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29일 목요일

광화문 시절은 저물어 가고

서울 파견 근무를 위해 거주했던 오피스텔의 임대차 계약이 내일로 끝난다. 마지막으로 짐을 정리하기 위해 하루 휴가를 내고 서울로 올라왔다. 1월 하순부터 매주 주말마다 짐을 조금씩 자동차에 실어서 날랐다. 대학을 졸업하는 딸아이의 방을 정리하고 짐을 다시 대전 집으로 내려보내는 일까지 하느라 몇 주 동안 주말에 제대로 쉬지를 못했다. 새로 시작한 낯선 업무에 적응하느라 마음의 여유도 아직 찾지 못하였다. 매달 12개 이상의 글을 블로그에 쓰자는 목표를 꾸준히 초과 달성해 오다가 드디어 이번 달에는 9개에 머물게 되었다.

잠시 센터포인트 광화문의 커피숍에 앉아서 1년 반 동안의 추억이 담겨있는 이마빌딩을 바라본다.


새롭게 시작한 일터는 온갖 이해 당사자들의 욕망이 교차하는 곳 같다. '너희가 과학기술 예산을 다 빨아 먹어서 우리가 차지할 몫이 줄어든다'는 푸념이 늘 들린다. 우리에겐 명백한 '갑'이 있고, 또 그들에게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요구하는 민원인들이 있다. 이들 사이에서 균형 잡힌 자세를 취하기가 참 어렵다. 어쩌면 나는 지금 리더십 수업을 받고 있는지도 모르는데, 그 비용을 내가 속한 조직이 내게 할 수는 없다. 

밤잠을 줄여가며 더 오랜 시간 근무를 해야 하나? 

내 몸을 이루는 DNA에는 원래 새겨져 있지 않던 근성을 새로 만들어서 발현시켜야 하나?

질문은 앞으로도 끊이지 않고 이어질 것이고, 그 답을 찾기도 전에 이룬 성과가 무엇이냐는 질문이 다시 이어질 것이다.




밤공기가 제법 쌀쌀하다. 내일부터는 다시 영하의 날씨로 돌아간다고 한다. 그래도 봄은 결국 올 것이다.


2024년 2월 25일 일요일

기타 가방의 지퍼를 직접 수리한 이야기

2008년 구입한 스콰이어 텔레캐스터에 딸려온 'UNO' 기타 가방(UNO는 2013년 폐업한 국내 기타 제조사로서 레스폴 카피 제품으로 유명했었음)의 지퍼 슬라이더가 전부 부서져서 여닫을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버렸다. 이를 직접 수리하기 위해 GODO라는 지퍼수리키트 4종 세트(Metal MF5, Nylon CF56, Plastic PF5, Conceal CSCF56)를 구입하였다. 정확한 지퍼의 규격을 모르지만 4개 중에 어느 하나는 맞을 것이라는 안이한 마음으로 주문을 하여 물건을 받아놓고 보니, 맞는 크기가 없어서 도저히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지퍼의 규격은 체결된 상태의 폭(teeth width)을 mm 단위로 측정하면 알 수 있다고 한다. 내가 구입한 수리키트는 전부 6 mm 규격에 맞는 것이지만, UNO 기타 가방의 지퍼는 족히 10 mm가 넘는 폭이었기 때문이다. GODO 지퍼수리키트의 전체 상품 목록은 마이플래닛에 있다.

이번에 구입한 수리키트는 손잡이를 앞뒤에 전부 달 수 있는 것이다. 중앙에 보인 망가진 UNO 기타 가방의 지퍼 슬라이더와 호환이 될 만한 것은 없다.


맞는 규격의 지퍼수리키트를 정확히 확인하기도 어렵고, 인터넷을 뒤지면 저가 기타 가방의 가격이 지퍼수리키트(4종 세트)와 비슷한 정도로 싸기까지 하다.

기타 가방 앞부분의 물품 수납용 주머니를 여닫는 동일규격 지퍼 슬라이더를 빼내서 재사용하면 될 것도 같아서 커터를 들고 가방을 헤집다가 가방 자체가 더 망가지고 말았다. UNO 가방은 과감히 버리자! 대신 슬라이더가 망가진 다른 기타 가방의 지퍼를 수선해 보기로 하였다. 기존의 슬라이더를 분리해서 눈대중으로 크기를 비교하니 나일론 CF56에 해당하는 것 같아서 교체를 해 보았다. 교체는 별로 어렵지 않았다.

왼쪽의 슬라이더를 GODO CF56으로 교체해 보았으나 약간 작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새로 교체한 지퍼 슬라이더는 작동은 하되 그 움직임이 상당히 뻑뻑하였다. 버니어 캘리퍼스로 측정해 보면 지퍼의 폭은 7 mm 가까이 나온다. 나머지 4개 기타 가방의 지퍼 폭을 측정해 보았으나 6 mm에서 7 mm 이상 등 가지가지였다. 도대체 나일론 지퍼(=코일 지퍼)에는 규격이라는 것이 존재하는가?

직접 측정한 지퍼의 폭은 위에서부터 7.1 mm, 6.15 mm, 7.25 mm, 그리고 10 mm. 두 번째 것은 베이스 용이고 가장 큰 규격의 지퍼를 사용한 맨 아래 것은 플라잉-V 스타일의 기타를 넣기 위하여 스쿨뮤직에서 구입한 헤비쉐입용 긱백.


망가진 금속제 슬라이더의 내부 폭을 버니어 캘리퍼스로 측정해 보았다. 7.2 mm가 나왔다. GODO의 CF56은 6.85 mm. 작동은 하지만 원활하게 여닫기지는 않아서 상당히 힘을 주어야 한다. 남은 3개의 수리용 부품은 어떻게 해서는 활용 방안을 찾아 보기로 하고, 앞으로 망가진 지퍼 슬라이더를 수선하려면 제대로 크기를 측정하여 맞는 제품을 고르도록 하자.

그림 출처: myplanet.


어쩌다가 지퍼 규격까지 공부를 하게 되었을까...


2024년 2월 23일 금요일

[Ubuntu] sudo apt update에서 "Key is stored in legacy trusted.gpg kryring" 경고가 나올 때

수십 개의 CD-ROM과 HDD에 저장해 둔 연구 자료를 열어보기 위해 오랜만에 우분투 데스크톱(23.04 LTS)의 전원을 올렸다. 새 사무실로 가져온 Ryzen 9 5950X 장착 데스크톱 컴퓨터(16 core, 128GB 메모리)는 이따금 전원을 투입하여 패키지를 업데이트하면서 생존을 확인하는 수준으로만 운용하는 중이다. 오늘도 평소와 마찬가지로 패키지 업데이트를 하려는데 제목과 같은 성가신 메시지가 보이기 시작하였다. 실제 내용은 다음과 같다.

$ sudo apt-update
...(중략)...
All packages are up to date.
W: http://cdn.oxfordnanoportal.com/apt/dists/focal-stable/InRelease: Key is stored in legacy trusted.gpg keyring (/etc/apt/trusted.gpg), see the DEPRECATION section in apt-key(8) for details.
W: http://dl.secondarymetabolites.org/repos/deb/dist

모든 해결 방법은 구글에게 물어보면 나온다.

Fixing "Key is stored in legacy trusted.gpg keyrinng" issue in Ubuntu

여기에서 기술하는 두 가지 방법, 즉 (1)정공법이지만 복잡한 방법과 (2)그저 경고 메시지를 없애주는 간단한 방법 중에서 후자를 택하였다. 다음의 명령어를 날리면 된다.

$ sudo cp /etc/apt/trusted.gpg /etc/apt/trusted.gpg.d

하나를 해결하니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화면 해상도를 잘못 맞추어서 시커먼 모니터만 바라보아야 하는 사태까지 벌어진 것이다. Rescue 모드로 접속하면 괜찮은데, 이것이 사용자의 디스플레이 해상도까지 자동으로 복구해 주는 것은 아니었다. 정상적인 해상도를 개인 설정 파일에 덮어 쓰려면 어느 파일을 찾아야 하나... 에혀... 급한대로 Xshell에서 접속하여 오래전에 500GB SATA HDD에 복사해 둔 연구업무용 자료를 들추어 보았다. 


2003년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작성한 미생물 유전체 해독 자료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시점에서 박물관에나 보내야 할 크로마토그램 파일을 새삼스럽게 들추어 내는가? 자료가 아니라 '사료'의 가치가 더 커진 파일이다.

아카이브의 생성 날짜는 2011년.


