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20일 수요일

샘 올트만 가라사대 'AI는 거품이다'

AI로 큰 주목을 받는 회사가 '우리는 AI 거품 속에 있다'고 말하였다. 이 발언은 증시에 영향을 끼쳐서 AI 관련주 중심으로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매물이 쏟아졌다고 한다. 오픈AI는 이 분야를 선도하면서 대중적인 관심이나 투자 유치 등에서 가장 많은 수혜를 입는 기업이라고 생각하였는데, 왜 이런 냉정한 발언을 했을까?



샘 올트만은 늘 자신감에 넘쳐 있으면서 누구보다 이미지 마케팅에서 열성적이었던 사람 아니었던가. 어느 댓글에서 본 표현을 가져오자면 '기대를 만들고 부추기는 사람'이라는 말에 아주 잘 어울린다. 어떤 맥락에서 AI가 거품이라는 말을 했는지-본인이 그 거품의 가장 큰 수혜자임이 분명한데-원문을 찾아보기로 했다. 원문은 The Verge라는 매체에서 직접 올트만과 진행한 긴 인터뷰 기사인데 구독을 하지 않으면 전체를 읽을 수 없다. 수익 창출을 위해 매우 현명한 방법이지만 얄밉다. 그러나 핵심 메시지를 추린 별도의 기사를 같은 매체에서 제공하고 있으니 그건 또 고마운 일이다. 아마도 게시한 글의 레벨에 따라서 완전공개와 구독자에게만 공개로 구별하는 것 같다.

Sam Altman says 'yes,' AI is in a bubble - The Verge 2025년 8월 15일

올트만은 투자자들이 AI에 비합리적일 정도로 과도하게 기대하고 있다고 하였다. 이 현상은 1990년대 말 닷컴 버블과 유사하다. 그는 '아이디어만 있는 3인 스타트업이 엄청난 가치로 평가받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하였다. 누군가는 돈을 벌지만, 그것은 돈을 잃는 사람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러면서도 전반적인 경제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낙관하였다.

이 인터뷰는 8월 7일에 공식 공개된 GPT-5에 대한 실망스런 반응 직후에 나온 것이다.

GPT-5 failed the hype test - The Verge 2025년 8월 15일

어떤 글에서는 'GPT-5 launch fiasco'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Hype(사기, 과대 광고), fiasco(대실패)... 평소에 잘 쓰지 않던 말을 이번 기회에 접하게 되었다.

어쨌든 이 실패를 접하고 나서 사람들의 날카로운 시선을 돌리고 감정을 진정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AI는 거품이란 말을 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나는 얼마 전부터 ChatGPT 화면 왼쪽 위에 'ChatGPT 5'라는 낯선 번호가 보이는 것에 대해 실은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GPT-5에 관해서는 다음의 링크를 참조해 보라.

GPT-5: 출시 지연, 과대평가됐고, 기대에 못미침 그리고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 GeekNews 22448

원본 글(substack.com, 이것 역시 유료 구독을 해야 읽을 수 있음)을 쓴 Gary Marcus는 누구인지 찾아 보았다.

Scientist, author and entrepreneur, know as a leading voice in AI. Six books including The Algebraic Mind, Rebooting AI, and Taming Silicon Valley; NYU Professor Emeritus. 링크

그의 날카로운 분석도, 그리고 GeekNews의 댓글도 모두 유익하였다. 특히 댓글에서 드러난 Marcus에 대한 비판도 흥미로웠다. 비평가에 대한 비평이라!

  • 하필 포스트 쓴 사람이 헛소리만 하던 Gary Marcus라서 영...
  • Gary Marcus는 항상 분석이 얕은 편임
  • AI 커뮤니티는 Marcus 같은 독립 전문가가 더 필요함

'지금 GPT에 진짜 필요한 가장 큰 개선점은, 모르면 모른다고 말하는 것임'이라는 댓글이 특히 가슴에 와 닿았다. 다음의 댓글을 특히 시사하는 바가 커서 아예 화면을 캡쳐하여 그대로 옮기기로 하였다.


생명 및 의학 관련 연구계에서는 아직도 양질의 데이터가 더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곧 데이터 생산을 위한 투자 논리로 이어진다. 그런데 이제 훈련 데이터는 남아있지 않다는 것이다. 나의 상식으로는 합성 데이터가 어떻게 학습에 쓰일 수 있는지 감조차 잡기가 어렵다. 

이토록 세상은 빨리 변하고 있다. 앞서 소개한 Geek의 댓글 중에서는 '(AI로 인해) 모두 실업될 것처럼 호도되는 분위기는 정말 어이없다'고 한 것이 있었다. 그런데 다음과 같은 기사가 있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기자의 분석이 100% 옳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초짜 신입 직원 채용 고민과  '그거 AI로 대신 하면 되는거 아냐?'라는 생각 사이에 저울질을 하다 보면 결론은 너무나 자명하다. 물론 판교의 활력이 사라진 다른 이유도 있을 것이다.

'4050 고인물' 천국 된 판교…20대 초짜 신입 사라진 이유가 - 한경 2025년 8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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