북엇국이 맞는 표현이지만 시곗바늘은 틀렸다고 한다. 어렵다!) 등등의 자연스런 우리 낱말이 있는데 왜 핸즈, 밴드, 베젤, 브레이슬릿 등등의 표현을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 심지어 태엽을 테입(tape?)이라 쓰는 사람도 있었고, 영어를 쓰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이나 시계의 유리를 액정으로 표현한 사람도 있었다. 어떤 기기의 작동 상태를 보여주기 위하여 기기 겉면에 붙은 유리 재질의 투명한 창과 같은 부분을 전부 액정으로 통칭하는 것으로 오해한 듯하다. 아, 재질을 '제질'이라고 쓰는 사람도 흔하다.

중국에서 제조된 저가의 롤렉스 서브마리너(청색 다이얼) 카피 제품을 하나 구입하여 쓰면서 좀 더 잘 만들어진 시계를 언젠가는 가져보리라 다짐을 하였다. 고통스런 검색과 궁리 끝에 내린 결론은 정장용 손목시계보다는 잠수부용 손목시계가 더 나의 마음에 끌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음의 두 가지 모델을 선정해 보았다. 전부 자동으로 태엽이 감기는 오토매틱 시계이다.


인터넷에서 찾은 리뷰를 링크한다.

Orient Mako CEM65001M Automatic Diver Watch Review
   (Orient USA 웹사이트의 제품 정보 링크)
Seiko 5 Fifty Five Fathoms (일명 '세이코 블랑팡(Blancpain)')

왼쪽의 주황색 시계는 일본의 시계 제조사인 오리엔트에서 만든 것이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 거의 판매 활동을 하지 않아서 주로 해외 직구를 통해 구입해야 한다. 저렴하고 개성있는 오토매틱 손목시계를 갖추고 있어서 북미에서는 꽤 인기가 있다고 들었다. 과거 국내 회사와 기술제휴를 통해서 오리엔트 시계가 많이 팔렸었는데, 이제 그 관계가 더 이상 지속되지 않지만 그 국내 회사는 아직도 오리엔트라는 사명을 쓰고 있다. 국내 오리엔트사에서 유지하고 있는 브랜드명은 갤럭시와 샤갈 등이 있다. 물론 이 시계는 예전 같은 인기를 누리지는 못한다. 현재 국내 오리엔트 그룹은 오리엔트 바이오(실험용 동물 및 의료장비 공급), 오리엔트 시계, 오리엔트 전자(SMPS로 잘 알려진 과거 화인선트로닉스) 등을 거느리고 있다. 이재명 성남 시장이 자신이 소년 노동자로 일했던 오리엔트 시계 공장에서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2017년 1월 23일).

손목시계 이야기를 하다가 이야기가 엉뚱한 곳으로 샜다. 실제로 구입을 하게 될지는 아직 모른다. 설 연휴나 지나야 생각이 구체화될 것이다. 이베이 또는 아마존 말고도 손목시계 해외 직구에 최적화된 온라인 매장을 몇 개 나열해 보겠다. 구글에서 검색하면 웹 주소는 그냥 나온다.

Creation Watches - Dutyfree Island - Ashford - Jomashop

한 달 동안의 기침

지난달 하순에 일주일이 넘게 감기로 고생을 한 일이 있다. 고열이나 전신 증상이 심하게 오지는 않았지만 끔찍한 인후통으로 음식을 제대로 먹기가 힘들었었다. 감기가 나을 무렵 기침이 시작되더니 지금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코푸시럽S(마약 성분이 포함된 '코푸시럽'은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용각산, 흡입식 치료제인 세레타이드 디스커스 등 별의별 약을 써도 도무지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따뜻한 집에서 쉬고 있으면 괜찮다가도 외출 시 찬바람을 쏘이면 기침이 나는 것이다. 기침을 너무 오랫동안 지속했더니 급기야 오륙일 전부터는 흉통까지 동반되었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어제 오후 외출 신청서를 내고 근처의 대학 병원 호흡기 내과를 찾았다. 엑스레이 소견으로는 기관지가 약간 두꺼워진 것처럼 보이는데, 일단은 감염후 기침(pos-tinfectioctous cough, "the nagging cough")으로 여겨지니 5일간 약을 써 보고 낫지 않으면 다시 내원하라고 하였다. 필요하다면 폐 CT를 찍을 수도 있다고 하였다. 가장 극악한 가능성은 바로 결핵이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 처방받은 약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어제 저녁부터 약을 먹기 시작하였다. 놀랍게도 증세가 한결 가라앉았다. 만약 약국에서 파는 일반의약품에 적당히 의존했거나 1차 진료기관만 다녔으면 계속 기침으로 고생을 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위에서 소개한 the nagging cough에서는 만성적인 기침의 원인을 설명하고 있다. 몇 가지를 소개한다면 후비루(後鼻漏, postnatal drip;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것), 천식, 음식물의 역류(질환에 의함), 만성 기관지염 등이 있다. 이 웹문서에서는 감염후 기침을 후비루 항목에서 소개하였다. 원문을 옮겨본다.

