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21일 금요일

오랜만에 CD로 음악을 듣다

6LQ8 싱글 앰프에 전원을 넣고 노트북 컴퓨터를 연결하였다. 대전 집을 떠나 온 다음에는 거의 듣지 못했던 CD를 원 없이 듣고  있다. 창 밖으로 들리는 도로의 소음이 심해서 컴퓨터의 냉각팬 소리나 CD 돌아가는 소리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냉장고의 소음도 이런 상황에서는 도움이 된다. 컴퓨터에 내장된 광학 디스크 드라이브의 이젝트 버튼이 고장나서, 터미널 창을 열고 eject 명령어를 눌러 트레이를 연다.

이 사진 하나에 진공관 앰프 3대가 있다. 책상 아래 왼쪽 구석에는 사운드캔버스와 나노피아노가 숨어 있다.
6LQ8의 볼륨 놉을 중앙 근처에 두면 잡음이 들린다. 그 범위가 생각보다 넓어서 좀 불편하다. 차라리 최대로 하면 잡음이 준다. 그래서 앰프의 볼륨 놉을 최대로 하고 컴퓨터의 오디오 출력을 조절하기로 했다. 인터넷에서 앰프 보드를 구입하여 입력단에 가변저항만 달아 놓았을 경우 중간 위치에서 가장 심하게 잡음이 날 때가 많다. A형 포텐셔미터이므로 정확히 절반의 저항값은 아니다. 그 이유가 도대체 뭘까? 이론적으로 분명히 설명이 될텐데 말이다.

리눅스에서 MIDI 셋업을 하느라 한동안 KBS 클래식 FM을 듣지 않고 있다가 며칠 전 아이패드를 연겨헸더니 Kong 앱을 업데이트하지 않으면 아예 방송을 듣지 못하는 상태라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나의 구형 아이패드에 깔린 iOS에서는 새 Kong을 설치하지 못한다. 그럼 이제 더 이상 KBS FM 방송 청취용으로는 아이패드를 쓰지 못한다는 것 아닌가! 이건 정말 너무하다. 집에 가서 안쓰는 안드로이드 휴대폰을 가지고 와야 되겠다.

지금 듣는 CD는 구 소련 보관소에서 무더기로 발견된 실황 녹음 테이프를 우리나라에 들여와서 100장짜리로 발매한 것이다(러시아 클래식100선). 오래 전에 녹음된 모노럴 음반도 있고, 관객들의 기침 소리가 심하게 들리는 것도 있으며, 심지어 연주자의 실수도 꽤 들린다. '전람회의 그림'의 첫 번째 프롬나드에서 트럼펫 주자가 내는 너무나 명료한 '삑사리'가 나기 때문이다. 직접 Audacity에서 해당 부분을 녹음하여 보았다. JACJ이니 PulseAudio니 열심히 셋업은 해 놓았는데 컴퓨터 안의 다른 애플리케이션에서 나오는 소리를 녹음하려면 영 헷갈린다. pavucontrol(PulseAudio Volume Control)에서 겨우 제대로 설정을 한 뒤 녹음을 하였다. 28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들어보시길. USSR State Symphony Orchestra의 1974년 7월 녹음이다.



요즘 글 쓰는 분위기 같아서는 이런 글 다음에는 'ㅋㅋㅋ'을 쳐 넣고 싶지만 자제력을 발휘하기로 한다. 그대로 저렴한 가격에 이렇게 다양한 연주를 들을 수 있는 것이 어디인가?

내일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오늘보다는 적게 발생하기를 바라며 또 재생 버튼을 클릭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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