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31일 목요일

다시 블로그 글 작성이 가능한가?

직장에서의 gmail 접속이 막히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으로 구글 블로그까지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오늘 혹시나 싶어서 작동 상태를 테스트해 보았다. 글 작성과 저장이 잘 되고 있다! 언제 또 차단될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기쁜 마음으로 다시 집필을 시작해야 되겠다.

그러지 않기로 다짐을 했지만, 커피믹스를 끊고 운동을 다시 시작하자는 다짐이 그렇게 지키기 어려운 것처럼 알리익스프레스/이베이에서 장난감 수준의 앰프 보드를 자꾸 사 모으게 된다. 저가 LM1875 보드의 잡음에 실망하고, 섣부른 개조를 하다가 전해 캐피시터 폭발 사고도 겪으면서 또 다른 장난감을 찾아 시간을 소비하였다. 이번에 주문한 것은 TDA7492P 블루투스 4.0 리시버 앰프(50W+50W)와 LM1876 보드이다.

출처: http://www.ebay.com/itm/TDA7492P-50W-50W-Wireless-Bluetooth-4-0-Audio-Receiver-Digital-Amplifier-Board-/171789188824?hash=item27ff6efed8:g:f4EAAOSw5VFWKMl3
출처: http://www.ebay.com/itm/LM1876TF-20W-20W-Dual-Channel-Stereo-Audio-Power-Amplifier-Board-20W-2-Amp-/131577648480?hash=item1ea2a39560:g:BF8AAOSwHaBWlLru

작년에 생애 최초로 구입한 게인클론 부류의 앰프가 바로 LM1876을 사용한 것이었다. CD 플레이어를 소스로 연결하면 잡음이 발생해서 서투른 솜씨로 개조를 하다가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되어서 결국은 버리고 말았다. 뒤이은 LM1875 앰프는 다른 종류의 잡음으로 또 손을 대었다가 망치고 말았고... 그러고나서 또 LM1876이라니!

갖고 있는 토로이덜 트랜스(18V dual secondary, 100VA)를 쓰겠다는 일념으로 양전원이 필요한 '저급한' 앰프 보드만 사다가 망쳐먹기를 도대체 몇번이나 반복하는 것인가? 정말 창피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만약 이번 LM1876 앰프 보드도 실망스러운 제품으로 판명된다면, 비용이 좀 들더라도 제대로 된 앰프 보드를 구입해야 되겠다.

2016년 3월 27일 일요일

LM1875 보드, 수명을 다하다

자작 전원장치를 잘못 연결하여 역전압이 걸리면서 전해 캐패시터는 분수와 같이 전해액을 내뿜고(윗부분이 갈라지기는 했으나 다행스럽게도 큰 소리를 내며 폭발하지는 않음) LM1875 칩은 퍽 소리와 함께 터져나갔다. 다음 사진의 오른쪽 칩을 보라.


재생 칩을 사용한 LM187x 저가형 앰프에 대한 추억은 이렇게 모두 막을 내리게 되었다. 재생 칩이라고 해서 특별히 문제의 소지가 많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PCB 패턴 설계와 부품의 등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이러한 실패를 낳았을 것이다.

납땜 기술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다가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다. 납땜 작업과 관련한 안전 수칙이라고 하면 대개는 뜨거운 납땜 인두에 화상을 입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것 정도만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나 실납이 녹을 때 나오는 연기(이것이 납 증기는 아니다)는 결코 몸에 좋은 것이 아니다. 당연히 환기가 잘되는 조건에서 납땜을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납땜 작업을 할 때에는 장갑을 착용하고, 작업 후에는 손을 씻어야 한다는 것. 어쩌면 나는 나의 재미 추구를 위해 같은 공간을 사용하는 가족들에게 위험을 초래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앞으로는 어설프게 만능 기판 위에서 한참을 납땜해야 하는 공작은 지양하고, 커넥터 정도만 간단히 납땜하여 쓸 수 있는 완성 보드 중심으로 공작을 해야 되겠다. 이러한 취지에서 또다시 ebay 신세를 지기로 하였다. 이번에는 보조 입력(AUX) 단자가 있는 class D 블루투스 리시버 앰프 보드를 구입하였다. 용도는 휴대폰에서 재생되는 음악(멜론 또는 인터넷 라디오)을 무선으로 재생해보기 위함이다.