...but in others, a prolonged postnasal drip lingers after a viral upper respiratory infection; some call this variety a post-infectious cough.

만성적인 기침이 다음과 같은 증세를 동반한다면 당장 병원을 찾아야 한다.

  • 지나치게 많은 가래
  • 피가 섞인 기침
  • 숨막힘
  • 기침과 관계 없는 가슴 통증
  • 천명

이와 더불어서 '기침이 낫지 않는 8가지 이유'라는 영문 사이트가 있어서 소개한다(링크). 우리나라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결핵이다. 후진국의 병으로 여겨지던 결핵이 우리나라에서 아직도 창궐한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다. 관련된 링크 몇 가지를 소개하는 것으로 오늘의 포스팅을 마치고자 한다.

2017년 1월 18일 수요일

Bacterial RNA-seq data analysis

Tophat-cufflinks, TMM, DESeq, EdgeR... 이런 것들을 공부하면서 RNA-seq data analysis를 열심히 익히던 시절이 있었다. 그것이 벌써 3-4년 전의 일이다. 이를 꾸준히 진행하여 논문까지 완성했더라면 완전한 나의 실력으로 자리잡았을 것이지만, 연구과제 수준에서 끝난 뒤 더 이상 진행이 되지 않다 보니 결국은 본업인 genome sequencing 쪽으로 다시 돌아오고 말았다. 당시 익혔던 기법들은 노트 속에 남은채 조금씩 기억에서 잊혀져갔다. 미생물 유전체 해독을 위한 최선의 플랫폼이 되어버린 PacBio 자료를 매만지느라 나의 이러한 편식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광합성 세균의 RNA-seq data를 분석할 일이 생겼다. 좀 편하게 해보려고 과거의 기억을 더듬어서 CLC Genomics Workbench의 RNA-seq Analysis 기능을 쓰려고 하였더니... 새로 등장한 metadata file 조작 단계에서 막히고 말았다. 남겨진 교육 자료를 아무리 보아도 잘 이해가 가질 않아서 결국 인실리코젠의 도움을 받기로 하였다.

Tophat-cufflinks-cuffdiff로 이어지는 tuxedo suite는 진핵 생명체를 대상으로 novel transcript 혹은 novel splicing site를 찾는 것이 중요한 목적 중의 하나이다. 반면에 coding density가 매우 높고 gene overlap이 빈번히 일어나는 원핵 생물에서는 이러한 방법의 적용이 항상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한다. 비록 그 수가 많지는 않으나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만들어진 원핵 생물 전용 RNA-seq analysis software가 몇가지 존재한다(Rockhopper, EDGE-pro, SPARTA 등). 그런데 3년 정도 이 분야의 공부를 등한시하는 바람에 최신 경향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나같은 게으른 사람은 이런 논문을 하나 찾아서 읽으면 큰 도움이 된다.

A survey of best practices for RNA-seq data analysis. Genome biology 2016 17:13

공부에는 끝이 없구나!

