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용도로 언젠가는 쓸 것으로 생각하고 수년 동안 보관해 온 사탕 깡통에 대략적인 구멍 위치를 표시한 포스트잇을 붙인 뒤 나사못(센터 펀치 대용)과 망치로 살짝 처리를 하였다.
스피커용 단자(바인딩 포스트)와 앰프 보드를 먼저 고정하였다. 다른 부품들을 곁에 늘어놓고 기록 사진을 찍었다. 얇은 금속판으로 된 케이스 옆면에 6 mm 드릴날로 구멍을 뚫기는 매우 어려웠다. 4 mm 정도는 무난히 뚫리지만, 6 mm 드릴날을 사용하면 아무리 힘조절을 잘 해도 구멍이 세갈래 방사형으로 찢어지듯이 뚫리고 만다. 리머를 사용하여 겨우 구멍 주위를 다듬었다. 만약 얇은 판재 아래에 나무판을 밀착하여 가공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결과는 훨씬 양호하겠지만, 아래에 공간을 둔 채로 작업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조심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스피커 단자 곁에 구멍을 하나 더 뚫은 다음 신호 입력용 3.5 mm 스테레오 잭(실드선을 납땜해 두었던 것을 재활용)을 고정하였다
다음으로 뒷쪽 바닥에 6 mm 드릴날로 구멍을 하나 더 뚫고 리머로 충분히 넓힌 다음 DC 잭을 핫멜트로 고정한 뒤 연장선을 납땜하여 연결하였다. 앰프 보드에 붙어있는 단자들을 그대로 사용하기 위하여 전원 및 입력 단자는 전부 커넥터로 처리하였다.
다음으로 입력부에 가변저항을 연결하였다. 원래 만능기판에 작업을 할 생각이었는데, 케이블 말단과 기판 연결부를 위해 처리하는 것도 불편하고 기판 뒷면 배선도 너무 귀찮아서 가변저항 다리에 직접 연결하고 말았다. 부족한 선재는 랜선 토막에서 얻은 구리선을 사용하였다. B형 가변저항을 A형으로 개조하는 작업도 하지 않았다. 아래 사진은 두번째 작업만에 성공한 것이다. 원래 사용하려던 가변저항에 케이블 납땜을 다 한 뒤에 신호를 연결해 보니 좌우 밸런스가 엉망인 것이 아닌가! 배선을 전부 점검하고 음량을 최소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쪽 채널에서 여전히 소리가 나는 것이었다. 오디오용 고급 볼륨을 쓰는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앰프 보드로 가는 케이블은 3.5 mm 완성품 선에서 플러그째로 잘라낸 것을 재활용한 것이다. 납땜용 플러그(신품)을 꺼내어 보니 그라운드쪽 단자에 구멍이 뚫려있지 않은 불량품이 아닌가!
케이스에 부품들을 너트로 최종 고정하기 전에 테스트를 하는 중이다. 소리도 잘 나고, 볼륨 조절도 부드럽게 잘 된다.
최종적으로 뚜껑을 씌우기 전의 모습이다.
진공관 싱글 초삼결 앰프와 좋은 친구가 되었다. 만약 엘레파츠에서 온 부품을 기다렸다가 사용했다면 파일럿 LED가 달린 고급품(?)이 되었을 것이다.
시행착오를 몇번이나 거치느라 예상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오늘 배운 값진 교훈은 다음과 같다.
- 역시 자작에서 가장 힘든 부분은 케이스 가공 작업이다!
- 기판 뒷면 배선에는 래핑용 와이어를 쓰지 말고 0.4 mm 주석도금선을 사용하도록 하자.
- 오디오 관련 자작에서는 단자나 가변저항 등에 돈을 아끼지 말자! 만족도 면에서 도저히 비교할 수 없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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