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7일 금요일

dc 명령어를 이용하여 연속적인 숫자를 범위로 전환하기

MSA(multiple sequence alignment)를 처리하여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컬럼의 위치를 출력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trimAl이나 ClipKIT를 사용하여 MSA로부터 gap이 일정 기준 이하인 컬럼을 전부 뽑아내어 파일로 출력하게 만드는 일을 뜻한다. 컬럼의 연이어 존재한다면, 이를 병합하여 범위로 만들면 쓸모가 많다. 예를 들어 MSA로부터 대표적인 서열을 하나 추출한 다음, 컬럼 위치 정보를 사용하여 서열 단편을 끄집어 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다음과 같은 전환 작업이 필요하다. 왼쪽에 보인 숫자는 쉼표가 아니라 new-line character를 경계로 하여 배열될 수도 있다.

1, 2, 3, 5, 6, 8, 10... -> 1-3, 5-6,  8, 10...

SARS-CoV-2의 검출을 위한 프라이머 설계 및 검증 연구(올해 출판한 논문 링크)에서는 별로 현영리하지 못한 Perl script를 작성하여 인접한 숫자를 병합하는 작업을 했었다. 최근 들어서 Influenza A virus에 대하여 비슷한 일을 하게 되니 이전보다는 더욱 효율적인 방법을 찾고 싶었다. 구글을 검색해 보면 대부분 awk를 이용한 짤막한 스크립트로 이를 구현하고 있었다. 이는 너무 평이해 보여 뭔가 색다른 방법이 없을까 찾아보니... 사실은 외장 하드디스크드라이브에 보관한 예전 스크립트를 찾기가 귀찮아서 새로운 시도를 해 본 것이었다.

[Stack Exchange] How to collapse consecutive numbers into ranges?

가장 위에 달린 답변은 다음과 같았다.

출처: StackExchage

순간 내 눈을 의심하였다. 이게 뭐지? 처음 보는 명령어(스크립트?)였다. 첫 줄을 보니 데이터 파일 $1에 대하여 dc라는 명령어를 수행하고, 상세한 작동은 뒤의 따옴표('...') 안에 포함된 코드에 따르는 것처럼 보였다. 도저히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것이 아니다.

dc라는 것은 산술식을 계산하는 명령어로서 desktop calculator의 약자라고 한다. 얼핏 보면 무척 불친절한 탁상용 계산기처럼 보인다. 이는 dc가 일종의 postfix notation을 사용하는 계산기이므로 숫자를 입력한 다음에 연산자를 넣는 방식을 취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각괄호가 난무하는 계산식은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다. 하지만 데이터 파일을 만들어서 실제로 위 스크립트를 돌리면 결과가 잘 나오니 믿고 쓸 수밖에...

텍스트 파일의 라인 순서를 뒤집어서 출력하는 명령어가 무엇인지 아는가? 복잡하게 스크립트를 짤 필요가 없이 tac 명령어 한 방이면 끝난다. 왜 tac인가? cat을 뒤집어 놓은 것이므로!



2022년 10월 5일 수요일

권선기 버전 2, 그리고 Alesis NanoPiano

취미로 자작을 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을 것이다. 첫 번째는 새로운 것을 계속 만들어 나가는 것. 앰프를 만들어 탑(塔)을 쌓아 나가는 것에 해당한다. 초기 작품일수록 완성도가 떨어지고, 점차 쓰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다. 역사성 이외의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것도 있을 것이다. 진공관 앰프를 만드는 사람이 남에게 작품을 흔쾌히 선물하거나 재료비 미만의 싼 수고비만 받고 처분하는 것도 집안에 이를 계속 쌓아 두기 힘들어지기 때문일 수도 있다. 반복적인 '판매' 행위가 되면 현행법을 저촉하는 것은 아닌지도 고려해야 한다. 사업자등록도 해야 하고,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을 어기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봐야 한다. 십중팔구는 안전인증을 받았을리가 없으니, 법을 어기는 것에 해당한다. 대부분의 판매자가 키트 형태로 앰프를 판매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두 번째 유형은 이미 만들어 놓은 작품을 부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진공관이나 트랜스포머와 같은 주요 부품은 그대로 활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부순다는 표현은 맞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영어로는 'salvage'란 단어를 많이 쓴다( 'salvaged parts'). 이렇게 하면 좁은 집구석에 앰프의 탑을 쌓지 않아도 된다. 나의 6LQ8 PP 앰프 '티라미수'가 그런 상황이었다. 그리고 출력 트랜스를 감기 위한 권선기와 R코어 출력 트랜스 역시 그러하다.

파견 근무지에서 납땜질을 하기는 쉽지 않다. 물론 잠시 수도권의 기업 연구소에 머물렀던 2019-2021년에는 6LQ8 앰프를 어렵사리 만들기는 했지만. 이번에는 숙소에서 일을 너무 크게 벌이지 않으려고 대전 집에 가끔 내려갈 때에만 조금씩 작업을 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부품을 구입하고 나서 몇 달이 흘러 지난 주말이 되어서야 권선기 버전 2의 외형이 비로소 모습을 드러냈다. 구동축(M6 전산볼트)을 지지하는 방법을 다각도로 고민하다가(고민의 흔적) 지금과 같이 한쪽 끝에만 로드엔드 베어링을 쓰는 대단히 단순한 구성으로 결론을 내렸다. 커플링 등 새로 부품을 구입할 일도 없고, 편심에 의한 과도한 진동도 발생하지 않는다. 전동드릴 고정대에는 내경 10mm 베어링이 있지만 전산볼트는 여기에 전혀 체결되어 있지 않다. 처음에는 전산볼트에 무엇이든 돌려 끼워 고정해서 베어링과 체결할 생각이었으나, 드릴 고정대 자체가 그렇게 정밀한 물건이 아니라서 드릴 척에 고정된 구동축과 베어링의 중심이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는 것 같았다. 실제로 이 물건의 원래 구성인 원형톱 어댑터를 드릴에 고정하고 회전시키면 진동이 꽤 크게 느껴진다.

드릴을 고정하는 밴드는 바닥판에 살짝 용접이 된 상태라서 볼트를 강하게 조인 상태에서도 약간의 움직임이 발생한다.

로드엔드 베어링의 자유도가 높아서 구동축을 드릴 척에서 빼내기가 수월하다.


AC 모터라서 속도 조절은 조광기로 충분하고, 자석을 이용한 회전수 계수기는 이미 권선기 버전 1에서 구현해 놓았다. 

자, 그럼 이것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R코어 출력 트랜스를 감을 예정이다. 2018년 여름 생애 최초로 감은 출력 트랜스는 두어 대의 앰프를 거쳐서 지금은 해체된 상태이다(당시 제작 기록 링크1, 링크2). 첫 작품이라서 예쁘게 마무리를 못했기 때문에 볼 때마다 늘 다 풀어버리고 새로 감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늘 머리를 떠나지 않았었다. 그래서 과감히 해체를 감행하였다! 코어는 하나인데 트랜스포머 제작은 두 번이요, 이를 위한 권선기의 제작도 두 번이다. 이번에 트랜스포머를 만들고 나면, 권선기의 운명도 알 수 없다. 다른 용도의 코일을 감을 일이 아주 드물게 있을 가능성은 있으나, 앞으로 내가 만드는 모든 진공관 앰프의 출력 트랜스포머는 직접 감겠다는 생각은 전혀 갖고 있지 않다. 아니, 심지어는 이번에 만들 트랜스포머의 제원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임피던스는? 싱글용인가, 혹은 푸시풀용인가? 전부 확정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권선기부터 만들고 있는 것이다. 8K PP(UL tap) 출력 트랜스포머를 만들 가능성이 가장 높다. 왜냐하면 이미 갖고 있는 6LQ8 진공관과 PP amp PCB를 쓰면 되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Alesis NanoPiano를 챙겨왔다. 이 녀석이 나와 인연을 맺은 것이 벌써 20년이 넘은 것 같다. 아무리 software synth가 대세라 해도 하드웨어적인 버튼과 다이얼이 달린 외장형 synth가 더 편리할 때가 있다. 확장성이라고는 전혀 없지만...

몇 년 만에 나노피아노의 소리를 들어 보았다. 어지러운 케이블이 마치 벌레의 뱃속을 빠져나온 연가시 같다. 에구, 징그러워라... 앰프는 TDA7265(최근의 개조 기록 링크).



