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20일 일요일

독서 기록 - <위험한 자본주의> 외 네 권

이번 독서는 매우 비능률적이었다. 2주간의 대출 기간은 연장까지 했지만(요즘 자주 이러는 편이다) 두 권은 끝까지 읽지 못했고, 실제로는 대출 직후 삼사일 동안에만 집중적으로 독서를 하였다. 제대로 독후감을 쓰려면 책을 옆에다 놓고 뒤적이면서 해야 하는데, 오늘이 반납 마감일이라서 겨우 사진만 찍어놓고 서둘러 반납을 하고 말았다.

요즘 읽는 책은 경제 제도를 둘러싼 갈등에 대한 것이 많다. 소련의 붕괴 이후 공산주의라는 실험은 실패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 북한의 핵 포기와 경제적 개방 역시 이러한 움직임에 쐐기를 박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 왜 이러한 사상이 생겨나게 되었는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올해는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을 맞아서 그의 사상이 세계에 미친 영향에 대한 재조명이 다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내년은 찰스 다윈 탄생 210주년이기도 하다.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이들은 세계 사상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두 거인이다. 다음에 읽고 싶은 책은 토마 피케티의 저서이다.


누구나 미국인 수준의 윤택한 생활을 하고자 한다면 지구의 자원은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소득 수준이 올라간 인도와 중국 사람들(그 수는 또 얼마나 많은가!)이 이에 '걸맞는' 소비를 하려는 것을 막을 수도 없다. '당신들마저 이렇게 살면 전 지구가 위태로워지니 제발 참으시오'라고 할 수 있는가? 성장은 꼭 필요한가? 자본주의는 경제적 성장(혹은 팽창)을 기본 전제로 하는데, 현재 세계는 과거 수준의 성장을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성장이 없이도 번영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실천에 옮길 시기가 되지 않았을까?

중국이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면서 어느 나라든지 싼 가격에 공산품을 살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 물건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중국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에도 책임이 있지 않을까? 하필이면 우리나라는 중국과 가까이 있어서 중국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공해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다는 취약점이 있지만 말이다. 욕망이 가득한 시대, 그리고 경제적으로 과도하게 국가간에 연결이 된 시대에는 다 같이 문제 의식을 갖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

  • 위험한 자본주의 - 마토바 아키히로 지음|홍성민 옮김
  • 소비를 그만두다 - 히라카와 가쓰미 지음|정문주 옮김
  • 시간은 어떻게 돈이 되었는가 - 류동민 지음
  • 있는 자리 흩트리기 - 김동연 지음
  • 창조적 자본주의 - 마이클 킨슬리 엮음|김지연 옮김

6N1 + 6P1 싱글 앰프의 보수 작업

방바닥에서 쭈그리고 앉아서 작업을 하면 좋지 않은 자세로 인하여 쉽게 피로해진다. 오늘은 오랜만에 책상 위에서 작업을 하였더니 능률이 4배는 오른 것 같다. 이 진공관 싱글 엔디드 앰프의 가장 큰 문제는 전원 트랜스에서 '웅-'하는 소리가 난다는 점이다. 용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별도의 트랜스를 사용하여 히터 전원을 공급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생각을 했었다. 오늘은 확실한 결론을 얻기 위하여 보유한 3개의 전원 트랜스를 이용하여 온갖 조합을 해 보고, 심지어 히터 전원을 직류로 만들어 보기도 하였지만 트랜스의 울림은 줄어들지 않았다. 정말 신기한 것은 220V에 전원 트랜스를 두 개 병렬로 연결하면 항상 B 전원용 트랜스에서만 울림이 있다는 것이다.

트랜스에서 발생하는 울림은 해결하지 못했지만 접지 처리를 함으로써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험을 대부분 줄일 수 있었다. 방법은 다음의 두 가지였다.

  1. PCB의 그라운드 단자에서 220옴 저항을 통한 접지
  2. 직렬로 연결한 220옴 저항 두 개를 초단 히터 전원에 병렬로 연결하고, 중간점을 접지(아래 그림 참조)
그림 출처: http://www.valvewizard.co.uk/heater.html
(1)과 (2)는 전부 한 점에서 섀시에 연결하였다. 트랜스의 접지선과 AC 인렛의 접지선은 섀시의 다른 한 곳에서 연결하였다. 속칭 '하모니카 단자'를 사용함으로써 연결 작업을 한결 수월하게 진행하였다.

