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준비를 하는 동안 나의 베이스 기타 두 대는 전부 강당 무대 옆의 대기실에 보관되어 있었다. 집에서는 한동안 베이스를 만지지 못했다는 뜻이다. 주말 외출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잠시 직장에 들러서 베이스 하나('빨강이')를 들고 왔다.
그냥 뭔가 녹음을 하고 싶어졌다. 1980년대 인기리에 방송되었던 드라마 Moonlighting의 오프닝으로 잘 알려진 Al Jarreau(1940-2017)의 테마곡을 택했다. 작년부터 사무실 지하에서 유튜브를 틀어놓고 혼자 베이스를 치며 노래도 따라 불렀었다.
유튜브의 원곡을 재생하면서 Audacity에서 루프백 녹음을 하여 WAV 파일로 저장하였다. 파일을 LALAL.AI에 올려서 베이스 라인을 제거하는 것까지는 좋았는데(How to Remove Base), 결과물을 파일로 다운로드하려니 유료 구독을 해야 한다. 흠... 편법이지만 웹 브라우저에서 베이스가 제거된 음원 파일을 재생하면서 또 Audacity에서 루프백 녹음을 하였다. 오디오 인터페이스는 늘 쓰는 Behringer UM2이다.
이것 말고도 Vocal Remover라는 웹사이트에서도 비슷한 일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돈을 내지 않고서 마음대로 작업을 할 수 있는 서비스는 많지 않다. 하루에 한 번만 분리 작업을 하거나, 10분을 넘는 음원 파일은 처리를 못 한다거나... 어차피 돈을 써야 한다면 차라리 국내 기업의 서비스인 Gaudio Studio를 쓰는 것이 나을 것이다.
Gaudio Studio가 제공하는 솔루션. |
작년에 있었던 두 번째 공연을 준비하면서 여기에서 몇 곡을 올려 작업을 했었다. 글을 쓰는 지금 접속을 해 보니 Moonlighting을 이미 파트별로 분리를 해 놓았었다. 이 사실을 까맣게 잊고서 오늘 불필요한 작업을 한 셈이다.
베이스를 제거한 음원 파일을 Audacity로 불러들인 뒤 오버더빙으로 베이스 녹음을 하려니 자꾸 에러가 난다. 너무 오랜만에 녹음을 하느라 프로그램 사용법을 잊어버린 것인가? ASIO support 기능과 함께 컴파일했던 Audacity를 이용하여 겨우 작업을 마친 뒤 유튜브에 올렸다. 이런 초보자 수준의 베이스 커버 버전을 올려서 인터넷 세상을 더럽하는 것이 부끄럽다...
녹음 후 유튜브 업로드까지 한 다음 오디오 인터페이스에 다이나믹 마이크로폰을 연결하여 테스트를 하다가 무엇이 문제인지를 알게 되었다. 오늘 접한 Audacity의 오류는 녹음과 재생의 sampling rate가 일치하지 않은 때문이었다. 오버더빙을 하려면 당연히 두 수치가 같아야 한다. 이는 Windows의 설정이 아니라 예전 제어판에 들어가야 제대로 맞출 수가 있다.
나의 연주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려면 비디오(화면)는 무엇으로 하는 것이 좋은가? 녹음은 어떻게든 겨우 해 보겠지만, 적절한 비디오를 선택하는 것이 늘 고민스럽다. 연주를 하는 내 모습을 직접 찍는 것은 매우 수고스럽고 기술적으로도 쉽지 않다. 오늘의 사례에서처럼 DAW에서 재생하는 화면을 녹화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그러나 화면 녹화를 위한 소프트웨어 선택은 아직 어려운 문제이다. 리눅스에서는 Kazam이라는 훌륭한 소프트웨어가 있었다. Windows에서 쓸 수 있는 OBS Studio의 사용법을 어서 익혀야 될 것이다.
밤 9시 반이 되어 운동복을 차려입고 밖으로 나갔다. 어제(5 km)에 이어서 오늘은 6 km를 달렸다. 눈이 얼어 미끄러운 산책로에서 넘어지지 않기 위해 많은 주의를 기울였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매일 10 km를 달리거나 1,500 m 수영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다소 번거롭다고 느껴지더라도 신체를 규칙적으로 쓰는 것이 업무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음악과 관련된 활동도 마찬가지이다.
다음주면 추위가 물러가기 시작할 것이다. 이번 겨울도 만만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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