가장 오래된 Hahella chejuensis KCTC 2396 유전체 프로젝트의 경우 안타깝게도 SCF 포맷의 크로마토그램이 남아있지 않았다. 얼핏 드는 기억으로는 크로마토그램은 CD-ROM 수십 장으로 백업을 해 두었던 것 같은데, 그것을 전부 되찾을 수 있을지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가능하다면 국가바이오데이터스테이션(K-BDS)에 등록해 두고 싶지만, NGS가 아닌 Sanger sequencing 결과까지 등록이 가능한지 알아봐야 되겠다. 불가능하다면 미생물 게놈 박물관이라도 만드는 수밖에는...


우분투 데스크톱 화면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 때

화면 해상도를 잘못 건드려서 시커먼 모니터만 바라보아야 하던 상황은 금세 진정되었다. 원격 접속 터미널에서 다음의 명령어 하나를 실행하고 재부팅하는 것으로 끝!

sudo ubuntu-drivers autoinstall

Recovery mode로 재부팅하면 자동으로 복구가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이 글에서 힌트를 얻었다.

2024년 2월 21일 수요일

오래된 기타, 망가진 기타 가방, 그리고 튜너 되살리기

또 기타 이야기...

파견 근무를 하는 동안 대전 사무실에 방치되었던 스콰이어 텔레캐스터에 다시 관심을 가지기로 하였다. 이미 집에는 세 대의 일렉트릭 기타와 한 대의 베이스 기타가 있어서 대용량(?) 기타 거치대를 사지 않는 이상 수용하기가 어렵다. 파견 근무를 마치고 원 소속기관으로 복귀 후 부서가 바뀌어서 새 사무실로 기타를 들고 왔다. 기타 가방의 지퍼도 이상이 생겨서 슬라이더가 부서졌다. 이것도 자외선에 의해서 상태가 나빠지는 것인지... 가방의 지퍼를 교체하려면 보통 일이 아닌데, 검색을 해 보니 지퍼의 슬라이더만을 교체할 수 있는 수리키트인 GODO Zippy56 Zipper Repair Kit(야근N리뷰)라는 것이 있다고 하니 관심을 가져 보려고 한다. 공식판매점인 마이플래닛의 웹사이트에 충분한 정보가 공개되어 있으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판매 링크는 여기이다.

지퍼의 규격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Metal MF5, Nylon CF56, Plastic PF5 및 COnceal CSCF56의 네 가지가 가장 널리 쓰이는 것 같다. 사진 출처: 야근N리뷰.




2008년에 구입한 스콰이어 텔레캐스터는 햇볕이 잘 드는 사무실에 몇 년을 두었더니 픽가드에 황변이 일어나 아주 볼품없는 모습이 되었다. 호환 픽가드로 교체할 수도 있으니 그렇게 심각한 일은 아니다.




오늘은 클리너로 바디를 닦아내는 일만 하였다. 스트링도 갈아야 하고, 지판 청소도 해야 한다. 

집 발코니에 내놓은 피아노 의자 속에 기타 튜너(Muztek MH-300C, 매뉴얼)가 들어 있는 것을 기억해 냈다. 클립튜너는 집에서 써야 하니, 사무실에 놓을 스콰이어 텔레캐스터를 위해 잊고 있었던 튜너를 꺼내기로 했다. 이 튜너는 케이블을 꽂아서 쓰는 제품으로서 메트로놈 역할을 겸한다.

새 전지를 넣었는데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다. 이런! 발코니에서 수 년 동안 극심한 온도와 습도 차이를 겪으면서 망가진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 시작하였다. 혹시 수리가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분해를 해 보았다. 겉에서는 보이지 않는 건전지 (+)극 접점에 녹이 잔뜩 슬어 있었다. 줄로 갈아내고 재조립을 하니 비로소 전원이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저가 클립튜너와는 차원이 다른 물건이므로 잘 활용해야 되겠다.

2024년 2월에 접어들면서 블로그에 글을 쓰는 빈도가 현저히 줄어들었고, 내가 종사하는 전문 분야에 대한 글은 전혀 쓰지 못하고 있다. 연구소로 복귀한 뒤 새로운 직책을 맡으면서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의 여유를 찾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또한 맡은 책무의 무거움(?) 때문에 모든 것이 조심스럽다. 어쩌면 당분간은 취미와 관련된 일로만 블로그를 채우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업무 스트레스는 나로 하여금 취미에 더욱 몰두하게 만드는 긍정적 효과를 발휘하기도 한다.

세미할로우(삼익 - 국산), 스트랫 타입(데임 - 인도네시아), 플라잉-V 타입(DBZ - 국산), 스콰이어 텔레캐스터, 그리고 브랜드를 알기 어려운 베이스(국산)... 보유한 기타는 전부 뚜렷한 개성을 지녔다. 하지만 구입 당시의 가격은 신품의 경우 전부 20만원 초중반이었고, 중고로 산 것은 10~11만원에 불과하다... 물론 24년 전인 2000년의 25만원(앰프 포함)은 지금 가치로 환산하면 많이 다를 것이다.

악기는 이제 그만 사 모으고 틈틈이 연습과 녹음이나 열심히 해 두자.

2024년 2월 16일 금요일

삼익 일렉트릭 기타(Greg Bennett 'Royale')의 2차 수리 완료

이제는 고인이 된 그렉 베넷의 웹사이트에서 가져온 Royale 시리즈 세미할로우 바디 일렉트릭 기타(링크). 내 기타는 삼익악기에서 제조한 이 시리즈 제품의 프토토타입을 2000년 초반에 구입한 것이다.


이번 수리 직전의 끔찍한 모습을 사진으로 다시 확인해 보자. 넥이 부러진 것을 내가 직접 엉성하게 고쳐서 몇년을 쓰다가 2021년 대전의 뮤직마스터에 헤드스톡의 앞면을 밀어내고 무늬목을 바르는 비교적 간단한 작업을 의뢰했었다(당시 작성한 글 링크). 이 기타는 최근 1년 반 동안의 서울 파견 근무를 함께 하다가 다시 대전 복귀 후 이삿짐에서 꺼내 보니 같은 자리가 또 부러진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일련번호: S99015779(MADE IN KOREA). 1999년 제조품으로 추정. 구입 시기는 2000년 초.


추억이 담긴 소중한 기타이니 버리지 않고 계속 사용하려면 제대로 고치는 것이 낫겠다고 결심을 하고 얼마 전 낙원상가 근처의 수리점에 맡겼다. 약 2주가 지나 수리가 완료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과연 어떤 모습이 되었을까?

1차 수리 후 붙여 놓았던 무늬목은 깨끗이 제거된 상태였다.



자가 수리로는 절대 이런 모습이 나올 수 없다. 1차 수리 때 발랐던 접착제를 긁어내고, 홈을 파서 목심을 박고, 틈을 메우고, 갈아내고, 색을 입히고... 아마도 이런 방식으로 수리를 했을 것이다. MADE IN KOREA라는 글씨는 사라졌다.

접합 부위의 색깔도 원래의 모습과 흡사하다.

넥 뒷면을 무광으로 마무리한 것은 매우 특이하다. 덕분에 몇 군데의 눌린 흔적이 눈에 잘 뜨이지 않게 되었다. 손에 땀이 많은 편이 아니라서 기존의 유광 피니쉬가 특별히 불편하지는 않았었다. 바디와 넥의 일체감이 사라져서 좀 이상하다. 이렇게 마감이 될 것이라고 사전에 알 수 없었던 것은 아쉽다. 

스트링은 평소 쓰던 것보다 얇은 009 게이지로 바꾸어 준 것 같다. 가볍고 야들야들한 느낌. 집에서 앰프에 물려 보니 전기 계통에는 이상이 없다. 

위 사진에서 보이는 넥 쪽의 스트랩핀은 내가 기타 구입 직후 구멍을 뚫어 고정한 것이다. 기타를 사고 보니 핀이 달려 있지 않아서 삼익악기 본사에 연락하여 받았다. 이런 종류의 기타는 보통 넥과 바디가 붙는 뒤쪽에 스트랩핀이 위치하는데, 그걸 내가 알 턱이 있나... 세미할로우 바디 기타의 스트랩핀 고정과 관련한 '큰 공사'는 시흥 별악기의 글(링크)를 참조해 보자. 내 기타는 바디 옆면이 꽤 두꺼운 편이라(다음 사진의 monoframe construction 참조) 스트랩팬이 헐거워질 걱정은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사진 출처: Greg Bennett 웹사이트


넥 접합 뒤 도장과 피니쉬는 다른 곳에 맡긴다고 들었다. 접합 부위의 도장면이 매끈하지 못하고 가루 같은 것이 꽤 많이 붙은 것으로 보아서 아주 완벽한 마무리가 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수리 비용을 생각하면 충분히 만족한다. 

