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14일 일요일

르 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

오늘은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새롭게 발견한 읽을 거리인 르 몽드 디플로마티크(Le Monde Diplomatique)를 소개해 본다. 진보 성향의 프랑스 일간지인 '르 몽드'의 자매지이자 국제뉴스를 다루는 월간지로 20개 언어로 37개 국제판이 발간되고 있다고 한다. 논조는 매우 진보적이고 비판적이어서 자칫 지엽적인 문제에 매몰되기 쉬운 우리에게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일을 자세히 바라보게 해 준다. 다음의 기사를 보면 광고가 거의 실리지 않는 매체가 한국 실정에서도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를 보여준다.

[이 언론이 사는 법] 르 몽드 디플로마티크 "관점을 가진 언론만 살아 남을 수 있다"

인터넷으로 시답지않은 소식을 찾아볼 것이 아니라 이런 매체를 정기구독하는 것이 백번 나을 것 같다. '종이신문(실제로는 월간지) + 온라인 1개월' 이용료는 12,000원인데 정기 구독을 정말로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웬 빨갱이 월간지를 돈 주고 보냐는 소리를 듣겠지만 말이다. 이 뜨거운 날씨 속에서 군복 차림으로 성조기를 들고 광화문 네거리를 서성이며 구호를 외치는 사람들에게는 불온한 사상을 퍼뜨리는 신문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르 몽드 디플로마티크가 마음에 드는 것은 기사 중간에 삽입된 시의적절한 현대미술 작품 때문이다. 

2019년 1월부터 연재되는 기획기사 [새로 쓰는 '비판경제 교과서'] 몇 편을 인상 깊게 보았다. 연재 순서는 다음과 같다. 앞으로 그린 팩토리에 갈 때마다 빼놓지 않고 전체를 찾아 읽을 생각이다.

  1. 경제학은 과학인가?
  2. 생산 증대, 무조건 더 많이!
  3. 노사관계(다리와 버팀목의 관계)
  4. 부의 분배 희망과 난관
  5. 고용, 어떠한 대가를 치러야 하나?
  6. 장을 따를 것인가 명증된 법칙을 따를 것인가?
  7. 세계화 국민간의 경쟁
  8. 화폐, 금전과 현찰의 불가사의
  9. 부채 협박
  10. 금융 지속 가능하지 않은 약속
국내에서 워낙 많은 이슈가 발생하고 있어서 국외에서 발생한 일에 대하여 미국의 관점이 아닌 균형잡힌 시각으로 관심을 갖는 것이 쉽지 않다.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고용과 실물경제, 남북 관계, 엽기적인 가족 살해 사건, 세대·계층·성별 간 갈등, 미세먼지, 탈원전과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정책, 쓰레기, 일본과의 무역 갈등... 이런 상황에서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나라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사는 요즘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이번에 집중적으로 읽은 6월호에서는 미국에서 불어오는 사회주의 열풍과 전세계를 잠식해 들어가는 마약 자본주의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발행인 칼럼 링크). 우리에게 마약이란 아직 일부 연예인이나 재벌 2세의 방종 정도로 여겨지지만, 마약 소비자를 망가뜨림과 동시에 재배자와 말단 공급자를 계속 착취의 하부 구조에 종속시키는 글로벌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미국의 사회주의 관련 기사에서 좀바르트의 저서 [사회주의는 왜 미국에 존재하지 않는가]의 일부가 실렸기에 인용해 본다.
임금 노동자는 경제적 여건과 생활환경이 나아짐에 따라 물질적 타락에 빠졌고, 온갖 쾌락을 제공하는 경제체제를 점점 선호할 수밖에 없었다. 임금 노동자는 정신적으로 점차 자본주의 경제 메커니즘에 순응했고,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질과 자본의 강력한 매력에 굴복해버렸다. '진보'(자본주의)를 행한 도정에서 미국이 다른 국가를 앞서간다고 생각하며 생겨난 자부심은 미국인을 검소하며 계산적인 비즈니스맨으로 만들었다. 이는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상업정신을 바탕으로 형성된 미국인의 이미지다. 이렇게 모든 사회주의 유토피아는 로스트 비프와 애플파이(먹고 사는 문제를 상징함-역주)를 넘어서지 못하고 실패했다.
이 잡지와 더불어 읽은 것은 서가에서 바로 옆에 위치한 [포춘 코리아]였다. 부(富)가 최상위층에게 몰린다는 것은 어제 오늘이 일이 아니지만, 포춘 500대 기업에서도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2018년 기준으로 500대 기업 전체 매출의 47.7%가 상위 50개 기업에 몰려 있는데, 이는 어느 때보다 높은 수치이다. 과연 이것이 자연적이고 바람직한 변화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기득권을 가진 기업은 더욱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만드는 제도, 그리고 과다한 인수 합병의 산물이다. 흔히 '규모의 경제'라는 말을 통해서 거대 기업에 부가 집중되면 더욱 싼 값에 물건을 만들 수 있고 이에 따라 소비자가 혜택을 보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지나친 인수 합병은 성장도 하기 전에 가능성이 있는 작은 기업을 나꿔챔으로써 '경쟁'을 원천적으로 막는다. 이는 혁신의 열매가 열리기도 전에 새싹 수준에서 베어 먹는 것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구글의 규모가 커지면서 의사 결정 과정에서의 투명성이 사라지고 직원 통제가 강화되며, 군사 기술이나 검열이 적용된 검색 기술(독재 국가에 팔리기 좋은 기술)을 개발하게 되면서 이에 반발하는 직원이 퇴사를 하거나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한다는 기사도 흥미롭게 읽었다. '사악해지지 말자'는 이러한 활동가들이 내세우는 주장이다.

6LQ8 푸시풀 앰프 - NFB(negative feedback) 실험

NFB은 세포 혹은 개체 수준의 향상성을 유지하는 주요 메커니즘으로 생물계에서 널리 찾아볼 수 있으며, 인간에 의해 공학적으로 설계된 시스템에서도 흔히 이용된다. 오디오 앰플리파이어에서는 증폭기의 왜곡 등 결점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응용되고는 한다. 심각한 수준으로 들어가면 NFB을 제대로 걸기 위해서 설계까지 필요하다지만, 나는 몇 킬로옴의 저항을 연결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였다. 제작 지침서에는 350옴~2k옴 수준에서 최적의 값을 결정하라고 나와 있으나 실제로 연결을 해 보니 이 값의 저항으로는 피드백 수준이 너무 커서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을 지경이었다.

출력 트랜스의 1차쪽 배선을 짧게 정리하였다. 5극관 결선 상태이다.

10k옴 가변저항을 달아서 노브를 돌려보면 음질이 가장 좋은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었지만, 최대 저항에서는 소리가 가장 크고(물론 NFB를 전혀 걸지 않은 상태보다는 소리가 줄어들었음), 최소치에서는 가장 많은 피드백이 걸리므로 음성 신호는 전혀 나지 않으나 약간의 발진이 출력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음질이 가장 좋은 중간 위치를 찾는다는 것은 계측기와 파형 발생기 없이는 알기가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가장 소리가 크게 나도록 5극관 접속 상태로 만든 다음, 10k옴 고정 저항(100pF 캐패시터를 병렬로 연결)을 연결하기로 하였다. 5극관 접속 상태에서는 소리가 매우 크고 거칠다는 느낌이 분명히 있다. 다만 커넥터를 중간에 달아서 취향에 따라 NFB를 걸지 않게 만들기로 하였다.

NFB용 저항의로 10k옴은 너무 큰 것이 아닐까? 출력의 수준과 사용한 관은 다르지만 Dynaco ST35 푸시풀 앰프(6BQ5 사용)의 회로도에는 28k옴이 쓰였다.

출처: [DIY Audio Projects] Dynaco Dynakit Stereo 35 (ST35) Schematics and Manual

심지어 PCL86 푸시풀 앰프에서는 100k옴을 쓴 사례도 있었다.

[DIY Audio Projects] PCL86 - Worth a try?

10k옴 고정저항이 없어서 페놀 만능기판 위에 2k옴 5개를 직렬로 연결하였다. 보기에 그렇게 흉하지는 않다. 출력도 적절히 유지하고 어느 수준의 NFB을 적용하는 선에서 타협을 보았다. 20원짜리 10k 1/2W 메탈필름저항 두 개면 충분할 것을 무려 열 개나 쓰다니...


출력 트랜스 2차 탭의 납땜 상태가 다소 마음에 들지 않아서 조만간 다시 납땜 인두를 들게 될 것 같다. 비록 외관은 소박하지만 음질에는 만족한다.

2019년 7월 12일 금요일

pip와 conda의 행복한 동거는 어렵다

"Conda 환경 안에서 pip로 새로운 파이썬 패키지를 설치하는 것은 좋지 않다."
Unfortunately, issues can arise when conda and pip are used together to create an environment. [Using Pip in a Conda Environment]
LS-BSR에 포함된 파이썬 스크립트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pandas와 관련한 에러가 발생하였다. 에러 메시지를 이용하여 구글을 검색해 보면 흔하디흔한 에러 중 하나다. 참고삼하 말하자면 나는 파이썬 초급 교육을 몇 번 받은 일이 있고 패키지 관리와 활용 정도는 하는 편이지만 파이썬 문법 자체는 잘 모른다.