2022년 9월 27일 화요일

[독서기록] 셀레스트 헤들리, 말센스(김성환 옮김)

책을 읽지 않고 쌓아두는 사람을 '적독(積讀)가'라고 한다. 영어로는 book hoarder.


나는 본래 책을 많이 읽는 사람도 아니었고, 더욱이 파견 근무를 위해 주거지를 한시적으로 옮긴 상태에서는 책을 사거나 마땅히 둘 공간도 없다. 당근마켓을 통해서 근처 오피스텔에서 일반 교양서와 IT/통계학 관련 책을 한 상자 입수한 일은 있지만.

북촌의 한 카페 '고이'를 거의 2년 만에 들렀다. 길가의 작은 2층 주택을 리모델링하여 만든 곳이다. 2층에서는 모임 장소로도 인기가 있는 것 같았다. 북쪽으로 난 좁고 긴 창문에 아기자기한 화분과 책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아내는 소설 「파친코」  제2권을, 나는 저널리스트이자 방송인인 셀레스트 헤들리(Celeste Headlee, YES24의 작가 소개 링크)의 「말센스」를 택해서 읽기 시작하였다. 작가는 대화법과 관련한 TED 강연을 통해 전 세계로부터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고 한다. 이 책은 두껍지 않아서 커피를 마시는 동안 충분히 다 읽을 수 있었다. 저자는 이 책이 말솜씨가 아니라 말'센스'에 대한 글임을 거듭 강조하였다. 정치인이나 웅변가에게는 말솜씨가 필요하겠지만, 말센스는 공감을 자아내면서 대화를 주고받는 센스를 의미한다.



몇 개의 구절을 인용해 본다.

  • 스마트폰과 SNS 때문에 서로 과시적이고 일방적인 소통만을 하다 보니 직접 대면을 해서는 어떻게 말하고 들어 주어야 하는지 잊어버린 것이다.
  • 인지 능력이 뛰어날수록 편견의 사각지대가 더 넓다.
  • 자기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섹스를 하거나 초콜릿을 먹을 때와 유사한 쾌감을 유발하는 것이다.
  • 반복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반복은 청자가 아닌 화자의 기억을 돕는 효과적인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에 대화를 망치는 하나의 요인이 된다.

서로 얼굴을 마주 대하고 나누는 대화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의사소통 방법이다. 글을 통한 기록과 전달은 물론 중요하지만, 상당한 비중의 비언어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는 대화가 글을 통해서 완벽하게 전달되지 않는다. 영화 「매트릭스」처럼 우리가 전부 목 뒤에 네트워크 케이블을 꽂고 살아가는 형태로 변화하지 않는 한, 직접적인 대화의 중요성은 인류가 존속하는 동안에는 남아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 강조하듯이 올바르게 대화하는 법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대화는 주도권을 빼앗거나 화자가 청자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수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대화가 어떻게 전개되느냐를 통해서 권력 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말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스터즈 터클(Studs Terkel, 본명은 Louis Terkel, 1912~2008)이라는 미국인을 소개하였다. 터클은 작가, 역사가 및 방송인으로 퓰리처상을 받기도 하였고, 일반 미국인에 대한 인터뷰(즉 구술 역사)로 장기 라디오 쇼(1952~1997, 무려 45년 동안이나!)를 진행한 것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나는 녹음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스터즈 터클 라디오 아카이브 또는 그의 저서 「나의 100년」(원제: Touch and Go: A Memoir)를 구해서 읽어 보아야 되겠다. 아아, '쩌리들의 위대한 역사를 듣고 읽고 쓰다'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붙인 부제란 말인가?

음악이든 음성이든 소스를 막론하고 집에서 프로듀싱-믹싱-마스터링을 하는 것에 관심이 많은 나는 특히 라디오라는 매체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내가 지금 몰두하는 것은 소리를 매만지는 기술적 측면, 즉 '소리를 어떻게 담을까'에 치우쳐 있지만, '누구를 만나서 어떻게 대화를 이끌어 나갈 것인가'는 '어떤 소리를 담을까'라는 본질의 문제로 회귀하게 만든다.

녹음 기록의 또 다른 사례를 보자. 스승과 꼬마 소리꾼의 판소리 연습 과정을 하드디스크레코더에 담은 기록물 「추종자」이다. 리움미술관 1층에서 아내와 같이 헤드폰을 쓰고 독특하게 만들어진 철제 소파에 앉아서 한참 소리에 빠져 있었다.


ALESIS의 하드디스크레코더 HD24(단종). 이런 것을 보고 듣는 순간이 너무나 즐겁다. 진공관 앰프의 자작에만 너무 신경을 쓸 필요는 없다는 뜻도 될 것이다.



올바른 대화법 - 대화와 관련한 두 유명인의 소개 - 대화의 녹음 - 최근 몰두하는 취미의 순으로 글이 흘러갔다. 연습 삼아서 내가 만든 동영상을 유튜브에 몇 개 올려 보면서 느낀 것은 결국 이것도 셀카를 찍어서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것이나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회수 또는 '좋아요' 수를 상호작용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아, 취미와 관해서는 너무 진지해지지 말자. 

2022년 9월 25일 일요일

규제혁신 no. 1(LMMS로 만든 곡)

LMMS로 만든 음악을 유튜브에 올려 보았다. 장르는 EDM(Electronic Dance Music)이라고 해도 될 것이다. MP3 파일을 구글 드라이브에 올린 뒤 블로그에서 재생이 되게 만들려니 링크를 뽑아내고 html로 정리하는 것이 너무나 귀찮았다. 그래서 파워포인트에서 간단하게 이미지를 하나 만든 다음 OpenShot Video Editor(Windows 11용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에서 동영상을 만들었다. 

음악의 메인 테마를 입력하고 5일 동안 계속 수정을 거쳤다. LMMS의 기능을 익히기 위해 만든 습작품이니 보잘것 없는 수준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응원에서 전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만들었던 박수 소리('짝짝 짝 짝 짝')를 빌렸고, 중학교 2학년 때 푹 빠져 있었던 Deep Purple의 라이브 앨범(물론 해적판이었음)의 분위기도 좀 빌려왔다. 돌이켜보니 내가 건반을 두드려야 되겠다고 마음을 먹게 만든 사람은 바로 Jon Lord(1941~2012)가 아니었던가...

이로써 내 유튜브 채널에 올린 창작곡은 총 두 편이 되었다. 최초의 것은 피아노 음원만으로 만든 테마곡이라서 대단히 짧다(유튜브 링크). 이것은 건반으로 직접 연주한 것이고, 이번의 <규제혁신 no. 1>은 리눅스 데스크탑에서 키보드와 마우스로 찍어서 만들었다. 앞부분의 호루라기 소리는 가장 마지막 수정본까지는 없었는데, 이 곡을 휴대폰 벨소리로 쓰기 위해서 일부러 주의를 끄는 소리로 시작하게 만들었다. 최종 음량도 너무 크고, 각 악기의 패닝도 조금 매만져야 될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수정본이 만들어지리라 믿는다.



보통은 동영상을 먼저 찍은 뒤 배경음악으로 쓸 license-free music을 찾아서 입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경우는 완전히 반대가 되었다. 내가 직접 만든 음악에 '배경'으로 사용할 동영상을 찾아 보았으나 대부분 음악이 입혀져 있는 상태라서 이를 다시 제거해야 하려니 일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매우 허름하나마 파워포인트로 이미지를 만들게 되었다.

다음에는 '말(馬)'을 주제로 한 음악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왜 규제혁신이고 '말'인가? 서울특별시 종로구 수송동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다 알 것이다. 'no. 1'은 '규제혁신 넘버원', 즉 규제혁신이 제일이라는 뜻이 아니고, 규제혁신이 모티브가 된 작품 중 1번을 의미한다. Opus(Op.) 1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Opus와 유사하게 'opm 1' 또는 'pmo 1'이라고 쓸 생각도 있었는데 너무 장난이 지나친 것 같아서 일단은 접었다. 이것 역시 아는 사람은 다 알 것이다.

한동안 앰프를 만드는 일에 몰두를 하였었지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은 바로 이런 일이 아니었나 싶다. (진공관)앰프나 스피커를 직접 만드는 것은 분명 가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기성품 반도체 앰프와 스피커 조합으로도 얼마든지 좋은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음악을 듣는 장비를 만드는 수고에서 조금 벗어나면, 음악을 만드는 과정을 더욱 즐기게 되지 않겠는가?

