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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16일 월요일

Hybrid AF(audio frequency) power amplifier IC 이야기 - Sanken IC를 이용한 앰프 제작

80년대에 서울에서 청소년 시기를 보내면서 가끔 청계천 전자상가 일대를 지나칠 때면 다음 사진처럼 눈길을 끄는 부품이 진열된 것을 보고는 하였다. 마치 큰 초콜렛 조각과 같은 손바닥 반 정도의 검정색 플라스틱 패키지에 단자가 지네발처럼 많이 달린 형태의 IC였다. 지네발과 다른 점은 몸체의 한쪽에만 다리가 달려있다는 점이었다. 그렇다면 오징어나 해파리를 연상하면 더 어울릴까? 당시에는 이것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전혀 알지 못하였다. 팝&록 음악에는 관심이 많았지만 오디오 기기 자체는 나와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출처: http://www.electronic-discount.be/product-details/stk4141ii-san/shop.htm?lng=en

청계천을 왜 지나다녔느냐고? 순전히 전자공작과 음반에 관련된 취미 때문이었다. 인터넷이 없던 당시 그 일대는 각종 음란물 유통의 메카였고, 호기심이 왕성한 소년들은 이를 구입하거나 단순히 눈요기를 할 목적으로 그곳을 찾기도 하였을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 나는 그런 일에는 관심이 없었고, 현 청계로 위의 구름다리를 지날 때에는 이상한 물건을 팔기 위해 다가서는 호객꾼을 피해서 뛰어다니기도 하였으니...

최근들어 몇년 동안 납땜인두를 드는 일이 많아졌다. 어려서 제대로 누리지 못한 전자 공작 취미를 중년이 되어서 새로 시작했다고나 할까? 완제품 상태의 앰프 보드를 구입하여 배선 작업을 하고, 간단한 스피커 시스템을 만드는 일을 즐기게 되었다. 그러는 중 장사동 아세아전자상가에 위치한 은포전자의 홈페이지에서 흥미로운 제품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바로 글머리에서 소개한 종류의 칩을 사용한 앰프 보드였다. 은포전자는 자작용 앰프 섀시와 셀렉터, 부품등을 판매하는 곳으로 자작인들에게는 꽤 알려진 곳이다. 홈페이지에는 '앰프킷트'로 소개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이미 조립이 완료된 기판으로서 대부분 방열판까지 갖추어져있다. 혹시 궁금하면 직접 찾아가거나 전화로 문의하는 것을 권한다. 홈페이지에 게시판이 있기는 하나 그다지 활성화되지는 못한 상태이다.

지금은 Texas Instruments(National Semiconductor가 인수)의 LM 시리즈 앰프 칩이나 SGS-Thomson(현재 STMicroelectronics)의 TDA 시리즈 앰프 칩이 널리 쓰이면서 이런 하이브리드 방식의 오디오 파워 앰프 IC는 자취를 감추었다(참조: [diyAudio] STK series amp modules - any good?). 시중에 돌아다니는 것은 대부분 과거에 풍성히 생산된 재고품인데, 간혹 중국에서는 이를 똑같이 흉내낸 가짜(fake or counterfeit)를 만들어 팔기도 한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 보니 이런 방식의 오디오 IC는 1969년 산요에서 처음 만든 것으로 보인다(링크). 지금의 판단 기준으로는 외형이 너무 크고, 공급 전압도 너무 높으며, 필요한 외부 부품도 너무 많다. 음질면에서는 평균 이상은 되었을 것이다. 아마도 많은 가정용 오디오 앰프에서 이러한 앰프 칩을 사용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STK 시리즈 앰프 칩의 데이터 시트는 지금도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요즘 추세처럼 최대 출력으로 뻥을 치지 않고 최저 출력을 정직하게 표시해 놓았다. 내가 은포전자에서 실제로 구입한 것은 그러나 산요의 것이 아니라 산켄(Sanken)의 SI-1525HD 칩을 사용한 보드였다(제품 링크). 선택의 이유는 간단하다. 제품 목록 중에서 공급 전압이 가장 낮은 범위에 있는 것을 고른 것이다. 이 앰프를 위해 전원 트랜스를 또 구입할 의사는 전혀 없으니 사무실에서 사용 중인 LM1876 앰프에 달린 18V 듀얼 토로이덜 트랜스를 사용해야만 했다. 페놀 기판 위에 직접 만든 정류 회로를 거쳐 나온 최종 전압은 +/- 24V 수준이니 이를 만족하는 것을 골라야만 했다. 홈페이지에는 공급 전압의 범위가 양전원 22-40V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그렇지만 양전원 18V를 조금 넘는 수준에서도 소리는 약간 작지만 잘 동작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일반인에게 산켄은 매우 생소한 브랜드이다. 열심히 구글을 뒤져 보았지만 산켄의 하이브리드 오디오 앰프 IC는 데이터시트는커녕 정보 자체를 도저히 찾을 길이 없었다. 겨우 다음의 오래된 글을 하나 찾는데 만족해야 했다. 여기에는 SI-1525HD는 나오지 않는다. 은포전자의 제품 소개에는 8옴 부하에서 출력이 25W(RMS)라고 되어있다. 모델명을 구성하는 네 자리 숫자 중에서 뒤의 두 자리가 와트로 표시된 출력으로 생각된다. 이것은 모듈 하나에서 스테레오 채널을 증폭하게 만든 것인데, 두 채널의 정격 출력을 합쳐서 25와트라는 것인지, 혹은 각 채널에서 25와트를 뽑을 수 있다는 것인지 명확하지가 않다.

