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10일 목요일

NCBI RAPT: Read assembly and Annotation Pipeline Tool

2021년 5월에 공개된 RefSeq release 206에서 뭐 새로운 것이 없는지 release notes를 읽다가 드디어 일루미나 read를 이용한 유전체 조립 도구를 서비스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름은 RAPT. SRA accession을 입력해도 되고, 사용자가 직접 fastq/fasta 파일을 업로드해도 된다. 로그인이 필요한 서비스이다.

https://www.ncbi.nlm.nih.gov/rapt

RAPT Pipeline
사용하는 genome assembler는 NCBI에서 개발한 SKESA이다. 러시아가 개발한 SPAdes를 쓰는 것은 미국 NCBI 기술진의 자존심이 허락할 리가 없다. SPAdes 팀에서 두 assembler의 성능을 비교한 글이 여기에 있다. 아마도 SKESA가 처음 공개된 직후에 이루어진 벤치마킹 테스트로 여겨지는데, isolate genome에 대해서는 SKESA가 더 좋은 결과를 내는 것으로 평가하였다.

Benchmarking tools for de novo microbial assembly

오스트레일리아의 재주꾼 Torsten Seemann(prokka, snippy, abricate 등의 개발자)은 일루미나 read를 이용한 미생물 조립 도구인 Shovill을 내놓은바 있다. 엄밀이 말하면 이것은 SPAdes를 간편하게 쓰기 위한 wrapper에 해당하는데(metagenome assembly는 불가), 원한다면 SKESA나 Velvet 또는 Megahit 등 다른 assembler를 쓸 수도 있다.

NCBI의 서비스는 아주 발빠르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않다. 그러나 한번 서비스를 개시하면, 매우 신뢰할 수가 있다. 또한 NCBI의 가장 큰 힘은 데이터의 보물창고라는 점 아니겠는가? 한국인이 개발한 genomics/bioinformatics 분야의 killer app이 있었던가? 정말 있으면 좋겠다. 아니, 한국의 데이터 저장고에만 있는 유용하고도 유일한 자료 같은 것이 있으면 더욱 좋겠다...

2021년 6월 9일 수요일

TDA7265 앰프의 잡음 문제

버퍼 프리앰프를 달아서 더욱 조용하게 작동하기를 바라는 것은 옳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조용한 밤에 침실의 스피커(인켈 SH-950, 89 dB/W/M)에 연결해 보았다. 약한 '삐-' 소리에 가까운 잡음이 들린다. 굉장히 차갑고 듣기 싫은 잡음이다. 저가의 반도체 앰프 보드를 가지고 이런저런 시도를 할 때 많이 듣던 바로 그 소리. 음악 소리를 키우면 묻히기는 하지만 은근히 마음이 차가와지는 느낌의 잡음이다.

입력용 RCA 단자(2조)와 토글 스위치 사이를 실드선이 아닌 일반 선재로 너무 길게 연결한 것이 잡음을 유발한 것일까? 버퍼 프리앰프 보드가 없던 시절에는 이런 연결 상태로도 그럭저럭 별 불만이 없이 들었었다. 토글 스위치와 앰프의 입력단까지는 당연히 한 뼘 정도 길이의 실드선을 사용하고 있다. 이건 끊어내고 RCA 단자에 실드선을 직결하는 거야!

아니, 이런 대책 없는 선재로 입력단을? 3 cm 정도라면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사진에 보인 선재는 그보다 훨씬 더 길다.
작업 결과 잡음이 현저히 줄었을까? 약간 줄어들기는 했다. 위 사진의 것을 주렁주렁 달고 있던 상태에서는 토글 스위치에 손을 갖다 대면 잡음이 더 커졌으니까. 그러나 완벽하게 소음이 줄어들지는 않았다. 컴퓨터 케이스에 만든 중국제 6N1+6P1 싱글 앰프에 소스 기기(휴대폰)와 스피커를 옮겨서 들어 보았다. 신호가 없으면 적막함, 그 자체이다. 초창기에는 뭘 잘 모르는 상태라서 고생을 좀 했지만, 튜닝을 거친 내 진공관 앰프(들)에서는 이런 수준의 잡음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RCA 단자는 "약간 고급"으로 바뀌었다. DGS-델트론의 제품. 오디오파트에서 구입한 것으로 기억한다.
'삐-'와 '슝-'에 중간쯤 되는, 소라껍데기를 귀에 대고 있을 때 들리는 그런 종류의 공허하지만 매우 차가운 잡음. 도대체 어디서 나는 것일까? 버퍼 프리앰프와 TDA7265 앰프의 입출력을 연결하는 JST 커넥터에 실드선을 쓰지 않아서? 매우 짧아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이 앰프는 안전을 위한 접지를 하지 않았다. 플라스틱 케이스를 사용하는 반도체 앰프로서 사실 필요가 없다. 구글을 뒤지다가 앰프이야기-2라는 글을 찾아 읽으며 내가 추구하는 오디오의 세계에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반성하고 고민해 본다.