최고 수준의 수리를 원했다면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했을 것이다. 두 번의 수리에 들어간 총 비용은 24년 전 이 기타를 연습용 앰프와 같이 구입한 가격과 비슷하다. 어차피 삼익 그렉 베넷 로고가 인쇄되지 않은 상태로 만들어진 프로토타입 기타라서 정품 발매 가격보다는 싸게 살 수 있었다. 

국내에서 만든 세미할로우 기타를 저렴한 가격에 사기는 정말 어렵다. 전기 파트는 내가 직접 교체하는 것이 가능하니, 프렛 드레싱이나 교체가 필요해 질 때까지는 계속 아끼며 사용하련다.

참고로 대전의 수리 및 리피니쉬 업체인 키큰아이라는 곳이 유명하다고 한다. 내가 사는 곳에 이런 곳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닫하지 못했다. 시흥의 별악기와 대전의 키큰아이를 알게 된 것도 의외의 성과이다.



2024년 2월 15일 목요일

[자작곡] 2023년 광화문의 여름(4차 버전)

'밴드 음악' 또는 '락(rock) 음악'의 종말을 논하는 글을 인터넷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DAW(Digital Audio Workstation) 소프트웨어가 널리 보급되어 혼자서 음악을 만들어 디지털 음원으로까지 유통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서로 다른 종류의 악기를 다루는 사람이 합주실에서 만나서 서로 의견을 조율해 나가면서 음악을 할 필요가 없어진 시대가 되었다. 히트곡을 만들기 위해 철저히 계획을 세워 협업으로 음악을 만드는 곳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이제는 '음악이란 혼자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이 더욱 널리 퍼지고 있는 듯하다. 문학이나 미술은 원래부터 그랬었을까? 대규모 설치 미술이라면 이야기가 좀 달라지겠지만.

더군다나 힙합이나 EDM으로 대중의 선호도가 크게 바뀐 것도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락 음악은 클래식 음악이나 재즈와 같이 소수가 찾는 장르 음악의 길로 접어들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취미 수준에서 전형적인 1인 밴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보컬을 제외한 다섯 가지 악기(드럼, 베이스, 기타, 신시사이저, 피아노)를 연주하는 음악을 만들고 있으니 형식적으로는 밴드 음악에 해당한다. 하지만 밴드 음악을 몰락하게 만드는 바로 그 방식으로 음악을 만든다. 혼자서... 음악을 만들고 연주 및 녹음과 후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참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 아주 드물게 감상자의 의견을 듣고 필요하다고 느낄 때 수정을 거칠 뿐이다.

집에서 읽으려고 매일 자료를 인쇄해서 들고 가지만, 정작 퇴근 후에는 식탁 위에 노트북 컴퓨터와 건반을 늘어놓고 자작곡 수정 작업을 하느라 여가 시간을 다 보낸다. 새롭게 주어진 업무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더욱 음악 만들기에 몰두하는 상황이 되었다? 현실이 편안하면 원래 '예술 창작'이 잘 되지 않는 법.

이렇게 하여 작년 여름에 만든 '광화문의 여름'이라는 연주곡을 계속 다듬어 나간다. Synth lead의 악기 선택과 멜로디는 현 상태로 충분히 만족한다. 두 건반을 이어서 연주하면 음이 부드럽게 이어지고, 한참 누른 상태로 있으면 휠을 돌리지 않고도 저절로 모듈레이션이 입혀지는 것이 마음에 든다. 그러나 기타 솔로는 그저 그렇다. 멜로디도 너무 단순하고(테크닉이 신통치 못하니...) 톤을 가다듬는 것은 아직 멀었다. 




이 곡은 앞으로도 계속 고쳐 나갈 것이다. 지금까지는 베이스를 MIDI 키보드 컨트롤러로 찍었지만, 실제 베이스 기타로 연주를 하여 생동감을 불어넣고 싶다. 슬랩 주법을 언제 익혀서 녹음에 써 먹을 수 있을지... 리듬 기타의 음색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실제 어쿠스틱 기타의 찰랑거리는 스틸 현 소리로 바꾸고 싶은데 일렉트릭 기타 몇 대와 클래식 기타 하나가 있지만 포크 기타는 없다.

옷장 구석에서 유물을 발견하였다. 유물이라 함은 내용물이 아니라 포장 상자를 뜻한다. 구입 직후에 버렸다고 생각을 했었으니... Korg AX3G와 DI box는 아직 현역으로 쓰고 있는 장비이다. 물론 요즘은 Behringer U-Phoria UM2 오디오 인터페이스와 플러그인 이펙터를 주로 사용하느라 활용 빈도는 줄어들었다. 그렇지만 직관적으로 느낌을 살리기 어려운 플러그인 보다는 이런 장비가 더 쓰기 편할 때가 많다.

Korg AX3G와 LDB-101 DI box 포장용 상자.

아직 콘셉트 단계의 곡이 두 개 정도 남았다. 2024년 상반기는 이들을 완성하여 녹음하면서 다 보내게 될 것 같다. 작업 예정인 곡은 전부 가사가 있으며 내가 불러야 한다! 이번에는 어쿠스틱 기타가 꼭 필요하다.



2024년 2월 7일 수요일

이메일 서명 만들기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해 소속기관으로부터 발송하는 이메일에 서명을 넣는 것은 중요하다. 이메일은 개인 차원의 연락 수단이지만, 나는 기관(또는 기업)에 소속되어 일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많은 기관이나 단체에서 CI(corporate identity)를 만드느라 상당히 많은 노력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그곳에 소속된 사람이 쓸 수 있는 형태의 템플릿(명함, 이메일 서명, PPT 템플릿, 편지지 등)을 같이 만들어서 제공하지 않으면 효과를 내기 어렵다. 예를 들어 서울대학교의 UI(University Identity) 가이드라인 웹사이트를 방문해 보라. 우리 연구원에서도 CI를 만들어서 활용하고 있지만 이 정도로 구체적인 템플릿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CodeTwo에서 운영하는 이메일 서명 생성 웹사이트인 https://www.mail-signatures.com/를 이용해 보았다. 내 사진을 넣는 것에 대해서 상당히 심각하게 고민을 한 뒤 결국은 넣기로 하였다. 사진이 담긴 명함을 받았을 경우 나중에 기억하기가 훨씬 수월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다음번에 명함을 만들게 되면 그때는 사진을 넣기로 결심을 하였다. 

서명 템플릿의 사례(링크).


이미지 파일은 직접 업로드하는 것이 아니라 공개된 URL을 통해 제공해야 한다. 내 위키 사이트에 필요한 이미지 파일을 올려서 CodeTwo 웹사이트로 전송한 다음, 생성된 서명을 클립보드로 복사하여 소속기관의 이메일 작성 양식으로 등록하였다. 그러나 이메일 작성을 할 때 이미지를 외부에서 다시 불러오느라 약간의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깨달은 다음에는 서명 파일 안에 직접 이미지를 삽입하였다.

너무나 많은 개인 정보가 담긴 서명을 여기에 공개하기는 곤란하다. 새롭게 맡은 자리에서 업무 효율을 높이고자 몇 가지 시도를 하는 것 중의 하나일 뿐이다. 어쩌면 업무 자체가 아니라 일종의 '이미지' 제고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즉 '보여주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을 들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아무리 진정성이라는 실체가 있다 하더라도 보여 주는 방식이 그에 미치지 않으면 효과가 떨어진다. 눈에 뜨이는 형식이라는 것은 맛있는 음식을 접시에 가지런히 올리고 서빙하는 방법을 뜻한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아, 나도 나이가 들어가는 모양이다. 과거보다는 어떻게 보이는지에 대해서 신경을 더 쓰고 있으니 말이다.

2024년 2월 3일 토요일

Dell XPS 13 9310 노트북 컴퓨터의 초기화

2022년 여름, 장기간의 파견 근무를 나가기 위해 반출 신청을 하였던 Dell XPS 9310 노트북 컴퓨터의 디스플레이 관련 이상 증세가 잦아지면서 결국 대전 원 소속기관의 사무실 책상 서랍 속에 그대로 넣어 둔 채로 1년 반이 흘렀다. 당시의 상황은 '나의 Dell XPS 13 9310은 과연 정상인가?'에 기록해 놓았다. 갑작스러운 Dell 노트북의 고장 때문에 급하게 용산 전자랜드에서 ThinkPad E14 Gen3를 구입하느라 개인적으로 적지 않은 지출을 했었다(링크). 다음의 웹사이트에서 두 종류의 노트북 컴퓨터를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CPU나 디스플레이 사이즈 등 중요한 측면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음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휴대성만 따진다면 보다 경량인 Dell XPS 13 9310이 유리하다.

