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16일 금요일

영종도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에서 영감을 얻기 위해 달린 결론: 궁즉통(窮則通)은 특이점-빅뱅, 그리고 그 후의 도약이다

한국생명정보학회에서 개최한 제4회 영종 생명정보 AI 바이오 컨퍼런스를 찾았다. 해마다 영종도에서 열렸기 때문이 이런 명칭이 붙었다고 한다. 15분짜리 짧은 발표를 준비하면서 어떤 말로 시작을 할지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개최지인 Inspire Entertainment Resort 근처를 달려 보기로 하였다.




달린 거리는 총 언제나 그렇듯이 총 6km. 부슬비를 맞으며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달렸다. 여전히 평균 페이스를 6분으로 맞추는 것은 어렵다. 2km까지는 5분 50초 미만을 유지했지만 이를 유지하지 못했다. 게다가 5km를 달리고는 한참을 쉬어야 했다. 추가 훈련을 하지 않으면 획기적인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다. 그저 이틀에 한 차례 5~6km를 슬렁슬렁 달리는 것으로는 현상 유지만 겨우 하거나 심지어 더 퇴보할지도 모른다. 최근 들어서 중간에 쉬는 일도 벌어지지 않았던가?

Inspire(고무하다), aspire(열망하다), conspire(공모하다), expire(만료되다), respire(호흡하다), perspire(땀을 흘리다)... 전부 'spirit'(활기, 기운)를 어원으로 하는 영단어이다(출처). 'Aspire to inpire before you expire'라는 멋진 말도 있다.

'I inspired other people', 이것은 내가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의 배경으로 쓰는 이미지이다. 내 묘비명에 정말 이런 글을 새길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2022년 갤러리밈에서 있었던 팀 벤겔(Tim Bengel)의 아시아 지역 첫 개인전에서 찍은 것.


INSPIRE 리조트에서 열리는 학술행사에서 나는 'Expire하지 맙시다'라는 말로 발표를 시작하였다. 이 학회는 상대적으로 젊은 학회이고, 영종 컨퍼런스는 새롭게 임용된 교수들이 자신의 연구분야를 소개하는 성격이 강하다. 이러한 신진 연구자들의 등장을 바라보는 나와 같은 세대는 이른바 '고인물'인 셈이다. 

생명정보학 기술을 이용하면 여기 앉아계신 분들 사이로 고인물 구분 경계선을 그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INSPIRE 리조트에서 영감을 받아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고인물들이여, 절대로 EXPIRE하지 맙시다.

두 번째의 오프닝 메시지는 주역에 나오는 '궁즉통(窮則通, 원래 窮則變 變則通 通則久이지만 이를 줄인 것)'이란 말에 관한 것이었다. 출장을 오면서 가지고 온 책 <공자가 인생에 답하다>(한민 지음)을 오늘 아침에 읽으면서 생각한 것이었다. 이 말은 궁핍한 상황에 처하면 반전을 일으키거나 결국은 이를 돌파하여 통하게 된다는 의미로 알려져 있으나 실은 이는 잘못된 해석이다. 여기서의 '궁'은 어렵고 딱한 처지가 아니라 '궁극'을 뜻함이 옳다고 한다. 즉,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의 옳은 풀이는 이러하다.

사물이 극에 달하면 변하게 되고, 변화가 일어나면 막힘이 없이 통하게 되며, 막힘없이 통하면 오래 지속될 수 있다.

따라서 '궁'은 특이점(singularity)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기술이나 역량이 고도로 발전하여 어떤 긴장 상태를 유지하다가 갑자기 펑! 터지면서(=big bang!) 모두가 행복해지는 현상. 바로 이런 시기에 우리가 살고 있다.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 발표 본론에 들어갔다.

가기 위하여 더 이상 긴 말은 하기 어려웠지만, 챗GPT에 물어보니 궁즉통을 특이점과 연결하거나, 특이점을 사회적 빅뱅과 연결하여 설파한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이를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고자 한다.

현대 사회는 AI에 의해 특이점으로 치닫고 있다. 직업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고, GPU는 너무 인기가 있어 구입하기 어려우며, 이를 운좋게 구입했다 해도 대규모로 운용하려면 전력 수급이 어렵다. 이것이 사회에 어떤 변화를 불러 일으킬지 아무도 확신하기 어렵다. 모든 인류가 행복해질까? 디스토피아가 될까? 그것을 모르기에 우리는 팽팽한 긴장 상태에 있다. 그러나 '궁즉통'이라는 오랜 말처럼, 이는 새로운 돌파구로 연결될 것이다. 궁극은 파국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긴장 속에서 우리가 최선을 다할 때, 우리 앞에 펼처질 대전환은 바로 특이점(singularity)에 해당한다. 문명의 본질적 도약은 바로 이 창조적 폭발의 시점에서 일어나게 된다. 이 시기가 오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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