TDA7492P 50W*2 Wireless Bluetooth 4.0 Audio Receiver Digital Amplifier Board AUX

갖고 있는 toroidal transformer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일정 수준의 품질이 되는 게인클론류의 앰프 보드를 언젠가는 구입하여 제대로 활용해 보리라.

약자에 대한 배려란

유소년 시절 나에게 가장 공포스러운 교과목은 바로 '체육'이었다. 달리기를 잘 못하고 턱걸이를 하나도 못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요즘은 어떠한지 모르겠으나 당시에는 공 몇개만 적당히 주고 피구를 하든 축구를 하든 혹은 발야구를 하든 알아서 시간을 보내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흔하게 하던 발야구 경기에서는 내 앞으로 뜬공이 날아오는 상황이 늘 공포스러웠고(제대로 잡을 자신이 없었고, 실책을 하면 쏟아지는 친구들의 비난이 견디기 어려웠다), 먼저 출루한 주자는 나중에 달려나온 타자주자보다 먼저 진루해야 한다는 것도 몰랐다. 규정인원보다 항상 훨씬 많은 인원이 참가하는 축구같은 경우는 핵심 플레이어들에 묻혀서 어차피 눈에 뜨이지 않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개인적인 기량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농구같은 것은 아예 참여해 본 일이 없다. 대학 체육 수업 시간에는 맘대로 콘트롤되지 않는 테니스 공 앞에서 또다시 좌절을 겪어야 했다. 나에게 체육 혹은 운동 경기란, 경기 룰에 대한 지식이나 기초적인 운동 실력이 없음을 타인에게 적나라하게 보이고 부끄러움을 겪어야 했던 어두운 추억으로밖에는 남지 않았다. 보람과 성취감을 느꼈던 유일한 운동은 성인이 되어서 약 반년간 다녔던 수영 강습과, 약 십여년 전 출퇴근 수단으로 몰두하였던 자전거 타기가 유일하였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좀 더 관심을 갖고 연습을 하면서 친구들과 어울리면 되었을 일 아닌가?' 그것은 요즘 유행하는 각자도생(各自圖生) 패러다임과 다르지 않다. '성적이 나빠서 고민이세요? 열심히 해서 성적 올리면 되잖아요? 외로우세요? 나서서 친구들 사귀면 되잖아요? 왜 미래를 고민하세요? 열심히 학점 올리고 스펙 쌓으면 당연히 안정적이고 보수 좋은 대기업에 가게 되지 않나요?' 모든 문제는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 당연히 달성할 수 있는, 개인의 과제로 돌리는 것이다. 오늘부터 읽기 시작한 이원석의 <거대한 사기극(부제: 자기계발서 권하는 사회의 허와 실)>에서 비평하는 현실과 똑같다.

지난주에는 딸아이가 올해 입학한 고등학교의 1학년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가 있었다. 변하는 입시 제도에 대한 설명과 대전 지역에서 나름대로 이어온 학교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한 학교의 노력에 대한 다소 상투적인 다짐에 이어서 영국의 명문 사립학교인 이튼 스쿨의 소개가 있었다. 이 학교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교과는 어학도, 과학도, 수학도 아닌 바로 <체육>이라고 하였다. 뭐라고, 체육? 나에게는 운동 기술이 있는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를 극명하게 줄세우기를 하는 활동으로밖에 비쳐지지 않는 체육이 어떻게 가장 중점 교과가 된단 말인가? 학교장의 설명은 이러하였다. 체육 활동을 통해서 공정한 규칙 준수를 배우고, 타인의 약점을 이용하지 않는 태도를 배우고, 약자를 배려하고, 나아가서는 정의 실현을 위해 적극적인 사회 참여로 이어진다는.

