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11일 화요일

이론적으로 가능하나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

구식 PCI 사운드 카드(사운드블라스터 라이브!)를 PCI Express 슬롯밖에 없는 Dell Inspiron 660s에 장착하기 위하여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어댑터 카드를 구입하였다.


왜 이런 무의미해 보이는 시도를 하는가? Korg X2 Music Workstation에 SysEx 파일을 전송하기 위한 가장 안전하고도 고전적인 환경을 구축하기 위함이었다. MIDI/조이스틱 포트(게임 포트라고도 함)가 달린 구형 사운드 카드 + 사운드 카드에 연결하는 MIDI 인터페이스 + 윈도우 XP가 바로 그러하다.

그런데 노트북 컴퓨터에 윈도우 7을 설치한 뒤 USB용 MIDI 인터페이스를 연결해도 Elektron C6 SysEx Tool을 사용하여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음을 지난 휴가 기간 동안 확인하였다. 그 사이에 PCI Express 사운드 카드가 우체국을 통해 배송되었다.

과연 이것을 Dell 컴퓨터에 꽂을 수 있을까? 슬림 사이즈의 케이스를 사용한 PC라는 것이 걸림돌이다. 고정용 가이드의 가느다란 부분이 휘어진 채로 배송이 되어서 일부를 잘라내었다. 어차피 원래 상태로는 사운드 카드를 꽂기 어렵다.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나 물리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임을 확인하였다. 사운드 카드의 단자대-고정 가이드 부분이 케이스에 걸린다. 카드를 잠시 사용하는 동안 케이스 뚜껑을 닫지 못하는 정도라면 좋겠지만, 어댑터를 끼운 카드를 마더보드에 꽂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케이스의 일부를 잘라내지 않으면 꽂을 수가 없다. 이 정도 두께의 금속판을 자를 가위는 갖고 있지만 그렇게 되면 케이스의 강도가 현저히 줄어들 것이 뻔하니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 이러한 개조가 가능하다 해도, 추가로 해결할 일이 있다. 어댑터 보드에 전원을 연결해야 하므로 젠더 케이블도 필요하다. 파워 서플라이는 전부 SATA 타입의 장비만을 꽂게 되어 있을 것이고 여분의 단자가 없을 터이니 SATA 15P to IDE + SATA 전원 케이블은 필요할 것 같다.

정상 크기의 PC 케이스라 해도 위 사진에서 보듯이 어댑터를 끼운 상태로 불쑥 높아진 카드를 제대로 수납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만약 마더보드를 케이스에서 꺼낸다면 높아진 카드와 상관없이 장착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PC 수리점도 아니고 이렇게 쓸 수야 있겠는가.

PCI Express 연장 케이블이라는 물건이 있다. 국내에서 구입하면 아래에서 보인 가격(알리익스프레스)의 거의 열 배를 주어야 한다. 이 물건을 사용하면 어려움이 해결될 것이다.


어댑터를 사용하여 Dell Inspiron 660s에 어떻게든 사운드블라스터 카드를 꽂게 만드는 것은 그대로 추진하되, 대전 사무실에 처박혀 있는 내 개인 PC 부품 중에 PCI 슬롯이 있는 것을 찾아 봐야 되겠다.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