몇 만원 되지 않는 가격에 팔리는 중국제 저가 블루투스 MP3 라디오 수신 온갖 기능으로 범벅이 된 소형 앰프 완제품보다는 내가 만든 앰프 - 보드만 사서 입출력을 연결하고 케이스를 씌운 것이 전부이지만 - 당연히 좋은 소리를 낼 것으로 기대를 했는데 전혀 그렇지가 못하다.  버퍼 프리앰프를 달지 않은 상태가 더 나았던 것 같다. 높은 수준의 증폭이 필요한 포노앰프도 아닌데 이것이 뭐란 말인가? 아무리 저가로 팔린다고 해도 튜닝을 거쳐서 소비자에게 팔리는 기존의 앰프를 함부로 여겨서는 안될 것이다. 납땜질 조금 한다고 너무 자신하지 말자...

어쩌면 아래 그림에서 소개했듯이 정류용 다이오드에 소용량의 캐패시터를 병렬로 연결하는 것이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마침 놀고 있는 정류회로 기판이 하나 있는데, 여기에 캐패시터가 그림과 같이 붙어 있음을 알고 있다. 이것을 활용해 보자. 그러려면 앰프 기판의 다이오드 브리지를 떼어버려야 할 수도 있다.
출처: Introduction to basic power supplies

2021년 6월 10일 업데이트

어제 퇴근 후 집에 가서 정류회로 기판을 찾아보았다. 필름 캐패시터가 몇 개 붙어 있었는데, 이는 다이오드가 아니라 평활용 대용량 캐패시터에 병렬로 연결된 것이었다. 노이즈 성분 - 전원에서 오는 것이든 앰프 회로에서 오는 것이든 - 을 그라운드로 흘려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파워앰프부에 연결했던 대용량(그래봐야 50VA) 트랜스포머의 2차를 정류회로 입력단에 연결하고, 출력은 각각 프리앰프와 파워앰프로 연결하였다. 각 앰프 보드 내에는 별도의 정류회로까 또 있으니 실리콘 다이오드를 또 거치면서 약간의 전압 강하가 있겠지만, 테스트하는 용도라면 무슨 문제가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들리지 않던 엄청난 험이 발생하는 것이었다. 회로를 원래 상태로 되돌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신호선부터 손으로 짚어 가면서 어디를 건드릴 대 잡음이 가장 커지는지 확인해 보았다. RCA 단자 직후는 오히려 문제가 없는데, 프리앰프 출력을 파워앰프로 연결하는 몇 cm 되지 않는 전선에 손을 댔을 때 가장 큰 잡음이 발생하였다. 여기에는 JST 커넥터가 달린 기성품 케이블을 쓰느라 실드 처리를 하지 않았었다. 알루미늄 호일로 선 전체를 둘둘 감는 것으로 잡음이 대폭 줄어들었다. 그라운드로 연결하지는 않았다.

파워앰프의 품질이 좋지 않은 것일까? 보드의 신호 입력 커넥터를 그라운드와 같이 연결하면 잡음은 전혀 나질 않는다. 그렇다면 기본은 하는 앰프라는 뜻인데... 아, 이젠 정말 모르겠다.

2021년 6월 14일 업데이트

문구점에서 구입한 0.3mm 알루미늄판을 잘라서 프리앰프 및 파워앰프 기판 전체를 뒤덮는 실드를 만들었다. 실드는 그라운드에 연결하였다. 잡음이 좀 더 줄어든 것 같기는 하다. 감히 말하건대 이 앰프 보드와 플라스틱 인클로저 구성에서 더 이상의 잡음 저감 대책은 나오기 어렵다고 본다.


버퍼 프리앰프 보드에 연결한 전원 트랜스포머는 15V-0V-15V dual rail이 아니라, 30V 단전원이 출력되는 것으로, 오래 전에 인켈 튜너에서 재활용을 위해 떼어낸 것이다. 완벽한 상태의 양전원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잘 알지만, CMoy 헤드폰 앰프에서도 저항을 이용하여 배터리의 단전원을 분리하지 않던가? 그다지 많은 전력을 소모하지 않는 프리앰프에서는 실용적으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래 이 보드를 위해 구입했던 소용량 15V-0V-15V 트랜스포머는 잡음이 좀 더 많이 난다는 느낌이 들었기에 이것으로 바꾼 것이다.

