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파워블로거 리더유님의 글 링크를 하나 인용하면서 시작해 보겠다.
AS에 길들여진 대한민국! 이케아, 애플, 샤오미의 경쟁력은 AS가 아니다!
[사족] 우리가 흔히 쓰는 AS 또는 A/S(=After Service)는 대표적인 콩글리시이다.
작년에 추석 직전에 아들에게 사 준 삼성 센스 노트북 컴퓨터를 최근 쓰는 모습을 통 보질 못하였다. 왜 안쓰냐고 다그쳤더니 윈도우 자동 업데이트를 하다가 먹통이 되어서 그냥 서랍 속에 넣어놓은 것이었다. 아직 보증기간 중이라서 수리 센터에 가 보라고 하였다. HDD에 이상이 있다고 새것으로 교체를 해 주었다고 하였다.
생각해 보니 갤럭시탭, 아내가 쓰던 갤럭시 그랜드 스마트폰 전부 기판을 통째로 교체해 주었었다. 삼성 HDD를 쓰다가 보증기간 내에 문제가 생기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새것으로 1:1 교환을 해 주는 것을 우리나라에만 있는 훌륭한 고객 서비스 정신이라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이건 좀 아니다 싶었다. IT 기기에서 주기판 전체를 갈아버린다는 것은 그만큼 제품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아닌가? 십여년 전 회사에 근무할 때 Alpha의 CPU가 주기판에 납땜이 되어있던 서버 보드를 가지고 씨름을 하던 경험까지도 생각이 난다. 제조사인 삼성전자 본사까지 가서 점검을 해 보니 특정 lot의 메모리와 충돌이 난다는 희한한 진단을 받았었다.
오늘의 글은 삼성전자의 제품이 전반적으로 튼튼하지 못함을 이야기하고자 함은 아니다. 예전에는 동네마다 전파사가 있었고, 집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가전제품을 수리하기에 충분한 기술을 갖추고 있었다. 물론 당시의 가전제품은 현재보다 훨씬 간단하였고, 따라서 주요 부품이나 assembly를 그대로 교체하기보다는 어떻게든 수리를 해서 쓰는 것이 옳은 일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전국적인 서비스 체인망이 없는 가전제품은 국내 환경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말았다. 이러한 현실은 은연중에 '대기업이 역시 최고다'라는 고정관념을 뿌리내리게 하는 것.
간단한 결론을 내려보겠다. 대기업이라면 좀 더 완성도가 높은 제품을 만들어 주시고, 중소기업이라면 연합 서비스 체인망과 같은 현실적인 대책을 만들어서 고장이 나면 못고치니 사지 말아야 되겠다는 때이른 걱정을 하지 않게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댓글 1개:
부품을 모듈화해서 통째로 교체하는건, 제품의 품질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고장난 부품을 엔지니어가 찾아내기 힘들 정도로 작고 복잡해졌기 때문일겁니다.
옛날에는 컨베이어 벨트에서 여공이 조립하고 납땜할 정도로 크고 단순해서, 동네 전파사에서도 고장난 부품을 다시 납땜해서 교체하는 식으로 수리를 할 수 있었지만, 요즘 스마트폰이나 TV 의 부속은 전용 장비가 없으면 납땜을 제거하는 것 조차 힘듭니다.
그리고 그나마 모듈화시켜 통째로 교체하기 때문에 빠른 A/S 가 가능한 거구요. 그 조그맣고 복잡한 물건의 고장난 부분을 일일이 찾아가며 수리했다간 보드 하나 수리하는데만 하루종일 걸릴겁니다.
저희 아버지께서도 구형 노트북을 수리하시면서 똑같은 말씀을 하시더군요..^^ 그래서 답글 남김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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