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27일 토요일

신당동에서 떡볶이 먹고 황학동 벼룩시장 가려다 서울풍물시장까지 간 사연

황학동 벼룩시장, 청계천 도깨비시장... 엇비슷한 위치에 있는 중고 물품을 파는 시장이지만 90년대 들어 결혼과 함께 서울을 떠난 나에게는 중고 전자제품이나 카메라 등 남자로서 호기심을 가질만한 물건을 파는 시장으로 언젠가 한번 가 보고 싶은 곳으로만 남아있는 장소이다. 청계천 복원 전에는 각종 공구나 전자제품, 광학제품 등을 파는 좌판이 즐비했었고 중고 물품을 파는 가게는 주로 청계천로 큰길 뒤편 골목에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작년 초겨울에 아들과 함께 황학동 벼룩시장 골목을 찾은 적이 있다. 내가 원했던 곳은 상태가 불확실한 중고물품(수집이나 인테리어 장식 이외에는 별 쓸모가 없는?)을 파는 좌판이 아니라 중고 전자제품이나 악기 등을 파는 점포가 밀집된, 언론에도 여러차례 소개된 유명한 골목이었다. 정확한 위치를 몰라서 지하철 동묘역에서 내린 다음 성동기계공고 근처를 헤매다가 원하는 곳을 비로소 찾았다. 도로명으로는 마장로3길에 해당한다.

오늘 다시 볼일이 있어서 서울에 갔다가 신당동 떡볶이거리에서 점심을 먹었다. 목적지는 가끔 방문한 적이 있는 <마복림할머니 막내아들네>. 신당동 지하철역 6호선쪽 8번 출구로 나오면 성동소방서가 있는 큰 골목이 나오고 그리고 조금만 들어가면 신당동 떡볶이거리를 알리는 표지가 보인다.



아들과 함께 2인분 기본과 주먹밥을 먹은 뒤 작년에 찾았던 황학동 벼룩시장을 찾기로 했다. 주차요원에게 성동기계공고 위치를 묻고는 대충 걸어서 찾기로 했는데... 길거리에 드문드문 서있는 표지판은 황학동 벼룩시장이 아니고 <서울풍물시장>이었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이 둘은 사실 같은 곳이 아니고 지리적으로도 거의 1km 가까이 떨어져 있다. 그러나 나는 중고물품을 파는 비슷한 곳이라는 막연한 생각에 지나는 행인에게 물어서 <서울풍물시장>으로 가고 말았다. 이곳은 청계천을 복원하면서 '황학동 도깨비시장'등 주변 노점상가를 정리해 2004년 초 동대문운동장 축구장으로 이주하면서 동대문운동장 풍물벼룩시장이 생겼고, 동대문운동장이 공원화되면서 신설동에 새로 건물을 지어 입주시킨 것이라고 한다.


꿩 대신 닭이라고, 2층으로 크게 지어진 시장을 두루 구경하다가 신설동 지하철역으로 나가서 용산전자상가로 향했다. 1층은 인테리어 소품으로 쓸만한 중고가구나 가전, 2층은 의류나 생활용품과 의류 위주로 점포가 입주해 있었다. 오래된 장전축에 걸린 LP에서 최성수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대전 집으로 돌아와서 오늘 돌아다닌 곳을 재구성하기로 하였다. 애초에 목적했던 황학동 벼룩시장을 크게 벗어나서 엉뚱한 곳을 돌아다닌 셈이었다. 신당역에서 2호선 길을 따라 동쪽으로 걷다가(퇴계로의 동쪽 끝까지) 북쪽으로 길을 꺾어서 청계8가까지 간 다음 엉뚱한 곳으로 간 셈이다. 황학사거리에서 중고 주방용품 가게가 즐비한 곳이 보이기 시작했을 때 서쪽으로 꺾어서 언덕받이로 향한 마장로로 접어들었어야 원래의 목적지인 황학동 벼룩시장을 갈 수 있었을 것이다. 바로 위 사진의 서울풍물시장 입구 표지판은 아래 지도의 별표 위치에 세워져 있다. 동묘공원 옆길에도 벼룩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작년에 황학동 벼룩시장 입구에서 찍은 사진을 아래에 남긴다. 마장로3길 입구의 표지판이 보인다. 위 지도에서 파랑색 화살표의 시작 부분에서 찍은 것이다. 도로 표지판에 보이는 110m 전방의 사거리는 <흥인사거리>이다. 다음에는 길 잃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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