아하, 그렇구나. 뛰어난 기량을 지닌 몇몇 스타 플레이어를 돋보이게 하는 그런 체육 활동이 아니라 서로 협력하고 약자를 배려하는 인간됨을 몸에 배게 하기 위하여 체육 활동에 힘을 쓰는 것이었다. 우리의 교육은 어떠한가? 잠시 낮잠에 빠진 토끼를 그대로 놔두고 경주를 지속하는, 이른바 상대의 약점을 철저히 이용하는(엄밀히 말하면 달리기 경주에서 토끼가 거북이보다 못한 약점은 절대로 있을 수가 없지만) 이른바 '정글의 법칙'을 가르치고 있지 않는가? 남들이 잠시 쉬거나 실수를 할 때 재빨리 달음질치는 것이 이기는 방법이라고 가르치는 것 아닌가? 더불어 사는 기쁨보다 이기는 방법만 훈련을 시키고 있는 것이 아니던가?

그동안 우리난 개인적인 노력에 의해 남들보다 조금 더 앞서나가는 방법을 찾는 것에만 지나치게 몰두하지 않았을까? 약자를 배려하고 더불어 같이 나아가는 것 - 그것이 비록 빠른 속도가 아니더라도 - 그것이 이 시대가 요구하는 태도가 아닐까 한다.

2016년 3월 19일 토요일

LM1875 개방형 앰프 제작 완료

아내가 붙여준 이름이다. 구멍은 숭숭, 뚜껑은 없다. 제작 완료? 아니, 그건 가당치도 않은 말이다. 계속해서 제작 중이요, 영원히 완료란 없는 그런 앰프이다. 전원 소켓이 없지 않은가. 깨지기 쉬운 케이스라서 조심을 했건만 바닥면에 기판 고정용 구멍을 뚫다가 금이 가고 말았다. 갈라진 틈에 록타이트를 적당히 흘려넣어 마무리하였다.



이렇게 하여 주력 앰프 4종이 모두 한곳에 모였다. 진공관 초삼결 싱글앰프에서 칩앰프까지, 반찬통 케이스에서 금속 섀시까지. 당분간은 뭘 더 만드느라 방구석을 어지럽히는 일이 없어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대전시립무용단 기획공연 <젊은 춤꾼들의 무대>를 관람하다

매번 대전시향의 공연만 다니다가 우연한 기회에 대전시립연정국악원에서 열린 대전시립무용단의 공연(2016.3.17)을 보게 되었다. 둔산대공원 동측에 자리잡은 연정국악원이 건립되는 과정을 지나다니면서 보기만 하다가 실제 관객으로 입장하게 된 것도 처음이었다. 대전문화예술의 전당은 마치 면류관과 같은 모습이라면, 연정국악원은 잘 씌여진 한자 또는 한글을 보는 느낌이랄까? 어둠이 내리는 연정국악원 앞에서 아내를 휴대폰에 담았다.


무용은 평소에 잘 보러 다니지 않아서 작품 설명이 없으면 무엇을 표현하는지 알기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편견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가사가 있는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함으로써 무용수들의 춤사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가 직접적으로 와 닿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공연장을 찾은 외국인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겠지만 말이다.



