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평균보다는 조금 높은 독서량을 갖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사회과학, 과학기술, 자기계발서 등 대단히 편중된 독서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주 작정을 하고 소설책을 한권 빌렸다. 순수 문학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코넬 울리치의 <밤은 천개의 눈을 가지고 있다>. 오늘날 누아르 소설이라고 불리는 쟝르의 기반을 다진 작가로서 히치콕 감독이 가장 존경하는 작가로 알려지기도 했고 나도 흥미롭게 본 영화 <이창>의 원작자이기도 하다.
한나절동안 자리를 뜨지 않고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편중된 독서습관 때문인지 심리상태나 정경을 길고 수려한 문장으로 쓴 것을 따라 읽기가 쉽지는 않았으나 모처럼 글 자체가 주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레이드 부녀에게 일어나는 일을 예지하는 범상치 않은 톰킨스의 능력, 그리고 음모... 연루된 당사자들이 대부분 사망을 하는 바람에 경찰 수사로도 완벽한 전모를 밝히지 못하였지만 아쉬운대로 여운을 남기는 결말이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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