리움의 기획전시 'Cloud Walkers'에서 접한 작품에서 제네렉의 스튜디오 모니터 스피커가 쓰였다.



2022년 9월 23일 금요일

체외진단용 의료기기가 시약이었단 말인가?

의료기기는 인체에 미치는 위해성(危害性, Risk)에 따라서 4가지 등급으로 분류한다. '유해성' '위해성' '위해성'은 그 의미가 조금씩 다르다. 오늘은 이것을 논하려는 것은 아니다. 위해성과 위험성은 거의 같은 의미로 쓰이는 것 같다. '아무리 유해한 물질이라도 인체가 이에 노출되지 않으면 위해성은 없다' 정도로만 해 두자.

식약처 <의료기기정보포털의 알기 쉬운 체외진단용 의료기기 허가 절차>를 읽다가 충격적인 문구를 발견하였다.

체외진단용 의료기기란? 인체에서 유래한 시료를 검체로 하여 검체 중의 물질을 검사하여 질병 진단, 에후 관찰, 혈액 또는 조직 적합성 판단 등의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체외에서 사용되는 시약을 말합니다. 다만, 실험실에서 조제하여 사용하는 조제시약은 제외됩니다. 

으허헉, 체외진단용 의료기기가 시약이었단 말인가? 최소한 전원을 넣어서 뭔가 동작하는 파트가 있고 복잡해 보이는 물건이라 생각했는데, 요즘 들어서 가끔 사용하는 COVID-19 신속항원검사 자가검사키트도 체외진단용 의료기기의 하나였다. 

체외진단의료기기법 제2조(정의) 1호를 보자.

"체외진단의료기기"란 사람이나 동물로부터 유래하는 검체를 체외에서 검사하기 위하여 단독 또는 조합하여 사용되는 시약, 대조ㆍ보정 물질, 기구ㆍ기계ㆍ장치, 소프트웨어 등 「의료기기법」 제2조제1항에 따른 의료기기로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제품을 말한다. 

생명공학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중견(중년?) 연구자가 갖추어야 할 상식이라면 이를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일까? 나 자신을 탓해야 하는 것인지, 혹은 법령에서 내린 용어의 정의를 합리적으로 내리지 못함을 탓해야 하는지 혼동스럽다. 

첨단바이오, 신의료기술 등은 일반적인 의미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낱말이다. 그러나 이들은 전부 법률에서 특정한 의미를 갖는 것으로 정의해 버렸기 때문에 매우 조심해서 써야만 한다. 예를 들어 첨단바이오의약품은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조직공학제제, 첨단바이오융복합제제 및 그 밖에 총리령으로 정하는 의약품(현재는 이종이식제제, 이종이식융복합제제)」으로 한정된다. 앞으로 어떤 바이오 기술이 나올지 누가 알겠는가? 법이란 현실을 조금 늦게 뒤따라 가면서 형성되는 것이므로, 이른바 회색 지대에 존재하는 개념을 이야기할 때에는 알아서 주의를 할 수밖에 없다.


2022년 9월 22일 목요일

요즘 몰두하는 초보 수준의 음악 작업 이야기

요즘은 퇴근 후 및 주말의 여가 시간에 리눅스 데스크탑 컴퓨터에 설치한 LMMS(Linux MultiMedia Studio)를 익히는 재미에 빠져들었다. 매일 꾸준히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면 운동이나 어학 공부, 통계학 공부 또는 R/python을 이용한 빅데이터·AI 공부를 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아니다, 좀 더 솔직해지자. 없는 시간을 내서 여기에 나열한 이런 분야의 공부를 꾸준히 한다(혹은 '하겠다'·'하고 싶다'·'할 것이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더 있어 보일 것이다. 

일단은 본능이 따르는 바에 의해서 시간을 투자하기로 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하자! 그래서 리눅스 컴퓨터에 USB 오디오 인터페이스, 믹서, 마이크, USB MIDI 컨트롤러 키보드를 연결해 놓고 매일 조금씩 무엇인가를 하는 중이다. 다이나믹 마이크에 대고 주절거리는 것을 녹음하기도 하고, LMMS에서 beat + baseline editor를 열어서 마우스 클릭으로 드럼 루프를 만들기도 한다. 어제는 Queen의 'Miracle'을 유튜브로 틀어 놓고 건반으로 코드 진행을 따라서 치기도 했다. 당장으로서는 생산적인 일은 아닐 수 있어도, 꾸준한 노력이 나의 뇌 속에 어떤 패턴을 반영구적으로 형성할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 쓸모가 있을 것이다.

최근 어떤 외국 대중음악곡의 짧은 피아노 리프(riff)를 3일 정도 집중적으로 연습해서 만족할 수준에 겨우 이르게 되었다. 아주 간단한 옥타브 테크닉이었다. 연습을 통해서 피아노 기량이 향상되는 현상은 손에서 이루어지는 것일까, 혹은 에서 이루어지는 것일까? 나는 뇌에서 더 중요한 일이 일어난다고 믿는다. 물론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근육이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는 뇌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을 것이다.

컴퓨터를 이용한 녹음 작업(Audacity 사용)도 마찬가지이다. 한 트랙에 이어서 계속 녹음을 할 것인가, 새 트랙에 계속 녹음을 할 것인가, 소스는 마이크로폰인가 혹은 컴퓨터에서 실행되는 애플리케이션의 재생(playback)인가? 최종 출력은 헤드폰으로 들을 것인가 혹은 별도의 앰프로 뽑을 것인가? 프로그램 조작, 믹서를 통한 연결, 목적에 따른 접속 변경 등 모두 반복을 통해 익숙해져야 한다.

Audacity의 녹음 설정창.

LMMS를 써 보니 실시간 오디오 녹음 기능을 제외하면 여러모로 Rosegarden보다 나은 것 같다. Rosegarden은 리눅스에서 음악 작업을 처음 공부하던 초기에 익혔던 DAW이다. JACK을 되도록 쓰지 않고 ALSA의 기능을 100% 활용하는 DAW를 찾다가 LMMS를 접하여 익히게 되었고, 결과적으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른 대안으로는 Ardour가 있는데, JACK에 의존하지 않고 ALSA만으로 구동이 된다는 글을 어디선가 본 것 같다. LMMS + Audacity의 구성이라면 나의 음악작업 용도로는 딱 맞는다. 두 프로그램 모두 리눅스와 윈도우에서 전부 사용 가능하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아직 ThnkPad(Win 11)에서 내 건반(iCON iKeyboard 5 NANO)이 인식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였다. 만약 건반 인식이 잘 되었더라면 나는 윈도우 + Tracktion Waveform Free로 작업 환경을 구축했을 것이다.

요즘의 주말 일상.


건반의 조절용 휠 작동 상태가 조금 이상하다. 피치 벤드의 범위가 너무 좁고, 모듈레이션은 먹지를 않는다. Windows 10이 설치된 컴퓨터가 주변에 있어야 설정 상태를 점검해 볼 터인데...


2022년 9월 23일 업데이트

LMMS로 만든 음악. 휴대폰 벨소리로 쓸까? 2002 월드컵을 추억하면서...

2022년 9월 20일 화요일

요즘 일 하는 방식(문서 작성)

가장 중요한 매체는 종이. 퇴근 직전 대용량 문서 파쇄기를 꼭 들른다. 나무야, 미안해!

글꼴 크기는 무조건 15 포인트. 노안이 심한 나에게는 매우 바람직하다.

빈 줄의 글꼴 크기를 직접 조정하여 줄 간격을 맞춤.

1~2쪽짜리 문서(글꼴 크기는 당영히 15 포인트!)에 핵심 내용을 꽉꽉 채워 넣는 능력이 날마다 향상되고 있다. 이는 매우 중요한 능력이다! 이는 공원 사회에서는 매우 중요한 능력이다. 물론 나는 공무이 아니다.

2022년 9월 15일 목요일

naver.com을 치려다가 nature.com으로 들어가게 되다

근무 여건이 바뀜에 따라 일과 시간에 접속하는 웹사이트도 매우 보수적으로 바뀌었다. 내가 관여하고 있는 분야의 법령을 찾아보거나 정부 정책 및 보도자료를 찾아보는 빈도가 압도적으로 많아졌다.

