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7일 월요일

요즘 세상에 알리익스프레스 없이 산다는 것은...

특히 DIYer에게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



3월 30일에 몇 가지 물건을 주문해 놓고 배송 완료까지 2주 정도는 기다릴 생각이었는데, 어젯밤 늦게 이 물건 중 묶음배송 대상인 두 개가 인천 통관장에서 통관 완료되어 출고되었다는 알림톡을 받았다(나중에 확인해 보니 오늘 오전 11시 15분에 배송 완료). 특히 위 이미지에서 세 번째의 5핀 커넥터는 구매 사이트에서 5월 중순에나 배송될 것이라고 적혀 있었기에 아예 잊고 있으려고 했었다.

알리익스프레스에 접속하여 배송 현황을 확인해 보았다. 위 이미지에 보인 것 중에서 이틀 전에 주문한 것(헤드폰 쿠션)을 제외한 세 개의 것이 전부 국내 택배 회사로 인수된 상태이다. 참으로 놀랍고 편리한 세상이다. 나의 이런 작은 구매 행동이 모이고 모여서 국내 제조업 기반을 흔드는 움직임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일반 소비자로서는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어차피 국내에서는 이런 물건을 만들지 않고 있으며, 국내에서 구한다 해도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팔리는 것을 가져다가 더욱 비싸게 파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제조업 강국의 위치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작은 나라에서 모든 종류의 물건을 다 만들기는 어렵다. 상승하는 인건비, 원자재 공급망의 불투명성, 그리고 도대체 예측하기 어려운 관세 문제 등. 소비자는 싸고 빨리 배달되는 물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번에 구입하는 물품은 KORG X2 Music Workstation의 전원부를 완전히 재구성하기 위한 부품에 해당한다(관련 글 KORG X2 Self-Repair). 5V/12V/-12V의 직류 전원 세 가지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조금만 기다리면 필요한 물건을 다 받은 다음 천천히 수리를 해도 되는데, 어제는 호기심에 집에 있는 물건을 이용하여 테스트를 해 보다가 배선 실수로 아까운 부품만 몇 개 태워버리고 말았다.

실험용 회로 구성. 이것은 살아 남은 것들이다.


오늘 배송된 기판을 살펴보았다. 생각보다 매우 작아서 기존의 전원보드(KLM-1649)에서 몇 개의 부품을 걷어내면 그 위에 고정을 해도 될 것 같다. 아래의 동영상은 휴대폰에서 화면 녹화 기능을 이용하여 만든 것이다. 듀얼 전압 보드는 웹사이트의 사진 설명과는 달리 SMD 부품을 사용하여 제조된 것이었다. 


2025년 4월 8일 업데이트

알리익스프레스에서 3월 30일에 주문했던 세 가지 부품이 생각보다 빨리 도착하였다. 건전지를 사용하여 테스트했던 보드를 이용하여 임시로 전원부를 꾸민 다음 Korg X2를 켜 보았다.

현란한 LED.




잡음 문제가 한결 나아진 것 같다. 헤드폰 구동용 op amp 특유의 화이트 노이즈만 남았다. M5216L이 다음 달이면 올 테니, 마지막 개선 시도를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전원보드 KLM-1649를 제거한 뒤 오늘 배송받은 부품으로 다 채워버려도 되지만, LCD 백라이트를 켜기 어려워진다. KLM-1649에서 키가 큰 부품을 제거한 뒤, 오늘 받은 보드 2개와 전원 트랜스포머를 적당히 고정해 보겠다. 그런 다음 KLM-1649의 LCD 백라이트 전원 회로에 +5V를 연결하면 될 것이다. 주말을 기해 마무리 작업을 하겠다.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