2021년 6월 7일 월요일

광케이블로 전송되는 소리를 생애 처음으로 들어보다(PC -> 사운드캔버스 SC-D70)

사무실 책상머리에 놓인 Roland Sound Canvas SC-D70을 무슨 용도로 쓸 것인가? 만약 이 장비가 단순한 MIDI sound module이었다면 단순히 MIDI 파일을 재생하는 것 외에는 별로 활용할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기기는 Sound Canvas 계열의 가장 마지막 세대로서 디지털 및 USB 입출력이 되며, 마이크/일렉트릭 기타의 연결도 가능한 오디오 인터페이스이다.

다이나믹 마이크를 연결하여 가끔 녹음 장난을 한다. 어랏, USB 콘덴서 마이크도 갖고 있으면서...

단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Windows 10에 물려서 외장 사운드 카드처럼 쓰기에는 좋지 않다. 드라이버를 설치하려면 약간의 꼼수를 부려야 하기 때문이다. 리눅스가 설치된 컴퓨터는 이럴 때 매우 유용하다. 자체 드라이버만을 이용해서 오래 된 사운드 기기를 구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랍 속에 광 케이블이 수년 동안 잠들어 있던 것이 기억이 났다. 아주 오래 전, 저가의 DVD 플레이어와 TV를 연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구입했다가 뭐가 잘 맞지 않았는지 소용이 없어서 한동안 잊고 있었다. DVD 플레이어는 트레이 구동 메커니즘에 문제가 생겨서 몇년 쓰지 못하고 버렸다. 요즘은 대부분 올레TV나 넷플릭스를 통해서 영화를 보고 있으니 거치형 DVD 플레이어를 쓸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갖고 있는 DVD를 보고 싶다면 광학 드라이브를 노트북 컴퓨터에 연결한 뒤 TV와 HDMI 케이블로 연결하면 된다. 케이블 하나로 비디오와 오디오 신호를 한번에 송출한다는 것이 얼마나 편리한지 모르겠다.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낡은 리눅스 컴퓨터(Xeon E5520 @2.27GHz, 24MB memory, SuperMicro X8SAX 메인보드 - 이것은 유전체 분석 작업을 위해 메인으로 쓰는 것이 아님)에 광출력 단자가 있는 것이 생각이 났다. 그럼 이것과 SC-D70을 광 케이블로 연결하면 잡음이 적은 음악을 들을 수 있지 않겠는가? 당장 실행에 옮겨 보았다. 컴퓨터쪽의 Pulse Audio Volume Control 설정 상황은 다음과 같다. 특별히 손을 댈 필요가 없다.


컴퓨터와 SC-D70을 광 케이블로 연결한 뒤 컴퓨터에서 유튜브를 재생하고 헤드폰으로 들어 보았다. 오오... 소리가 난다. 잡음이 없는 '맑은 소리'라고 스스로 세뇌를 하며 만족스런 오전을 보냈다.
주황색 RCA 단자 왼쪽에 꽂힌 검정색 케이블이 광 케이블이다. 꽂힌 단자의 명칭은 Toslink jack이다. 오늘 처음 알게 된 이름이다.

Behringer UCA200의 아날로그 입출력 단자를 전부 SC-D70에 연결해 놓았다. SC-D70을 직접 구동하지 못하는 컴퓨터와 연결하는 간접적인 방법이다.
마이크/기타 프리앰프, DAC, 헤드폰 앰프.. 참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쓸 수 있는 장비이다. 사무용 컴퓨터의 메인보드는 광출력 단자를 내장하지 않았다. 잠깐, 나한테 노는 사운드 카드 - AudioTrak MAYA 5.1 MK-II ZENI(매뉴얼)가 있지 않았던가?

오디오트랙 MAYA 5.1 MK-II ZENI 구입(2015년)

당시에는 X8SAX 컴퓨터(윈도우 설치 사용)에 꽂아서 쓰기 위해 구입했던 것 같다. 오디오트랙 고객지원 웹페이지의 윈도우 10 최신빌드 호환성 테스트(2020년 1월)에 따르면 MAYA 5.1MK-II 시리즈는 정상적으로 작동한다고 공지하였다. 이 사운드 카드는 윈도우 10에서도 돌아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조만간 업무용 컴퓨터의 뚜껑을 열어야 되겠구나!

업무용 컴퓨터의 바이오스 설정에서 온보드 사운드 기능을 해제한 다음 뚜껑을 열고 MAYA 사운드 카드를 꽂았다. 설치용 CD-ROM에 들어있던 오래 전의 드라이버를 그대로 깔았다. 광 케이블을 꽂아서 SC-D70에 연결하니 소리가 잘 남을 확인하였다. 장치 관리자에서도 Envy24 Family Audio Controller가 잘 작동함을 확인하였으므로, 2018년 10월에 등록된 윈도우 10용 최신 드라이버(링크)로 업데이트를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것이 얼마만에 보는 화면인가!