Sanken Hybrid Audio Power Amplifier Data 2021년 7월 6일 현재 접근 불가.
Sanken Hybrid Audio Power Amplifier Modules Catalog(SI-1000G 시리즈) 모듈 하나가 채널 하나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주말 저녁을 투자하여 단자와 볼륨 폿을 연결하였다. 케이스는 다이소에서 구입한 수납용 플라스틱 바구니를 사용하였다. 구멍이 이미 뚫려있어서 부품 연결하기가 여간 편리한 것이 아니다. 보통 뒷면에 배치하는 입력 단자를 앞으로 보내서 볼륨 폿과 최단거리로 배선하였다. 볼륨용 놉은 은포전자 바로 앞에 있는 점포에서 이전에 구입했던 것이다. 볼륨 폿은 50K짜리 저가 B형 제품이다. 정중앙 위치에서 걸리게 되어있어서 놉을 고정하기에 매우 좋다^^


하나의 전원 트랜스로 두 개의 앰프를 번갈아 연결해야 하는 실정이라서 컴퓨터의 파워 서플라이에서 떼어낸 전원 커넥터를 연결하였다. 전원부 배선에도 여기에서 나온 두꺼운 연선을 적극 활용하였다.


스크류 터미널이라도 달려있었다면 배선이 좀 더 편했을 것이다. 수직으로 세워진 핀 형태의 단자에 선을 직접 납땜하였다. 근처의 캐패시터가 너무 가까이 위치해 있어서 전원선은 부득이하게 기판 뒷면에서 연결하였다. 전원 그라운드와 신호 및 출력의 그라운드가 전부 연결된 형태의 회로이다.


전원부는 직접 만능기판에 꾸민 것이라서 더욱 애착이 간다. 브리지 다이오드는 개조하다가 망가뜨린 다른 앰프 보드에서 떼어낸 것이다. 다리를 너무 짧게 잘라내는 바람에 기판은 관통시킬 수가 없어서 아랫면에 배치하였다. 각 레일 당 4700uF 35V 전해 캐패시터를 하나씩 달고 바이패스용 필름 캐패시터를 붙인 것이 전부이다.


집에서 사용하는 TDA7265 앰프의 15-0-15V 전원트랜스를 연결하여 작동 테스트를 하였다. 약간의 팝업 노이즈는 있다. 실제 사용할 전원 트랜스는 18V dual, 100VA 규격의 제품이다.


산켄 앰프 칩을 가까이에서 촬영해 보았다. 2016년 중반 기준으로 본다면 정말 희귀한 아이템이이고 앞으로 더욱 희귀해질 것이다. 그러나 일부러 발품을 팔아가면서까지 수집할 가치가 있는 빈티지 아이템은 아니다. 지금은 사무실에 갖고 나와서 전원 트랜스를 새로 연결하여 듣는 중이다. 별다른 불만을 찾기 어려운 소리가 난다.


이번 공작에는 같은 날 구입한 40W 목인두가 크게 기여하였다. 그러나 몇 시간 작업 후의 인두 팁 상태는... ㅠㅠ



2016년 5월 20일에 추가한 글

산켄 전기의 홈페이지에 나온 이메일 주소로 SI-1525HD 칩의 정보를 물어보았다. 얻은 답변은 다음과 같다...

