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13일 화요일

리더의 조건

어느 조직이나 리더는 필요하다. 리더를 다른 말로는 '관리자'라고 부를 수도 있지만, 두 개념이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님을 미리 밝혀 둔다. 

관리자 없이 모두가 수평적인 관계에서 일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2002년, 구글에서 이러한 시도를 해 보았지만 수 개월 만에 실패로 돌아갔다고 한다. 자율성과 이상주의는 더 이상 정답이 아니었던 것이다. 웹을 조금만 뒤져 보면, 구글의 이 실험에 대한 실패 원인과 이로부터 얻은 교훈에 대해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요즘 리더가 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점점 적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를 가리키는 리더포비아(leader phobia)라는 신조어까지 나올 정도이다. 대학에서 총학생회가 제대로 조직되지 않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책임은 많고 보상은 점점 적어지니 이러한 선택을 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을 탓하기는 어렵다. 

'접근 동기' '회피 동기'... 이런 용어까지 들먹이면서 설명하고 리더가 되기를 꺼리는 현상을 이해하려고 할 필요는 없다. 리더가 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조직에게 돌아간다. 단지 나이가 들고 약간의 경험이 있다고 해서 리더가 되는 것은 곤란하다. 차세대 리더를 길러내는, 이른바 리더 풀(pool)이 있어야 하며, 이들을 육성하고 격려해야 한다. 이들로부터 리더가 나오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들만의 폐쇄적인 소수 엘리트 그룹이라고 부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에 의해 리더로 육성되었다 해도, 완벽하게 준비를 갖추고 리더가 되는 일은 거의 없다. 리더가 된 뒤에 비로소 리더의 면모를 갖추어 나간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물론 모두가 성공적으로 변모하지는 않을 것이다.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아무도 리더로 나서지 않을 때—나는 그 자리에 적합하지 않다고 다들 거부할 것이다—리더가 되면 안 될 사람이 리더가 될 수도 있다. 

리더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조직 구성원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위기 상황에서 신속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면 솔직함은? '리더도 다른 사람과 다르지 않다'는 안도감을 주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그것조차도 전략적으로 구사해야 한다! 우왕좌왕하거나 불안한 모습을 보여서는 곤란하다... 리더의 자리가 정말 무서운 것은,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불과 일 년 반 전에는 이런 종류의 고민이나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과 같은 날이 오게 될 것이라고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이 길을 걸어 오면서 겪은 사연을 일일이 밝힐 수도 없고 또 그것은 바람직하지도 않다. 결국 나에게 기대하는 역할을 충실하게 해 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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