컴퓨터가 바뀌었으니 크롬 웹브라우저의 검색 이력도 초기화가 된 것 같다. 네이버를 한 번 들어가 보려고 주소창에 'na'까지 입력을 했더니 nature.com이 자동완성으로 제시되었기에 예전보다는 자주 이곳을 방문하게 되었다. 보통은 PubMed에서 링크를 타고 특정한 논문을 보려고 접속을 하는 일이 잦다. 일부러 https://www.nature.com/ 메인 페이지로 들어가는 일은 매우 적었던 것 같다. 

Nature 저널의 웹사이트를 이런 식으로 방문하게 되니 내가 관심을 갖는 매우 세부적인 영역이 아니라 저널이 대중에게 우선적으로 전달하고 싶은 뉴스 위주로 과학 소식을 접하게 되어 매우 유익하게 느껴진다. 오늘 만난 첫 기사는 왜 대중이 한 번도 만난 일이 없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죽음에 대하여 그렇게 슬퍼하는가에 관한 것이다.

출처: Why are people grieving for a queen they never met?

부모나 가까운 사람은 '나'에 대하여 양방향적인 관계를 유지한다. 따라서 그들의 죽음에 대해서 슬퍼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TV에서나 만나게 되는 유명인사는 나와 일방향적인 관계에 머물러 있다. 이 경우는 사람에 대한 상실이 아니라 내가 관심을 쏟았던 어떤 대상의 측면에 대한 손실 때문에 그러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대신 이러한 상실에 대한 슬픔은 상대적으로 빨리 사라지게 된다. 우리가 어떤 대상에 대하여 갖는 유대감은 시간, 근접성 및 친밀감이라는 변수에 달려 있다. 따라서 여왕이 별세했다 하여 'prolonged grief disorder'와 같은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 Prolonged grief disorder라는 정신질환(?)이 너무 생소하여 검색을 해 보니 2022년 3월에 발간된 DSM-5에 실린 매우 최신의 질환이라고 한다(링크). 햐... 좀 오래 슬퍼하는 것이 '질환'으로 구별된단 말인가!

대충 읽고서 옮겨 적은 것이라 저자의 의도를 정확히 전달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일자리의 변화가 microbial genomics에 매몰되어 있었던 나의 시각을 좀 더 넓게 끌어올리는 데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 같다. 매우 긍정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점심을 먹고 나서 갤러리를 잠깐 둘러볼 수 있다는 것도 역시 내 삶에 생겨난 즐거운 변화이다. 아래 사진은 학고재(學古齋)에서 찍은 것이다. 작가는 양순열과 강요배.






돌고 돌아 결국 리눅스(우분투 22.04 Jammy Jellyfish)에서 사운드 & 음악 작업을...

리눅스에서 음악 작업을 좀 해 보려다 포기하게 된 이유는 JACK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서였다. 새로 구입한 ThinkPad 노트북 컴퓨터(Windows 11 설치)가 앞으로 나의 주력 '장난감'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했지만, USB MIDI controller keyboard가 인식되지 않는 문제에 직면하여 결국 리눅스로 돌아오고 말았다.

업무용 컴퓨터(AMD Ryzen 5950X)라서 우분투 스튜디오가 아닌 보통의 우분투가 설치된 상태이다. low latency kernel을 쓴 것도 아니요, 별도의 audio group을 만들어서 우선권을 부여하지도 않았다(참고 - Ted's Linux MIDI Guide). 하드웨어 사양이 좋으니 그것으로 밀어붙이는 모양새가 되었다. 

이번에는 완전히 이해하기 전까지는 JACK을 쓰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ALSA와 PulseAudio만을 이용하여 대부분의 작업을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성격이 약간 다른 DAW(Digital Audio Workstation)인 LMMS Ardour 사이에서 저울질을 하고 있다.

[SaaSHub] LMMS vs Ardour

믹싱 콘솔(Behringer XENYX 802)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된 것도 이번에 달라진 모습 중 하나이다. 현재 생각하는 목표는 다음과 같다.

  • alsa-utils에 포함된 CLI 애플리케이션에 익숙해진다.
  • Audacity에서 마이크로폰을 이용하여 음성을 녹음하고 편집하는 방법을 '제대로' 익힌다.
  • Computer playback recording에 익숙해진다. PulseAudio를 쓰거나, 더욱 간단하게는 loopback cable을 사용한다.
  • 사운드폰트를 로드하여 MIDI keyborad controller로 연주하는 것에 익숙해진다. 현재는 CLI 도구(Fluidsynth+SF2 file, aconnect)로도 충분히 하고 있다.
  • DAW를 이용하여 제대로 음악을 만들고 녹음하기!
  • JACK은 그 다음에 생각해 본다.
PulseAudio에도 몇 가지의 CLI application이 수반되지만, pavucontrol(GUI) 하나만 주력으로 이용해도 불편함은 없다.

2022년 9월 13일 화요일

나는 왜 Behringer Xenyx 802 mixer를 선택했는가

지난 7월 중순에 번개장터에서 Behringer의 믹서(Xenyx 802, 내 위키 사이트에 올린 매뉴얼 파일)를 구입하였으나 그 기록을 남기지 않았기에 약 두 달이 지난 지금 글을 쓰기로 한다. 같이 사용할 다이나믹 마이크로폰은 (주)엔터그레인사 제품인 KANALS BKD-101을 구입해 놓았다. 실제 사용을 해 보니 Camac SM-221 마이크로폰을 KANALS의 것에 도저히 비교할 수가 없다. Camac 마이크로폰은 영원히 서랍 속으로!

마이크 입력과 악기 입력을 갖춘 홈 레코딩용 USB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다양하게 나오고 있는 요즈음 왜 나는 고전적인 802 믹서('Preminum 8-input 2-bus mixer with XENYX mic preamps and British EQs')를 선택하였는가?



그것은 바로 노브를 돌리면서 믹스를 만드는 '작업'의 느낌을 보다 직접적으로 느끼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언제가 될지 모르겠으나 믹서 또는 믹싱 콘솔은 홈 레코딩뿐만 아니라 간단한 라이브 현장에서도 쓸 수가 있다. 사실 이보다 앞서 구입한 USB 콘덴서 마이크로폰(Tempo XML)을 이용하면 부대 장비를 일절 쓰지 않고 보이스 녹음을 할 수 있다. 이를 사용하기 위해서 마이크 스탠드와 쇼크마운트까지 구입하느라 또 얼마를 투자했던가? 그렇다 하더라도 아날로그 믹서에서 노브를 돌려 가면서 레벨을 맞추는 '조작'의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약간의 투자를 더 한 셈이다. 휴대폰으로 간편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하여도 가끔씩은 직접 초점과 노출을 맞추는 기계식 카메라가 그리워지듯이. 소형 믹서라서 페이더는 없지만 802로도 충분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오디오 인터페이스로는 Berhinger UCA200을 사용하고 있다(이전 글 Behringer 오디오 인터페이스 UCA200을 더 구입하다). Xenyx 802 믹서는 6개의 모노 입력 단자를 갖고 있지만, stero aux return을 보조적인 입력 단자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3-밴드 이퀄라이저나 좌우 밸런스 조절은 불가) 최대 8개의 입력을 쓸 수 있다. 그래서 602가 아니라 802로 불리는 것 같다.

마이크로폰에 대고 노래를 부르려는 것은 아니다. 강의 녹화 등을 위해 목소리를 녹음하는 일에 큰 흥미를 느끼고 있다. 마치 셀카를 찍는 것과 비슷한 일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믹서에 입력되는 여러 음원 중 마이크로폰에 대한 최적의 입력 레벨 셋업(게인 조정)을 하는 방법은 네이버에서 찾은 글(링크)을 참조하여 공부하였다. 802 믹서는 PFL(Pre-Fader Listen) 기능이 없으니 채널 페이더(802에서는 각 채널 스트립의 맨 밑에 있는 레벨 노브)를 12시 방향, 즉 0 dB('unity gain')에 놓은 다음 마이크로폰에 소리를 입력하면서 게인을 맞추어야 한다. 게인 노브는 마이크로폰 단자 바로 아래에 있다. 메인 믹스의 레벨 노브도 12시 방향으로 맞춘다.