2017년 1월 16일 월요일

2017년 첫 납땜 - OCL 100W amplifier

새해가 오면 산악인들은 시산제(始山祭)라는 것을 한다. 그럼 DIY 오디오쟁들은? 공구와 오이오 기기를 앞에 늘어놓고 절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연말에 AliExpress에서 구입하여 새해가 밝으면서 받은 앰프 키트(현재의 판매 링크)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해 보았다. 자작인들이 쓰는 용어 중 '절두'라는 것이 있다. 납땜질을 끊는다는 뜻이다. 김유신이 자신을 천관녀에게 데려다 준 애마의 목을 가차없이 베었듯이 납땜인두를 '잘라버린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단지 취미 생활에 불과할 뿐인데 이렇게 절박한 용어를 쓰는 것은, 취미(납땜질)에 몰두하면서 그만큼 일상 생활에 피폐해짐을 막자는 단호한 의지가 포함된 것이리라. 난 아직까지 절두를 선언한 적도 없고, 그러한 경지에 오를 정도의 내공을 쌓지도 못했다. 이번에 만든 앰프 기판은 지금까지 직접 납땜을 한 회로 중 가장 부품이 많은 것이었으니, 내 취미 이력의 일천함이 바로 드러나지 않는가? 감히 절두라는 용어를 입에 올리기도 부끄럽다.


입력 신호용 단자는 원래 제공되지 않았으나 갖고있던 JST-XH 터미널을 하나 붙였다. 색맹도 아닌데 저항 색깔 코드는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무슨 색인지 확신을 할 수가 없어서 전부 테스터로 찍어서 저항값을 확인하였다. 납땜 작업은 비교적 빨리 끝났고 특별한 실수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작업을 마치고 나니 10uF 전해 캐패시터가 하나 남는다. 아무리 점검을 해도 기판 위에 남는 구멍이 없으니 내 실수는 아니다. 다만 트랜지스터의 높낮이를 맞추지 못해서 들쑥날쑥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런 캔 타입의 트랜지스터(3DD15)는 처음 다루어 본다. 리드와 PCB의 구멍 간격이 약간 덜 맞는 것이 아쉽다. 리드가 꽤 두꺼운 편이라서 납이 잘 붙은 것이 맞는지 확신이 서질 않는다. 남는 리드는 잘라버려야 할까? 손을 대기가 아까와서 일단은 그냥 두었다.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앰프의 전원 트랜스포머를 연결하고 전원을 넣은 뒤 입력 신호 없이 스피커 단자에 테스터를 찍어 보았다. 50 mV 정도가 나온다. 이만하면 OK. 스피커를 연결하고 전원을 투입하니 약간의 팝업 노이즈가 발생하였다. 그러나 다른 잡음은 특별히 느껴지지 않는다. 입력 단자에 드라이버를 대 보았다. '부르르~' 소리가 난다. 다행이 오배선이나 납땜 불량은 없었나 보다. 그러면 이제 입력 신호를 넣어보자. DAC를 연결하고 컴퓨터에서 미디어 플레이어를 작동시켰다.

어라라? 힘이 없고 일그러진 소리가 난다. 납땜 불량이나 오배선은 없는데? 전원 전압 부족인가? 사용한 전원 트랜스포머의 출력은 13V-0V-13V이다. 판매자 사이트에 가서 회로도를 확인하였다. 아하, 15V-0V-15V가 필요하구나! 최종 확인을 해 봐야 알겠지만 이렇게 되면 당초 계획이 틀어지고 만다. 원래 13V-0V-13V 트랜스포머는 LM1876 앰프에 연결하여 쓰던 중이었다. 이를 이번에 만든 100W 앰프에 번갈아 연결하여 쓸 생각이었었다. 특별히 케이스에 넣지는 않고 나무판 위에 트랜스포머 하나와 보드 두 장을 늘어놓고서 말이다.

15V-0V-15V 전원 트랜스는 다른 앰프의 케이스 속에 들어있으니 일단은 이것을 가지고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한 다음 앞으로의 활용 방안에 대해서 고민해 보겠다.

망했어요!

15V-0V-15V 트랜스포머에 연결을 해 보았다. 15V 트랜스포머를 연결했을 때애는 느끼지 못했던 험이 심하게 들린다. 소리는 여전히 일그러져 들린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어느 한쪽 채널에서만 문제가 있다면 납땜 패턴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잘못 붙인 곳이 없는지를 확인해 볼텐데, 양쪽이 다 똑같으니 도무지 그 원인을 알 방법이 없다.