세번째 작품인 <지나가다>는 남녀간의 이별과 회상을 그린 것인데 마지막을 장식한 장범준의 <회상>이 너무나 멋들어지게 춤과 어울리면서 가슴을 뭉클하게 하더니, 마지막의 <반딧불의 묘>에서 보여준 퍼포먼스와 음악은 정말 충격적이고 감동적이었다. 잘 알려진 동명의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1945년 9월, 나는 죽었다'와 함께 등장한 세 명의 무용수는 각설이처럼 분장을 하고 나와서 코믹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너무나 장중하고 애절한 노랫말의 음악이 나오면서 나는 점점 무용에 빠져들고 말았다. 세계 각지에서 전쟁으로 고통을 겪는 아이들을 그린 모습, 특히 얼굴 모양이 그려진 바가지를 들고서 흐느끼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말았다.

이렇게 무용에 몰입하게 만든 음악은 도대체 누가 연주한 것인가? 작품 해설집에서 한승석, 정재일(해설집에는 '정대일'로 잘못 인쇄됨)의 <바리 abandoned>라는 2014년도 앨범을 찾아 노래를 들어보았다. 판소리를 중심으로 한 일종의 크로스오버 쟝르의 음악이라 할 수 있다. 상세한 설명은 당시의 뉴스 기사에서 찾아보자. 다음은 유튜브에서 찾은 연주 링크이다.


오구굿으로 전승되는 바리공주 설화를 모티프로 한 이 앨범은 한국에 온지 5개월만에 과로로 숨진 네팔인 노동자에 관한 노래를 담고 있기도 하다. 아버지를 구할 약을 찾아 서천으로 가는 바리공주의 모습과 무거운 삶의 무게를 지고 생존을 위해 고향을 떠난 어린 아이들을 같은 시선으로 바라본 것이다. 음악을 좋아하면서 이런 음악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니... 부끄럽다.

진정한 치유를 경험한 공연 관람이었다.

2016년 3월 12일 토요일

싸고 좋은 것은 없다! LM1875T 저가 보드

2월 25일에 이베이에서 구입한 LM1875T 보드가 어제 사무실로 배달되었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는 배송 추적이 가능하도록 우편물 번호를 알려주는데 이번 이베이 구매에서는 그런 정보가 전혀 제공되지 않아서 보름 가까운 기간을 궁금증 속에서 기다려야만 했다. 선적은 구입 즉시 되기는 하였지만. 포장 상태는 양호하다.



볼륨 폿 축이 긴 것이 마음에 든다. 커넥터가 연결된 입력용 실드선 정도가 서비스로 들어있었으면 좋을텐데. 7.3달러짜리 물건에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방열판을 달아야 테스트를 할텐데 구멍이 맞지 않아 당장 볼트로 고정을 할 수가 없으니 임시방편이지만 날클립으로 집어 보았다.


전원은 18V-0V dual toroidal  트랜스포머를 연결하였다. 3.5인치 폰잭에 소스를 연결하여 소리를 들어보자. 스피커와 전원을 연결하자마자 상당한 수준의 험이 들린다. 4400uF(25V) 전해 커패시터로는 약간 부족한 것이 아닐까? 정류를 거친 AC 18V는 정류를 거쳐서 커패시터 양단에 23.4V로 뜬다. 25V 내압은 좀 불안하다.


브리츠 BR-5100C에서 유래한 전방 스피커를 테스트용으로 물렸다. 어라? 왼쪽 채널에서 전혀 소리가 나지 않는다. 납땜 불량일까, 혹은 부품 불량일까? 단자쪽에는 문제가 없어 보여서 볼륨 폿의 단자를 테스터로 찍어보았다. 왼쪽 채널의 음량을 조절하는 볼륨 폿의 3개 단자는 어떻게 조합을 하여 연결해도 저항이 무한대로 나온다. 부품 내부에서 단선이 된 것인지... 힘을 주어 이리저리 밀어보니 저항이 잡힌다. 아마도 납땜용 다리와 내부를 연결하는 금속 부품의 접합 부분에서 접촉이 좋지 않았던 모양이다. 땜납을 덧칠하여 전기적으로 도통이 잘 되게 만들었다. 이러고도 어떻게 "Passed"라는 스티커를 달고 출하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LM1876 앰프 보드에서 '삐~'하는 잡음을 유발하던 구식 롯데 CD 플레이어는 이번에 어떤 소리를 낼까? 기대했던대로 잡음이 나지 않는다! 험이 좀 심하다는 것 말고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실험이었다. 평활용 콘덴서를 조금 충실한 것으로 바꾸는 것이 좋은 것이다. 기판 전원부에는 AC 12V-0V-12V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전원부 커패시터 내압이 25V라고 되어 있는데 이베이 홈페이지에는 recommended voltage를 AC ±25V라고 해 놓으면 어쩌라는 것인가? 브릿지 정류를 거치면 입력된 교류 전압에 1.41을 곱해서 1.5V 정도 뺀 높은 전압이 출력되는데 어찌 커패시터가 견디겠는가? 그렇다고 해서 이 보드를 위해 12V 양파 파워트랜스를 따로 구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 애초에 이 보드를 구입한 것은 18V dual toroidal 트랜스가 아까와서였지 않은가?