$ python ../../tools/BSR_to_cluster_dendrogram.py -b bsr_matrix_values.txt
Traceback (most recent call last):
  File "../../tools/BSR_to_cluster_dendrogram.py", line 117, in <module>
    main(options.bsr_matrix,options.cluster_method)
  File "../../tools/BSR_to_cluster_dendrogram.py", line 99, in main
    write_tree(cluster_method)
  File "../../tools/BSR_to_cluster_dendrogram.py", line 76, in write_tree
    dmx = pd.read_csv("distance_matrix", index_col=0, sep="\t")
AttributeError: module 'pandas' has no attribute 'read_csv'

분명히 설치를 했는데 왜 그런 것일까?  해결책을 찾아보다가 conda 내부에서 pip를 이용하여 파이썬 패키지를 관리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는 글을 발견하였다. Conda가 애써 설치한 파일들을 pip가 건드리게 되지만, conda는 이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conda로 뭔가를 새로 설치하게 되고, 시스템은 뒤죽박죽이 되어 재현하기 어려운 문제를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프로그램 설치 기록을 살펴보았다. Conda를 썼다가 다시 pip로 설치를 하고 이어서 또 conda를 쓰는... 매우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으로 컴퓨터를 관리해오고 있었다. Conda 4.6.0에서는 아직 베타 수준이지만 pip가 설치한 패키지들을 점검하여 유연한 관리를 하는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아나콘다 웹사이트에서 제시한 "Best Practices Checklist"는 다음과 같다.
  • Conda를 써서 되도록 많은 패키지를 설치한 뒤에 pip를 써라
  • 필요하다면 Conda 환경을 새로 만들어라
  • Conda 패키지를 추가 설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conda environment를 새로 만드는 것이다
  • Conda와 pip 설정 상태를 텍스트 파일로 저장해 두어라
하나의 conda 환경에 되도록 많은 추가 패키지를 설치하는 버릇을 들여왔었는데, 오늘 찾은 모범답안에 의하면 그것은 매우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프로그램마다 conda environment를 하나씩 만들면 오히려 관리하기는 더 나빠진다. 특히 연달아 실행해야 하는 프로그램이 전부 다른 conda environment에 있다면 그 실행 과정이 얼마나 불편할지는 불을 보듯이 뻔하다.

보다 합리적인 운용 방안을 위해서 고민해 보자.

grep의 현명한 사용법 - 검색할 패턴(파일로 제공)이 없는 라인을 출력하기

grep은 텍스트 파일 혹은 표준 입력으로부터 주어진 패턴이 존재하는 라인을 출력하는 유틸리티이다. 검색할 패턴은 보통 명령행 옵션으로 하나가 주어진다. 그런데 찾아야 할 패턴이 여러개라면, 이를 별도의 파일('FILE')로 지정해 놓고 -f FILE 옵션으로 제공하면 된다. 검색할 패턴은 FILE 내에서 각각 별도의 라인으로 저장되어 있어야 한다. 좀 더 유식하게 말하자면 FILE 내에서 newline(개행 문자 혹은 쉬운 우리말로는 새줄 문자)로 패턴들이 분리되어 있어야 한다.

이와는 반대로, 특정 패턴이 없는 라인만을 파일에서 출력하고 싶다면? 패턴이 하나라면 -v(--invert-match) 옵션을 사용하면 된다. 그렇다면 좀 더 복잡한 상황을 가정해 보자. 배제하고 싶은 패턴이 여럿이라면 어떻게 하면 되나?

ftp://ftp.ncbi.nlm.nih.gov/genomes/refseq/bacteria/assembly_summary.txt 파일을 다운로드하여 내가 연구하는 어떤 미생물종에 해당하는 라인만을 골라내어 별도로 저장했다고 가정하자(my_species_summary.txt). 그런데 상세히 조사를 해 보니 어떤 레코드는 assembly가 불량하여 배제를 해야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배제할 레코드의 assembly accession(GCF_로 시작하는)을 따로 추려서 REJECTION이라는 텍스트 파일에 저장을 하였다. my_species_summary.txt에서 이 억세션에 해당하는 라인만을 제외한 나머지를 출력하려면 이렇게 하면 된다.

grep -Fv -f <(cat REJECTION) my_species_summary.txt

-F (--fixed-strings, --fixed-regexp)가 열쇠를 쥐고 있다. grep 매뉴얼에 의하면, -F 옵션은 newline으로 분리된 패턴을 일종의 목록으로 간주하여 각각에 대하여 매치 작업을 하는 것이다. 이것이 -v와 결합된 상태이니 딱 내가 바라는 작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힌트는 다음의 웹페이지에서 얻었다.

[Stack Overflow] Search multiple pattern in file and delete line if pattern matches

2019년 7월 10일 수요일

같은 미생물 균주의 유전체가 여러 기관에 의해 시퀀싱되어 등록된 경우의 처리 문제

한 종의 미생물 균주(strain)는 비록 동일한 것이라 해도 균주 기탁 기관에 따라 다른 고유 번호를 부여받게 된다. 예를 들어 Paenabacillus polymyxa의 표준 균주인 ATCC 842의 경우를 보자. 이것이 갖고 있는 균주 번호, 즉 신분증은 이렇게나 많다.

DSM 36, ATCC 842, BUCSAV 162, CCM 1459, JCM 2507, LMG 13294, NCIB 8158, NCTC 10343, CCUG 7426

과거에는 StrainInfo라는 사이트에서 특정 균주 번호를 가지고 이것이 표준 균주(type strain)인지, 그리고 다른 균주 번호는 어떤 것이 있는지를 확인할 수가 있었다. 그런데 여기를 최근 방문해 보면 다음과 같은 슬픈 소식이 눈에 뜨인다. 2019년 1월 1일부터 '영업 중단'인 것이다.

StrainInfo has permanently been put out of commission and will no longer be available.
1-januari-2019


이를 대신할 수 있는 웹사이트는 무엇이 있을까? 바로 DSMZ에서 운영하는 BacDive(The Bacterial Diversity Metadatabase)가 이에 해당한다. 이름을 참 잘 지었다고 생각한다. 단, 완벽하지는 않음에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Clostridium sporogenes의 표준 균주인 NCTC 13202는 Public Health England(NCTC를 관리하는 기관)에서는 ATCC 3584임이 잘 나타나지만(근거), BacDive에는 이 번호로 찾기가 어렵다.

연구자들이 개별적으로 근처에 있는 컬쳐 콜렉션으로부터 어떤 종의 표준 균주를 입수하여 시퀀싱을 하여 등록을 하면 이는 그대로 INSDC(International Nucleotide Sequence Database: DDBJ, EMBL-EBI & NCBI)의 데이터베이스에 등록이 된다. 특정 종의 모든 유전체를 다운로드하여 포괄적인 comparative genomic analysis를 하는 경우 이는 상당한 번거로움을 초래한다. 근본적으로 동일한 균주에 대한 레코드가 중복하여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은 assembly level이 높은 것 하나만 택하여 쓰기도 한다. 시퀀싱 결과가 표준 균주에서 유래했는지의 여부는 RefSeq 혹은 GenBank의 assembly summary 파일(설명 파일)에서는 22번째 컬럼인 "relation_to_type_material"의 값이 'assembly from type material'인지를 이를 참조하면 된다. 그러면 표준 균주가 아니지만 다른 번호를 갖는 동일한 균주의 중복된 서열을 정리하려면? BacDive를 고독하게 들이파는 수밖에...

하지만 동일한 (표준)균주라 해도 각 기탁 기관에 배포된 뒤 유지를 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변이가 생길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독립적인 기관에서 같은 균주를 시퀀싱한 복수의 결과를 가끔은 진지하게 들여다볼 필요성은 있다. 간단한 사례를 들어보자. 재조합 단백질의 대량 생산에 쓰이는 유명한(?) 대장균인 Escherichia coli BL21(DE)의 유전체 서열은 완성된 것으로서 두 건이 존재한다. Assembly accession으로는 GCF_000022665.2와 GCF_000009565.1이다. 전자는 나의 작품이고(KRIBB) 후자는 오스트리아의 Universität für Bodenkultur Wien에서 등록한 것이다. Journal of Microbiolgy에 논문(PMID 19786035)이 출간된 것이 2009년이니 10주년 기념을 뭔가 해야 되는데...