대전으로 복귀한 지난주, XPS 13 9310의 덮개를 열어 보았다.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Windows 10과 드라이버를 업데이트하였다. 자동으로 설치되도록 놓아 두느라 BIOS까지 업데이트가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며칠을 사용해 보니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문제가 생겼던 원인도, 해결된 원인도 알 수 없다. Windows 10에서 11로 업그레이드도 하였다. 보직을 맡게 되니 돌아다니면서 결재를 할 일이 많아졌고, 이에 따라서 가벼운 노트북이 필요하다. 따라서 Dell XPS 13 9310이 정상 상태로 작동하는 것은 정말 다행스럽다.

마지막으로 남은 문제는 원드라이브의 조직명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몇 천원짜리 MS Office를 설치한 뒤(링크), 조직 이름을 바꾼 것(링크)의 흔적이 남아 있었지만, 마이크로소프트 측에서 이러한 방식으로 오피스를 사용하는 것을 차단한 것 같았다. 작년부터 Microsoft 365 Personal을 구독하여 사용하고 있기에 작동도 되지 않는 비정상적인 오피스를 사용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파일 탐색기에서 보이는 낯선 조직명을 고치는 방법을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약간 번거롭지만 '이 PC 초기화'를 실시하였다. 

PC 초기화 직후의 모습. 로지텍 M590 마우스의 페어링은 생각보다 까다로웠다.


대전 집에는 2017년 9월에 구입한 Dell Inspiron 3668 데스크톱 컴퓨터가 방치된 상태이다. 노트북 컴퓨터와 휴대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니 어쩌면 이것이 내가 가정용으로 구입하는 마지막 데스크톱 컴퓨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외장 모니터만 그대로 두고 노트북 컴퓨터를 주기적으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정착하게 될 것 같다.

세계 PC 시장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다. 2025년에 Windows 10(현재 버전인 22H2가 마지막) 지원의 공식 종료가 예정되어 있어서 Windows 11에 맞는 제품 교체 수요가 데스크톱 PC 시장을 되살릴 것으로 기대하지만, 현실이 과연 그렇게 전개될지는 알 수 없다.


2024년 2월 7일 업데이트

오류 메시지가 나서 재부팅을 했더니 화면이 나오지 않는다. 아아... 

2024년 2월 1일 목요일

일렉트릭 기타 두 대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을 대전 이사 후 발견하다

수급(首級) - 전쟁에서 베어 얻은 적군의 머리

이것은 적군의 머리가 아니고 아군의 머리... 김유신이 천관의 집 앞에서 애마의 목을 벤 심정이 이러했을까? 내가 김유신이라는 뜻은 결코 아니다. 이번에는 제대로 수리를 해 볼 예정이다.


서울 파견 근무 생활을 마치고 짐을 싸서 돌아오는 과정에서 늘어난 악기도 많았지만 손실도 적지 않았다. 대전으로 돌아와서 기타 가방의 지퍼를 열어 보니 삼익 세미할로바디 기타의 헤드스톡 부분이 부러져 있는 것 아닌가! 부러진 직후 내가 직접 목공본드를 발라서 수선한 뒤 대전의 기타 수리 업체에서 무늬목만 붙여 몇 년 동안을 잘 사용해 왔는데, 똑같은 부위가 다시 떨어져 나간 것이었다. 승용차에 싣고 이동하면서 특별히 충격이 가해지지는 않았다. 헤드스톡 부분을 걸어서 보관하는 스탠드(HEBIKUO J-33C, 구입 당시에 쓴 글 링크)에 오래 거치해 놓으면서 자체 무게에 의해 접합 부분이 다시 약해진 것 같았다. 전문가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데임 기타는 지판에 현이 딱 붙은 상태가 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새들의 높이를 건드리려고 했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 부분에서 변형이 일어날 가능성은 전혀 없기에 60센티미터 스테인리스 스틸 자를 지판에 세워서 확인해 보니 꽤 심각한 back-bow 상태(아래 그림의 convex bow)임을 발견하였다.

자료 출처:  [Fender] How to measure neck relief on guitar or bass. 트러스 로드 끝부분을 육각 렌치로 풀면 concave bow 상태(위; 약간 이 상태로 휘어진 것이 정상)가 되고, 조이면 convex bow(아래) 상태가 된다.

연말에 베이스 기타를 산 뒤 3대 걸이용 거치대에 더 이상 자리가 없어서 소프트 백에 넣은 채로 온도가 약간 높은 오피스텔 2층(건조하기까지 하다)에 오래 방치하였더니 넥에 변형이 온 것이다.


트러스 로드(truss rod)를 육각 렌치로 풀어서 정상 상태로 조정하였다. 클래식 기타와 일렉트릭 기타를 각각 30년, 40년 넘게 다루어 왔지만 트러스 로드를 조정해 본 것은 처음이다. 다행스럽게도 DBZ의 V형 기타는 양호한 상태였다. 이 기타는 스타일도 좋고 가볍지만 극단적인 모양새 때문에 상처가 나기 쉽고 의자에 앉아서 치기도 불편하다는 사소한(!) 문제점이 있다.

트러스 로드 조정은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다. 습도가 정상 상태로 올라가면, 다시 변형이 이러나 트러스 로드를 반대로 돌려야 할 수도 있다.

악기의 (1)수선과 (2)유지 및 보수에서 일반 사용자가 할 수 있는 일의 경계는 어디에 있을까? 호기심에 의거하여 쉽게 결정할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악기의 사용자가 집에서 할 수 있는 셋업의 범위 및 방법은 Mule의 글('집에서 혼자 셋업하는 방법')을 참조하자. '넥뿌'의 자가 수리 경험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2024년 2월 3일 업데이트

검색을 통해 알게 된 신우악기에 부러진 기타를 들고 방문해 보았다. 하지만 공식 블로그의 A/S 일기에 나온 것과는 달리 수리가 곤란하다고 하였다. 아마도 프렛 드레싱, 리프렛, 너트 교체 또는 어쿠스틱 기타의 비교적 간단한 '넥뿌' 수리 외에는 맡지 않는 것 같았다.

신우악기의 소개로 낙원악기상가의 바깥쪽에 있는 파트너 악기에 수리를 의뢰하였다. 검색을 해 보니 리뷰가 많지는 않았지만 대체적으로 의견이 좋은 편이었다. '아이고 아직도 기타 수리업체 중에 기본도 모르는 사람이 있네요...'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곳이다.

목심을 박아서 부러진 헤드스톡을 붙이고 틈새 메꿈까지는 직접 하시지만, 부분 리피니시는 외부에 보내어 진행해야 한단다. 생각보다 가격 조건이 나쁘지 않아서 두 단계의 수리 전부를 의뢰하였다.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일대로 422에 의치한 파트너 악기.


시간이 충분했더라면 부평에 있는 MJ기타 리페어샵에 맡겼을 수도 있으나 대전 주민으로서 올해 2월 한 달 동안에 한해서 주말에만 서울을 오갈 수 있는 형편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도장 및 피니쉬 등이 포함되는 수리는 작업장이 갖추어야 하는 시설의 허가 문제로 도심에서는 사업을 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가 있다. 가급적이면 그런 큰 수리를 하지 않도록 기타를 잘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 사고라는 것이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어떤 모습으로 수리가 완료될지 매우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2024년 1월 29일 월요일

[자작곡] '화장을 지우고 '(보컬 포함 버전) 공개

작년 여름부터 준비한 자작곡 '화장을 지우고'를 어제 유튜브에 공개하였다. 노래를 부른 이는 오고은 님(유튜브 채널). 가이드 보컬 의뢰 및 작업은 전부 온라인, 즉 비대면으로 이루어졌다. 내 목소리도 약간 추가되었다.


이미 유튜브에 올려 놓고 자세히 들어보니 첫 번째 코러스가 나오기 직전에 뜬금없이 쿵! 킥드럼 소리가 하나 끼어들어 있었다. 가사 역시 연결이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 있고... 유튜브에서는 동영상을 업로드 한 뒤 지속적으로 고치는 일을 할 수 없다. 이는 너무나 당연한 정책이기도 하다.