가장 큰 소리를 입력했을 때, 즉 피크일 때 레벨 미터의 0 dB에 불이 들어오도록 게인을 돌리면 된다. 맨 아래의 레벨 노브(각 채널 혹은 메인 믹스)를 건드리는 것이 아님에 유의하자. 물론 노래를 부를 때와 일반적인 음성을 녹음할 때 같은 셋업을 적용하는 것이 옳은지는 잘 모르겠다. 강의를 녹음하면서 피크 입력이 들어갈 상황은 잘 상상이 되지 않으니 말이다.

기기를 자주 사용해서 몸에 배도록 익히지 않으면 '어, 무엇을 어떻게 연결해야 되더라?'하면서 망설이게 된다. 잘못 조작하면 피드백 루프가 형성되어 장비는 물론이고 귀를 망가뜨릴 수도 있다! 다음의 다이어그램을 인쇄하여 늘 가까운 곳에 두고 보면서 신호가 어떤 경로를 통해 흘러가는지 숙지하여야만 한다.



컴퓨터 - 오디오 인터페이스 - Xenyx 802 믹서 - 헤드폰의 순으로 연결을 한 일반적인 상태를 생각해 보자. 2-track input/output 단자 4개(RCA)는 USB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out/in에 각각 연결된 상태라고 가정하자. 2-track to ctrl room/mix 누름버튼 스위치를 올바르게 조작하는 것이 조금 어렵다. 이 두 개의 버튼은 2-track input으로 들어온 외부 신호를 믹서 내에서 어디로 라우팅할지 결정하는 것이다. 반면 2-track output은 믹서 내부에서 메인 출력과 항상 연결되어 있다. 

  1. 컴퓨터에서 나는 소리를 헤드폰으로 들으려면? 이때 Xenyx 802는 단지 컴퓨터에서 재생되는 소리를 증폭하는 헤드폰 앰프 역할을 한다.  2-track to ctrl room/mix 중 하나를 눌러야 한다. 실수로 버튼을 둘 다 눌러도 상관은 없다.
  2. 마이크로폰으로 음성을 녹음하면서 이를 동시에 헤드폰으로 들으려면? 메인 믹스에 실린 마이크로폰(채널 1 또는 2)의 신호를 를 콘트롤 룸 & 헤드폰 출력으로 나오게 해야 하므로 2-track to control room 버튼을 up 상태로 놓는다. 컴퓨터의 DAW software에서 나오는 모니터링 출력을 듣는 것이 아니라 믹서 내부에서 생성된 메인 출력을 듣는 것을 의미한다.
  3. 녹음 중에 컴퓨터의 DAW software에서 나오는 모니터링 출력(2-track input에 연결)을 들으려면 2-track to mix를 눌러서는 안 된다. 이 상태에서는 신호가 메인 믹스로 나갔다가 다시 2-track output을 통해 되돌아 나가는 feedback loop가 형성된다. 반드시 2-track to ctrl room을 누르도록 한다.
  4. 2-track to mix는 매우 신중하게 눌러야 한다. 방에서 헤드폰으로 모니터링을 하는 경우에는 누를 일이 없음을 명심하라. 
제대로 작성한 것이 맞는지 영 자신이 없다...

최근 구입한 ThinkPad가 레코딩 작업에서 핵심 장비로 쓰일 줄 알았는데, MIDI controller keyboard가 인식되지 않는 문제에 직면하는 바람에 어쩌면 리눅스 데스크탑 서버로 다시 돌아갈지도 모른다. 발열도 크고 냉각팬 소리도 시끄러운 리눅스 서버에서 녹음 작업이라니... 유전체 분석을 하는 틈틈이 다시 익숙해지도록 노력해 보련다. 

2022년 9월 12일 월요일

OneDrive 생태계의 일원이 되어 보기로 하다 - 조직 이름 바꾸기에는 성공하였지만...

내가 그동안 원드라이브(OneDrive)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데에는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로는 동기화가 적용되는 곳에 대한 개념을 잘 잡지 못했던 것이고, 두 번째로는 탐색기에서 표시되는 조직 이름이 너무 길고 지저분했던 탓이다. 전자는 사용하면서 점차 익숙해지면 되는 일이고, 후자는 조직 이름을 바꾸면 될 일이다. 구글을 검색해서 원드라이브의 조직 이름을 바꾸는 방법을 찾아서 시도해 보았으나 설명한 방법이 조금씩 다르고 잘 되지도 않았다. 대상 컴퓨터는 최근에 구입한 ThinkPad E14 Gen3이다.

Windows 11을 재설치한 뒤 다음의 글을 참조하여 조직 이름 바꾸기를 해 보았다.

탐색기에 표시되는 원드라이브 조직 이름 변경하는 방법

이 방법으로 원드라이브 동기화를 해제할 필요 없이 조직 이름이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었다. 기존의 조직 이름에는 괄호 안에 한자가 들어 있어서 너무 길고 불편하였으며, 이름에 괄호가 포함된 파일을 동기화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있었다. 내가 이런 조직의 일원(?)으로서 원드라이브를 쓰게 된 것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를 구입하게 된 내력과도 관계가 있다(이전에 쓴 글 링크). 이것 덕분에 약 1TB에 해당하는 원드라이브 공간도 쓸 수가 있다. 원래 갖고 있던 원드라이브 계정(기본 5GB)은 아예 해제해 두었다. 탐색기에 원드라이브 저장소가 두 곳이나 있으니 혼동을 초래할 수밖에 없었다.

ThinkPad에 Windows 11을 두 차례나 재설치해 보았지만 iCON iKEYBOARD 5 NANO MIDI controller keyboard가 인식되지 않았다. 추석 연휴 중에 대전 집에서 다녀오면서 어렵게 들고 왔는데 인식이 되지 않는다니!

펌웨어 버전은 V1.05로 이미 최신으로 업데이트가 된 상태이지만, 작동이 되지 않는다는 노랑 삼각형 바탕의 느낌표가 가슴을 답답하게 만든다.


USB Composite Device의 드라이버가 작동하지 않는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이 드라이버는 너무 오래된 것이 아닌가 싶은데 마이크로소프트가 공급하는 것으로서 더 최근에 나온 것은 없는 것 같다. Run('Windows 버튼 + R') 창에서 devmgmt.msc를 입력하여 장치 관리자를 실행한 뒤 드라이버 업데이트를 해 봐도 '디바이스의 최적 드라이버가 이미 설치되어 있습니다'라고만 나온다. 2006년에 배포한 것이 최적 드라이버라고?



ThinkPad 구입 직후의 상태, 즉 Windows 10에서는 인식이 잘 되었었을까? 이제는 이번 버전으로 되돌릴 수도 없다.


시스템 리소스가 부족할 것 같지는 않은데 왜 이런 에러가 발생하는 것일까? 추석 연휴에 업무를 위해 들고 온 리눅스 데스크탑 서버에 연결하면 인식도 잘 되고, FluidSynth를 통한 연주도 됨을 확인하였으므로 키보드 자체에 이상은 없는 것이 확실하다.

기본 드라이버가 작동하지 않으니 iKeyboard Nano iMap 소프트웨어 V1.17(다운로드 링크)를 가져다가 설치를 해도 인식이 되지 않는다.

Windows 11을 재설치했으나 누적 업데이트(KB5016691)를 적용하고 혹시 무엇이 달라지는지 기다려 보자.

리눅스 서버의 우분투도 22.04로 업그레이드하였다. 설치 후 첫 화면에는 해파리가 똮!! 


누적 업데이트를 적용해 보았으나 MIDI 키보드 컨트롤러 인식 불량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건반 입력 작업은 리눅스 서버(Ryzen 5950x)에서 해야 하는가? 어휴... 파워 서플라이 용량이 높아서 시끄럽고 전력도 많이 먹는데...

2022년 9월 7일 수요일

이케아 Knopparp 2인용 소파를 입수하다

이케아가 국내에 큰 화제를 몰고 들어올 당시, 나는 이렇게 생각했었다. 국내 가구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텐데, 왜 이런 외국 회사의 물건이 들어와야 하지? 완제품으로 배송을 해 주는 것도 아니고, 소비자가 직접 힘들게 사들고 와서 내 손으로 조립까지 해야 하다니!

비슷한 이유를 스타벅스에 대해서도 들 수 있을 것이다. 커피를 마시는데 있어서 새로울 것이 뭐가 더 있을까? 물론 이는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었다. 그동안 우리는 로부스타 품종을 원료로 만들어진 인스턴트 커피만 마시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어쨌든 현실은 내가 당연하다고 또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대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이케아나 스타벅스가 국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알아본다면 결론은 자명하다.

