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28일 금요일

2008년식 토스카의 대수술 - 엔진 헤드커버 수리(+알파), 네비게이션 교체, 블랙박스 장착

19만 6천 킬로미터를 넘게 주행한 2008년식 토스카 L6 2.0 가솔린 모델의 엔진오일 누유 문제를 지난 3월에 블로그에 기록한 일이 있다(2008년식 토스카의 엔진오일 감소 및 시동 불량 문제). 차를 아들에게 넘겨주기 전에 보다 완벽한 상태로 만들어서 다만 몇 년이라도 더 운행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꽤 큰 비용 지출을 감수하고 종합적인 수리를 하였다. 지난주, 검색을 통하여 알게 된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 소재 HC모터스에 작업을 의뢰하였다. 주말이 낀 데다가 일부 부품이 월요일에 들어오는 바람에 목요일부터 화요일까지 총 6일이 걸렸다. 일이 많이 밀려있어서 사진을 포함한 수리 내역이 HC모터스 블로그에 올라오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고 들었다.

2023년 4월 20일, HC모터스를 찾았다.

작업 내역.

 

수리를 하는 김에 화면이 나오지 않는 순정 네비게이션도 교체를 하기로 했다. 쉐보레 부품을 공식적으로 판매하는 C-mall에서는 토스카 순정 네비게이션 모니터를 무려 160만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한다(링크; 토스카 2008년식에 맞는 모델은 P94563903이고 가격은 같음). 도무지 비현실적인 가격이라서 디스플레이-드라이버 인포메이션(보통 '트립컴'이라고 부름)을 중고로 구입하여 오디오 아래쪽에 넣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커넥터를 개조하는 번거로움이 있다(관련 글 링크). 뿐만 아니라 너무 하단에 위치하게 되므로 주행 중에 시선을 돌려 확인하기가 불편하다.

이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어느날, 중고 순정 네비게이션을 구해서 직접 교체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중고 순정 네비게이션은 폐차장을 직접 찾아가야만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중고 트립컴을 인터넷에서 살 수 있다면(사실 흔하지는 않다), 중고 순정 네비게이션도 있지 않겠는가? 기대는 어긋나지 않았다. 준준모터스라는 곳에서 내 토스카에 맞는 중고 네비게이션 모니터를 구입하였다. 덩달아 센터페시아를 탈거하기 위한 공구도 마련을 하였다.

쿠팡에서 구입한 공구.


지난 화요일, 수리가 끝난 차를 인수하여 가벼운 마음으로 네비게이션 교체에 돌입하였다. 그런데... 도대체 계기판 커버를 뜯을 수가 없었다. 인터넷에서 탈거 요령을 찾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던가? 근처의 네비 장착 업체에 전화를 해 보았다. 부품을 다 구해 놓았으니 교체만 하는 공임이 얼마인지 물어보았다. 그런데 너무 비싼 가격을 요구하였다. 토스카는 뜯기 어렵다는 말과 함께.

아...답답하여라! 이 상태 에서 더 이상 벗겨낼 수가 없었다.


업체에서 제시한 가격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이었기에 무슨 수를 써서든 내가 교체를 해 보기로 했다. 다시 한 번 '토스카 센터페시아 탈거' 글에 첨부된 동영상을 확인해 보니 오디오-에어컨 커버를 먼저 뜯은 다음 윗부분에 박힌 나사못을 뽑지 않으면 계기판 커버를 분리할 수 없었다. 다른 글에서는 분명히 계기판 커버만 분리해 낸 것처럼 설명을 하였는데 어찌된 영문인지를 모르겠다. 

오디오-에어컨 커버를 먼저 분리한 뒤 나사못을 풀었더니 계기판 커버가 아주 쉽게 분리되었다.

노란 원 안의 나사못을 풀어야 계기판 커버를 탈거할 수 있다.

다음 단계부터는 아주 순조롭게 진행이 되었다. 네비게이션 뒷면의 커넥터를 분리하는데 약간의 요령이 필요했지만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차량에서는 진동이 발생하므로 커넥터가 빠지지 않도록 매우 견고하게 체결해 놓아야만 한다.


아래 것이 고장난 네비게이션. 내가 구한 것과 품번이 다르다.

키를 돌리니 화면이 나온다. 성공!



커버를 전부 씌운 뒤 시동을 걸어 보았다. 실로 얼마만에 보는 화면인지 반갑기 그지없었다.



작업을 마친 뒤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이렇게 차를 되살릴 수 있다는 것을 진작 알았더라면, 지난 몇 년 동안을 좀 더 편하게 차를 운행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토스카는 순정 네비게이션이 없으면 이 정보를 볼 수가 없다. 그저 '느낌'으로 알아내야 한다.