두 유전체의 길이는 각각 4,558,953 bp와 4,558,947 bp이다. 딱 6 bp의 길이 차이에 해당한다. 서열 내부를 서로 비교하면 SNV 수준의 차이가 있을지도 모른다. 이 정도라면 시퀀싱 결과가 내포하는 오차의 범위 내라고 보아도 무방하고, 어쩌면 실제로 두 샘플 사이에 존재하는 염기의 차이를 반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에 대해서 학문적인 관심을 가지고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내가 등록한 대장균 BL21(DE3)는 EZBioCloud에서 검색되지 않는다. 반면에 오스트리아에서 시퀀싱한 게놈은 등록이 되어 있다. EZBioCloud는 내가 알기로 한 균주에 대한 유전체 서열이 중복하여 존재하는 경우 어느 하나만 유지한다. 위에서 살펴본 Clostridium sporogenes의 경우도 DSM 795만이 type으로 등록이 되어 있다. 그러면 왜 EZBioCloud에서는 대장균 BL21(DE3)의 유전체 정보에 대해서 시기적으로도 먼저 공개되었고 논문도 출간된 우리 것을 택하지 않고 오스트리아의 것을 선택하였단 말인가. 살짝 자존심이 상하려고 하네~

EZBioCloud에서 찾은 어떤 유전체 정보의 assembly accession, 즉 GCA_000111222.3을 RefSeq에서는 찾지 못할 수도 있다. RefSeq에 있는 것이 최신 버전이라면(GCF_000111222.4) 이는 당연하다. 매일 증가하는 NCBI의 유전체 정보가 EZBioCloud에 실시간으로 반영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아마 몇 달에 한번 정도의 업데이트가 있을 것이다. 또 다른 가능성으로는 같은 서열이라 해도 RefSeq에서는 reject된 유전체가 종종 존재한다. 즉 GCA_000111222.1(GenBank)는 NCBI에 등록된 상태이나 이와 동등한 RefSeq 레코드인 GCF_000111222.1은 없는 경우이다. Pseudogene이 너무 많거나, contig의 수가 너무 많거나 등이 사유가 있을 때 RefSeq에는 오르지 못한다. RefSeq에서 배제되는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고하라. 이런 유전체는 위에서 소개한 assembly summary 파일의 21번째 "excluded_from_refseq" 컬럼에 나름대로의 사연을 담게 된다.

Assembly anomalies and other reasons a genome assembly may be excluded from RefSeq

2019년 7월 7일 일요일

도시재생의 희망과 한계 - 다시 세운상가에서

폭염이 이어지던 주말 한낮에 꽤 많은 거리를 돌아다녔다. 카카오맵에서 하루 종일 걸은 거리를 따져보니 4.5 km 정도가 되었다. 동대입구역에서 출발하여 DDP - 청계천 - 세운상가 - 서울극장(존 윅 3편 파라벨룸을 보았다) - 익선동 - 인사동까지. 하루가 지난 오늘까지 햇볕에 탄 얼굴과 팔뚝은 여전히 화끈거리고, 아직 노곤함이 가시지 않았다. 주말의 끝자락에 앉아서 몇 가지 느낀 점을 적어보고자 한다.

어릴 적 사는 동네가 달랐기 때문에 사실 나는 태극당에 대한 추억은 갖고 있질 않다. 2010년에 이 제과점의 위생상태를 고발하는 충격적인 TV 프로가 방송되면서 질타를 받았으나 그 이후 경영진이 바뀌면서 충분히 개선된 것으로 여겨진다. 당시의 TV 화면은 아직도 인터넷에 돌아다닌다. 충분히 반성을 하고 개선을 했어도 인터넷에 남은 기록은 사라지질 않으니 정말 무섭다. 손님도 많았고, 빵과 빙수의 맛도 좋았다. 지나치게 달거나 자극적이지 않고 약간 슴슴하다고나 할까. 

동행한 아들.

세운상가에는 특별히 살 것이 있어서 간 것은 아니었다. 서울시의 대표적인(성공적인?) 도시재생사업 대상으로 알려진 세운상가를 아직까지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세운부품도서관에 전시된 류재용 장인의 진공관 앰프 Knot Audio 'Integrated Amp-v'. 6V6GC에 해당하는 구 소련의 진공관 러시아 6П6С(6P6S)를 사용한 푸시풀 앰프이다.

간간이 오가는 관광객도 보이고 젊은 제작자의 작업 공간이 보이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느낌은 너무 한산하다는 것이었다. 가게를 비워도 불은 켜 놓아 달라는 상가 번영회의 안내문이 왠지 옹색하게 느껴졌다. 아무리 밥상과 그릇이 예쁘면 무엇을 하겠는가? 먹음직한 음식이 담겨있지 않다면 의미가 없지 않은가? 서울시를 조망할 수 있는 높은 전망대, 멋진 조명, 카페와 갤러리를 예쁘게 만들어 봐야 인증샷이나 찍으러 오는 사람만 반짝 늘 뿐이다.


세운전자상가를 지켜온 기술자와 주변의 부품·공구상가, 주민, 그리고 이곳을 단지 맛집 탐험이나 인증샷 촬영 목적으로 찾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이곳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물건을 사러 오는 고객들이 잘 어우러질 때 참다운 도시재생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메이커'라는 키워드는 충분히 고심하여 뽑아 낸 흔적이 엿보인다. 재생사업 이후 일단 임대료가 올랐다는 것은 좋은 일은 아니다. 부디 좋은 성과가 있기를 바랄 뿐이다. 

세운상가의 주변 지구는 정비가 시급해 보인다. 만약 화재라도 발생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보수를 하지 못하고 천막으로 간신히 씌운 지붕, 온갖 물건이 방치된 옥상, 폐허가 된 듯한 옥탑방 등 안전상으로도 문제가 심각해 보이는 건물이 즐비하다. 김수근이 설계한 세운상가는 당시로는 현대적인 건물이었지만 그 주변부의 외형적 발전(단순한 방문객의 눈으로 보기에는 그렇다)까지는 품지 못했던 모양이다.





서울극장에서 아들과 함께 영화를 본 뒤 친구를 만나고 돌아온 아내와 인근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어디를 갈까? 늘 가던 인사동 말고 익선동 한옥거리는 어떨까? 종로 3가 사거리를 북쪽으로 올라가다가 익선동쪽으로 접어들던 우리 식구는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정경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양 팔을 좌우로 뻗으면 벽이 닿을 듯한 좁은 골목길에 이렇게 많은 식당들이 있다니! 아예 건물을 헐어내고 조성한 빈 터에 간이 테이블을 빼꼭하기 채워서 만든 식당에서 젊은 사람들이 연신 고기를 구워내고 있었다. 현대적인 분위기로 한껏 멋을 내어 내부 인테리어를 바꾼 곳도 있었다. 익선동이 이렇게 힙&핫한 곳이었단 말인가? 그저 '노포(老鋪 - 요즘 지나치게 많이 쓰이는 낱말이 되었음)가 좀 있으리라는 생각만 갖고 갔다가 사람의 물결에 놀라고 말았다. 오죽하면 사람이 너무 많으니 주말에는 가지 말라는 글까지 인터넷에서 볼 수 있었다.

저녁 무렵이 되면 불이 꺼지고 사람들 발길이 뜸해지는 코앞의 세운전자상가에 비한다면 익선동은 분명히 상업적으로는 성공한 곳이다. 하지만 먹는 것, 입는 것, 악세사리 말고는 사람들을 끌 수 있는 아이템이 없는 것일까? 나열하고 보니 전부 관광지에서 팔리는 것들이다. 수고롭게 사진을 찍어서 소셜 미디어에 올릴 수 있는 '매력'만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면 그것은 너무 서글프다. 두 시간이나 기다려야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라면, 가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고객도 힘들고, 종업원도 힘들다. 그리고 한번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 곧바로 젠트리피케이션의 타겟이 된다. 익선동은 건물과 골목이 너무 좁아서 상업 자본에 의한 대형 프랜차이즈가 들어오기 어렵다는 것이 방어 요인이 될지도 모르겠다. 

경제 논리와 정책 어느 하나만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것이 도시재생 문제일 것이다. 지역민(주거민으로서 혹은 그 지역에서 일터를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의 충분한 참여가 있어야 하고, 그러면서도 가벼운 관광지로 전락하지 않는 묘책을 강구해야 하니까.

2019년 7월 5일 금요일

PhyloSift 마커 데이터베이스 다운로드 에러가 발생하는 이유

업무용 서버의 CentOS를 6.x에서 7.6.1810으로 업그레이드 한 뒤 처음으로 PhyloSift를 실행하게 되었다. 예전의 프로그램 디렉토리를 그대로 유지하고는 있지만 새롭게 설치하는 것이 낫겠다 싶어서 GitHub의 것을 git clone 명령으로 가져왔다. 나중에 README 파일에서 확이한 것이지만 이것은 PhyloSift를 설치하는 가장 어려운 방법이었다. 테스트 실행을 하려미 Perl 모듈이 없다고 나온다. cpanm으로 하나를 설치하면 다른 것이 없다고 하고, 그것을 설치하면 또 다른 것이 없다고 나오고...

GitHub의 PhyloShift 페이지를 보면 마지막 업데이트는 5년 전이었다. 혹시 더 나은 프로그램이 그 이후에 나온 것이 있지 않을까? NCBI에서 PhyloSift를 인용하는 새로운 프로그램 논문이 없는지 검색을 해 보았으나 별달리 눈에 뜨이는 것은 없었다. 아주 철저하게 찾아보지는 않았다.