Dear Sir

Thank you very much for your inquiry.

We have searched our database for SI-1525HD. 
Unfortunately, because this is a very old product, we could not find any information of the product in our database.
We are very sorry we cannot support your request.

Product Name / Series
  Hybrid AF power amplifier IC SI-1525HD (discontinued)

2016년 5월 14일 토요일

서울 출장이 남긴 앰프 자작 관련 부품

서울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오랜만에 종로로 발길을 돌렸다. 먼저 종로 4가에 있는 세운스퀘어에서 아내 손목시계에 사용할 가죽 밴드를 구입하였고, 길을 건너 세운상가 근처로 가서 몇 가지의 쇼핑을 하였다.


트랜스 단자나 커넥터 등을 납땜하면서 열량이 부족하여 고생을 했었기에 두번째 인두의 구입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먼저 아림종합상사에서 40와트 나무손잡이 전기인두와 직경 4mm짜리 국산 인두팁을 구입하였다. 약간 고열량의 최신 세라믹 히터 인두를 구입했다면(덩달아 가격도 비싼) 가장 완벽한 선택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인두팁은 18년 가까이 사용해 온 인두의 교체용이다. 그리고는 아세아전자상가에 들어가서 은포전자를 들러 25W급 Sanken SI-1525HD 칩을 사용한 앰프 보드와 중국제 RCA 단자 1조를 구입한 다음, 바깥의 골목에서 바인딩 포스트 2조를 구입하였다.

Sanken의 오디오 앰플리파이어 칩에 대한 데이터시트는 구글을 아무리 뒤져도 구할 수가 없었다. 산요 STK 시리즈 앰프는 정보가 꽤 있지만, 내가 갖고 있는 전원회로(23V 양전압)에 딱 맞는 것은 없었다. SI-1525HD의 공급전압 하한선에는 23V가 가까스로 들어간다. 은포전자 사장님 말씀으로는 이 보드가 꽤 팔렸다고 하는데 정작 인터넷에서는 제작기를 찾을 수가 없었다. 다음에 소개하는 것은 SI-1525HD 앰프 칩을 이용한 유일한 제작기인데, 은포전자의 보드를 쓴 것은 아니다.

산켄 IC를 이용한 슬림앰프 제작

앰프 보드의 상세한 사진을 찍어서 기록으로 남긴다. 어떤 소리가 날지 매우 궁금하다. 스크류 터미널이 달려 있었다면 즉시 연결해서 소리를 들어보겠지만 저런 기둥 형태의 단자는 선을 둘둘 말아서 납땜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간단히 테스트 목적으로 악어 클립을 잠깐 연결하는 목적으로는 편하겠지만.



앰프 보드를 사면서 '내가 이런 물건을 왜 또 사고 있지?'하는 생각을 떨치기 어려웠다. 고만고만한 수준의 앰프들이 이제 너댓개 이상으로 그 수가 불어난 상태에서 또 다른 앰프 보드라니? 결국은 보잘것 없는 변명이지만 재미있는 것을 어쩌란 말인가.

커넥터류는 잘 고르지 않으면 엉뚱한 물건을 사오기 십상이다. 스피커 연결 단자로 쓰려고 바인딩 포스트를 찾다가 평소에 쓰던 것과 다른 것을 골랐더니 현재 사용하는 스피커 케이블 끝에 달린 바나나 플러그가 너무 헐겁게 들어간다. 바인딩 포스트의 구멍 내경 4mm가 표준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제품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어서 너무 뻑뻑하거나 헐거운 경우가 있다. 부품통을 뒤져서 예전에 구입한 일반용 바나나 플러그를 찾아서 끼워보니 꼭 맞는다. 이 바나나 플러그는 예전에 용산에서 케이블이 붙은 형태의 것을 구입 놓았던 것이다. 물론 오디오용 부품은 아니다. 내가 스피커 단자 용도로 즐겨 쓰는 부품은 이런 것이다.  이것 역시 오디오용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이 부품을 고르면서 또 실수를 한 것이 있다. 절연 부싱이 없는 타입이라서 금속 케이스에는 쓰지 못한다! 지난번에 패널용 RCA 단자를 살 때에도 마찬가지 실수를 하였다.

이번에는 케이스 제작에 연연하지 말고 실용적인 형태를 추구해 볼 생각이다. 나무판 위에 몇 장의 보드를 늘어놓고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서 연결해서 듣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