1/4 와트 저항이면 충분한 것을 어쩌다 보니 5 와트 시멘트 저항을 사용하였다.
사각 구멍을 뚫어서 전원 스위치도 제대로 달았다.


100%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줄질을 하는 요령이 생겼다.
다음으로는 출력관(2 x 6P1)의 히터 전압을 조정하였다. 내가 별도로 구입한 전원 트랜스는 1.2암페어 급으로 0V-9V-12V-15V-18V의 탭이 있는 것이다. 12V-18V 탭에서 6V를 뽑아내어 진공관 히터에 연결하면 5.7V 정도로 전압이 낮아진다. 일반적으로 허용되는 5% 오차를 감안해도 이는 약간 낮은 수준이다. 그래서 9V-18V에서 충분한 전압을 뽑아낸 뒤 시멘트 저항을 적절히 조합하여 직렬로 배치함으로써 히터에는 6.17-6.18V가 걸리게 만들었다. 12V-15V 탭에는 LED 파일럿 램프를 달았다.

마지막으로 PCB에 35 mm 서포트를 달아서 진공관이 전면 창에서도 잘 보이게 만들었다. 


8.2옴 저항 3개를 병렬로 연결하였다.

전면 패널을 고정하는 것은 마지막 숙제로 남겨두자.
내가 직접 만들었다는 심리적 요인이 작용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거칠면서도 시원한 소리가 난다. 여기에 R-core 출력트랜스를 연결한다면 화룡점정이 되지 않을까? 머릿속에는 수동 권선기를 자작하기 위한 아이디어가 가득하다. 기성 제품을 사는 것이 현명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될지도 모르지만,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측면에서는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3월말에 시작된 진공관 앰프 자작 프로젝트는 많은 시행착오와 사고, 부상, 좌절을 겪기도 했지만 이만하면 성공적이었다고 중간 결론을 내리자.




2018년 5월 16일 수요일

Genome assembly graph의 시각화 도구 "Bandage"

이틀 전에 Ryan R. Wick의 hybrid assembler인 Unicycler를 소개한 바 있다(원문 링크). Wick는 이보다 앞서서 genome assembly graph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소프트웨어를 먼저 개발하여 발표하였었다. Bandage는 운동선수들이 몸에 칭칭 감는 붕대 혹은 반창고를 연상시킨다. 실제 표현되는 결과물이 이를 닮았다. 하지만 Bandage는 논문 초록에 의하면 Bioinformatic Application for Navigating De novo Assembly Graphs Easily의 약자라고 한다.
Bandage: interactive visualization of de novo genome assemblies. Bioinformatics. 2015 Oct 15;31(20):3350-2 PubMed GitHub Documentation
처음에는 리눅스에 설치하고자 하였으나 Qt 5 등 prerequisite가 많아서 윈도우에 깔아버렸다. 우분투라면 좀 더 편하게 설치가 가능했었을 것 같다. 논문에서 소개한 그림을 보자.

PMC full text: Bioinformatics. 2015 Oct 15; 31(20): 3350–3352.

