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식 디스플레이를 갖춘 스포츠·아웃도어용 손목시계로서 현실적인 가격대를 갖춘 것의 대명사는 아마 카시오 G-SHOCK이 아닐까 싶다. 그 중에서도 '빅페이스'라고 불리는 모델은 전통적인 둥근 케이스에 시계바늘이라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갖추고 있어서 더욱 인기를 끄는 것 같다. 나도 지난 여름 방수가 잘 되는 카시오의 시계를 알아보던 중에 바늘로 시간을 가리키는 빅페이스에 잠시 관심을 가진 일이 있었다. 그러나 시인성이 좋지 않고 표시되는 정보가 너무 작은데다가 케이스가 너무 커서 포기하였다. 이제는 노안이라서 잔 글씨를 보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택한 것이 G-SHOCK의 클래시컬 모델인 DW-5600E이었다.
설정 및 기능용 버튼은 총 4개이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수이다. 사실 손목시계와 같은 작은 기기에서 화면을 통한 터치 입력이 불가능한 상태라면 결국 하드웨어 버튼을 통해서 착용자의 지시를 전달할 수밖에 없다. 버튼을 4개보다 더 많이 장착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은 아닐지라도 방수기능과 내구성 등의 면에서 불리해질 것은 자명하다. 따라서 제한된 버튼을 이용하여 기기를 쉽게 제어할 수 있게 설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타이맥스 시계 중에서는 전면부쪽에 START/SPLIT 버튼을 따로 두어서 총 5개나 되는 버튼을 장착한 것도 있다. 달리기를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중에 조작을 하려면 어쩔 도리가 없다.
이 시계를 가끔 쓰면서 시각 표시를 24시 모드로 바꾸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데 자주 차지를 않으니 종종 그 방법을 잊어버리고는 한다. 이렇게 블로그에 기록을 하는 이유도 잊어버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방법은 간단하다. A(Adjust) 버튼을 눌러서 숫자가 반짝거리는 동안 D(Light) 버튼을 누르면 된다. 반짝거리는 숫자가 시, 분, 초 중에서 어느 것인지는 관계가 없다. 그러면 시 표시 바로 위에 24H라는 표시가 나타난다.
전자시계가 좋은 점은 언제든지 타이머와 스톱워치를 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두 기능은 비슷해 보이면서도 다르다. 타이머는 정해진 시간이 끝나면 알람을 울리는 것이고, 스톱워치는 0에서 시작하여 경과한 시간을 나타내는 것이다. C(Mode) 버튼을 눌러서 모든 숫자가 0으로 표시된 상태라면 B(Start/Stop) 버튼을 눌러서 바로 시간을 측정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상태가 타이머 모드(TR로 표시)인지 혹은 스톱워치 모드(ST로 표시)인지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타이머 모드에서 Start를 누르면 24시간부터 거꾸로 시간이 감소하기 시작한다. 디스플레이가 전부 0으로 된 상태라서 당연히 카운트 업 스톱워치일 것으로 생각하고 시간을 재려다가 낭패를 경험한 적이 많았다. 그래서 아예 타이머 모드에 5분을 입력해 두었다. 이제부터는 타이머 모드에서는 0:05'00이 표시되므로 스톱워치 모드(기본 표시는 00"00'00)와 혼동할 염려가 없다.
카시오 전자손목시계의 모듈은 뒷면에 4자리 숫자로 새겨져 있다. 이 시계는 3229 모듈을 사용한다. 카시오 매뉴얼 다운로드 사이트(링크)에 가서 적절한 언어를 선택한 뒤 3229를 넣으면 PDF 파일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한글 매뉴얼은 없어서 영문 매뉴얼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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