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6일 목요일

LibreCAD의 한글 표기 문제

무료로 쓸 수 있는 프로그램에 많은 기능을 요구하는 것은 염치없는 일이다. 간단한 진공관 앰프 자작을 위한 상판 설계도면을 작성하면서 굳이 한글을 쓸 필요는 없다. 그래도 한글을 쓸 수 있다면 가공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달 수 있으니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면에서 좋을 것이다. 공작물에 텍스트를 직접 새겨 넣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클리앙 커뮤니티에 이에 대한 좋은 글이 있어서 소개한다(2020년 1월 작성). 여기에서는 NanoCAD Free, QCAD 및 LibreCAD에 대한 설명을 하였다.

공짜 2D CAD 소프트웨어 관련 조금은 심층적인 리뷰(문자 인코딩 관련 등)

"암튼 공짜를 쓰려면 노오오력이 필요하다 이게 결론이네요."

"QCAD, LibreCAD 같은 약식화된 오픈소스 2D CAD들은 UTF-8 인코딩이 기본이고, 실질 표준인 AutoCAD 및 그 호환제품들은 EUC-KR 인코딩 저장이 기본이라서, 서로 자료 교환하는데 문제가 발생하고, 그걸 극복하려면 워크플로우가 이렇게 복잡해지고 길어진다는 것입니다."

글꼴 체계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것이 없기 때문에 이 글에서 설명한 것을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하였다. 글꼴 관련 상황은 다른 두 개의 소프트웨어에 비해 LibreCAD가 매우 뒤떨어진다고 한다. 그것은 LibreCAD 개발자의 취향과도 관련이 있는 것 같다.

AutoCAD에서 작성된 한글 도면을 LibreCAD에서 제대로 표현하는 것, 그리고 그 반대의 경우 모두 도전적인 일이다. 사실 나는 LibreCAD에서 아직 한글을 제대로 입력하는 방법조차 모른다. 다음의 화면 캡쳐 이미지를 보라.

텍스트 입력창에 한글을 넣으면 무얼 하나. Drawing area에서는 저렇게 나타나는데... 그런데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 글을 계속 읽어 내려가기 바란다.


wqy-unicode.lff라는 한중일 통합 글꼴을 가져다가 설치하면 한글, 한자 및 일본어가 보인다는데 나는 그것조차 되지 않는다. C:\Program Files (x86)\LibreCAD\resources\fonts 폴더에는 LibreCAD와 함께 설치된 46개의 글꼴 파일(.lff, LibreCAD font file format)가 위치하는데, 여기에 wqy-unicode.lff 파일을 복사한 뒤 Options -> Application Preferences -> Paths -> Fonts를 이 폴더로 지정해 보았지만 화면에는 한글이 제대로 표시되지 않았다. 문제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행위, 즉 font를 지정하는 것을 잊었던 것이다. 역시 난 바보인가 봐...

글꼴을 선택하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빨강 상자). 그런데 '파'가 깨져서 나옴을 발견하였다(노랑 동그라미). PDF 파일로 export를 해도 마찬가지였다. 입력한 글자가 가는 선으로 테두리만 표시되는 것은 뒤에 나오겠지만 이 도면 자료를 활용하여 출력 또는 가공을 수행하는 플로터나 CNC의 특성 때문에 그런 것이다. 

wgy 글꼴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위 이미지에서 보였듯이 일부 글자는 깨져서 표시가 되었다. Windows에서 ttf2lff.exe라는 유틸리티를 사용하면 ttf 글꼴을 LibreCAD 전용의 lff 파일로 바꿀 수 있다고 한다. 사용법은 Using tff2lff for windows를 참조하자. 이제 LibreCAD에서 한글이 포함된 도면을 그리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김정철 고딕체(다운로드 사이트)라는 무료 글꼴을 받아서 ttf2lff.exe로 변환한 다음 LibreCAD용 글꼴 디렉토리에 설치한 뒤 활용해 보았다. 건축가 김정철(1932~2010)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서 서체를 공모하여 공개하였다고 하니 무료 글꼴이라고 해서 가벼이 생각하고 가져다 쓸 일만은 아니다(링크). 

[국토일보 2022.06.30.] 정림건축, 국내 최초 건축 설계도면 최적화 서체 개발…'김정철 서체' 무료 배포

"정림건축은 이미 지난 1985년 1년 수주액이 10억원에 불과하던 시기에 3억원이라는 거금을 투자, CAD시스템을 국내 건축설계사무소 최초로 도입했다. 그러나 당시 CAD 시스템은 영문 사용만 가능했던 시스템이어서 한글 사용을 위해 김정철 창립자는 한글(복선 1,400자/단선 1,700자)을 그래픽으로 직접 도안해 도면 작성에 사용, 건축설계의 새로운 시대를 개막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김정철 고딕체와 명조체는 이렇게 생겼다. 




LibreCAD에서 김정철 고딕체를 설치한 뒤 font height = 4를 적용하여 도면에 써 보았다.




그런데 이렇게 만든 한글 포함 도면(.dxf 파일)을 가공 업체로 넘겼을 때, 거기에서는 당연히 AutoCAD와 같은 표준 소프트웨어에서 이를 열어 보게 될 것인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아직 그것까지는 모르겠다.

다음의 글도 좋은 힌트가 될 것 같다.

Chinese characters missing in the vector fong (unicode.lff.gz), so they are not displayed in sketch comments.

"ttf2lff tool in most cases used for converting TTF fonts ("filled fonts") into double stroke fonts ("outlined fonts") suitable for plotters / CNC, where stroke fonts are required."

특정 부위의 가공에 대한 설명을 도면에 표기하려면 일종의 화살표에 해당하는 leader를 이용하게 된다. Leader 설정은 dimension setting의 것을 따르게 된다고 한다. 

출처: Read The Docs LibreCAD "Annotating a Drawing" 항목의 Leaders(링크). 


LibreCAD 설치 파일에 기본적으로 포함된 글꼴에 관한 설명은 LibreCAD wiki 페이지("Fonts")를 참조하라. 이 글에는 wqy-unicode.lff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설명하였지만 LibreCAD-Installer-2.2.0.exe 파일을 실제로 설치해 보면 이 폰트 파일은 제외되어 있다.

어제 파워포인트로 대충 그린 6LQ8 - 6V6 SE amplifier의 상판 부품배치도를 소개하는 것으로 글을 마치고자 한다. 파워포인트에서 1:1 크기로 그렸더니 25.4 cn x 19.05 cm의 슬라이드 영역(흰 직사각형)을 벗어나게 되었다.



2023년 4월 7일 업데이트

8핀 옥탈(octal) 소켓을 직접 버니어 캘리퍼로 측정한 뒤 위에 보인 파워포인트 스케치를 바탕으로 도면을 그리기 시작하였다.

아마도 구 소련제로 여겨지는 옥탈 소켓. Top/bottom mount가 모두 가능하다.

레이어를 여럿 사용하여 나름은 합리적으로 그려 본다고 노력을 하였다.

3년 전에 초보 수준으로 익힌 LibreCAD 사용법을 다 까먹고 있다가 겨우 당시 수준 + 알파 정도로 회복을 해 놓았다. 도형을 선택하고 복사 및 붙여넣는 방법이 파워포인트만큼 직관적이지 않아서 아직도 혼동스럽다. 블록의 지정, 파일로 저장 및 해제 등도 조금 더 공부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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