'와서 직접 가져가세요. 그리고 직접 만드세요.'

돈을 주고 완벽하게 만들어진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돈을 주고 '만드는 경험'을 사는 시대이다. 만드는 공정을 거치지 않은 상태로 제품을 판다면 더 싸게 팔아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조립하는 경험을 추가로 판다고 하면 더 비싸게 팔 이유가 된다. 이런 측면에서 이케아는 성공을 한 것 같다. 물론 나는 아직 이케아 매장에 한 번도 가지 않았다. 집 근처에 이케아 매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인기가 있어서 남들이 다 가는 곳에 줄지어 들어가는 것을 무척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의 첫 이케아 제품도 당근마켓을 통해서 만나게 되었다. Knopparp라는 2인용 소파인데(뭔 가구에 이름을 다 붙이다니), 중고나 신품이 아직 활발히 팔리고 있지만 이케아 한국어 웹사이트에는 나오질 않는다. 대신 영문 웹사이트에서 제품 정보를 찾았다(링크). 가볍고 적은 재료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안락한 소파로서, Nike Karlsson이 설계했다고 한다. 중고를 입수하였기에 조립을 위한 수고는 하지 않았다.



소파에 대한 고정 관념은 조립이 불가능한 가구, 그리고 푹신한 충전재를 채운 가구(따라서 대단히 무거울 수밖에 없는)라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분명 크노파르프는 혁신적인 가구라고 볼 수 있다. 조립된 상태라 승용차에 실을 수가 없어서 핸드카드에 싣고 오는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무게가 매우 가벼웠기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아내의 당근마켓 검색 능력은 나날이 발전한다!

소비자의 마음을 살 수 있다면 그게 혁신이다. 반드시 첨단 기술이 들어갈 필요는 없다. 사물 인터넷이 연결된 스마트 가구? 조명이 달린 가구가 아니라면, 전원을 넣어서 작동하는 가구는 어색하다. 전자제품 매장에 갔다가 약간의 농담을 보태서 비행기 조종석만큼이나 즐비하게 터치버튼이 달린 전기밥솥을 보고 기겁을 한 일이 있다. 우리 부부는 요즘 가스불에 냄비를 올려서 밥을 짓는다. 파견지 숙소로 이사를 오면서 전기밥솥의 파워 케이블을 깜빡 잊고 가져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순한 것이 최고다!

우리나라 제조사에서 좀 더 혁신적인 디자인을 선보였으면 좋겠다. 첨단 기술이 꼭 필요한 물건 말고 생활 밀착형 물건에서 그러하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인체유래물 연구 동의서는 바뀌어야 한다

생명윤리법 제2조 제11호 및 제12호에서 정의한 인체유래물연구를 수행하려는 연구자는 인체유래물 제공자(연구참여자)로부터 인체유래물등을 제공하는 것에 대해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를 인체유래물 연구 동의서(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별지 제34호 서식)라 하며, 구글에서 검색하면 원문을 쉽게 입수할 수 있다. 인체유래물은행에서 받는 동의서는 다른 서식(인체유래물등의 기증 동의서, 별지 제41호 서식)을 써야 한다. 다음은 제34호 서식 뒷부분에 나오는 동의 내용으로, 연구자와 연구참여자가 기재해야 하는 빈 표를 보이고 있다.



이 동의서는 실물 샘플(혈액, 소변, 조직...)을 제공할 때에는 별 문제가 없다. 그러나 제공된 인체유래물로부터 유전체 해독을 한다면 작성하기가 조금 불편해진다. 사실 현행법은 이러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였다. 인체유래물을 보관하려면 전용 시설이 필요하니(최소한 냉장고), 보존 기간이라는 것을 설정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러나 그로부터 생산된 유전체 정보는 연구자가 보관하는데 별로 부담이 없다. 구글이나 네이버의 데이터 센터 수준으로 엄청난 용량의 자료를 수집하지 않는 이상.

이 동의서는 현실적으로 연구참여자가 제공하는 인체유래물, 그리고 그로부터 연구 과정을 통해 생성되는 결과물인 유전체·전사체 정보 등에 대한 활용 조건까지 전부 담고 있다. 나는 이것이 자연스럽지 않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동의내용 표의 네 번째 칸을 보라. '보존 기간 내 2차적 사용을 위한 제공 여부'에 연구참여자가 구체적인 조건 3가지 중의 하나를 고르게 되어 있다. 만약 여기에서 1이나 3에 동의를 했다면, 보존 기간 내 갖고 있던 인체유래물은 물론이고 연구 결과물(유전체·전사체 정보)을 아직 목적이 정해지지 않은 2차적 사용을 위해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개인정보와 다를 바가 없는 유전체 정보의 비식별화 문제는 별도로 하고서 말이다.

활용 목적은 구체적이어야 하고, 제공자가 이에 대해 동의해야만 쓸 수 있다는 원칙은 매우 아름답고 순수하다. 그러나 2차적 활용 목적을 연구자가 처음부터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다. 특히 인체유래물은행이 수집하는 실물 샘플이라면, 기증자가 사용 목적을 특정해서는 그 은행 역할을 할 수가 없다. 수집 당시에는 이 샘플이 앞으로 어떤 용도로 분양될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체유래물은행이 받는 인체유래물등의 기증 동의서(제41호 서식)에는 기증 행위가 그 활용 목적에 대해서 포괄적으로 동의함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제34호 서식은 최신 연구기법을 반영하여 바뀌어야 함이 옳다. '귀하가 제공한 인체유래물로부터 유전체 정보가 해독될 것입니다(혹은 아닙니다)'라는 내용이 있어야 하고, 2차적 사용에 관한 동의는 인체유래물 실물과 이로부터 생성된 결과물에 대한 것으로 나뉘어 있어야 한다. 물론 생명윤리법 제37조 1항에서는 인체유래물 기증자로부터 다음 각 호(1~5)의 사항이 포함된 서면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하였고, 4호에서 '인체유래물과 그로부터 얻은 유전정보(이하 "인체유래물등"이라 한다)의 제공에 관한 사항'이라고 명시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제34호 서식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듯하다.

제34호 서식으로는 인체유래물 기증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기 어려우니, 별도의 연구참여 동의서 양식을 만들어서 연구의 목적, 연구 방법, 제공자가 겪을 수 있는 위험성(불편함) 및 혜택, 결과물 처리 및 유전체정보은행(데이터베이스든 데이터팜이든 무엇이라고 불러도 좋음)에 등록하는 과정까지를 상세히 기술하여 별도로 동의를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미국의 최종판 커먼룰에서도 동의서에 whole genome sequencing이 진행될 것인지 혹은 아닌지에 대한 사항을 밝히게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어렵지 않게 자료를 찾아 볼 수 있다. 가령 Ochsner Journal 20:62(2020)에 실린 Revised common rule changes to the consent process and consent form의 표에 따르면, 다음과 같이 동의서에 새로 넣어야 할 내용을 정리해 놓았다.

출처: PubMed Centrel (PMC7122264)


그러면 chip-based analysis나 whole exome sequencing은 어떻게 하나? 이에 대한 설명까지 동의서에 담아야 하나?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다. 질병관리청에서 주관하는 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사업에 참여하려는 사람은 사업 참여자 동의서와 인체유래물 기증 등의 동의서 두 부를 작성해야 한다(링크). 연구자가 인체유래물은행을 겸하고 있기 때문에 제41호 서식을 사용하는 것이다.

어쨌든 이는 연구자의 입장인 것이고... 제34호 서식 6번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귀하의 인체유래물들을 이용한 연구결과에 따른 새로운 약품이나 진단도구 등 상품개발 및 특허출원 등에 대해서는 귀하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으며, 귀하가 제공한 인체유래물등을 이용한 연구는 학회와 학술지에 연구자의 이름으로 발표되고 귀하의 개인정보는 드러나지 않을 것입니다.

어딘가 불편한 '동의'가 아니겠는가? 이 서식이 서둘러 국내에서 만들어질 때, 연구참여자 집단에 해당하는 시민사회로부터는 충분한 의견 수렴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 이에 대하여 학술적으로 접근해 보려면 생명윤리정책연구 제9권 제3호에 실린 인체유래물 거버넌스: 바이오뱅크 제도화 과정에서 나타난 제공자의 권리포기 문제와 같은 논문을 찾아서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국가 연구비가 들어간 유전체 정보는 공공재인가? 등등 생각할 거리가 매우 많다. 실물로서 주어진 인체유래물, 이로부터 생성된 연구결과물... 여기에 제공자의 인격권과 연구자의 권리(논문이라면 지적재산권) 등이 더해지면 이 문제가 결코 쉬운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흠.. 요즘 글을 너무 많이 쓰는구나!


