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두기는 아까와서 이를 수납할 케이스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 보았다. 바로 초콜렛 통이다.
뚜껑에 구멍을 내고 볼륨 포텐셔미터를 너트로 고정하면 보드를 따로 고정할 필요가 없다. 입력잭도 뚜껑에 고정하면 된다. 스피커 단자는 옆면에 달아야 하는데, 일반적인 바인딩 포스트를 쓰면 고정을 위한 면적도 많이 필요하고 내부로도 길게 돌출되어 보드에 닿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스피커용으로 잘 쓰이지는 않지만 이런 단자대를 생각하였다. 스피커선을 연결하려면 항상 드라이버를 써야 한다는 점이 불편하지만 공간을 적게 차지한다. 이러한 단자대는 지난 여름에 조립한 샘플전자의 class D 앰프 보드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부품통 속에 숨어있던 방열판을 겨우 찾았다. 이것은 배송을 기다리고 있는 LM1876 앰프 보드를 위해 사용할 것이다.
...이렇게 계획을 세우고 결국 오늘 만든 것은 아래 사진과 같다. 온갖 폐품은 다 끌어모아서 만들었다. 스피커 연결용 클립식 단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망가진 튜너를 버리면서 떼어둔 안테나 단자이다. TDA7297 칩의 방열판에서 생각보다 열이 많이 나서 밀폐된 통의 바닥에 밀어넣기는 무리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오늘은 모처럼 진공관 오디오가 휴식을 취한 일요일이었다. 이 앰프를 가지고 스피커를 바꾸어 가면서 하루 종일 들은 결과 스피커 2호기와 매칭이 잘 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케이스도 변변치 않고 성능도 고만고만한 칩 앰프가 하나 둘 늘어만 간다. 마치 여자들이 장신구를 사들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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