약간 무겁지만 쫀득하게(?) 돌아가는 토스카 스티어링 휠의 느낌을 앞으로도 잊지 못할 것 같다.


낡은 토스카를 되살리는 마지막 손길은 3채널 블랙박스를 장착하는 것이었다. 초보 운전자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완벽한(?) 상태로 거듭난 셈이다.




아들에게 차를 넘기기로 하지 않았더라면 과연 이 토스카는 어떤 운명을 거치게 되었을지 궁금하다. 아마 늘 다니더 동네 카센터만 바라보고 있다가 원인도 제대로 찾지 못한 채 마음 고생만 했을지도 모른다. 올해 한 일 중에 가장 보람이 있었던 일로 기억될 것 같다.


2023년 6월 12일 업데이트

일산 HC모터스 블로그에 드디어 작업 내역 사진이 올라왔다. 값진 역사의 기록이다.

토스카 / 엔진오일누유, 헤드커버가스켓, 냉각수누수, 오일누유점검, 엔진오일교환, 미션오일교환, 미션쿨러호스, 일산자동차정비, 마두동카센타, HC모터스

볼트의 규격에 맞는 관통 구멍의 직경은 얼마일까?

자작 앰프의 상판에 구멍을 뚫어서 전원 트랜스포머를 고정하려고 한다. M4 볼트를 사용할 경우, 관통 구멍의 직경은 얼마가 되도록 설계하는 것이 합당할까? 2020년 생애 최초의 CAD 도면을 만들어 가공을 의뢰하였을 때에는 볼트의 직경에 일률적으로 0.3 mm를 더하였었다. 그렇다면 M3 볼트라면? 또는 M10을 넘는 크기라면? 부품의 직경에 무관하게 같은 값을 더할 것인가, 혹은 이에 비례하여 여유를 더 크게 주어야 할 것인가?

일반적으로 권고되는 수치가 있을 것 같아서 검색을 해 보았다. 과연! 세계적인 표준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으며, 볼트의 규격에 따라서 여유를 더 주어야 함을 알 수 있었다.

[Engineers Bible] Clearance Hole Size for Bolts and Screws (Metric) 

웹사이트에 실린 그림 하나가 이 문서의 목적을 명쾌하게 설명해 준다.

그림 출처: Engineers Bible


M4 볼트라고 하여 'clearance hole'을 한 가지 직경으로 가공하는 것은 아니다. Close fit(정밀)은 3.2 mm,  medium fit(보통)은 3.4 mm, 그리고 free fit(거침)은 3.6 mm로 한다. PDF 파일(링크)로 다운로드하면 종이에 인쇄하여 붙여 놓아도 된다. 놀랍게도 이는 ISO 273:1979에 규정된 '글로벌' 표준이었다.

'Clearance hole size for bolts and screws'를 우리말로는 뭐라고 표현하는지 찾아보았다. 미래특수볼트 웹사이트에 '관통구멍의 밑구멍설계'로 소개되어 있었다. 위에서 '정밀-보통-거침'이라고 괄호 안에 넣은 것은 이 웹사이트에서 쓴 낱말을 가져온 것이다. 국가표준 KS B ISO273에 의하면 '볼트 구멍 및 카운터 보어 지름(diameter of clearance holes and couterbores for bolts and screws)'이라고 하였다.

'카운터 보어'는 또 뭔가? 디바이스마트 블로그를 찾아보라. '카운터 싱크'가 무엇인지도 알게 될 것이다.

2023년 4월 26일 수요일

[6LQ8-6П6С SE amplifier 제작] 회로도 ver. 1을 그리고 구체적인 제작 계획을 세우다

LTspice로 회로도를 대충 그려 보았다. 부품을 설명하는 텍스트가 다른 심벌을 가리지 않도록 두 줄로 만들고 싶었으나 아직 방법을 찾지 못하였다. 따라서 EMF 파일로 저장한 뒤 LibreOffice Draw에서 약간의 텍스트 추가 작업을 하여 보았다.

6LQ8-6П6С SE amplifier schematic ver. 1(20230426). Global NFB는 일단 생략한 상태로 만들어 볼 것이다.


이 회로는 검증된 것이 전혀 아니다. 제이앨범의 6LQ8 싱글 앰프, 고 안병원님의 '왕초보 따라하기'에서 소개한 6J4-6L6 싱글 앰프, 그리고 소리전자의 돌쇠 앰프 회로도를 참조하여 작성하였다. 전원부는 '콘골트' 손제호 님으로부터 구입한 MOSFET 리플 필터 보드 키트(링크)를 사용할 예정이다. 지난 주말에 납땜을 완료하여 AC 220V를 입력했을 때 DC 280V 정도(무부하)가 나옴을 확인하였다. 히터는 각 스테이지 별로 직렬로 연결한 뒤 12V 5A 전원 어댑터를 사용하여 점화할 예정이다. 