2022년 9월 8일 업데이트

생명윤리법 제38조제1항에서는 서면동의를 받은 경우 기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인체유래물등을 인체유래물은행이나 다른 연구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하였고, 제2항에서는 그러한 경우 익명화해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단, 기증자가 개인식별정보를 포함하는 것에 동의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하였다.

동법 제2조 19호에서 익명화란 개인식별정보를 영구적으로 삭제하거나, 개인식별정보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해당 기관의 고유식별기호로 대체하는 것이라고 정의하였다. 데이터 내부에 변형을 가하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전체 정보의 경우, 이런 식으로 진정한 익명화가 이루어지기는 어렵다. 어느 정도 수준으로 획득한 유전체 정보라면, 개인식별정보가 아예 없더라도 (최소한 이론적으로는) 개인을 식별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제3자 제공 시 생명윤리법에서 처리하는 방식의 익명화가 의미를 가지려면 그 대상은 실물 자원일 때나 가능하다. 개인식별정보 포함/불포함으로 동의를 끝낼 것이 아니라, 제공 대상물이 유전체 정보라면 최신 생명정보 기법을 사용한 비식별화를 할 것인지를 물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제34호 서식을 유일한 동의서로 사용할 것이라면, 맨 마지막 부분은 다음과 같이 바꾸어야 할 것이다.

2차적 사용을 위한 제공 시 비식별 조치 여부

  1. 개인식별정보 [ 포함/불포함 ]
  2. 유전체 정보 제공 시 비식별화 [ 실시 / 미실시 ]
이 항목에서 동의를 받을 때에는 설명을 매우 잘 해야 한다. 비식별화는 가명화와 익명화 등을 아우르는 가장 상위 카테고리에 해당하니, 이렇게 제목을 잡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2022년 8월 25일에 작성한 개인정보의 정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에 약간의 설명을 달아 놓았다.



2022년 9월 6일 화요일

Biobank = 인체유래물은행? 그리고 유전체 데이터를 이용하려면 인체유래물은행을 통해야 한다?

Biobank에 대해서 모두가 동의하는 완벽한 정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대략 다음과 같은 정도로 그 의미가 통한다.

A biobank is generally defined as a collection of human biological samples and associated information orgarnized in a systematic way for research puposes. 출처: Handbook of Pharmacogenomics and Stratified Medicine, 2014

아예 biobank(ing)의 의미를 논하는 논문도 존재한다. 'Toward a common language for biobanking'(Eur J Hum Genet 2015)에서는 여러 근거로부터 수집된 10가지 주요 용어 정의 - biobank, sample/specimen, sample collection, study, aliqute, coded/coding, identifying information/identifiability, anonymised/anonymisation, personal data, informed conset - 를 유럽 바이오뱅크에서 일하는 560명에게 보내어(응답자는 123명) 이를 정리하였다. [Human] biobank의 의미에 대해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것은 다음의 두 가지이다.

Collections, repositories and distribution centers of all types of human biological samples, such as blood, tissues, cells or DNA and/or related data such as associated clinical and research data, as well as biomolecular resources, including model- and microorganisms that might contributer to the understanding of the physiology and diseases of human [BBMRI-ERIC]

An organized collection of human biological materials and assiciated information stored for one or more research purposes - [P3G]

OECD에서도 다음과 같이 biobank를 정의하였다.

 A collection of biological material and the associated data and information stored in an organized system, for a population or a large subset of a population.

Biobank가 안전하게 보관하고 분양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품목은 바로 물질적 실체가 있는 생체 샘플일 것이다. 그리고 이와 연관된 정보(associated or related information)도 필요하다. 

국내법인 생명윤리법에서는 인체유래물 또는 유전정보와 그와 관련된 역학정보, 임상정보 등을 수집·보존하여 이를 직접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제공하는 기관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의 허가를 받은 곳을 인체유래물은행이라 정의하였다. 그리고 이를 영어로 번역하기를 biobank라 하였다. Biobank(영어)는 법으로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겠지만, 인체유래물은행(국문)은 그렇지 않다. 그리고 인체유래물은행에서는 유전정보까지 다루게 되어 있다. 간단히 결론을 내리자면, 국내에서 연구 성과물로 얻어진 인체 유래 유전체·전사체 정보 등을 수집하여 연구자에게 제공하려는 기관은 인체유래물은행 허가를 받아야 한다. 

동법 제2조 제11호에서는 인체유래물의 정의는 '인체로부터 수집하거나 채취한 조직·세포·혈액·체액 등 인체 구성물 또는 이들로부터 분리된 혈청, 혈장, 염색체, DNAm RNA, 단밸질 등을 말한다'라 하였다. 그리고 제37조 제1항에서는 인체유래물연구를 하려면 제공자로부터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였는데, 동의서에 포함할 사항 중 제4호에는 '인체유래물과 그로부터 얻은 유전정보(이하 "인체유래물"이라 한다)'를 포함함으로써 유전체 연구는 인체유래물연구와 같은 수준의 것이 되고 말았다. 법조문에서 '등(等)'이라는 한 글자가 얼마나 큰 위력을 갖는지는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인체유래물은행의 운영과 관련한 규정을 보면, 데이터만을 취급하는 은행의 실정이 제대로 반영되어 있지 않다. 생명윤리법 제43조 제2항에서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였다.

인체유래물은행의 장은 인체유래물등을 타인에게 제공하는 경우 익명화하여야 한다. 다만, 인체유래물 기증가작 개인식별정보를 포함하는 것에 동의한 경우에는 그렇지 아니하다.

은행이 보관한 혈액 샘플을 연구 목적으로 분양하는 경우를 가정해 보자. 이것이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도록 이름이나 주민등록번호를 삭제하여 다른 것으로 대체하는 것 이상의 익명화는 의미가 없다. 즉 이것으로 충분하다. DNA를 추출하지 못하게 특수한 화학물질 처리를 해야 된다는 무지막지한 주장이 나오지 않기를 빈다.

그러나 유전체 정보라면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소위 데이터3법 개정안이 통과되어서 누구나 제공자의 동의 없이도 가명화된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보건의료 데이터의 특수성을 반영하여 만들어진 가이드라인에서는, 그러나 제공자가 동의하지 않는 경우 유전체 또는 전사체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게 하였다. 왜냐고? 안전한 가명처리 방법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안 된다는 것이다.

비식별조치, 가명처리, 익명화 등 용어가 통일되지 않았다는 워낙 잘 알려진 문제는 논외로 하자. 일단 내가 느끼는 점은 국내에서 연구 목적으로 유전체 정보에 접근하기가 너무나 힘들다는 것이다.

UK Biobank에서 제공하는 150K 유전체 데이터는 익명화 처리가 잘 되어 있을까? 사용 권한을 얻기 위하여 연구자가 검증을 받는 절차는 매우 철저하지만, 일단 사용 권한을 획득한 다음에 얻는 유전체 데이터에는 개인 식별을 막기 위한 처리가 되어 있지는 않은 것 같다. 내가 관련 문서를 철저히 분석하여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니 혹시 잘못 파악한 것이 확인된다면 이 글을 읽는 독자는 알려주시기를! 다만 데이터를 통해서 개인을 식별하려는 시도를 하지 말고, 입수한 데이터를 제3자에게 전달하지 말라는 약속을 지키라고 하였다. 연구자에게 데이터 활용에 대한 높은 수준의 자율권을 주되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경우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유전체 또는 전사체 데이터에 대한 안전한 가명조치 방법이 개발될 때까지 연구자에게 제공하지 못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비식별화를 어떻게 하는가? 개인과 관련한 정보를 분리하는 것 이상의 조치를 취하는 것 같지는 않다. 출처: Whole genome sequencing FAQ


De-identification protocol 2.4에 나타난 단락이 매우 인상적이다.