다음 그림은 Unicycler로 조립한 어떤 장내 미생물의 유전체를 Bandage에서 그려본 것이다. 이 결과물은 --mod bold 옵션을 주어서 조립한 것이라 매우 단순하고 완성도가 높은 구조를 보여준다. 대신 misassembly의 가능성은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예전에는 유전체 조립 결과물이라 하면 FASTA 파일로 표현된 contig 혹은 scaffold 서열을 전부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Velvet, SPAdes, Trinity, MEGAHIT 등 많은 assembler들이 그래프 형식으로 표현된 결과물을 같이 제공한다. Unicycler에서는 GFA format의 결과를 제공한다. Bandage가 지원하는 입력 파일을 알아보자.
Bandage currently supports loading assembly graphs in the LastGraph format (used by Velvet), the FASTG format (used by SPAdes and MEGAHIT), the Trinity.fasta format (used by Trinity), the ASQG format (used by SGA and StriDe), and the GFA format (used by ABySS and other programs). If you are using IDBA, check out this tool for converting an IDBA graph into GFA format. See assembler differences for more information. (출처 링크)
일루미나와 PacBio 시퀀싱 결과를 나름대로 이용하여 완성한 미생물 유전체 정보를 여럿 등록하고 논문으로 이미 발표하였었는데, Unicycler와 Bandage를 뒤늦게 접하게 되니 이들을 재평가하고 싶은 욕망이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그렇기 때문에 sequencing raw data를 SRA에 등록하여 공개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SRA에 제출한 그대로의 long read raw data, 즉 HDF5 파일(.h5)을 그대로 다운로드하는 것은 아직 불가능한 것 같다. 오직 fastq-dump로만 파일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h5 파일이 있으면 일부 프로그램에서 이를 활용할 수 있지만 fastq/fasta로만 받으면 사용의 폭이 약간 좁아진다. 물론 내가 철저히 조사하지 않고 오해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지난 며칠 동안 조사하고 궁리한 것은 (주)MDxK로부터 이번 월말에 개최하는 PacBio User Group Meeting에서 발표를 의뢰하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따금씩 발표 준비를 하면서 그동안 내가 경험한 것을 정리하고 최신 동향을 조사하는 좋은 기회가 된다.


2018년 5월 14일 월요일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JIFF) - 영화 <검열자들>을 보다

올해로 19회째를 맞은 전주국제영화제(2018.5.3~12.)의 마지막날, 아내와 함께 일주일만에 다시 전주를 찾았다. 개막 직후였던 어린이날(지난 토요일)에는 거의 모든 관람권이 매진된 상태여서 영화제와는 전혀 상관이 없었던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를 봐야만 했었다.



선택한 영화는 Has Block과 Moritz Rieswieck의 다큐멘터리 영화인 <검열자들(The Cleaners; JIFF 링크)>이었다. 필리핀 마닐라 도심의 복잡한 밤거리에서 영화가 시작된다.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면서 거의 즉각적으로 'Delete','Ignore'를 반복한다. 이들의 직업은 무엇인가? 페이스북, 구글, 트위터, 유튜브 등에 올라오는 사진과 동영상들을 직접 검토하면서 부적절한 것을 제거하는 일이다. 이들이 하루에 검열하는 자료는 총 25,000건이다. 이러한 서비스를 개발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고달픈 검열 작업을 하지 않는다. 단지 지구 반대편의 값싼 인력을 동원할 수 있는 곳에(영어를 공용어로 쓴다는 것도 큰 이유이리라) 용역을 주는 것이다. 이 일이라도 하지 않으면 쓰레기 더미를 뒤지며 생활을 해야 하는 가난한 사람도 있고, 세상이 더 도덕적인 곳이 되기를 바라는 신념으로 이 일을 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content moderator')은 겨우 삼사일 정도의 교육을 받고 실무에 투입된다. 음란물, 폭력물, 잔혹물 등을 정해진 기준에 의해 재빨리 판단하여 1-2초 안에 삭제할지 말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풍자적인 예술가의 작품(예를 들어 성기를 노출한 트럼프의 누드 그림 - 물론 그 성기의 크기는 매우 작다!)이나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곳의 실상을 전하는 정보, 그리고 다소 충격적이라서 일간지에는 직접 싣기 어렵지만 중요한 사건을 전달하는 사진들이 삭제된다. 하루종일 이런 정보를 보면서 일을 하는 검열자들의 정신건강은 피폐해질 수밖에 없다. 이 영화에 등장한 몇 명은 일을 그만 둔 상태에서 촬영에 임하였다. 자살과 관련한 동영상을 너무 많이 접한 검열자는 어느날 아침 출근을 하지 않았다. 동료가 집에 찾아가 보니 이미 목을 맨 상태였다.

아동 포르노, 자살 동영상, ISIS의 참수 동영상, 폭탄 제조법, 테러와 관련된 정보 등은 없애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시리아의 한 사례를 보자. 한 단체에서는 민간인 지역에 벌어진 공습의 피해를 지리 정보와 함께 올려서 세계에 알리고자 한다. 그러나 검열 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 동영상이 어떤 의미인지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삭제하게 된다.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지 못하면 이 영상을 업로드한 의도를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터키는 최근 언론 통제를 강화하면서 Social Network Service 제공자에게 자국 정부에 대한 불리한 정보를 수록한 사이트를 차단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것은 결국 그 나라에서의 비즈니스 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으므로 이 요청을 수락하고 만다. 나중에 감독과의 대화 시간에 이를 거부한 사례가 있는지 물어보니 구글에서는 그러한 요청사항이 있었고 거절하였음을 별도로 공지한다고 하였다.