이러다간 끝이 없겠다 싶어서 예전에 설치하여 둔 디렉토리에 있는 것을 쓰기로 했다. 이것은 필요한 모듈이 이미 묶여서 배포한 파일을 가져다가 푼 것이니까. 그런데 유전체 서열 파일 하나를 가져다가 테스트를 하는데 마커 서열 데이터베이스를 다룬로드하는 과정에서 그런 주소가 없다는 메시지가 나왔다. '왜 마커 서열 DB를 또 다운로드하려는 것이지? 예전에 실행을 했었는데...' 정리를 해 보자. 마커 서열 DB가 어디에 설치되어 있는가? ~/share/phylosift이다. CentOS를 업그레이드하면서 하드디스크의 파티션 작업을 했었고, 그 과정에서 홈 디렉토리는 싹 정리가 되었다. 이전 홈 디렉토리의 백업본을 가져다가 복구를 하였다.

마커 DB 파일은 README 파일에 따르면 다음의 위치에 있다고는 하나 이제는 유효하지 않다. 그래서 다운로드가 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marker_base_url = "http://edhar.genomecenter.ucdavis.edu/~koadman/phylosift_markers";
$ncbi_url = "http://edhar.genomecenter.ucdavis.edu/~koadman/ncbi.tgz";

GitHub 페이지가 최신 정보를 담고 있으리라고 생각한 것이 착각이었다. 최신 정보는 'PhyloSift | mining the global metagenome' 이라는 워드프레스 기반의 웹사이트에 있다. 여기에는 마커 DB 다운로드 위치가 바뀌었다는 2018년 1월의 글이 가장 위에 올라와 있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이 공지를 최소한 열 번도 넘게 보았었다. 그러나 http://edhar...로 시작하는 위치에서 자동으로 다운로드한 이후 다시 DB를 설치할 일이 없었으니 신경을 쓸 일이 없었던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

Markers Database download change

PhyloSift 마커와 프로그램 패키지 등은 FigShare에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사이트의 것은 코드를 고치기 전까지는 자동 다운로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혀 놓았다.

모든 phylum을 아우르는 미생물 유전체의 global phylogenetic analysis를 그리고 싶다면 아직까지는 PhyloSift를 능가하는 도구는 없는 것 같다.

6LQ8 PP 앰프 제작을 마치며

앰프 자작의 끝은 과연 어디일까? 불만스러운 곳이 완전히 없어질만큼 손을 다 보았을 때? 그렇다면 평생이 가도록 끝을 맺지 못할 것이다. 현 상태의 섀시가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라 생각한다면, CAD 도면을 만들어서 주문 가공을 하여 재조립을 하기 전까지는 완성된 것이 아니다. NFB 테스트도 아직 끝나질 않았다. 흔히 쓰는 표현으로 말해 보자.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비록 다이소에서 구입한 플라스틱 수납함과 나무 도마에 부품들을 고정한 상태이지만 실용적으로는 큰 지장이 없는 상태가 되었다. 그러니 현 단계에서 '앰프 제작을 마쳤다'라고 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어제는 전원 계통의 배선을 마무리하였다. 전원 스위치와 파일럿 램프를 달고, 하나의 전원 케이블로부터 전원 트랜스와 히터 점화용 어댑터가 전부 작동하도록 하였다. 이번에도 무사히 작업을 마치기를 기원했으나 그렇게 순조롭게 되지는 않았다. 220V 전원선 한쪽을 트랜스의 접지 단자에 납땜을 하지 않나(만약 그 전선이 활성선이었고 전원이 연결된 상태에서 코어에 손을 댔더라면 나는 오늘 이 세상에 있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순식간에 차단기가 내려가게 만들지를 않나...

1차쪽의 'E'와 220V 단자에 전원선을 납땜하는 실수를 하였다.

사건의 전모는 이렇다. 납땜을 마치고 스위치를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작동을 하지 않는 것이다. 정류회로에 전혀 전압이 잡히질 않았다. 전원선 한 쪽을 트랜스의 접지 단자에 납땜을 했으니 당연한 것 아닌가. 그러다가 인두를 들고 설쳐대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차단기가 내려갔다. 복구를 한 다음 잘못 납땜한 것을 바로잡고 다시 전원을 넣어 보는데 앰프는 여전히 작동을 하지 않는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심지어 전원트랜스 1차의 단자에도 전압이 잡히지 않았다. 전선 내부에서 단선이 일어날 이유도 없고, 몇 번이나 배선에 잘못이 없음을 확인했었다.

혹시 퓨즈가? 그렇다! 퓨즈 홀더를 열었더니 유리관 퓨즈는 완전히 끊어진 상태였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그 원인을 추정해 보았다. 전원선의 한쪽을 트랜스의 E 단자에 연결을 하였고, 만약 여기에 활성선이 연결된 상태였다면, 접지 처리가 된 납땜인두의 팁에 트랜스 본체가 닿을 때 순식간에 대전류가 흘렀을 것이다(앰프 자체에 손상을 입힐 일은 없다). 이때 퓨즈가 녹아내림과 동시에 차단기가 누전을 감지하고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납땜인두는 히터와 접지가 전기적으로 분리된 상태이므로 이것도 손상이 되지 않았다. 만약 절연이 충분치 않은 일반 납땜인두였다면 히터가 끊어졌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목숨을 위협하는 실수를 되풀이해야 하는 것인지? 정말 조심하도록 하자. 며칠 전에는 리플 필터 기판의 방열판이 RCA 단자의 노출 부위에 닿아서 불꽃놀이(!)를 즐기기도 하였다.

우여곡절 끝에 완성 수준(이라 믿는)까지 작업을 마쳤다.

드디어 네온 파일럿 램프에 불이 들어왔다. LED와 같은 수준으로 직경이 작은 파일럿 램프를 사용하니 구멍을 넓힐 일은 없었지만(오히려 와셔를 하나 끼워야 했다) 불이 들어온 것이 시원스럽게 보이질 않는다. 다음에는 적어도 직경이 10mm는 되는 네온 램프를 구입하자.

출력트랜스와 PCB 사이의 빈 공간에는 3극관/5극관 접속을 전환하는 스위치를 달 예정이다. NFB 실험까지 완결되면 긴 전선은 적당히 잘라서 정리를 하자. 상판과 아래쪽 플라스틱 케이스를 고정할 방법도 생각해야 한다.


2014년 초에 첫 진공관 앰프를 주문 제작한 이래로 벌써 다섯 개째의 진공관 앰프를 갖게 되었다. 그 중에서 자작품은 세 개요, 두 개는 푸시풀 앰프이다. 푸시풀 앰프는 전부 오디오 전용관을 쓴 것이 아니다(6J6, 6LQ8). 자작이라는 것이 가져다 주는 경험의 폭과 보람은 기성 제품을 사는 것에 비할 바가 아니다. 단, 사고를 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만 그러하다. 사고 자체는 어찌보면 피할 수 없는 수련의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샌드위치 휴무일이었던 6월 7일에 아세아 전원에서 트랜스류를 구입한 것으로 시작하여 한 달 이내에 전체 제작 과정을 마쳤으니 생각보다 빨리 마무리가 되었다. 이제 올해 안에는 더 큰 일을 벌이지 말고 대전 집에 있는 43 오극관 싱글 앰프를 손보고 몇 가지 후속 실험을 하는 것으로 마쳐야 하지 않을까 한다.

2019년 7월 7일 업데이트

왼쪽 채널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면서 음악이 묻혀버리는 현상이 반복하여 나타난다. 이것이 소위 발진인가? gm이 높은 TV용 수상기용 관을 오디오 앰프용으로 사용하면서 나타나는 피할 수 없는 문제인지도 모른다. 발진이 일어나는 채널의 두 진공관을 서로 자리바꿈하여 문제를 해결하였다. 

2019년 6월 30일 일요일

6LQ8 PP 앰프 만들기 - 5극관 접속이냐 3극관 접속이냐?

신호선으로 유입되는 잡음을 줄이기 위하여 실드선으로 교체를 하였다. 이와 더불어서 출력관의 접속 방식을 5극관 접속으로 바꾸었다. 5극관과 출력 트랜스의 연결 방식(3극관 접속, 울트라리니어 접속, 5극관 접속)에 대해서는 phil7724님의 글을 참조하기 바란다.

제이앨범에서 제공한 조립 지침서에서는 5극 연결을 하려면 스크린 그리드에 200옴 저항을 연결한 다음 출력 트랜스의 센터탭(여기에 B전원의 +가 연결됨)에 이으라고 하였다. 그런데 완성을 한 뒤 하루가 지나서 살펴보니 트랜스 양 끝단에 연결한 것이 아닌가? 이것은 사실상 3극 연결에 해당한다. 위에서 소개한 phil7724님의 블로그에서 3극 연결을 하려면 스크린 그리드를 출력 트랜스의 양 끝에 직접 연결하거나 100옴 정도의 기생발진 방지용 저항을 경유하여 연결하라고 소개하였다. 그러니 저항값은 약간 다르지만 3극 접속을 하여 들은 셈이다.



