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에 가족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형으로부터 만년필을 하나 얻었다. 워터맨의 <필레아>라는 모델이다(F닙). 워터맨의 가장 하위 모델이기는 해도 손글씨를 즐겨쓰는 나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에 안성맞춤 아이템이다. 현재 주력으로 사용하는 플래티그넘 <스튜디오>의 좋은 친구가 될 것 같다. 쥐어보니 적당히 두툼한 것이 손에 잡히는 느낌도 좋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가장 널리 쓰이는 국제규격의 잉크 카트리지가 호환된다고 한다. 갖고있던 자바펜의 잉크 카트리지를 꽂았다. 그런데... 뒷뚜껑이 안들어간다.
이게 말이 되는가? 뒷뚜껑의 내부를 살펴보니 보강을 위한 원통형 금속 부품이 자리를 잡고 있다. 색깔로 보아 황동 재질로 생각된다.
워터맨의 전용 카트리지나 컨버터는 저 속에 쏙 들어갈 수 있게 직경이 가늘단 말인가? 혹은 판촉물로 특별히 만들어진 제품이라서 비정상적으로 짧은 카트리지가 일회용으로 들어있었고 그것을 다 쓰면 '나몰라~'인 제품인가? 혹은 워터맨의 정품 카트리지나 컨버터는 저 안에 쏙 들어가게끔 가늘단 말인가?
아마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이 지구 어딘가에는 있을 것이다. 구글을 뒤져보니 The Fountain Pen Network이라는 커뮤니티가 있다. 필레아는 저가 제품이라서 잉크 카트리지나 컨버터가 기본적으로 들어있지 않다. 그래서인지 표준 카트리지가 맞는지 여부를 고민하는 질문도 찾아볼 수 있었다. 달려있는 답글을 검토해 본 결과 워터맨용 카트리지는 약간 갸름한 것으로 보이고, 일밭 카트리지를 걸리게 만드는 황동 배럴(brass barrel or brass sleeve)을 빼버리라는 글도 있었다.
내일 대형 문구 매장에 가서 워터맨 정품 카트리지를 실제로 끼워 본 다음에 결론을 내리도록 하자. 저 부품이 분명히 용도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무게 균형을 맞추어서 필기감을 좋게 한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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