내가 현재 수준에서 아무리 노력을 해도 몇 개월 내에 (작사/작곡)·편곡·악기 연주·녹음 수준이 지금보다 획기적으로 나아질 것 같지는 않다. 만약 직장을 쉬면서 반년 정도 이 일에만 매달린다면 모르겠지만. 따라서 지금 수준에서 공개하는 것이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1년에 6~8곡 정도를 쓰는 것은 가능할 것 같다. 그러나 최종 퀄리티는 보장하기 어렵다. 틈틈이 유튜브를 통해서 공개하는 정도로 만족하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이다.

기획사에 데모곡을 보내어 정식으로 발매되기를 기대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한다. 다음의 글을 통해 '신인 작곡가의 곡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를 확인해 보자.

[큐오넷] 기획사에 데모는 어떻게 보내야 하며, 어디와 연락해야 하느냐며...

나는 신인 작곡가도 아니고, 그저 취미 수준에서 음악을 즐길 뿐이다. 취미라는 단어 하나가 커버하는 실력의 범위는 이루 다 말할 수 없이 넓다! 난 아마도 그 스펙트럼의 중간 이하 어딘가 위치할 것이다. 

사실 멜로디 수준의 자작곡을 갖고 있다면, 자비로 얼마든지 음원을 발매할 수 있다. 편곡과 연주 등도 외주를 통해서 해결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기 만족으로 끝날 수준이 아니라 한국 대중음악의 저변 확대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준이 되려면, 돈이 있다고 해서 쉽게 결정할 일은 아니다.

기획사 없이 개인이 앨범/음원을 발매, 유통할 수 있을까?

'함부로 올린 이미지 또는 동영상 파일, 불필요한 이메일'.. 이런 것들이 고스란히 탄소 발자국으로 남는다. 


2024년 1월 26일 금요일

[알뜰폰 번호이동] 핀다이렉트에서 SK 세븐모바일로 옮기기

갑자기 블로그 창이 맥락 없는 광고로 뒤범벅이 되기 시작하였다. 애드센스도 연결되지 않았고, 구체적으로 블로그 설정에서 뭘 건드렸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무료로 구글의 자원을 쓰고 있으니(정확하게 말하자면 기본 저장 공간을 약간 넘겨서 쓰기 위해 매월 약간의 비용을 들이지만) 이런 불편함을 참아야 하는 것일까! 자본주의 사회를 굴리는 대표적인 원동력은 광고라고 하니 이를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겠지만 참 불편하고 성가시며 때로는 민망하기까지 하다. 기억을 되살려 보니 크롬에 설치된 광고 차단 확장 프로그램을 제거하지 않으면 곤란하다는 메시지가 보여서 이를 승인한 뒤 광고 범벅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광고 차단을 해제하라는 요구가 어느 레벨에서 이루어진 것인지 확인하지는 못하였다. 광고 차단기인 AdGuard를 새로 설치한 뒤 어떤 일이 벌어지나 지켜보기로 하였다.

유튜브는 광고가 주요 수입원이니 이를 차단할 경우 정상적인 동영상 재생이 되지 않게 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간다.

대전에 위치한 원 소속기관으로 복귀하여 텅 빈 사무실에 앉아 새로운 업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힘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더 많은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목표 수립,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 진도 관리, 공정한 평가... 지금까지 개인 연구자로서 높은 자유도를 누리며 일을 해 왔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일을 해야 한다.

광화문 인근(서울 종로구 내수동)에 빌렸던 오피스텔의 계약 종료는 2월 말까지. 두 차례에 걸쳐 승용차에 짐을 싣고 이사를 하였지만 주말을 이용해서 아직 몇 차례 더 옮겨야 한다. 짐을 마지막으로 뺄 때 인터넷 이전 설치를 할 예정이라서 대전 집에서는 지역유선방송 케이블 TV를 쓰는 실정이다. 당연히 와이파이도 아직 마련하지 못하였다. 앞으로 한 달 동안은 이러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부족한 데이터 용량을 채우기 위해 현재 사용 중인 알뜰폰 회사를 기존의 핀다이렉트에서 다른 곳으로 바꾸기로 하였다. 다음은 알뜰폰 사용에 대해 기록해 놓았던 글이다. 오늘 아침까지 사용한 핀다이렉트Z Mini 요금제로는 월 7GB가 한계이다. 데이터 용량을 다 소진해도 느린 속도(최대 1Mbps)로는 무한 이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의 통신사에 연락하여 더 많은 데이터를 쓸 수 있는 상위 요금제를 쓰는 것보다는 아예 다른 회사로 번호 이동을 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여 집 근처 편의점과 다이소를 돌아다니면서 셀프 개통이 가능한 유심칩을 구입하였다. 내가 고른 것은 SK 세븐모바일의 유심(NFC 기능 포함, 8,800원)이었다. 기존 이동통신사의 자회사 중 하나라서 소비자 만족도는 높은 편이라 한다(알뜰폰 요금제 비교 및 가성비 추천 - 2024년 1월 update)

데이터 경고가 뜬 나의 휴대폰. 맨 위의 카드 이용 내역은 유심 구매를 했던 흔적이다.


번호 이동을 위한 셀프 개통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 신규 개통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이다. 셀프개통 웹사이트에서 차근차근 따라서 하면 별 어려움은 없다. 다음과 같은 동영상 가이드까지 마련되어 있다.  



신청서 작성, 본인 인증, 요금제 선택, 결제 수단 등록 등 몇 단계를 거친 뒤 유심칩을 바꾸어 끼우면 그만이다. 이전에 사용하던 통신사(스테이지파이브-핀다이렉트, KT 통신망 사용)로부터 번호 이동에 대한 확인 문자가 빨릴 오지 않아서 직접 전화를 걸어서 해결하느라 약간 시간이 걸렸을 뿐이다. 나와 같이 편의점에서 유심을 구입한 경우 웹사이트에서 신청서 작성을 반드시 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나는 11GB의 데이터 및 무제한의 음성통화·문자를 제공하는 3만원대의 LTE 요금제를 골랐다.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한다면 알뜰폰을 사용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프로모션 혜택이 좋은 알뜰폰을 몇 개월 단위로 옮겨 다니는 것(번호 이동)이 가장 유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핀다이렉트의 이마트24 ONLY 요금제는 월 5,500원에 71GB의 데이터와 무제한의 음성통화 및 문자 메시지를 제공한다. 4개월의 프로모션 기간이 지나면 월 36,900원으로 환원된다. 따라서 현명한(?) 소비자라면 4개월이 지난 뒤 다른 알뜰폰으로 갈아타면 된다. 요즘은 셀프 개통이 별로 어렵지 않으니 그 과정도 번거롭지 않다.

인구는 급감하고 있는데, 기존 가입자를 빼앗아 오는 전략으로는 시장이 합리적으로 돌아갈지 낙관하기 어렵다. 작년 가을 기준으로 알뜰폰 가입자는 이미 1400만명을 넘었다. 많은 가입자가 알뜰폰으로 넘어가면서, 이동통신 3사의 시장 지배력이 약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다.

[이로운넷 2023년 7월 20일] MZ세대가 알뜰폰을 선호, 절반 차지

이는 반드시 좋은 일만은 아니다. 왜냐하면 알뜰폰 회사에 임대할 이동통신망은 결국 이들 3개 기업이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저비용만을 고수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뒤늦게 발견한 황당한 사실

SKT용 PASS앱이 따로 있었다!

2024년 1월 19일 금요일

크롬에서 게스트 모드 사용하기

업무용 PC에서 크롬 웹브라우저를 실행하면 자동으로 내 구글 계정과 연동된 프로파일을 통해 로그인이 이루어진다. 크롬에 로그인하면 여러 기기에서 북마크, 방문 기록 및 기타 설정을 사용할 수 있고, 지메일이나 블로그 등도 별도의 로그인 과정 없이 들어갈 수 있다. 평소에는 너무나 당연하고도 편리한 기능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다른 곳으로 근무지를 옮기게 되니 그렇지 못하다. 내가 쓰던 PC에서 다른 사람이 크롬을 실행하였을 때 내 구글 계정으로 암호 입력도 없이 들어오게 되면 매우 곤란하기 때문이다.

후임자에게 업무 관련 자료는 다른 방법을 통해 안전하게 전달한 뒤 내가 쓰던 업무용 PC를 초기화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이곳 업무 환경에서 필요한 전용 소프트웨어의 재설치 등 번거로운 후처리가 이어져야 한다. 초기화까지는 하지 않고 로컬 사용자 계정을 새로 만들고 내가 쓰던 계정을 삭제하는 방법도 가능하나, 이것 역시 후처리가 필요하다.