일단 책상 앞에 세워두고 관상용으로...


2017년 1월 12일 목요일

디자인의 카피와 오마주 사이에서

현재의 전기 기타(electric guitar)는 다음의 두 제품의 형태, 즉 펜더의 스트라토캐스터 또는 깁슨의 레스폴을 따르는 것이 대단히 많다. 전부 1950년대 초반에 처음 나온 것이다.

기본적인 외형은 이를 따른다 하더라도, 헤드(줄감개가 있는 곳)의 디자인은 각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게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타 회사의 기타를 보통 '카피'라고는 하지 않는다. 이제는 워낙 흔히 보이는 대중적인 기타의 외형이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원래 오마주라는 용어는 존경 혹은 존중을 의미하는 프랑스어이다. 요즘은 예술과 문학(특히 영화)에서 존경하는 작가와 작품을 원작 그대로 본떠 표현하는 것을 일컫는데 주로 쓰인다. 하지만 위에서 보인 엇비슷한 기타 디자인을 이야기할 때 오마주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국산 기타 제조사인 덱스터, 스윙, 크라켄 등의 특정 기타 모델을 가리켜서 펜더 스트라토캐스터의 오마주라고는 아무도 하지 않는다.

자, 그러면 시계는 어떠한가? 다음은 잠수부 시계(꼭 다이버 워치라고 해야 하는가)의 대명사인 롤렉스의 submariner이다. 단, 내가 인터넷에서 구한 이 사진은 진품인지 짝퉁인지는 알 수 없다. 국내 시계 애호가들은 이를 줄여서 '섭마'라고 부른다.


섭마 역시 전기 기타로 말하자면 스트라토캐스터와 비슷한 상황이다. 이것과 유사한 형태의 시계가 롤렉스 이외의 제조사에서 얼마든지 만들어진다. 단, 롤렉스의 외형을 100% 흉내낸 모조품(레플리카, 짝퉁, 짭 등으로 불리는)은 논외로 하자. 서브마리너와 유사한 다른 시계 제조사의 제품을 전부 모조품이나 카피라고 할 필요는 없다. 일렉트릭 기타도 그러했었고, 산업 디자인에서 이러한 사례를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유독 시계에서만 서브마리너 오마주니 블랑팡 오마주니 하는 글들이 많이 보인다. 이건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예술가 혹은 창작가가 정성을 들여서 하나 만들어내는 작품에 대해서 누구의 무슨 작품을 오마주했다고 하면 이해가 간다. 하지만 공장에서 대량생산하는 '제품'이 무슨 오마주란 말인가. 세상 그 누구도 펜더 스트라토캐스터를 오마주한 기타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그저 (롤렉스) 서브마리너 스타일의 시계라고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럼 이제부터 본론에 들어가겠다. 관심도 유한한 자원이다. 이 말은 한번에 너무 많은 것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현실은 남자에게 이 자원은 좀처럼 소모되질 않는다. 다만 관심의 대상이 바뀔 뿐이다. 매일 휴대폰이나 컴퓨터를 붙들고 뭔가를 검색하게 만들고 뭔가를 구입하게 만드는 '관심'은 원하던 바로 그것을 구입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다만 대상을 바꾸어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으로 전환된다. 나에게는 카메라, 자전거, 오디오가 그러했었다. 가장 최근까지는 오디오 - 중국에서 값싼 키트나 조립된 기판을 구입하여 납땜하는 수준의 - 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다가, 이제는 슬슬 손목시계로 그 대상이 옮겨가는 중이다. 

열흘 정도 궁리를 했을까? 착용 시 손목의 움직임에 의해 스스로 태엽이 감긴다는 오토매틱 시계를 하나 갖고 싶다는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첫번째 물건은 바로 서브마리너 스타일의 중국제 시계였다. 인터넷으로도 검색을 하고 백화점 매장을 둘러보기도 하였으나 가격이 너무 비싸서 간단히 체험만 해 볼 요량으로 고른 것이다. 이 제품은 Winner라는 브랜드의 것으로 석와치스에서 구입하여 지금 삼일째를 맞고 있다. 해외 직구를 했으면 아마도 상상하기 어려운 훨씬 싼 가격에 구입했을 것이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는 검정색 모델이 $17.30(배송비 무료)에 팔린다. 시계줄은 종이클립과 플라이어를 사용하여 손수 네 마디를 줄였다. 외경은 40 mm 정도라서 요즘 유행하는 시계처럼 크지는 않다. 이 점은 매우 마음에 든다.