중국산 전자부품에는 가짜가 꽤 많다고 들었다. 대용량 전해 커패시터를 뜯으면 위조된 껍데기 속에 훨씬 작은 커패시터가 들어있는 사진을 꽤 많이 보게 된다. 앰프 칩도 그러한지는 잘 모르겠다. 같은 정품 증폭용 칩을 쓴다 하더라도 PCB 기판의 설계 방식, 주변부 부품의 등급, 납땜의 정도 등에 따라서 최종 제품은 천차만별의 품질을 보인다. 다시는 1만원 미만의 저급 부품은 사지 않겠노라고 다짐을 하지만(왜냐하면 이를 쓸만한 수준으로 만들려면 구입가 이상의 노력을 들여야 하므로) 점심으로 추어탕 한 그릇 먹은 셈으로 치고 자꾸 곁눈질을 하게 되는 것이다. 

다음에는 전원회로를 직접 만들어보려 한다. 자꾸 국산 토로이달 트랜스에 걸맞는 뭔가를 만들어 달아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으니 말이다.


2016년 3월 6일 일요일

관리자의 미덕

HP 및 Dell 서버를 인수하면서 갑자기 공부가 필요할 것 같아서 오라일리사의 <시스템 관리의 핵심> 개정 3판을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2003년에 발간되어 이미 절판이 된 책이다. 후속판은 아직도 나오질 않았다.

천삼백쪽이 넘는 두꺼운 책을 뒤적이다가 맨 마지막 장에서 재미있는 단락을 발견하였다. 인터넷에서도 이미 알려진 글귀인데, 여기에 인용해 본다.

관리자의 미덕


유연성

성난 사용자가 달려올 때 도망칠 수 있는 능력

천재성

syslog를 사용해서 다른 시스템에 있는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능력

참을성

마지막 sendmail 설정 버그가 수정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능력

꾸준함

퇴근하기 전에 끝까지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능력

루틴 따르기

커피에 진짜 크림, 설탕만을 고집하는 능력

주의성

한 시스템의 시계가 Aleutian 시계(알류샨 열도, GMT-10)인 것을 보고 다른 시스템도 그렇게 조정해 주는 능력

게으름

15문자를 치는 것이 귀찮아서 250행 펄 스크립트를 작성하는 능력


2016년 3월 5일 토요일

LM1876 보드의 잡음 잡기 - 해결 가능성이 보이는가?

CD 플레이어만 연결하면 "삐~"하는 잡음이 나는 중국제 LM1876 보드를 대신하기 위해 이보다 더 저렴한 LM1875 보드를 구입하여 배송을 기다리는 상태이다. 인터넷에서 몇가지 자료를 찾아서 잡음을 줄여보고자 노력을 해 보았었다. 주로 카오디오에서 쓰는 방법으로 트랜스를 중간에 삽입하는 방법, 또는 전원 케이블의 접지선에 신호 그라운드를 연결(이것은 제대로 된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는 함부로 실시하면 좋지않다)해 보기도 하였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되지 못했다.