따라서 초기화 또는 계정 신설이 어려운 경우 내가 쓰던 크롬 프로파일을 삭제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다. 이와는 별도로 후임자에게 전달할 필요가 없는 잡다한 파일은 잘 찾아서 지우는 것이 에티켓이다.

오늘이 근무 마지막 날이라서 어제 퇴근 전에 크롬 프로파일은 지워 놓았다. 이제부터는 마지막 퇴근 전까지 크롬을 사용하면서도 인터넷 사용 기록 - 쿠키, 캐시 파일, 사이트에 저장된 데이터 - 는 남기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때 매우 유용한 기능이 바로 게스트 모드(구글 고객센터의 설명)이다. 게스트 모드는 다른 사람에게 컴퓨터를 빌려 주거나 타인의 컴퓨터를 잠시 사용할 때 유용하다. 



게스트 모드는 시크릿 모드와 약간 다르다는데, 그 차이를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하였다. 지금 쓰는 글은 게스트 모드로 접속한 뒤 구글 블로그에 로그인하여 작성 중이다. 이 상태에서는 시크릿 모드로 새 창을 열 수 없다. 이미 게스트 모드이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시크릿 모드로 들어가려면 크롬 우측 상단 모서리의 세로점 3개 → 「새 시크릿 창」를 클릭하거나, 「Ctrl + Shift + N」을 누르면 된다. 실험을 해 보니 게스트 모드에서는 이 단축키가 작동하지 않는다.

요즘은 구글에 로그인할 때 2단계 인증을 하도록 설정을 바꾸어 놓았다. 약간 번거롭더라도 안전한 것이 최고가 아니겠는가?



2024년 1월 17일 수요일

신분증용 사진의 지나친 보정

소속기관 복귀를 앞두고 출입용 신분증을 다시 만들기로 하였다. 근무 중에는 늘 목에 걸고 10년이 훨씬 넘게 사용했더니 사진이 흐려져서 알아보기가 힘들게 되었기 때문이다. 작년 봄, 비슷한 이유로 주민등록증을 재발급 받은 일이 있다(당시 작성한 글 링크). 주변에서 사진관을 찾기가 어려워서 휴대폰 촬영 후 이미지를 전송하면 인화물을 집앞까지 보내주는 앱을 사용하였다. 휴대폰 전면 카메라로 셀피 촬영을 하면 광각 렌즈로 찍은 느낌이 나는 데다가 조명이나 배경 처리가 까다롭다는 문제가 있다.

마침 오늘은 정장을 입고 어딜 다녀올 일이 있었다. 외부 일정을 마치고 귀가하기 전 직접 사진관을 찾아가서 신분 증명용 사진을 찍기로 했다. 주변을 검색해 보니 아직도 필름 현상 및 인화 작업을 하는 사진관이 있었다. 네거티브 필름도 판매하고 있었다. 물론 증명용 사진은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서 처리해 준다. 

뻗친 머리를 다듬고 촬영용 의자에 앉았다. 정말 오랜만에 남이 찍어주는 증명용 사진이다. 눈이 너무 많이 내려서 집에 갔다가 다시 나오기가 귀찮았기에, 잠시 기다려서 사진을 받기로 했다. 원본 이미지 파일을 이메일로 보내주는 서비스가 마음에 들었다.

인물 사진에서 어느 정도의 보정은 허용할 수 있다고 본다. 과도한 주름이나 잡티를 약간 줄여주는 정도에 한해서 말이다. 그러나 얼굴 윤곽선을 건드리거나 약간 삐뚤어진 눈/코/입 등을 수정하는 것은? 이는 옳지 않다고 본다. 왜냐하면 신분의 증명이라는 본래의 목적에서 멀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아름다운 사진'이 아니라 신분을 확인하기 위한 '사실 그대로의' 사진이다. 예전에 동네 사진관에서 여권용 사진을 찍을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보정 작업을 곁에서 지켜보게 되었는데, 한쪽 쪽으로 처진 어깨를 보정하여 높이를 맞추는 것을 보고 놀랍고도 의아하게 생각한 일도 있었다. 욕심을 내면 한도 끝도 없을 것이다. 한쪽 눈꺼풀을 살짝 올려서 눈 크기를 맞추고, 흉터도 없애고, 눈썹도 정돈해 주고... 그러면 더 이상 나의 모습에서 점점 멀어져 간다.

또 하나의 에피소드. 딸아이가 여권 발급을 위해 사진을 찍어서 가져왔는데, 얼굴 윤곽을 지나치게 건드려 놓아서 과연 출입국 심사에서 동일한 인물로 인정해 줄지 걱정이 될 지경이었다. 피부 톤도 지나치게 붉게 표현되어 있었다. 어차피 아무리 수정을 해도 연예인 수준이 될 것도 아니고(딸아, 미안!)... 인터넷 매체에 공개된 기사에서 작성자 소개를 위해 첨부된 얼굴 사진은 지나치게 보정을 하여 어색한 모습을 보이는 때가 많다. 과학기술 소식을 주로 다루는 어떤 매체에서는 어느 대학(또는 연구소)에서 세계적인 성과를 발표했다면서 연구자의 사진을 싣기도 한다. 그런데 천편일률적인 보정을 해서 사람의 개성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기괴한 얼굴 모습을 보는 일도 많다. 특히 요즘 젊은이들의 이력서 사진이 그러한 것 같다.

오늘 촬영한 사진의 결과물을 받아 들었다. 아니, 이게 과연 나란 말인가? 10년도 훨씬 젊게 만들어 놓은 것은 물론, 얼굴을 너무 갸름하게 만들어서 보통 어색한 것이 아니었다. 작은 얼굴에 집착하는 우리나라에서만 이런 것인지, 또는 전 세계의 보편적인 현상인 것인지... 

다음부터는 피부 말고는 보정하지 말라고 부탁을 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건 문화의 문제이다. 신분 증명용 사진은 아예 후보정이 불가능한 즉석사진만 허용해야 한다는 규제라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2024년 1월 18일 업데이트

언제부터인가 '민증'이 주민등록증을 대신하여 쓰이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마치 (뒤)'통수', (아)'무튼'처럼 첫 음절을 뚝 잘라버린 것 같아서 도무지 익숙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2024년 1월 16일 화요일

다시 대전으로 돌아가기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서 보냈던 약 1년 6개월 간의 파견 근무를 마치고 다시 대전으로 복귀할 준비를 하고 있다. 원래 올해 7월 31일까지 총 2년 동안 근무를 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원 소속기관에서 급하게 인사발령을 내는 바람에 파견 기간을 단축하게 되었다. 임차했던 오피스텔은 다시 중개업소에 내 놓고, 주말을 기해서 일부 이삿짐을 대전으로 옮겼으며, 후임자에게 넘길 자료 마무리를 하느라 부산한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작년 말부터 이 블로그에는 음악 및 악기에 관련한 글만 쓰고 있다. 새로 맡게 될 일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버리기 위해 일부러 취미와 관련한 일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가는 중이라고 변명을 해 본다. 대전으로 돌아가기 전에 하나라도 더 '미친 짓'을 완수해 놓고 싶어서 악기도 여러 대 사고, 자작곡 녹음도 해 보고, 가이드 보컬을 구해서 사전 녹음한 음원에 입혀도 보고, 마지막으로 가상악기를 이용한 드럼 프로그래밍 준비도 해 놓고...

인사발령과 관련한 면접 자리(개방형 공모직이라 내부 조직이지만 서류 및 면접 전형을 거쳐야 했다)에서 이런 질문을 들었다. 그 일을 어떻게 잘 할 수 있는지 과거 리더십 경험을 근거로 말해 보라는. 나는 지금까지 크든 작든 조직의 리더 역할을 해 본 일이 없으므로 경험에 근거하여 말하기는 곤란하다고 하였다. 한정적인 과거 경험을 담고 있는 '재고 창고'만 뒤져서는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미래를 그리기 어렵다. 어차피 인생 모든 것은 일종의 실험이다. 재고 목록을 뒤지느라 창의성을 스스로 제한하지 말고, 새로운 시도를 해 보는 실험을 해 보고 싶다. 

광화문 인근에 살면서 돈을 들이지 않고 풍족하게 누렸던 문화적 혜택을 앞으로는 맛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무척 아쉽다. 솔직하게 표현하자면 돈이 덜 든 것은 아니었다. 길거리·무료 공연은 풍성하였으나 이 지역의 음식값은 사악한 수준이었으니 말이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구본창의 항해> 전시를 보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항해(航海·voyage)'란 지금의 내 상황에 정말 잘 어울리는 낱말이다. 해상도 낮은 해도와 나침반을 갖고서 선원들을 독려하며 함께 나아가야 한다. 항해의 과정은 곧 성장의 과정이며, 예기치 못한 시련은 조직원을 단련시키는 자양분이 될 것이다.