인종 간 혐오를 부추기는 가짜 뉴스 사태(미얀마), 범죄자에 대한 비인권적·초법적인 대처로 논란에 있는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면서 가짜 저널리즘을 통해 인기를 얻는 연예인(필리핀) 등 영화에서는 Social Media가 어떻게 악용되는지, 그리고 이를 개발한 사람들은 단지 기술은 중립적인 것이라며 어떻게 무책임한 자세로 일관하는지를 보여주었다. 영화에 삽입된 마크 저커버그의 강연 모습을 보자. 서로를 하나씩, 하나씩 연결하여 세상을 바꾸어 나가겠다고. 그들은 기술을 제공했을 뿐이고, 결국 모든 책임은 정보를 업로드한 개인이 지라는 태도가 역력하다. 검열 작업을 필리핀에 아웃소싱한 것은 그 책임을 지고 있다는 생색내기에 불과한 것이다.

영화 상영을 마친 후 감독과의 대화 시간이 있었다. 나도 질문을 던졌다.
누구나 자유롭게 정보를 업로드하고 공유하면서 풍부한 정보 속에 세상은 더욱 자유롭고 민주적인 곳이 될 것이라는 순진한(?) 상상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를 교묘하게 악용하는 사람은 늘 존재한다. Social Network Service를 제공하는 사람은 결국 사람들이 많이 클릭하여 보는 것, '좋아요'를 많이 눌러주는 정보가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바로 광고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나쁜 용도로 쓰일 수 있는 정보 특히 잘못된 여론을 만들 목적으로 올리는 정보에 대해서는 차단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일을 누가 해야 하는가? 인공지능이 더욱 발달하여 사람이 개입하지 않고서도 자동적인 차단 또는 삭제가 일어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앞뒤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은 아직까지는 인간이 더 나은 것 같다. 그것이 최선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검열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사람의 괴로움을 생각해 보라. 기술은 너무나 빠르게 발달하는데 반하여 이것이 사회에 미칠 영향력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이 일단 감정과 '악의', 그리고 숨은 의도를 쏟아내기에 너무나 바쁘다. 

약간은 다른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드루킹 사건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우리는 왜 '다른 사람이 무엇을 검색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에 그렇게 관심이 많을까? 그리고 왜 키보드 위에서는 그렇게 무례해지는 것일까? 왜 어떤 사람이나 생각을 자기만의 범주에 가두어서 혐오를 부추기는 것일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무거운 영화였다. 왜 그래야만 하는지를 끊임없이 캐고 물어보는 것이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드는 목적이 아닐까? 비록 해법은 우리가 만들어야 하겠지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바로 해결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

2018년 전주국제영화제를 추억할 사진 두 장과 함께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신개념의 hybrid assembler "Unicycler"