There are also certain data items which are inherently unique to a Participant – for example genetic sequence data. However, the re-identification risk posed by this type of data is in practice relatively small. Using the sequence data as an example, a researcher in possession of sequence data (or a collection of SNPs or tandem repeats) would have to possess (a) another comparable genetic sequence of the Participant from a source which identified the Participant as well as holding the genetic sequence of the Participant from UK Biobank and (b) the computing systems to match the two sequences. This is technically possible, but the actual risk of re-identification is in practice relatively small. 

UK Biobank가 제공하는 데이터에 따라서 참여자의 재식별화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지 않으나, 실제로 그렇게 할 위험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연구를 통해 얻어진 개인의 유전 데이터는 어떤 면에서는 공공재적인 성격이 있으므로 널리 활용될 때 비로소 가치가 생긴다는 취지를 잘 반영하고 있다.

다시 인체유래물은행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실물 인체자원이 수집되는 각 의료기관에서 개별적으로 인체유래물은행 허가를 받아 운영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만약 이로부터 유전체 정보를 생산했다면, 중앙 집중화된 데이터 전용 인체유래물은행('인체데이터은행'이라는 별도의 이름을 쓰는 것이 바람직할 것임)에 정보를 등록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그리고 인체데이터은행은 서로 정보를 동기화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현행 법규에서는 연구자가 생산한 유전체 데이터를 복수의 인체데이터은행에 등록하기 위해서 기관 IRB 심의를 거쳐야 하는 것 같다. 이미 A라는 인체데이터은행에 이미 데이터 등록을 마쳤는데, 나중에 생겨난 B라는 인체데이터은행이 이 자료를 수집하려면 연구자에게 다시 기관 IRB 심의를 해 달라고 요구해야 하는 것 같다.

오늘 쓴 글의 마지막 부분은 내가 사실 관계를 완벽하게 확인한 뒤에 쓴 것은 아니다. 다만 유전체 데이터의 오남용에 대해서는 데이터 처리자에게 책임을 지도록 하고, 연구 목적으로 이를 활용하는 사람에게 장벽이 느껴지지 않게 하면 좋겠다는 뜻에서 이런 글을 쓰게 되었다. 더불어서 인체데이터은행의 활용도가 높아져야 함은 당연하다.


 

2022년 9월 5일 월요일

정책 및 입법 정보를 참조하기에 좋은 웹사이트 소개(초보자 수준에서 이용)

대한민국 정책브리핑(링크)은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에서 운영하는 대한민국 정부 정책뉴스포털이다. 각 부처에서 공식적으로 배포되는 보도자료를 한 곳에서 찾기에 좋다. 각종 연설문도 여기에 등록된다.

구글 검색 화면 갈무리.


국민참여입법센터(링크)는 국민들이 입법활동에 참여하는 개방형 소통채널이다. 각 정부부처와 국회의 입법현황을 열람할 수 있다. 이외에도 부처 행정예고나 지방 입법예고 현황 정보도 포함한다. 조례와 규칙의 차이도 잘 모르면서 입법센터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논한다는 것이 우습다. 구글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와 규칙을 찾으면 법제처의 온라인 법제교육에서 제공하는 매우 간명한 정보가 제일 위에 나온다. 클릭을 하여 들어가 보면... <어린이 법제처> 웹사이트이다^^ 모르는 지식을 채우는데 어린이 대상 웹사이트면 어떻고 노인 대상 웹사이트면 또 어떤가?

구글 검색 화면 갈무리.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링크) 오늘 소개하는 웹사이트 중에서 가장 뻔질나게 드나드는 곳이다. 보통은 구글에서 법령 제목을 치면 여기의 검색결과가 나오게 된다.

참고로 법제처 웹사이트에서 소개한 입법과정안내(링크)를 방문해 보자. 정부입법의 경우 뒷부분만 살펴본다면, 국회를 거쳐 심의와 의결을 거친 뒤 국무회의에 상정된 다음, 마지막으로 공포를 거친다. 

출처: 법제처 웹사이트(링크)


국회입법(의원발의 법률안)의 경우는 어떤 절차를 거치게 될까? 법제처 웹사이트에는 해당 정보가 없고, 엉뚱하게도 공무원닷컴(도메인 이름이 재미있다. 0muwon.com이라... '공'은 숫자 0으로 나타내었음)에서 국회입법(의원발의 법률안) 절차 간략하게 알아보기라는 글을 제공하였다. 정부입법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간소하며, 당연히 법제처의 심사는 거치지 않는다. 국회의원 발의 법률안은 열린국회정보 정보공개포털의 해당 검색 시스템(링크)를 이용하면 된다.

연구자로서 생활하던 때에는 국가법령정보센터를 아주 가끔 접속하여 법조문을 참조하는 정도였다. 업무 내용과 관심에 따라서 이와 같이 새로운 분야를 찾고 공부하는 일이 매우 즐겁다. 과학(기술)인, 혹은 전문가의 가장 흔한 변명은 '내 분야'라는 보이지 않는 칸막이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다는 것이다. '내 분야가 아니라서...'라는 핑계 뒤에 마땅히 의견을 내야 할 순간에 스스로 뒤로 물러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그런 자세로 살아왔었을 것이다.

2022년 9월 4일 일요일

조각가 문신(1922-1995) 작품전 - 우주를 향하여

2022년 미술주간은 9월 1일부터 11일까지이다. 이 기간 동안 전국의 미술관에서는 무료 또는 입장료 할인이 되어 부담 없이 미술 관람을 즐길 수 있다. 태풍 힌남노의 영향권에 접어들어 비가 오락가락하던 오늘 오후, 아내와 함께 국립현대미술관(MMCA) 덕수궁관을 찾았다. 분수대와 미술관 사이에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진 처음 보는 조각상이 광채를 발하고 있었다. 조각가 문신의 작품전 우주를 향하여」가 열리는 중이었다. 




사실 나는 문신이란 예술가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한국민족문화대박과사전(링크)에 의하면 일제 강점기 때에 일본에서 수학하면서 유화를 그리는 화가로 출발하여 1961년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추상 회화를 그렸고, 나무를 이용한 조형에 손을 대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1965년 일시 귀국했다가 2년 뒤 다시 도불하여 독자적인 조각을 하게 되었고, 1980년에 영구 귀국하여 마산에 정착한 뒤 대형 조각을 열정적으로 제작하였다. 마산(현 통합 창원시)에는 그가 직접 공들여 건립한 창원시립문신미술관이 있다. 14년 동안의 건립 기간을 거쳐 1994년 미술관이 문을 열기 직전까지 그는 미술관 외벽을 칠하고 있었다고 한다.

보수적인 국전(國展) 참가를 거부하다가 유영국(劉永國)·박고석(朴古石)·한묵(韓默) 등이 1957년에 결성한 모던아트협회에 영입되어 1961년에 파리로 갈 때까지 그 연례 작품전에 참가했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문신(文信))]

아, 한묵! 2019년 초에 서울시립미술관(SeMA)에서 그의 작품을 보면서 느꼈던 감동이 다시 떠오른다. 그는 주로 2차원 평면에 추상적이고 그래픽적인 작품을 그렸던 한묵과는 또 다르게 문신의 조각은 강렬한 시각적 쾌감(!)을 선사하였다.















그가 조형물을 만들기 전에 꼼꼼하게 그린 드로잉도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의 조각은 어떻게 보면 우주를 향해 날아가는 우주선, 또는 그 안에 타고 있을법한 외계인을 보는 듯하였다. 현실에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환상적인 우주선(인) 말이다. H. R. 기거(1940~2014, 공식 홈페이지 링크)가 남긴 기괴한(!) 작품이 많은 공상과학 영화에 영감을 불어 넣었듯, 문신의 조형물 역시 공상과학 분야에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았을까? 그의 작품은 따뜻함과 아기자기함(특히 목조각)이 배어 있다는 느낌을 주는데, 이는 스케일과는 관계가 없다. 거울알처럼 빛나는 대형 스테인리스 스틸 조각 작품을 보면서 표면 연마 및 광택 작업을 하느라 얼마나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을지 도저히 상상이 가질 않는다.

평소라면 대전 시민으로서 귀가를 걱정해야 할 토요일 저녁 무렵에 걸어서 한가롭게 덕수궁과 명동을 거닐다가 시내버스를 타고 서너 정거장을 거쳐서 숙소로 돌아올 수 있다는 현실이 아직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 기회를 영원 무궁토록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소중하게 여길 일이다.

덕수궁 석어정(昔御堂). 궁궐 내에서 드물게 단청을 하지 않은 전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