실드선으로 신호선을 바꾸었더니 손을 가까이 가져가면 잡음이 유입되는 현상은 거의 사라졌다. 그러나 리플을 제거하기 위한 특별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금속으로 섀시를 만든 것도 아니라서 잡음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이것을 해결함과 동시에 가건축물 상태의 섀시를 제대로 된 것으로 바꾸는 일, 그리고 부귀환(negative feedback)을 주면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내 귀로 직접 확인해 보는 것이 이번 여름의 자작 목표가 되겠다.

반면 5극 연결을 하니 출력이 월등하게 커졌다! 음질은 약간 나빠진 느낌이다. 어쩌면 출력이 커져서 나쁜 점이 더 도드라지게 들리는지도 모른다. 오디오용 출력 트랜스를 쓰지 않은 문제점이 비로소 드러나는 것일지도 모른다.

스위치를 달아서 취향에 맞게 3극 연결과 5극 연결을 전환하여 들을 수 있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리라. 2019년의 딱 절반을 보내면서 취미생활에서 이룬 일은 여기까지.

영심이가 아내의 머리를 딛고 경태에게 한 방을 날렸다! 영심이는 1988년 [아이큐 점프] 창간호에 14살로 데뷔했으니 대략 1974년생이다. 그러면 올해 만으로 마흔 다섯? 

2019년 7월 2일 업데이트

5극관 접속은 너무 음질이 나빠서 도저히 듣고 있을 수가 없었다. 다시 3급관 접속으로 되돌려 놓았다. 아마도 출력 트랜스(일반 전원트랜스 0-110-220V:0-4.5-6V 활용)의 품질에서 기인한 것이 아닐까 한다. 3극관 접속으로는 듣기에 매우 편안한 소리가 난다.

2019년 6월 29일 토요일

배송 천국의 명과 암

다음달 9일 우체국이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한다. 과도한 업무로 인하여 집배원들이 숨지는 일이 잦아지자 전국우정노동조합에서 인력 증원과 근로시간 단축을 요구하며 쟁의에 돌입한 것이다.

[경향신문] 또...30대 '과로사', 집배원이 쓰러졌다
[중앙일보] "'오늘도 무사했네'하며 퇴근... 늘어나는 택배량 감당 안돼"
[한국경제] 다음 달 9일 우체국 파업 예고...우편대란 현실화할까

이제는 필요한 물건을 사러 직접 상점에 나가지 않아도 클릭과 터치만으로 거의 어떤 물건이든 편하게 집에서 배달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물건이나 서비스를 소유하지 않고도 여럿이 나누어 쓰는 '공유 경제', 혹은 일정 기간 동안만 사용하는 '구독 경제(렌탈도 이에 해당할까?', 그리고 소비자가 직접 시장에 갈 필요가 없게 만드는 인터넷 쇼핑이 소비의 개념을 바꾸고 있다. 신선식품을 새벽에 배송해 주는(예: 마켓컬리), 예전에는 생각지 못했던 업종도 생겨나고 있다.

유난히 배달 서비스에 익숙한 우리들에게는 몇 천원이 되지 않는 추가 요금을 지불하고(그나마 기준액 이상이면 무료 배송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배송을 포함하여 물건을 구입하는 것이 너무나 편하다. 하지만 쓰레기를 배출하러 오피스텔 1층에 내려가 보면 매일 산더미처럼 쌓이는 포장재를 볼 때마다 이것이 정말 옳은 일인지 회의감이 들 때가 많다. 더 많은 물건을 구입할수록 우정사업본부의 직원들(계약직 포함)과 택배 기사(회사 소속 및 개인사업자 포함)의 허리는 더욱 휘어지고, 포장 쓰레기는 갈 곳이 없다.

어딘가 잘못되었다. 물량이 많아진다고 해서 이윤이 더 많아지고, 배달하는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그런 구조가 전혀 아닌 것이다. 즉 규모의 경제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공동 주택으로 배달된 다음은 또 어떠한가? 요즘은 경비실에서 택배를 대신 받아주는 일이 많은데, 경비 본연의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그 분량이 너무나 많다. 퇴근을 하여 오피스텔로 돌아오면, 줄을 서서 물건을 찾아야 할 정도니 말이다. 입주민이 찾아가기 전까지 물건을 보관할 공간도 부족하다. 어제도 오디오 자작을 위해 구입한 부품 두 상자를 받아오면서 경비 직원에게 미안한 마음을 느꼈다. 생수와 세제, 휴지... 이런 생활 필수품조차 상점에 가서 살 시간이 없어서 인터넷으로 쇼핑을 해야 하는가? 우리가 그렇게 바쁜가? 이렇게 하여 절약한 시간에 기껏 휴대폰이나 문지르고 있지 않던가?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서 세제 종류를 ssg.com에서 구입해 보려고 시도한 일이 있었다. 그런데 수많은 물건의 종류, 생각보다 싸지 않은 가격, 그리고 놀라울 정도로 복잡한 배송 조건에 지쳐서 결국은 그만 두고 말았다. 결코 시간 절약이 아니었던 것이다. 차라리 장바구니를 들고 근처 가게를 가고 말지...

인터넷 쇼핑 천국의 가장 말단 위치에서 구매자에게 물건을 배달하고자 애쓰는 사람들이 점차 지쳐가는 것은 배송 기술을 혁신하지 못한 물류회사, 혹은 우정사업본부의 책임인가? 아마존에서는 효율적인 배송을 위해 정말 혁신적인 방법을 만들어 내는 것 같다. 무인 보관함 서비스, 드론 배송, 집 안과 차량으로 상품을 배송하는 아마존 키 등등.

아마존의 배송 혁명, 라스트 마일을 잡아라

하지만 배송이라는 문제는 기계화와 자동화에 분명히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은 수령인 개개인에게 물건을 가져다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집하된 물건을 물류센터에거 각 지역으로 분류하여 보내는 일은 어느 정도 기계화가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 해도 사람이 개입해야 하는 택배 상하차 일은 극한 직업(극한 아르바이트?)의 하나로 악명이 높다. 아마존이라고 해서 모든 것을 기계가 다 하지는 않을 것이다(아마존 창고 근로자, 81% 다시는 아마존에서 일하지 않겠다). 대신 법으로 보장하는 근로 조건이 우리나라보다는 훨씬 나으리라는 기대는 할 수 있다.

오늘도 컴퓨터 앞에서 뭔가를 구입하기에 앞서서 이런 생각을 해 보아야 한다.
  • 내가 지불하는 배송비 중 가장 고생하는 배송 기사에게 돌아가는 금액은 너무나 적다.
  • '우리는 정해진 시간 내에 물건을 당연히 받을 권리가 있는 소비자이며, 배송 기사의 어려운 현실은 우리가 알 바 아니고 그 회사에서 알아서 혁신을 해서 해결할 일'이라고 단순하게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 포장재는 결국 처치 곤란한 쓰레기가 된다.


6LQ8 PP 앰프 만들기 - 가조립, 그리고 시험 청취

이렇게 빨리 만들면 안되는데! 왜냐하면 여름-가을을 걸쳐서 가지고 놀(?) 프로젝트로 계획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걱정하지 말자. 파레토 법칙의 정해영 버전이 이번에도 적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즉, 어젯밤에 가조립 후 테스트까지는 끝냈지만 남은 20%를 완성하는 데에는 전체의 80%에 해당하는 노력이 들어갈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무엇인가를 만들거나 개발할 때, 목표한 기능의 80%를 달성하는 데에는 전체 개발 시간(혹은 노력)의 20%만 들이면 되지만, 나머지 20%의 목표를 채우려면 80%의 노력을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얼기설기 Perl 스크립트를 짜서 원하는 일을 하게 만드는 것은 쉬우나 여러 오류 상황에 대처하고 사용자 인터페이스(그래봐야 명령향 인수 처리 정도의 일)를 만드는데 훨씬 더 많은 노력이 든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6LQ8 앰프 제작 과정의 배선 실수는 딱 세 번이 있었다. 전부 전원을 넣기 전에 발견하여 바로잡은 것이 다행이었다. 가장 치명적인 것은 전원회로에서 100uF 400V 전해 캐패시터 하나의 극성을 반대로 연결했던 것이다! 지금도 남은 오류는 한쪽 출력 트랜스의 스피커 연결선 극성을 역시 반대로 연결한 것. 고전압을 사용하는 진공관 앰프를 만든 다음 처음으로 전원을 넣을 때가 가장 무섭다. '퍽' 혹은 '번쩍'과 함께 어디선가 불꽃이 튀고 연기가 풀풀 나면서 누전 차단기가 내려갈까 겁이 난다.




커넥터에 연결된 선이 전반적으로 너무 길다. 소리가 잘 남을 확인하였으니 기판을 고정한 다음에 적당한 길이로 잘라야 한다. 절연 처리가 되지 않은 곳이 많으니 감전이 되지 않게 마감하는 일도 남았다.