PacBio long read만을 이용한 (hierarchical) nonhybrid genome assembly가 대세라고 한다. 아니다! 이 진술은 틀렸다. 왜냐하면 ONT(Oxford Nanopore Technologies)의 기술로 생산되는 long read도 있기 때문이다. Long read sequence data를 이용한 nonhybrid assembly tool을 서로 비교하는 논문까지 나왔다.
Comprehensive evaluation of non-hybrid genome assembly tools for third-generation PacBio long-read sequence data. Brief Bioinform 2017 PubMed
그럼에도 불구하고 short read와 long read를 함께 사용하는 hybrid assembler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세균 유전체 해독 전용 도구임에 유의해야 한다. 교신저자를 겸한 제1저자는 호주 멜버른 대학의 Ryan R. Wick이다.
Unicycler: resolving bacterial genome assemblies from short and long sequencing reads. PLoS Comput Biol 2017. PubMed GitHub
출처: https://github.com/rrwick/Unicycler
 Unicycler라고 하면 '외발자전거를 타는 사람' 정도로 해석하면 될 것이다. Hybrid assembly의 장점은 무엇인가? Short read로부터는 정확성을, long read로부터는 structural resolving power를 이용하자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hybrid assembler라고 하면 long read에 short read를 매핑하는 과정을 먼저 실시하여 long read의 error를 줄인 뒤 일상적인 방법으로 조립을 하는 long-read-first approach를 떠올린다. 하지만 Unicycler는 short-read-first approach를 택하였다. Short/long read는 물론 hybrid assembly도 잘 해주는 SPAdes를 이용하여 먼저 short read로부터 contig를 얻는다. 각 contig에는 copy number를 할당한 뒤 bridging을 하여 graph 구조를 단순하게 만든 뒤, long read를 mapping하여 최적의 path를 찾아나가면서 이를 점차 병합해 나감으로써 완성 상태의 염색체 서열을 얻는다. 마지막으로는 Pilon을 이용하여 작은 레벨의 오류를 수정한다. 논문에 소개된 그림이 이 과정을 매우 심플하게 설명하고 있다. Short-read-first approach는 long read의 depth가 충분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출처: PubMed Central
설치도 아주 쉬웠다. BioConda를 이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추가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racon(Consensus module for raw de novo DNA assembly of long uncorrected reads) 역시 BioConda에서 제공한다. 몇 가지의 long read assembler와 manual join을 통해서 만든 genome assembly 결과 중 석연치 않은 것들을 가져다가 Unicycler로 테스트 조립을 시작하였다. 

지금까지 다루어 본 long read assembler 중에서는 Canu가 가장 쓰기에 편리하였었다. 그 다음은 SPAdes 정도? HGAP은 리포트도 충실하고 다 좋은데 실행 속도는 매우 느리다. 빨리 SMRT Link v5.x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하는데 아직도 SMRT analysis v2.3을 쓰고 있다. 만약 이번의 테스트 실행 결과가 잘 나와준다면, Unicycler도 사랑을 받게 될 것이다.

2018년 5월 12일 토요일

Shuttle XPC SG335G 케이스에 자리잡은 6P1 + 6N1 진공관 싱글 앰프

약 이틀에 걸친 작업 끝에 안쓰는 컴퓨터 케이스에 진공관 앰프를 조립하였다.

발열이 심해서 앞 커버를 씌우지 못하였다. 
공개하기 매우 부끄러운 배선 상태.
 

볼륨 놉을 바꾸기 전의 상태.
두께 1 mm의 알루미늄 케이스라 가공을 하기는 매우 쉬웠다. 하지만 못쓰는 PC용 파워 서플라이에서 얻는 피복 선재는 생각보다 납땜이 잘 되지 않았다. 색깔로 보아서는 주석도금선이 분명한데 왜 그런지 알 수가 없다. 인두가 과열되어서 그런 것인지?

주문 제작한 전원 트랜스를 처음 사용하였을 때 '웅-' 또는 '쉿-'에 가까운 트랜스의 자체 잡음이 있었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전원을 통한 직류의 유입, 트랜스의 함침 불량 또는 트랜스의 용량 부족 등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제이앨범에서는 용량 부족의 가능성을 가장 크게 제시하였었다. 이에 따라서 사무실로 앰프를 갖고 나가서 다른 앰프의 전원트랜스를 이용하여 출력관 히터용 전력을 공급하였더니 더 이상 잡음이 나지 않게 되었다(관련 글 링크). 

테스트용으로 사용한 트랜스는 너무 덩치가 커서 6V/1.2A가 나오는 트랜스(IC114 링크)를 별도로 구입하여 출력관 히터에 연결하였다. 그런데 메인으로 쓰는 전원 트랜스가 울기 시작하였다. 이럴 수가 있는가? 사무실에서 테스트용으로 사용하던 트랜스를 연결하니 그래도 운다.

도대체 이해를 하기 어렵다. 사무실과 집의 전기 환경이 달라서 그런가? 전원 트랜스 세 개를 놓고서 별의별 조합을 다 해 보았지만 울림을 해결하지 못하였다. 그러는 동안 연결을 새로 하느라 트랜스의 리드선은 점점 짧아지고 말았다.

