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문제, 교육문제, 노동문제... 하나같이 우리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무거운 문제들이다. 원인을 찾는 것도 쉽지 않고 해결 방안을 내놓은 것은 더더욱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적절한 비난의 대상이 수면으로 떠오르면, 이는 특정 집단에게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된다. 요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임금 피크제 역시 그러하다. 정부에서는 공공기관에 대해서 이를 강행하고자 한다. 물론 공무원은 예외이고, 공공기관 중에서 IBS, 무슨무슨 과학기술원(너무나 종류가 많아졌다), 고등과학원등도 적당한 이유를 들어 임금피크제를 피해가고 있다. TV에서는 정년을 앞둔 사람들에게 양보를 요구하는듯한 광고가 나온다. 출연연은 IMF 구제금융 시절 줄어든 정년도 억울하고 여기에다 임금피크제까지 수용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준다는 정부의 호통이 당혹스럽다. 그러나 요즘 사회 분위기에서는 '정년 환원'은 말도 꺼내기 어렵다.
직장을 떠나야 할 철밥통 '어르신'들이 빨리 나가 주어야 우리 청년들이 취업을 하고 생활을 할 것 아니냐?
세대간의 감정을 건드리기 딱 좋은 말이다. 격한 감정이 고조되면, 이제 청년 세대와 정년(을 앞둔) 세대간에 자발적인 싸움이 시작될 것이다. 싸움에 불을 당긴 자는 이제 갈등이 더욱 깊어지고 싸움이 커지길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자칫하다가 선배세대는 악인이 되기 딱 좋은 구도이다. 적절한 여론 몰이를 통해서 '선배' 세대를 옥죄어 나가면 된다.
약간 주제에서 벗어난 이야기이지만, 출연연은 언제나 '비정상'적인 조직으로만 비쳐진다. 대학은 항상 혁신의 아이콘이고, 기업체는 산업과 경제를 일구어내는 주역이다. 대학이나 기업 연구소와 다른 그 무엇으로 자리매김을 하라고, 투입 대비 성과가 무엇이냐고 항상 지적만 받는다. 대학이나 기업에서 '하지 아니하는' 일로 스스로 차별화를 하려니 너무나 옹색하다. 언제부터 출연연이 틈새나 노리는 집단이었나? 그런 눈치 볼 것 없이 당당하게 자리매김을 하면 안될까? 이제 출연연도 출범한지 40년이 넘어가는 동안 제 역할을 어느 정도 해 왔으니 과거 성장시대를 일구어 온 정부주도의 R&D 파라다임의 근본적인 변화를 앞두고 일몰형으로 체제를 바꾸어야 하나?
답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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