실무자 역할을 오랫동안 해 왔다는 이유로 '마이크로매니저'가 되지 않도록 하자. 그건 미덕이 아니다.

혹시 내가 '마이크로매니저'인 것은 아닐까?

2024년 1월 14일 일요일

[AKAI MPK mini] 4 x 2 패드에 대한 무료 가상 드럼 키 매핑 작업 - MODO Drum 및 BFD Player

드럼 패드 컨트롤러의 배열에 대한 완벽한 해답은 없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best pad layout for finger drumming"에 대한 많은 질문과 이에 대한 각양각생의 답변과 연습 요령이 있을 뿐이다.

[The Quest for Groove] Basic finger drumming technique and pad layout in 3 minutes

그림 출처: The Quest for Groove. 사용 빈도가 높은 것은 두 개의 패드에 대칭으로 할당하였다. 아마도 이는 교대로 써서 빠은 연주를 하기 위함일 것이다.


AKAI MPK mini의 4 x 2 x 2-bank 패드만으로는 드럼킷의 모든 파트를 다 수용하기 곤란하다. 위에서 보인 사례와 같이 16패드로 표준 드럼셋의 소리를 약간 부족한 수준으로 수용할 수 있는데, 한번에 8개의 패드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MPK mini는 오죽하겠는가. 게다가 같은 kit piece(kit element)라 해도 드럼스틱의 어느 부분으로 어디를 타격하는지에 따라 다른 소리가 난다. 이를 articulation이라 하는데(정확한 의미는 여기를 참조; 이 글에서는 '주법' 정도로 표현하겠다), 이를 전부 구별하여 연주하려면 어차피 16개의 패드로도 불가능할 것이다. 예를 들어서 드럼스틱의 어느 부분(tip - shoulder - shaft -butt)으로 심벌의 어느 위치를 타격할 것인가? 다음 그림을 보자. 심벌 상에 무려 3가지 위치가 있다. 

심벌의 타격 위치. Bell = dome = cup, rim = edge. 사진 출처: Stack Exchange

Native Instruments 웹사이트의 drum articulation을 방문하면 얼마나 다양한 드럼 주법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서 주법 자체를 설명하지는 않는다. 또한 가상 악기마다 사용하는 용어 자체가 약간씩 다르다. 

입문자로서 나는 최적의 핑거 드러밍을 위한 4 x 2 x 2-bank 패드 배열을 고민하고 이를 적용해 본 이야기를 기록해 보고자 한다.

Tracktion Waveform FREE가 기본 제공하는 Micro Drum Sampler의 4 x 4 pad layout을 그대로 써 보기로 하였다. 4개의 row 중 아래에 위치한 두 개의 연주 빈도가 가장 높으므로, 이를 MPK mini의 뱅크 A(녹색)에 할당하기로 하였다. 뱅크 A는 MPK mini를 컴퓨터에 연결하면 기본적으로 작동하는 위치에 해당한다. 프로그램 번호 역시 1번에 설정된 것을 그대로 사용하되, 가상 악기 소프트웨어에서 키맵을 조정하기로 하였다.


MODO Drum CS 1.5(무료)를 실행하면 STUDIO라는 6-piece set가 나타난다. 나머지 세트는 유료 버전이다. 5개 키트를 선택할 수 있는 MODO Drum Special Edition 1.5라는 것도 무료로 제공되는 듯하다.

심벌은 좌로부터 하이햇 - 16" - 10" - 18" - 22" 빈티지 타입. 10" 심벌은 스플래쉬, 22" 심벌은 라이드.

'MAPPING' 탭으로 이동한 다음 MPK mini의 패드를 하나씩 눌러서 소리를 할당한 뒤, "AKAI MPK Mini mkII"라는 프리셋으로 저장하였다.


패드의 오른쪽 맨 위에 표시된 Ride Bell에 해당하는 소리는 MODO Drum 무료판에서 찾지 못하였다. 그러나 BFD Player에는 없는 cowbell과 tambourine이 있다는 것은 장점이다. Waveform 내에서 플러그인을 트랙에 삽입한 다음 실시간 연주를 하여 녹음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는 BFD Player를 건드려 볼 차례이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컨트롤러의 키 입력을 특정 소리에 자유자재로 매핑해 주는 기능이 없다. Keymap 기능은 아주 오래 전에 나온 컨트롤러에 매핑을 해 줄 수 있을 뿐이다. 물론 유료 버전에 해당하는 BFD3에는 당연히 이 기능이 있다(국제미디 블로그 - BFD3 간단 키 매핑 설정하는 법).

BFD Player의 keymap 설정. AKAI MPK mini는 저 목록 안에 없다.

그러므로 BFD Player의 keymap(유저 가이드 맨 뒤에 부록으로 수록)을 참조하여 패드를 누를 때 발생하는 신호가 이에 맞도록 고쳐야 하고, 그러려면 MPK mini editor에서 설정을 건드려야 한다. 127개에 육박하는 MIDI number 중 어떻게 16개를 엄선할 것인가?

BFD Player의 keymap 일부.

문제는 또 있다. MPK mini의 프로그램 1번은 기본 설정 그대로인데, 이를 바꾸게 되면 Waveform에서 이미 Micro Drum Sampler와 MODO Drum 플러그인에 맞추어 놓은 설정이 다 흐트러지게 된다. 그러므로 다른 프로그램 번호에 설정을 저장해야 한다. 잘 쓰지 않는 4번 프로그램을 저장 공간을 활용해 보도록 하자.

80's Lover 프리셋을 로드해 보았다. MODO Drum과는 달리 각 악기의 제조사 및 구체적인 사양이 전부 나타난다.

Crash 심벌은 좌로부터 20" - 17" - 18", ride 심벌은 23", 하이햇은 15"이다. Tom은 3개가 쓰였다.

Mixer View에서 보이는 drum channel은 10개. 여기에 articulation을 감안하여 16개의 패드(8개 패드 x 뱅크 2개)로 잘 배분해야 한다. Keymap 자료를 인쇄해 놓고 키를 눌러 가면서 소리 선택 과정에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되도록 C3(48)~C4(72) 범위에서 고르되(괄호 안의 숫자는 MIDI number), 같은 kit piece의 다른 주법에 해당하는 소리는 인접해 있는 키가 있으면 그것을 사용한다. 2 옥타브 안에 원하는 소리가 없으면 아래쪽에서 키에서 고른다.


Rimshot과 일반 주법의 차이를 먼저 정확히 이해하고...(소리가 다른 것은 알았지만 연주법의 구체적인 차이를 몰랐다). 발라드 곡에서 흔히 사용하는 side stick(37)이 rimshot(40)과 같은 주법이라고 착각하고 있었지만, rimshot은 스네어 드럼의 상피와 테두리를 동시에 치는 방법이었다.


BFD Player의 키맵 자료에 의하면 'rim click'(71)이라는 별도의 소리가 있다고 하는데, 80's Lover 프리셋에서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 프리셋에 따라서 사용하는 소리가 다르기 때문이다. Bless Catastrophe 프리셋을 로드하고 side stick(37)과 rim click(71)의 소리를 비교하니 느낌이 다르다! 선택의 길은 어렵구나...

스네어 드럼에서는 hit(38), side stick(37), 그리고 rim shot(40)을 3개를 골랐다. 여러 개의 MIDI number가 동일한 소리를 내기도 한다. 괄호 안에 이를 다 기재하지는 않았다.

하이햇은 open과 closed의 두 가지만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스틱으로 치지 않고 페달을 밟아서 소리를 내는 것(pedal:  44)도 있었다. Open과 closed도 종류가 많다. Shank는 양말의 목 또는 정강이라는 뜻이다. 하이햇 주법에서는 뭘 말하는 건일까? Tip과 shank는 스틱의 일부분을 말하는 것 같다(참고:  YouTube - Hi-hat shank tip part 1 intermediate). Open shank/closed tip은 있지만 open tip/closed shank라는 말은 없다. 하이햇을 연 상태에서 반드시 드럼스틱의 shank로 때리고, 닫은 상태에서는 꼭 tip으로 때리라는 법은 없겠지만 반대 조합은 BFD Player 자료에 없으니 그냥 그러려니 해야지...

  • Pedal(44)
  • Open shank(46, 60)
  • Closed tip(42, 61)
  • 미상: variable, variable tip, variable shank, 1/4 tip, half tip, 3/4 tip, splash...