CD 플레이어에는 모터가 있으니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소스기기이다. 그런데 다른 앰프와 물리면 느껴지지 않는 잡음이 왜 LM1876 보드에서만 발생한단 말인가? 어제는 스피커 보호회로용 릴레이에 갑자기 의심이 가기 시작하였다. 릴레이 내부의 작동용 코일(전자석)에 잡음이 유도되는 것은 아닐까? 이를 테스트해 보기로 하였다.

취미 수준으로 납땜을 하는 나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부품을 기판에서 떼어내는 것이다. 다리가 2개인 것은 기판 윗면쪽에서 납을 녹인쪽의 부품을 한쪽으로 기울여 잡아당기면서 한쪽씩 다리를 빼내면 되는데, 3개부터는 부품을 완전히 부수어버리지 않고서는 그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납을 흡입하고, 솔더링 윅으로 제아무리 빨아들여도 부품이 빠질 정도로 모든 다리에서 납을 완벽하게 뗀다는 것은 너무나 어렵다. 물론 전문가들은 능숙하게 해결하겠지만. 결국 릴레이(다리가 8개!)를 탈거하는 것은 포기를 하고, 코일쪽으로 연결되는 동박 패턴을 칼로 끊은 다음 출력쪽은 두꺼운 구리선으로 직결을 하였다.

전원을 넣어보았다. 팝업 노이즈가 생각만큼 크지 않다. 휴대폰을 연결하여 앰프 보드가 잘 자동함을 확인한 다음 CD 플레이어를 연결하였다. 잡음이 나지 않는다! 만약 잡음이 해결이 되지 않으면 회로 자체가 워낙 간단하니 전원회로부터 하나씩 직접 만들어볼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앰프보드의 입력쪽에 있던 볼륨 폿을 제거해 버렸으므로 다른 반찬통 앰프(TDA7266D)의 입력 단자쪽 부품을 빌려서 연결하였다.



스피커 보호회로가 달린 비슷한 가격대의 앰프 보드를 내 CD 플레이어에 연결하면 같은 수준의 잡음이 발생할지, 혹은 내가 구입한 LM1876 보드만 유난히 그러한 것인지는 모른다. 실용적인 앰프에서는 보통 금속으로 된 섀시가 보드를 둘러싸고 있어서 노이즈에 대한 차폐 효과가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잡음을 제거하는 방법을 찾은 셈이지만, 잡음 발생의 근본적인 원인은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만약 CD 플레이어에서 발생하는 누설 자기장이 릴레이에 노이즈를 유도한다면, CD 플레이어와 앰프를 연결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잡음이 발생해야 될 것이나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하루가 지난 뒤..

잡음이 나지 않는다고 느꼈던 것은 착각이었다. 평소에 쓰던 4옴 스피커가 아니라 6옴 스피커를 연결하여 약간 소리가 작아서 그런 것이었다. 이번에는 전원회로에 어떤 문제가 있지 않나 싶어서 앰프 보드에서 정류 다이오드와 평활용 콘덴서를 떼어낸 뒤(탈거하는 과정에서 몽땅 망가뜨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굴러다니던 12V DC 어댑터 2개를 직렬로 연결하여 양전원을 만들어 앰프 보드에 연결하였다. 결과는? 소용이 없었다.

이제 더 이상 이보드에 미련을 갖지 않기로 하였다. 문제점을 파악한답시고 부품을 하도 많이 떼어내서 이미 만신창이가 되었다. 괜히 LM1876 칩을 교체하고 트랜스를 이용한 입력단측 잡음 필터를 만든답시고 부품 구입에 들어간 돈과 내 인건비가 앰프 보드 값보다 훨씬 많이 들어갔을 것이다.