가격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회전식 테두리의 12시 방향에 있던 야광 표식이 배송 당일날 떨어져나가서 비슷한 색깔의 매니큐어로 칠해버렸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시계바늘(왜 시계 애호가들은 핸즈 - hands - 라고 하는 것일까? 그냥 시계바늘이라고 하지...)과 각 시마다 찍힌 도료는 실제 확인해 보니 전혀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지 못하였다.


시계줄은 소위 '깡통줄'이라서 매우 가볍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버클의 품질이다. 손목에 찬 뒤 버클를 꾹 누르는 것만으로는 도저히 잠기질 않는다. 그래서 잠금버튼(아래 그림의 화살표; 실제노는 반대편에 위치한 것)을 누르면서 채워야 비로소 잠긴다.


전반적인 마감과 부품의 품질에 대해서 큰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 하지만 가격이 모든 것을 설명하지 않겠는가? 투명한 뒷뚜껑을 통해서 오토매틱 무브먼트의 작동 모습을 감상하자. 일오차를 특별히 측정하지는 않았는데 실용상으로는 큰 문제가 있는 수준은 아니다.


평생 전지를 갈 필요가 없다는 것은 오토매틱 시계를 판매하는 좋은 전술이 못된다. 기계적 충격에 취약하고 관리가 까다로우며 정기적인 분해 및 점검(오버홀)이 필요하기 떄문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감수하면서 아날로그의 감성을 느끼고 싶어서 오토매틱 시계를 쓰는 것 아니겠는가? 이번에 구입한 시계는 워낙 저가라서 오버홀을 할 생각은 없다. 일단은 망가지기 전까지 사용해 보면서 '오토매틱 시계란 이런 것이구나'하고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리는 것이 목표이다.








2017년 1월 10일 화요일

남자와 시계

국정농단 사태, 조류독감, 북한 및 외교 문제... 나라 안팎으로 희망적인 소식은 도저히 들리지가 않는다. 조기에 치루어지든 원래대로 12월 말에 실시되든 대통령 선거라는 큰 계기를 통해서 내일과 희밍을 이야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쏟아지는 뉴스를 보면 답답하기만 하다. 현실이 어려우니 이를 애써 외면하고 생활 주변에서 즐길 거리를 좀 찾아보고자 한다.

뜬금없이 시계 이야기를 꺼내보겠다. 여자에게 핸드백이 주는 의미는 남자에게 시계가 갖는 의미와 비슷하다. 자동차, 카메라, 오디오... 남자가 빠지기 쉬우면서 많은 돈이 들어가는 몇 가지의 취미가 있다. 그런데 이 물건들은 상시 갖고 다닐 수는 없다. 하지만 시계는 그렇지 않다. 비록 휴대폰은 한치의 오차도 없는 시간을 알려주고 있으며, 몇 천원에 불과한 중국제 패션 시계(쿼츠) 역시 이에 못지않은 정확성을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손목 위에 채워진 시계를 향하는 시선은 즐겁다. 특히 외산 브랜드의 고가 기계식 시계가 남자들의 마음을 끄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불황이라고는 하지만 요즘 명품 시계는 유독 한국에서 잘 팔린다고 한다(뉴스 - 명품시계, 왜 한국에서만 잘 팔릴까). 신년 초였던가? 배달된 신문을 펼쳐드는데 두 면으로 이어지는 롤렉스의 전면광고를 보고 흠칫 놀랐다. 백화점에서도 시계 매장이 효자 노릇을 한다는 소식은 쉽게 접할 수 있다. 한때 한국은 세계 3위권의 시계 제조국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고급 시계의 소비 대국이 되어가는 중이다. 오리엔트, 삼성, 한독 등등의 시계 메이커는 다 어디로 갔는가? 저가의 패션시계 아니면 고가 명품시계라는 양극단 속에서 한국의 시계산업은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잘 알려진 로만손만 해도 쥬얼리 브랜드인 제이에스티나를 출시하면서 시계 판매를 통한 매출 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이제는 사명을 바꿀 것을 검토한다고 들었다.