Tom은 다음의 세 가지 -  high tom(47), mid tom(45), floor tom(43) - 에 대한 hit 주법을 선택하였다. 유저 가이드 부록의 키맵 자료에 low tom은 없으니 생략한다! High tom 2와 floor tom 2가 있으나 목록에 있는 주법은 rim shot과 rim click뿐이라서 적당히 택할 만한 것이 없다.

크래쉬 심벌에는 1~3번의 세 가지가 있다. 연주자 자리에서 왼쪽부터 오른쪽까지 1, 2, 3인가? 아니었다! 3(57), 1(50), 2(49)이다. 음정은 왼쪽부터 대략적으로 '레' - '도' - '미' - '도'(라이드). 어휴, 보통 헷갈리는 것이 아니다. 타격 위치는 bell, bow, edge 및 choke의 네 가지가 있지만 크래쉬 심벌의 경우 이 프리셋에는 edge만 존재하는 것 같다. Cymbal chock란 스틱으로 심벌을 치자마자 이를 손으로 잡아서 소리를 멈추는 기법을 말한다.

라이드 심벌은 1번뿐이며, 주법은 키맵 상에서 Bow(51), edge(52), bell(53)이 연속해 있다. 박수 소리(clap)는 어쿠스틱 드럼셋에는 없다. 

자, 충분히 조사를 마쳤으니 Micro Drum Sampler에서 정의한 16개 패드 레이아웃에 최대한 가깝게 나름대로 머리를 굴려서 적당히 배열해 보자. MPK mini mkII의 프로그램 4번 공간에 기록하였다.

Bank A에 crash를 넣은 것이 특징이다.

이상과 같이 약 이틀에 걸쳐서 드럼 사운드를 공부하는 매우 독특한 경험을 기록해 보았다.


2024년 1월 17일 업데이트 - BFD Player에서 패드와 건반의 조합

Bank A(프로그램 4번) 상태에서 키보드를 조합하면 bank 전환을 하지 않고도 필요한 소리를 대부분 낼 수 있다. 건반을 한 옥타브 아래로 내려서 MIDI number 36~60의 범위로 만들면 내가 bank B에 할당한 소리를 전부 건반에서 낼 수 있으니 가장 적당하다. 각 건반에 할당된 소리를 다음 그림에 표시하였다.



2024년 1월 18일 업데이트

핑거 드럼 연주의 사례(David "Fingers" Haynes의 커버 영상) - 링크

멋지지 않은가? 드럼 자체에 대한 기본 지식을 배경으로 깔고 Melodics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연습을 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Melodics is the most enjoyable way to build your skills and confidence on the MIDI keyboard, pad controller, or electronic drum kit. Let's play!

Melodics에 가상 드럼이 포함되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MODO Drum 및 BFD Player를 쓰기 위해 기껏 만들어 놓은 키맵이 쓸모가 없어지는 것은 아닐까? 유튜브의 소개 동영상을 보면서 이것이 어떤 성격의 응용프로그램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가상 악기, 전자 드럼, 컨트롤러(키보드 및 패드)를 연결하여 악기 연습을 도와주는 용도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2024년 1월 12일 금요일

드럼 공부하다가 여기까지... 가온다(middle C)는 C4인가, C3인가?

우연히 중고 일렉트릭 베이스를 구입하게 되면서 음악을 즐기는 나의 자세가 많이 달라졌다. 여기에 Akai MPK mini 패드 & 키보드 컨트롤러까지 더해지면서 계속 심화 학습의 길로 파고 들어가는 중이다. 예전에는 감히 생각하지도 못했던 학습 목표를 계속 세우게 된다. 어제부터는 슬랩 베이스 주법을 연습하고 있으니 말이다.

표준 피아노 건반의  덮개를 열고 잠그는 열쇠 구멍에서 가장 가까운 '다(C)'를 가온다(middle C)라고 부른다. 진동수 261.63 Hz(A4 = 440 Hz 에 해당한다. 우리는 흔히 '도'라고 부르지만, 이는 곡의 조에 따라서 상대적으로 결정되는 것이라서 '다(C)'라고 부르는 것이 옳다. 성악에서는 가온다를 'note name' C4로 표시한다. 

MIDI에서는 각 음표를 0-127 범위의 128개 정수(MIDI number 또는 MIDI note number)로 표시한다. 공식적인 MIDI specification에 의하면, middle C는 60의 값을 갖는다고 한다(링크). 그러나 놀랍게도 어느 옥타브에 해당한다고는 정의하지 않았다고 한다. 많은 경우에 middle C는 note name C4라고 알려져 있지만, MIDI 장비 또는 DAW에서는 C3으로 표기하는 일이 많다. 야마하의 피아노에서는 C3를 middle C로 삼는다. 심지어 C2나 C5로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88 건반을 갖춘 표준적인 피아노에서는 note number 21부터 108까지의 음을 낼 수 있다.

Akai MPK mini를 구입한 뒤 드럼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지금껏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note 표기 방법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되었다. MPK mini를 컴퓨터에 연결해 놓고 Waveform 환경에서 Micro Drum Sampler 또는 드럼 플러그인을 패드로 연주하려면 키 매핑을 제대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MuseScore 웹사이트에 게시된 General MIDI(GM) percussion key map을 가져온 것이다.

General MIDI PERCUSSION Key Map 

For MIDI Channel 10, each MIDI KEY number ("NOTE#") corresponds to a  different drum sound, as shown below. While many current instruments also have additional sounds above or below the range show here, and may even have additional "kits" with variations of these sounds, only these sounds (Key# 35..81) are supported by General MIDI Level 1 devices.

35..81 바깥의 key number에는 GM2에서 정의된 몇 개의 타악기 소리가 더 있다.

가온다에 해당하는 note name을 보라. C4가 아니라 C3이다. 이번에는 Micro Drum Sampler의 4 x 4 패드 중 가장 아랫줄을 보자.

작년 가을에 만든 드럼셋 "230917"(관련글 링크1, 링크2). MIDI learn 기능을 이용하여 MPK mini 드럼 패드에 각 소리를 일치시켰다. Micro Drum Sample에서 표시되는 note number 및 note name은 변하지 않는다.

Kick = 노트 넘버 36 = C2다. 이것은 내가 알고 있는 상식과 잘 일치한다. 이번에는 MPK mini editor 화면을 보자.


여기에서도 노트넘버 36 = C2로 표시하였다. 이 화면 바로 오른쪽에는 다음과 같이 키보드 배열을 나타내고 있는데, middle C가 C4임을 명확히 나타내고 있다.


MPK mini의 패드는 A, B 각 뱅크에 대하여 A#-B(아랫줄) 및 C-D#(윗줄)의 크로마틱 배열을 하고 있다. 노트 넘버로는 Program 1의 경우 44-51(bank A), 32-39(bank B)에 해당한다. 전용 DAW인 MPC Beats를 쓸 때에는 문제가 없겠으나, GM percussion map을 기준으로 연주하거나 BFD Player와 같은 다른 종류의 가상 드럼을 쓸 때에는 매우 어색할 것이다. 따라서 전용 에디터를 써서 매핑을 바꾸어 주어야 한다.

MPK mini mkII editor를 사용하여 드럼패드 맵핑을 수정, Waveform 내에서 GM drum kit나 Micro Drum Sampler를 손가락으로 편하게 연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당장의 목표이다. 다음으로는 DAW에서 BFD Player 플러그인을 로드하여 사용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 가상악기의 출력은 여러 트랙으로 로드할 수 있으니 제대로 활용하려면 공부를 꽤 많이 해야 될 것이다. 사용자 가이드에 따르면 채널은 드럼, aux 및 ambient의 세 부류로 나뉘며, 실제의 main channel은 다음과 같이 auto assign을 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라면 main으로 보내 버리는 것으로 충분할 것이다.

  • Auto assign channels to main: Route all channels to the main output
  • Sequential routing: Route each kit piece to individual outputs in sequential order

BFD Player를 매만져보니 놀라울 정도로 소리가 좋았다. 다른 키를 누름으로써 타격하는 부분에 따른 소리 차이를 얻을 수 있으니 이를 몇 개 되지 않는 MPK mini의 드럼 패드에 매핑하려면 아주 신중하게 소리를 골라야 할 것이다. DAW 내에서 쓰려면 패드를 두드리는 핑거 드러밍(스텝 레코딩 또는 실시간 연주 전부)보다는 Grooves List에서 적절한 것을 골라서 트랙 안으로 드래그하여 쓰는 방식을 택하게 될 것 같다. BFD Player에 일단 맛을 들이면 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