결국은 메인 트랜스 하나를 가지고 B+ 전원과 모든 히터의 전원을 공급하도록 연결한 뒤 조립을 마쳤다. 조금 떨어져서 들으면 참을 수 있는 수준이므로. 전원 트랜스를 가지고 더 실험을 하려면 단자대를 쓰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2018년 5월 11일 금요일

프로바이오틱의 부작용

프로바이오틱스 먹고 패혈증? 50대 女, 20일만에 사망
"프로바이오틱"이라고 표기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오늘 접한 뉴스이다. 사망한 사람의 패혈증이 복용 중이던 프로바이오틱스와 연관이 있음을 입증하려면 패혈증을 일으킨 세균을 분리하여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의 구성 미생물과 동일한지를 살피면 될 것이다. 유익한 미생물이므로 많이 먹어도 별다를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나 역시 심각하지 않게 생각했는데, 부작용이 있다는 보고가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살아있는 세균 배양체 덩어리이니 건강 상태가 좋지 않거나 면역 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부담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런데 소화관 내로 들어간 미생물이 어떻게 하여 혈중을 떠다니는 심각한 감염을 유발하게 되는 것일까? 알지 못하는 사이에 위나 장에 생긴 상처를 통해 세균이 침입할 수도 있을 것이고, 요즘 널리 이야기되는 intestinal integrity(혹은 gut integrity)에 문제가 생겨서 그랬을 수도 있다.

구글에서 학술 논문을 몇 개 찾아보았다.

Lactobacillus rhamnosus administration causes sepsis in a cardiosurgical patient—is the time right to revise probiotic safety guidelines?  Clin Microbiol Infect. 2011 Oct;17(10):1589-92. doi: 10.1111/j.1469-0691.2011.03614.x. Epub 2011 Aug 16. PubMed
심장 판막 수술을 받던 24세 여성 환자가 패혈증으로 사망하였다. 혈액에서 검출된 Lactobacillus rhamnosus는 이 환자가 먹던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에 들어있던 것이다. 장기부전, 면역기능 저하 및 gut barrier가 정상이 아닌 환자가 프로바이오틱을 먹으면 감염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한 안전 가이드를 수립할 때이다.
Risk and Safety of Probiotics. Clin Infect Dis. 2015 May 15; 60(Suppl 2): S129–S134. PMC
프로바이오틱은 일반적으로는 안전하다고 여겨지지만, 다음과 같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systemic infections, deleterious metabolic activities, excessive immune stimulation in susceptible individuals, gene transfer and gastrointestinal side effects
The efficacy and safety of probiotics in people with cancer: a systematic review. Ann Oncol. 2014 Oct;25(10):1919-29. doi: 10.1093/annonc/mdu106. Epub 2014 Mar 11. PubMed
암환자에게 프로바이오틱스를 투여하면 설사가 호전되는 혜택이 있지만 이들은 면역이 매우 취약한 상태이므로 다른 부작용을 겪을지도 모른다. 1530명의 환자를 포함하는 17 종류의 연구를 통해서 다섯 건에 대해서는 프로바이오틱스와 연관된 감염이 증거를 확인하였다. 이 연구에 대한 쉬운 설명(영문)은 여기에 있다.
최근 나 역시 외국의 전통 유제품에서 분리된 Lactobacillus rhamnosus 균주의 비교유전체 분석을 위해 공부를 하다가 이 종에 속하는 균주들이 임상 시료, 즉 환자의 혈액에서 분리된 경우가 매우 많음을 알고 꽤 놀랐다. 프로바이오틱이 분명히 좋은 점이 있지만,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일부 사람에게는 그 효능보다 해악이 더 많을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식품 형태로 섭취하는 프로바이오틱이라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먹어서는 위산과 담즙이 엄청난 공격에도 살아남아 장까지 도달하는 세균의 수는 매우 적다. 대신 배양한 생균을 먹으면 - 요즘은 여러 형태로 제제화를 하여 생존률을 더욱 높일 수 있다 - 민감한 사람에게는 감염을 일으킬지도 모른다! 말 그대로 양날의 칼이다.

프로바이오틱은 건강에 좋을 수도 있지만, 그저 식품 상태로 풍미를 즐기며 기호품처럼 먹을 때가 가장 편안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