리플 필터 회로.


필요한 부품을 다 파악해 놓았으므로 이미 갖고 있는 것은 제외한 뒤 IC114 등에 주문을 하고, 입수가 되면 외형 수치를 정확히 측정하여 상판 설계를 확정할 것이다. 워낙 간단한 회로이니 가조립 상태로 소리를 들어 본 뒤, 문제가 없으면 상판과 하부 나무 케이스를 제작하도록 한다. 가조립을 하여 전원을 넣어 봐야 실제로 각 진공관에 정확히 얼마의 전압이 걸리는 지(특히 바이어스 전압)를 파악할 수 있다. 자작 R코어 출력 트랜스포머에는 UL tap이 없으니 5극관 접속이 바람직하고도 유일한 방법이 되겠다.

  • 6LQ8에는 도대체 몇 볼트의 전압이 가해질 것인가? 저항과 디커플링 캐패시터를 거쳐서 추가적인 전압 강하를 해야 될까?
  • 출력관 스크린 그리드에 B+ 전원을 직접 연결할 것인가, 혹은 저항을 하나 거치도록 할 것인가?

이상의 궁금증에 대한 해답은 가조립 후 테스트를 거치면서 차차 알게 될 것이다. 오늘은 IC114에서 포텐셔미터를 제외한 모든 부품을 주문하였다.


2023년 4월 24일 월요일

크로노그래프 시계의 영점 조정하기

서랍 속에 방치해 두었던 손목시계 두 개의 크로노그래프 기능에 이상이 생겼다. 언제부터인가 시간 측정 뒤 리세트 버튼('watch pusher'가 정식 명칭)을 눌러도 초바늘이 12시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다. 수리점에 가서 시계를 분해한 뒤 바늘을 뽑아서 제 위치에 다시 꽂을 생각을 하니 참으로 한심하였다. 크로노그래프 손목시계라는 것이 이런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써야 하는 물건인가? 내가 갖고 있는 크로노그래프 시계는 국산 브랜드인 아르키메데스 V-Revolution AW0063(스위스 무브먼트를 쓴 것으로 알려짐, 단종)과 카시오 에디피스 EFR-S567D-2AV(2019년 모델)이다.

아르키메데스(왼쪽) 및 카시오 손목시계.

 

혹시 시계를 분해하지 않고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검색을 해 보니 다음과 같은 동영상이 나왔다.

 크로노그래프 시계 영점조정·세탕 하는 방법, 고장이 아닙니다!



위에서 소개한 동영상을 따라서 해 보니 크로노그래프의 초바늘이 정상적인 영점 위치로 돌아갔다. 용두를 뽑은 상태에서 푸셔를 조작하는 것이 핵심인데, 두 시계의 영점 조정 방법은 약간 다르다. 이런 줄도 모르고 시계의 조립 품질을 불평하려 했으니... 혹시 사용자 매뉴얼에 이미 영점 조정 방법이 적혀 있는 것은 아닐까? 에디피스의 module no. 5619 매뉴얼을 찾아 보았다. 그렇다, 조정 방법이 나온다!

 

중간 생략...

시계줄을 직접 가는 것만 신경을 썼을 뿐, 무브먼트 자체의 기능을 철저하게 익히는 것은 전혀 생각하기 않고 있었다. 카시오 G-SHOCK 모델도 두 개 갖고 있는데, 아직 사용자 매뉴얼을 다 읽어보지 못했다. 시간이라도 맞추려면 한참을 알아보아야 하니...

론진 손목시계의 뒷뚜껑을 실수로 연 멍청비용은 얼마나 청구될지 걱정이 된다(관련 글 링크).


2023년 5월 4일 업데이트

아르키메데스 손목시계는 영점 조정을 하고 난 뒤에도 계속 초침이 흐트러진다. 시간 측정 뒤 리세트 버튼을 누르면, 바늘이 돌아가다가 또다시 12시에 한참 못 미치는 위치에 가서 멈춘다. 무브먼트 자체에 문제가 있거나, 또는 조립 상태가 헐거워졌거나...


2023년 7월 12일 업데이트

네이버의 [시계수리연구소]에서 각 제조사의 무브먼트에 따른 크로노그래프 영점 조정법을 친절하게 설명한 글(링크)을 발견하여 기록을 남긴다. 초침 이외의 바늘도 제 위치에 있지 않았던 것을 수정하지 못한 상태로 한참을 그냥 두었었는데, 이 글을 보고 성공적으로 돌려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