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서 방송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자는 공익성 광고가 유난히 많이 보인다. 이와 맞물려서 모바일 제로타임 대국민 공모전(2015/11/18-12/15)이라는 것이 진행되고 있다. 이 행사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주관한다고 한다.
산업 구조를 바꾸고, 정보의 소통 방식을 바꾸고, 아울러서 생활 습관까지 바꾸어버린 무시무시한 문명의 이기인 스마트폰이 이제는 사람간의 소통을 막는 역기능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아마 과거 TV가 처음 등장했을 때에도 마찬가지의 우려가 있었을 것이다.
이 공모전의 배경에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있다. 국가정보화기본법 제30조의 8(인터넷 중독 관련 교육) 관련하여 미래창조과학부에서는 올바른 스마트폰 사용을 위한 대국민 교육 및 홍보 활동을 추진한다고 되어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홈페이지에 해당 조항을 찾아보자.
국가정보화 기본법(시행 21014.11.19)
제4장 국가정보화의 역기능 방지
제1절 정보이용의 건전성·보편성 보장 및 인터넷 중독의 예방·해소
제30조 인터넷 중독의 예방 및 해소 계획 수립 등
① 미래창조과학부장관은 3년마다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하여 인터넷중독의 예방 및 해소를 위한 종합계획(이하 "종합계획"이라 한다)을 수립하여야 한다.
② 미래창조과학부장관 및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매년 종합계획에 따라 인터넷중독의 예방 및 해소를 위한 추진계획(이하 "추진계획"이라 한다)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
③ 종합계획과 추진계획의 수립·시행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그렇구나... 3년단위로 종합계획을 세워야 하고 추진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해야 하는 것이다. 이번 공모전도 그 시행의 일환으로 보아야 되겠다. 일정표에 따라 뭔가를 시행하고, 그에 따른 성과(항상 성공적이어야 하고 양적으로도 팽창해야 한다. 성과를 질적으로도 계량하기 위해 실무자들은 머리를 싸매야 할 것이다)는 항상 긍정적으로 나올 것이다. 이런, 또 삐딱선을 타고 말았다.
정부에서 하는 일을 매사에 딴지를 걸 생각은 없다. 다만 행사의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꼭 "모바일 제로타임 캠페인"이라고 해야 하는가? 그저 단순히 "휴대폰 바로쓰기 운동" 정도가 낫지 않을까? 하긴 이렇게 해 놓으면 대중교통이나 기타 공공장소에서 고성으로 전화통화를 하지 말자는 것도 포함되겠지만, 이것은 휴대폰을 통한 인터넷 중독을 막자는 이번 운동의 취지와는 꼭 들어맞지는 않는다.
알림이 오면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것이 맞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알림이 오지 않았는지 수시로 확인하기 위해 괜히 휴대폰 잠금화면을 해제하고 있지 않은가? 최근 탈퇴했던 카카오톡을 금주 초에 휴대폰을 대대적으로 수리한 이후에도 고집스럽게 아직 설치하지 않고 있다. 이 고집이 언제쯤 꺾일지는 잘 모르겠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일상이 너무나 평온해 졌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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