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벚꽃이 화사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앞으로 약 이주일 동안 전국은 하얗게 물들 것이다. 늘 이맘때가 되면, 연구소 마당에서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 엔딩>을 연주하고 싶었다. 나의 가창력으로는 소화하기 어려운 노래이므로 다른 보컬리스트의 참여가 필요하다.
그 소망을 올해는 드디어 이루었다. 제대로 멤버를 갖추어서 4월 하순에 소규모의 야외 공연을 하는 것이 원래의 계획이었지만, 그때까지 벚꽃이 남아 있기는 힘들 것이다. 2025년 4월 4일이 갖는 특별한 의미도 이러한 이벤트를 강행하게 만들었다. 점심시간에 모여서 잠깐 연습을 하고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다가 '야외 연습' 콘셉트로 일단 장비를 챙겨서 밖으로 나가자고 멤버들을 졸라서 이 일을 저질렀다. 따라서 홍보를 전혀 하지 않았다. 총 세 곡을 연주하였고(전체 영상 링크), 다음은 가장 마지막에 연주한 <벚꽃 엔딩>만 뽑아낸 것이다. 멤버의 수가 적어서 모든 악기 연주를 소화할 수 없었기 때문에 배킹 트랙을 만들어서 재생하였다. <벚꽃 엔딩>을 제외한 두 곡은 유튜브의 소스를 그대로 이용하였다. 사전에 악보를 참조하지는 않았다.
<조정김>이란 이 퍼포먼스에 참여한 세 사람의 성을 딴 것이다(조근형·정해영·김상옥). 이는 올해 2월에 연구소 내부 행사를 통해 '데뷔'한 7인조 밴드 KRIBBtonite의 KOBIC 소속 유닛에 해당한다.
잘 알려진 지도표 성경김을 패러디하여 포스터 비슷한 이미지를 만들어 보았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챗GPT의 이미지 생성 기능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참고로 성경식품은 한반도 지도 모양으로 만들어진 상표를 등록하려고 했으나 특허청에서 거절당했고, 거절결정 취소 소송에서 최종 패소하였다고 한다(2024년 11월 관련 기사 링크). 특허 법원의 의견은 다음과 같다.
일반 수요자에게 사회통념상 대한민국 지도로 인식되는 이상, 식별력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고 특정인에게 이를 독점하도록 하는 것도 부적절하다
작년에 구입한 ALTO Uber PA 'Portable self-powered PA system'가 처음으로 실전에 쓰였다. 베이스와 마이크 및 블루투스로 연결하여 재생한 배킹 트랙이 전부였고, 어쿠스틱 기타는 증폭을 하지 않았다. 이 스피커를 실내에서 쓸 때에는 특별한 문제를 느끼지 못하였으나, 야외에서 음량을 키웠더니 배터리 충전 수준 표시등이 낮아지면서 찢어지는 소리가 났다. 내장 납산배터리(12V 5Ah)의 충전 상태가 문제였을까? 반품된 것을 구입한 것이 원인일지도 모르겠다. 50와트 출력이 이렇게 허술할 수는 없다.
서툰 실력이지만 대중 앞에서 연주할 기회를 찾고 연습을 위해 모여서 팀웍을 다지며, 연주가 끝난 뒤 영상을 제작하는 등 사소한 경험이 쌓이면서 내 일상이 더욱 풍성해지는 것 같다. 협조해 준 멤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뜻을 전한다.
유튜브 화면 갈무리. 아무리 조정할 것이 적다 해도 프리시전 베이스의 음량과 톤에는 신경을 써여 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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