차라리 위 사진에 보인 케이벨 TDA7266D 앰프가 전원 어댑터를 가리고 출력은 좀 작을지언정 무난한 재생 능력을 보인다. 겨우 DC 5 V/2 A 어댑터를 연결하였지만 4옴 스피커를 물리면 방에서 듣기에는 충분하다. 8옴 스피커를 구동하려면 9~12V를 공급해야 충분한 소리가 나온다.

아직 ebay에서 주문한 LM187"5" 앰프 보드가 배송되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LM187"6" 앰프 보드를 가지고 너무 오랫동안 씨름을 하였다. 남은 것 중에서 의미를 찾는다면 18 V dual secondary toroidal transformer가 전부이고 허탈함과 비용 낭비가 있을 뿐이다.

오래된 컴퓨터를 인수하다

같이 근무하던 동료가 2월 말에 퇴직을 하고 대학으로 옮기면서 몇 가지의 장비의 관리 책임을 떠맡게 되었다. 실험용 장비는 주로 이 모 박사에게, 전산 장비는 나에게 이관되었다. 컴퓨터라는 것이 워낙 교체 주기가 짧아서 3~5년만 되면 최신 제품에 비해 성능이 한참 떨어지게 된다. 이 장비들은 대부분 2007년에 구입한 것이고, 2010년에 들여온 것도 있다. 컴퓨터가 보관된 전산센터동 서버실에 가서 상황을 점검하여 보았다. 42U짜리 서버 랙에 HP 프로라이언트 서버 3대와 델 파워엣지 서버, FAS270 NAS, 네트웍 스위치 등이 채워진 상태이다.




키보드 모니터 마우스 스위치를 열어보니 암호로 잠겨있다. 이런... 옆에 있는 조작용 콘솔을 끌어다 연결해 놓고 상태를 확인해 보았다. 과연 활용 가치가 얼마나 있을까? HP 서버의 경우 메모리가 2~10GB 수준이고 SAS HDD도 몇개는 망가진 상태이다. NAS의 경우 장착된 HDD(10개)의 총 용량이 3 TB에 불과하다. 내가 작년에 집중적으로 구매한 SATA HDD가 6 TB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서버랙을 채운 전체 시스템을 HDD 하나에 백업을 해도 될 지경이다.

다만 델 파워엣지 R910(가운데 사진)은 CPU나 메모리 상황이 꽤 좋은 편이라서 사소한 에러 메시지에 대응한 처리를 한 뒤에 공용 서버로 사용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왼쪽 위의 액정 표시창에는 DIMM을 다시 끼우라는 경고 메시지가 켜진 상태이다. 개인 수준에서 건드릴 조립 PC가 아니니 엔지니어를 불러서 점검을 해야 될 것이다. HP 프로라이언트 서버의 모델명은 ML350 5세대, DL380 5세대, 그리고 DL580 4세대이다. 웹문서를 찾아보니 HP 프로라이언트 DL380 5세대에는 우분투 12.04 LTS 64 bit가 무난히 설치된다고 한다(링크). 반면 조금 더 최신 모엘인 델 파워엣지 R910에는 우분투 14.04 LTS 64 bit의 설치가 가능하다(링크). CentOS와 같은 커뮤니티 리눅스 배포판의 경우에는 공식 문서가 없어서 개인들의 경험을 기록한 웹문서를 찾아보아야 할 것이다. 델은 리눅스 리포지토리를 제공하고 있다. 일반적인 데스크탑이 아니라 브랜드 서버이니 리눅스를 무난히 재설치하려면 BIOS와의 궁합, 디바이스 드라이버 등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이렇게 쓸만한 장비가 있는 것을 알았다면 작년 연초에 조립 서버를 꾸미느라 애쓰지는 않았을텐데... 정확히 말하자면 이 장비들은 학교로 떠나간 몇 명의 연구자들이 거쳐간 물건이기도 하다. 정비를 마친 후 활용가치를 잘 찾아서 꾸며나가야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