일반 전원 트랜스를 푸시풀 출력 트랜스로 사용한 시도는 나름 성공적이었다. 푸시풀 앰프답게 소리에도 힘이 있다. 

아직 남은 일이 많다. 전원 스위치와 파일럿 램프, 그리고 퓨즈도 달아야 하고, 잡음도 없애야 한다. 실드선이 아닌 신호선을 너무 길게 늘여뜨렸더니 이곳으로 잡음이 유입된다(손을 케이블에 가까이 대면 잡음이 발생함). 케이블 전체를 시험 삼아서 알루미늄 호일로 감싼 다음 접지부에 접촉시키니 잡음이 싹 사라짐을 관찰하였다. 그렇다면 MOSFET을 이용한 리플 제거 회로(아직 eBay에서 배송이 되지 않음)를 쓰지 않아도 좋다는 뜻일까? 저항과 캐패시터만으로 평활회로를 구성하였으므로 어느 정도 리플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히터는 12V 어댑터를 사용하려 직류 점화를 하므로 이로부터 발생하는 험은 없다고 생각해도 좋다. 

부하를 연결한 상태에서 전원은 직류 212V가 나왔다. 권장되는 수치는 202-203V였다. RC를 한 단 더 연결하지, 아니면 리플 필터 기판이 오면 전체적으로 교체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전원부의 저항과 캐패시터에서 생각보다 열이 많이 나서 장시간 사용해 보면서 문제가 없는지 확인을 할 필요가 있다. 드라이브단의 그리드 전압도 -1.4~-1.6V 수준으로 회로 개발자의 권장치(-1~-1.26V)보다 좀 더 깊게 나온 상태이다. 

한 채널에 4와트 정도에 불과한 푸시풀 앰프에서 이렇게 열이 펄펄 나고 있으니 만약 욕심을 부려서 EL34나 6L6 싱글 앰프를 만들었더라면 얼마나 애를 먹고 있었을지 짐작이 간다.

2019년 6월 29일 업데이트

전원부에 130옴-100uF 400V RC 필터를 한 단 주가하였고 블리더 저항과 바이패스 캐패시터를 달았다. 부하가 걸린 상태에서 최종단 전압은 207~207V 정도가 나온다. 평활용 캐패시터가 상당히 뜨겁고 저항의 와트(2W)도 발열 수준을 생각하면 좀 적은 것을 고른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플라스틱과 나무판만으로 만든 섀시라서 잡음이 좀 많다. 이는 차차 고쳐 나가야 할 것이다.

최종 수정한 전원회로 기판.

2019년 6월 26일 수요일

6LQ8 PP 앰프 만들기 - PCB 조립 완료

아침을 워낙 일찍 시작하니 출근 전에도 시간이 남아서 납땜질을 할 여유가 있다. 놀랍지 않은가? 총 12개의 기판용 커넥터를 붙였다. 커넥터의 대명사라면 MOLEX, 국산으로는 한림과 연호 등이 기억이 난다. 내일이면 전원부를 만들 부품이 도착할 것이다. eBay에서 주문한 리플 필터 기판이 언제 올지 알 수가 없어서 다소 험이 들리더라도 간단한 전원회로(다이오드 브리지 정류 + RC 평활회로)로 먼저 테스트를 해 볼 생각이다.


다음 사진은 이번에 사용할 음량조절용 50K A형 가변저항(volume pot)이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5개를 구입해 둔 것이었는데 이번 앰프를 마지막으로 전부 소진되었다. 2016년에 이 부품의 구입에 관한 글을 남겨 놓은 것이 있다(링크). 오늘 알리익스프레스를 검색해 보면 이 사진에서 보인 것처럼 JST 커넥터를 연결하도록 큰 PCB가 붙은 볼륨 폿은 이제 보이지 않는다. 가변저항은 비싸고 좋은 것을 쓰지 못하지만 노브만큼은 개성이 있는 것을 쓰고 싶다. 아세아 전자상가의 은포전자 맞은편 가게에서 플라스틱 노브를 몇 개 샀던 기억이 난다.


요즘 팔리는 것은 이렇다(링크). 가격은 내려갔겠지만 이전보다는 훨씬 단순하고 성의없는(!) 구성이다. 품목명은 50K Potentiometer Audio Accessories Dual Connection Volume volume Adjuster Adjusting Equipment 15*15*15mm. 단지 검색이 잘 되게 하기 위해서 어법은 무시하고 관련이 있는 단어를 전부 모아다가 줄줄이 나열한 품목명을 쓰는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예산을 많이 들여서 충분하게 부품을 사 모으지는 못하는 형편이라 어쩌다가 몇 개의 부품을 한꺼번에 구입하게 되면 혹시나 부품통에서 굴리다가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지금까지 어떤 앰프의 자작에 들어갔는지를 몇 번씩 헤아려 보게 된다. 이 볼륨 폿도 그러했었다.

  • (반도체) TDA7265 앰프
  • (반도체) Sanken SI-1525HD 앰프
  • (진공관) 6N1 + 6P1 싱글 엔디드 앰프
  • (진공관) 43 싱글 엔디드 앰프
  • (진공관-현재 제작 중) 6LQ8 푸시풀 앰프

잃어버린 것은 없다. 고가의 일제 ALPS 블루벨벳 볼륨 폿을 언젠가는 쓸 날이 오지 않을까? 국산품으로 알려진 Alpha의 제품이라도 한 번 경험해 보고 싶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의 흔한 저녁 모습이다. 촬영은 어제 저녁에 하였다. 나도 아내와 함께 길거리 자리에서 아내와 함께 맥주를 곁들여 '일인 일닭'을 했으면 좋겠다. 아니, '일일 일닭'이면 더욱 좋지 않을까?

정자동 AMCO HERITZ 골목.


2019년 6월 28일 업데이트

히터에 전원을 연결하여 보았다.  소켓이 상당히 뻑뻑하여 진공관을 끼우기가 쉽지 않았다. 6LQ8  두 개의 히터를 직렬로 연결하여 12V 어댑터로 점화하였다. 12.6V가 정격 전압이지만 +/- 10% 정도는 괜찮다고 한다. 사진과 같이 한쪽 채널 보드만 연결한 상태에서 실제 걸리는 전압은 11.9V(94.444444...%)였다. 두 채널을 전부 연결하면 조금 더 전압이 떨어질지도 모른다.



싸구려 페놀 만능기판에 전원회로를 만들어 나가는 중이다. 실제 부하를 연결해 봐야 전압 강하를 얼마나 더 시켜야 하는지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에서는 100uF 400V 전해 캐패시터가 130옴 2W 저항을 사이에 두고 총 3개가 연결되어 있다. 



전해 캐패시터 4개로 일단은 마무리한다. 바이패스 캐패시터와 블리더 저항도 달아야 하고, 직류 출력쪽에는 커넥터 처리도 해야 한다. 페놀 기판은 조심하지 않으면 인두의 열로 인하여 도넛 모양의 동박이 떨어져 나간다.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에폭시 기판을 써야 하는데...


버려진 셋톱박스를 섀시로 쓰려고 하였으나 도저히 구멍을 뚫을 방법이 없어서(전동드릴은 대전 집에 있음) 다이소 플라스틱 수납 상자로 대신하려고 한다. 어디까지나 임시 방편이다. 출력 트랜스를 위에 얹을 수도 있고,



통 속에 넣어버려도 된다. 놀랍게도 스피커 단자와 수납 상자의 간격이 딱 맞는다! 전원 트랜스는 실리콘으로 붙여버렸다. 출근 전에 발라 두었으니 퇴근 후에는 잘 붙어 있을 것이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임시 조립이다. 전원 스위치와 파일럿 램프도 없고, 퓨즈도 없는 불완전한 상태이다. 그러나 머리를 잘만 쓴다면 이러한 구성으로 완성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도마(윗판)에 구멍을 크게 뚫어서 회로 기판을 안쪽에서 부착한다면 고전압이 노출되는 부분이 없으니 안전하게 쓸 수 있지 않겠는가?

하지만 구멍을 뚫으려면 대전 집에 가지고 가야 한다.

2019년 6월 23일 일요일

삽질의 시작 - 6LQ8 푸시풀 앰프를 만들자

어제 안양에 있는 제이앨범 사무실에 들러서 부품을 받아왔다. 하나씩 종이 상자에 포장된 6LQ8을 꺼내 보았다. 푸시풀 앰프를 만들 것이라서 필요한 진공관은 총 4개. 이 진공관은 아직 수급하는데 어려움은 없다. 사무실에도 100개 들이 벌크 포장이 그대로 있는 것을 보니 안심이 된다. 소리전자 판매장터-부품 게시판에서 이진구 님이 판매하는 진공관 목록에도 있다.

6LQ8이라는 글씨가 선명하다. Philips ECG, Inc.(미국 매사추세츠 월섬Waltham) 제조.
드디어 삽질 시작이다!

오늘 아침에는 PCB에 이미 꽂힌 부품을 납땜하는 것으로 작업을 마쳤다. 트랜스와 커넥터 등은 전부 구해 놓았지만 eBay에서 주문해 놓은 리플 필터 기판이 아직 도착하질 않아서 진도를 더 나가기는 어렵다. 40W 납땜인두는 진공관 소켓을 납땜하는데 위력을 발휘한다.