이렇게 기계식 명품 시계가 다시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있는데, 카메라에서는 왜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요즘 필름식 사진에 대한 대중이 관심이 약간 증가하면서 코닥은 엑타크롬(슬라이드 필름)을 다시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나도 거실 장식장 안에 몇 대의 필름식 카메라를 아직도 갖고는 있지만, 필름을 현상하고 인화하는 서비스가 주변에서 거의 사라지고 말아서 이 취미를 다시 되살릴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다.

경제력을 갖춘 40대 중후반 남자가 국내 고급 시계의 최대 고객층이라고 한다. 나는 40대 후반은 맞는데 경제력은 별로 갖추지 못하였다. 재미삼아 구입한 중국제 기계식(오토매틱 무브먼트) 시계 하나가 오늘 배송될 예정이다. 고등학교때까지는 손으로 매일 태엽을 감아야 했던 국산 시계 하나를 계속 사용했었고, 오토매틱은 이번이 처음으로 경험하는 것이다. 이제는 시력이 나빠져서 날짜/요일 표시창이나 작은 숫자판이 여럿 배치된 크로노미터형 시계는 별로 반갑지가 않다. 그리고 초등학교 시절 교실 바닥을 닦기 위해 걸레와 같이 갖고다니던 왁스통을 연상하는 너무나 큰 크기의 시계도 내 취향은 아니다(흔히 '방패'에 비유된다고 한다). 그러니 입맛에 맞는 시계를 고르기가 쉽지는 않았다.

어떤 방향으로 튈지는 아직 모르지만, 주머니 사정을 어렵히지 않는 범위 안에서 즐기는 것이 무슨 문제가 있으랴.

2017년 1월 5일 목요일

조류 인플루엔자(AI)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닭의 해를 맞았건만 대한민국에서 사육되는 닭들은 그야말로 지옥과 같은 현실을 맞고 있다. 사육 농가들은 해마다 되풀이되는 재해에 망연자실한 상태이고, 아무런 죄도 없는 수천만마리의 닭들은 살처분되어 매몰된다. 계란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이제는 수입한 계란을 먹어야 할 지경이다. 게다가 조류독감의 인체 감염에 대한 우려도 점점 커지는 추세이다.

가축 역병이 창궐한다고 해서 가축들을 거의 절멸시키는 대책만이 유일하다면 이는 너무 참혹하다. 동물의 복지를 고려하지 않는 공장식 사육이 결국 문제일까? 하지만 바로 곁의 일본에서는 매우 효과적인 대처를 하여 우리나라와 같은 대란을 되풀이하지는 않는다.

과학기술자들이 분명히 이 사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어제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서는 KISI 주관으로 제11회 국민안전기술포럼 "조류인틀루엔자(AI): AI 방역을 위한 과학기술은?"을 주최하였기에 참석을 하였다. 뉴스를 통해서만 어렴풋하게 알던 AI 관련 사실을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조류독감은 철새를 통해서 사육되는 오리를 거쳐 산란계(알 낳는 닭), 마지막으로 육계에까지 전파된다. 일본에서 조류독감 피해가 적은 것은 초동대처를 잘 하는 탓도 있지만 우리만큼 오리 소비가 많지 않아서 사육되는 오리의 수가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라고 한다.


 문제는 아무리 준비된 과학기술이 있다 하여도 이것이 현장에까지 적용되는 것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고, 또 제도적/사회적 뒷받침이 없이는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송창선 교수의 발표 내용 중 가슴을 치게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인용해 본다.

  1. 철새 AI = 오리농가 AI
  2. 24시간 이내 살처분 = 서류상 조치
  3. 거점 소독 = 무용지물
  4. 세척 없는 소독 = 무용지물
  5. 축산차량 이동 통제 = 불가능
  6. 농가 제공 시료를 이용한 진단 = 헛수고
  7. 백신 사용 = 상재화, 인체 감염 우려만 강조
  8. 밤샘 진단 = 밤샘 작업, AI 관련직 이탈
더 이상 땜질식의 대책이 아닌 근본적인 방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