푸시풀 앰프라 해도 출력은 그렇게 높지 않다. 출력 트랜스도 제대로 된 것을 쓰는 것이 아니라 전원 트랜스를 대충 이용하기로 했다. 과연 소출력 싱글 앰프와는 어떤 다른 소리를 내 줄지 궁금하다.

버려진 셋톱 박스도 하나 구했다. 적당히 가공만 거친다면 진공관 앰프 섀시로 쓸만하지 않겠는가?



2019년 6월 17일 월요일

베르나르 뷔페(Bernard Buffet, 1928-1999)의 전시회를 다녀와서

캘리그래피를 연상케 하는 뷔페의 서명.

지난 일요일, 20세기의 마지막 구상회화작가로 일컬어진다는 프랑스의 화가 베르나르 뷔페의 전시회를 다녀왔다(나는 광대다_베르나르 뷔페전: 천재의 캔버스 링크). 국내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화가라서 호기심을 갖고서 관람을 시작하였다. 동행한 사람은 여자친구 C(음?)와 아내.

그는 매우 젊은 나이에 성공을 거두었는데, 그가 추구하던 미술이 전후 주류 미술과 성격 잘 맞았던 것도 중요한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추상미술이 점점 화단을 점령하고 1960년대 들어서 팝아트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조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고 분명한 자신의 색채를 유지하면서 작품 세계를 평생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것이다. 그러나 이 글을 써 가면서 이러한 생각은 조금 바뀌었다. 그는 충분히 누릴만 한 명성은 다 누렸던 사람이고, 그가 그렸던 소박한 그림과 그의 화려한 생활 사이에는 너무나 큰 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cultural one-nigh stand라는 표현까지 있었으니 말이다. 파티, 롤스 로이스, 유명인과의 만남, 술, 그리고 다소 모호한 성적 지향에 이르기까지 그의 실제 생활은 진실한 삶의 한 단면을 보여주기 위해 고뇌하는 예술인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 그건 나의 편견일까? 방탕한 생활을 한 것으로 유명한 예술인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으니 말이다.

그의 작품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정물, 초상, 우울한 느낌의 자화상, 풍경, 그리고 창작 인생 후반부에 등장하기 시작한 광대와 해골. 그의 그림에서는 어딘가 모르게 강하고 만화(또는 일러스트레이션)와 같은 느낌을 풍긴다 싶었더니 굵은 검정 선으로 대상의 윤곽을 선명하게 그렸기 때문에 그런 것이었다. 색채는 화려하면서도 차갑고 우울한 느낌을 준다.

출처: https://www.gemeentemuseum.nl/en/exhibitions/bernard-buffet-a-controversial-oeuvre

그는 국내에 그렇게 널리 알려진 화가가 아니라서 웹 공간에는 국문으로 된 자료가 별로 없다. 네덜란드의 어떤 웹사이트에 영어로 올라온 자료가 있어서 더듬더듬 읽어보았다(Bernard Buffet: a controversial oeuvre 링크). 그는 젊어서 크게 이름을 날렸지만 추상화의 시대가 되어서도 여전히 묘사적으로 그리는 화풍을 고수했기에 진지한 화단에서는 슬슬 배척이 되었던 것 같다. 상업적으로는 성공을 했고 고국인 프랑스 외 - 모스크바, Deurne(네덜란드), 일본 시즈오카 현 - 에서는 그의 작품만으로 채워진 미술관이 생길 정도였지만 말이다. 

아트샵에서 촬영한 그의 작품.

그는 자화상을 많이 그리기도 했지만 인생 전체를 통틀어 가장 많이 그려진 대상은 아마도 그의 아내 아나벨 뷔페(Annabel Buffet)일 것이다. 첫눈에 반하여 1958년 결혼을 하고 40년간 평생 아내만을 바라보며 살던 그는 말년에 파킨슨병에 걸려 그림을 그리기 어려워졌고, 1999년 어느 날 아내와 함께 산책을 하고 나서 조용히 스스로 목숨을 끊을 때까지 무수한 캔버스 안에 그녀의 강렬한 아름다움을 영원히 남겼다. 아나벨 부페는 영화 [무서운 아이들Les Enfants Terribles(1951)]에도 출연하였고 저술가이자 가수였으며 당대의 여러 문화예술계 인사와 교류하였다고 한다. 프랑스어 위키피디아에 나온 그녀의 항목을 보면 영화 중 배역은 마네킹(le mannequin)이었다니 도대체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다. 구글 플레이 영화에 올라와 있으니 한번 구입하여 보아야 되겠다(링크). 결혼 전의 이름은 Annabel Schwob인데, 어려서 부모가 모두 자살한 비극을 겪기도 하였다. 영화배우로서 Annabel Buffet의 기록은 IMDb에서 찾아볼 수 있다.


유튜브를 찾으면 그녀가 노래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어서 어제는 몇 편을 감상하여 보았다. 큰 눈의 미인 같다가도 낮은 저음의 목소리를 들으면 어딘가 모르게 중성적인 느낌이 난다. 마치 문주란 씨의 노래를 듣는 것 같다.

Annabel Buffet - Les gommes (1970). gommes는 지우개, 즉 '고무'를 말한다.

말년의 그의 작품은 자화상에 가까운 광대, 가죽을 벗기고 근육을 드러낸듯 한 모습의 몸(시신?), 복장 도착 해골 등 기괴한 것을 그린 것이 많다. 어둡고 선이 굵은 그의 그림은 한층 더 분위기가 무거워진다. 그가 남긴 인터뷰에서 그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광대로 기억되고 싶을 것'이라고 했다. 우스꽝스런 분장 뒤의 실제 표정은 알 길이 없지만 본 마음을 드러내지 못하는 광대의 슬픔과 이중성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들은 도대체 무엇을 먹는 것일까. 그의 그림에는 사람 두개골이 종종 등장한다.

뷔페는 어려서는 미술계의 신동으로 각광을 받았고 일찍 성공하였지만 양성애자이자 알콜중독자이기도 했다. 화려한 색채에도 불구하고 그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암울함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이번 전시회에서는 잘 느끼지 못했지만, 인터넷판 뉴욕 타임즈에 실린 기사 Buffet: A Life of Success, Rejection and Now a Celebration (2016)을 보면 그가 젊어서 거둔 대중적 인기와 부는 전후 유럽 지식인에게 그다지 환영받지 못한 것 같다. 첫 문장을 인용해 본다.
Few artists have known the roller coaster of fame and shame that the French painter Bernard Buffet experienced during his life. Buffet, who was once hailed as the artistic successor to Picasso only to be reviled later as vulgar and the epitome of poor taste, was an immensely popular artist before falling into near oblivion. He committed suicide in 1999 at the age of 71. [프랑스 화가 베르나르 뷔페가 일생 동안 경험한 명성과 수치심의 롤러코스터를 아는 예술가는 거의 없을 것이다. 뷔페는 피카소의 뒤를 이을 예술가로 칭송받았으나, 나중에는 저속하고 밥맛없는 사람으로 욕을 먹었고, 거의 잊혀지기 전까지도 대단히 대중적인 예술가였다. 그는 1999년 71세의 나이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pitome of poor taste'는 번역을 하자면 쉽게 말해서 '밥맛의 표상' 정도가 되겠다. '잊혀지기 전까지는 유명했다?' 내가 우리말로 제대로 옮긴 것인지 모르겠다. 누구나 죽기 직전까지는 살아있는 것이고, 잊혀지기 전까지는 유명한 것 아니던가.. 일찌기 그림으로 거둔 명성과 경제적 성공을 방탕한 생활로 소진하면서도 그림 자체는 소박하게 그려내고 있으니(그것도 구상 회화가 저물기 시작한 시점에) 고국에서는 점점 외면을 받게 되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외국에서는 그러한 사생활까지 알려지기는 어려운 상태이니 오히려 그림만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고, 그것이 지금 재조명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당신은 화가로 태어난 것 같다.
당신은 우리에게 당신의 외로움, 믿음, 사랑, 살아있는 모든 것,
자연에 대해 그리고 인간의 물질적, 도덕적 참담함에 마주했을 때의
비탄을 이야기하기 위해 아주 자연스럽게 이미지를 선택했다.

당신은 우리가 종교에 빠질 때처럼 그림에 빠졌다.
당신은 어떤 상황 속에서도 그림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 아나벨 뷔페 -

다음에는 데이비드 워나로위츠(David Wojnarowicz)의 생에애 대해서 좀 더 알아보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그의 만화책, 아니 그래픽 노블 [7 Miles a Second]를 구해서 읽어보련다.


2019년 6월 20일 업데이트

구글 플레이 무비에서 영화 [무서운 아이들]을 구입하여 감상하였다. 아나벨 뷔테는 56분 쯤에 아주 잠깐 단역으로 나온다. TV 화면을 휴대폰으로 찍어 보았다(가운데 출연자). 영화 시작 때 화면에 나오는 배우 명단에서도 이름을 찾기 어려웠다. 내용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이 영화의 원작자(17일 만에 써 내려간 소설 - 동성 애인이 죽은 뒤 아편 중독에 빠졌다가 이것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단숨에 지었다고 함)이자 나레이션으로 참여한 장 콕토의 삶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이어진다.


2019년 6월 27일 업데이트

오늘 새벽에 조선일보에 실린 기사를 소개한다. 관람객 1000명이 뽑은 베르나르 뷔페展의 베스트 10에 관한 것이다. 1위는 유언장 정물화.

2019년 6월 16일 일요일

관심은 자본, 혐오는 가장 효율적인 마케팅 수단

"가장 미친 놈이 모든 것을 갖는다"···'관종경제' 혐오를 부른다

경향신문에 오늘 올라온 기사이다. 관심을 끌고자 하는 것은 인류의 매우 보편적인 본능 중 하나라고 할 수도 있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별로 다르지 않던 시절에는 배우자의 관심을 끌어서 생식적인 면에서 남들보다 유리한 위치에 올라서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었을 것이다. 물론 포식자나 천적의 관심을 끄는 것은 좋지 않다. 자신을 희생해서 무리의 나머지를 살리는 고결한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미디어가 시대가 되어서 관심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위치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은 그러나 그렇게 많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바야흐로 인터넷의 시대(특히 스마트 기기와 소셜 미디어)가 되면서 관심을 통해서 일반인 누구든지 '관심 상품'을 이용하여 돈을 벌 수 있게 되었다. 이를 굳건히 떠받치는 플랫폼 기업이 바로 그 일등 공신이 아닐 수 없다.

가장 잘 먹히는 관심 대상은 선정성과 혐오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뉴스 기사나 커뮤니티 사이트의 댓글을 보면 왜 이렇게 사람들이 거칠고 편가르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제목에 [혐]으로 시작하는 글들이 너무나 많다. 클릭을 하면 혐오스런 이미지나 동영상이 나오니 주의하라는 뜻일 수도 있고, '나는 이런 사람들이 극도로 싫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글이기도 하다. 이런 꼴이 너무 보기 싫어서 크롬 브라우저에 Block Site를 몇몇 사이트를 차단한 다음 스마트폰과 PC를 동기화시켜 버렸다.

뉴스 일부를 인용해 본다.
관심은 희소성을 지닌 재화다...관심이 어느 한 곳에 주어지면 다른 곳에는 주어질 수 없다. 실제로 관심을 받는 이들은 뛰어난 외모와 같은 '매력자본'이 있거나 운좋게 시장을 선점한 소수에 불과하다.
부족한 관심을 끌려니 혐오를 끌어다 쓰고, 플랫폼 기업은 이로 말미암아 생거나는 클릭을 가지고 수익을 창출한다. 거짓 정보를 이용하여 혐오 콘텐츠를 만들고, 대중은 이에 조금씩 면역을 갖는다. 따라서 제공자는 더 심한 혐오를 끌어낸다. 진지함과는 거리가 너무나 멀다. 혐오는 또한 잘만 이용하면 정치적으로 큰 이득을 창출할 수 있다. 타도해야 할 대상에게 혐오의 프레임을 잘 씌워서 선동하면 다음번 선거에서 이길 수 있으므로. 그리고 그 이유는 언제나 '국민이 원해서'가 된다.

관심에는 묘한 중독성이 있다. 다른 사람이 어떤 일에 관심을 갖는지에 우리는 또한 관심을 갖는다. 다른 사람들의 관심 대상에 '동기화'되지 않으면 왠지 시대 조류에 뒤떨어진 사람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반감기가 채 30분도 되지 않을 것 같은 실시간 검색에에 누구나 목을 맨다. 심지어 네이버는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연령대·지역·업종 등으로 세분하여 놓았다.

'다른 사람의 관심'에 관심을 갖게 되면 관심은 더욱 한 곳으로 쏠리게 마련이다. 이는 관심으로 돈을 벌기 위한 사람에게는 의미가 있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보아서는 이득이 되지 않는다. 사회 구성원의 관심 분야가 다양해야 건강한 사회라고 나는 믿는다.

경향신문의 기사를 하나 더 링크한다. 사회비평가 박권일씨의 인터뷰 기사이다.

"혐오는 핫한 '화폐'···지금도 넘쳐난다"

독특한 진공관을 찾아서 - 구 소련의 6P23P

내가 경험해 본 진공관은 총 8 가지가 되지 못한다. 여기서 '경험'이라 함은 진공관을 개별적으로 구입해서 직접 앰프를 꾸몄거나, 혹은 완제품 앰프를 구입했을 때 딸려온 것을 포함해서이다. 그중에는 소위 이름난 회사의 관은 하나도 없다. 진정한 고수의 반열에 오르면 제조회사와 생산연도가 다른 관에서 느껴지는 소리의 차이점을 구별할 수 있다는데 말이다.

남들이 한번씩은 다 거쳐간다는 진공관(예: 45, 6V6, EL34, 2A3, KT88, ...  결국은 300B)에 대한 경험이 근본적으로 부족한데도 불구하고 이베이에서 싸게 팔리는 구 소련, 즉 소비에트 연맹 시절에 제조하여 1개에 1~2달러 수준으로 싸게 팔리는 진공관을 구해서 뭘 만들어 볼까하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유식도 채 떼지 못했는데 생식이나 선식을 하려는 어줍잖은 욕심은 아닐까? 그것도 아래 사진과 같은 열악한 환경에서 말이다.

이런 환경에서도 납땜질은 이어진다.
구글을 뒤적거리면서 구 소련제 진공관의 형번 맞추기를 해 보았다. 냉전 시절 서방과의 직접적인 교류가 없던 시절에 독자적으로 개발한 진공관들이 있어서 이에 딱 맞는 관을 맞추기 어려운 것도 있다(굵은 글씨). 그런 관은 현재 매우 싸게 구입할 수 있다. 아래에 작성한 표에서 한 줄에 맞추어 놓았다고 해서 핀의 수와 위치까지 호환되는 것은 아니다.

  • 6P1P ~6AQ5|EL90, ~6V6 (The type was commonly used in Soviet-built vacuum tube radios and TV sets as an output audio amplifier, until it was replaced by the higher-performance 6P14P, an exact equivalent of the EL84 - 위키피디아에서).
  • 6P3S (제작 사례)  ~6L6G
  • 6P14P (6W 싱글 회로) = 6BQ5|EL84
  • 6P15P =6CK6|EL83
  • 6P18P = 6DY5|EL82
  • 6P23P ??
  • 6P43P ~6BQ5|EL84, ~6CW5|EL86 (6P43P-E와는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 6F3P = 6BM8|ECL82
  • 기타 등등...

6P23P(6П23П)라는 독특한 빔 전력증폭관에 시선이 머물렀다. 9핀 MT관임에도 불구하고 플레이트 단자가 꼭대기에 있는 고주파 증폭용 진공관이다. 게다가 플레이트와 히터가 일체인 직열형 진공관이다. eBay에서는 8-9개에 10달러가 채 되지 않는 가격에 팔린다.

[이베이] 6P23P high-frequency beam tetrode tube reflektor vintage ussr radio lamp 10 pcs

국내에서도 이것을 사용하여 싱글 앰프를 만든 사례가 있다([이안은 뭐하니?] 링크). 독일어로 된 웹사이트에 회로를 구하여 이를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오디오적으로 들을 만한 결과물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6P23P SE Amp (von Reinhard Clajus)

Ep-Ip 특성 곡선을 비롯한 데이터가 인터넷에 잘 남아 있어서 오디오용 앰프를 설계하기에는 무리가 없다. 아니, 언감생심 '설계'라니 당치도 않은 말이다. 언젠가는 여기에 어울리는 드라이브단과 주변 수동 부품의 값을 계산과 실험에 의하여 구할 날이 오겠지만...

6P23P의 Ep-Ip 특성 곡선(원본 데이터 전체 링크). 3극관 특성을 닮았다.

이번 자료 검색을 통해 RadioMuseumr과 The Valve Museum 이외에도 Electronic Tube Directory - Guide to Radio Tubes에도 방대한 진공관 특성 자료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Klaus라는 사람은 소련에서 만들어진 EL82, EL84, EL86 유사관의 3극관 특성을 직접 측정하여 게시하였다(클론의 습격).

2019년 6월 17일 업데이트

6P23P의 작동 보증 시간은 최소 500시간이라는 글을 보았다. 일반적으로 5천 시간을 보증하는 것으로 아는데 왜 이 진공관만 이렇게 수명이 짧을까? 고주파 회로에서는 이럴지 몰라도 음성 신호를 증폭하는 환경이라면 좀 더 오래 갈 수도 있다.

그러면 6P43P로 관심을 바꿀까? 아, 나의 줏대 없음이여.

2019년 6월 20일 업데이트

6L6G를 사용한 매우 단순한 싱글 앰프 회로를 소개한다. 만약 나중에 6P3S를 구입할 경우에 대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