2021년 6월 6일 일요일

TDA7265 앰프의 개조를 완료하다

전원 스위치에 전선을 납땜한 뒤 절연을 위해 씌운 수축튜브를 라이터로 지졌더니 그을음이 시커멓게 묻을 때, 안타까움을 느끼게 된다. 차라리 검정색 튜브를 쓸 것을... 어제 시내에 나갔다가 몇가지 물건을 아트박스에서 구입하면서 계산대에 놓인 자그마한 라이터를 하나 샀는데, 여기에는 불꽃의 세기를 조절하는 기능이 없었다. 불완전 연소가 되어 커다랗게 부풀어오르는 불로 지져대니 새하연 수축튜브에는 여지없이 그을음이 붙는다. 편의점에서 구입했던 터보 라이터가 아쉬운 순간이었다. 돈 많은 자작인들은 수축튜브용 전용 히팅건을 쓰겠지만.

뚜껑을 덮으면 보이지 않으니 참도록 하자.



이 앰프에는 방열을 위한 구멍을 뚫지 않았다. 집에서 듣는 정도의 음량에서는 발열이 그다지 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조건으로 작동시키려면 전원 트랜스도 더 높은 볼트 및 용량의 것을 써야 될 것이다. 공급 가능한 전원전압의 범위는 직류 ±25V이다. 

이런 종류의 오디오 앰플리파이어 칩은 short circuit protection 기능도 있고, 전원을 넣을 때 팝업 노이즈가 나지 않게 하는 등의 안전 메커니즘을 내장하고 있어서 자작인들에게는 매우 유용하다.
TDA7265 데이터시트 첫 페이지(링크).
내가 TDA7265 앰프 보드를 구입하게 된 사연은 무엇이었을까? LM1876 칩을 사용한 보드(2015년 글 LM1876 amplifier가 배송되다)와 18V-0V-18V 토로이덜 트랜스포머(2015년 글 LM1876 앰프 제작을 위한 부품 수급)를 구입하여 현재의 플라스틱 케이스(케이스포유 제품)에 넣어서 사용한 일이 있었다. 희한하게도 집에서 사용하는 CD 플레이어에만 물리면 '삐~'하는 소리가 나서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다른 종류의 칩을 사용한 앰프 보드를 사게 된 것이다. 당시의 사연은 다음의 글에 적어 놓았다.


스토리는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전원 트랜스의 용량이 너무 크다고 생각하여 15V-0V-15V짜리 EI 코어 트랜스포머를 새로 구입하였고, 짝을 일은 토로이덜 트랜스포머를 위하여 은포전자에서 Sanken SI-1525HD 파워 앰플리파이어 팩을 사용한 앰프 보드를 또 구입하였다. 그 스토리는 여기에 있다.


반도체 앰프 제작 놀이(?)는 이쯤에서 멈추고 보다 가치있고 재미난 놀잇거리를 찾아보자!

TDA7265 앰프 보드. 사진 촬영일은 2016년 6월 26일.




2021년 6월 4일 금요일

Dell XPS 13 9310 노트북 컴퓨터에 우분투 20.04.2 LTS("Focal Fossa") 설치하기

13인치와 15인치 사이에서 별로 고민을 하지 않고 휴대성을 고려하여 새 노트북 컴퓨터는 13인치 제품인 Dell XPS 13 9310으로 구입을 하였다. 리눅스에 친화적인 모델로 잘 알려져 있었기에 선택에는 더욱 주저함이 없었다. Windows 10은 기본으로 설치되어 있는 상태라서 듀얼 부팅으로 쓸 수 있게 우분투를 추가로 설치하기로 하였다. USB 드라이브에 설치용 이미지를 저장하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이걸 도대체 어떻게 부팅에 활용해야 하는지를 알기가 어려웠다. BIOS 셋업 화면이 컴퓨터마다 조금씩 다르니 인터넷에서 찾은 정보를 그대로 적용하기도 쉽지 않았다. USB 드라이브를 썼다가, SD카드를 썼다가...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우분투 설치 화면이 나온다! 오전에 한참 씨름을 할 때에는 이 노트북에 우분투를 까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닌지 몹시 걱정까지 했었다.

어, 이게 뭐지? 윈도우로 돌아가서 BitLocker라는 것을 해제하란다.

멀티미디어 관련 일을 좀 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Ububtu Studio를 설치하였다. 우분투 20.04를 먼저 설치한 다음, ubuntustudio-installer를 apt로 설치한 다음 필요한 패키지들을 골라서 설치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기본 사운드카드가 없다는 것 아닌가? 우분투를 처음 설치할 때에는 소리가 났었는데, Ubuntu Studio를 다 깔고 나니 외장 USB 오디오 인터페이스만 겨우 인식을 하고 내장 사운드 카드는 없다는 것이다.

이건 말이 되지 않는다. 그러면 Xubuntu 환경이라 좀 칙칙하지만 Ubuntu Studio 20.04의 설치 이미지를 USB 드라이버에 담아서 처음부터 다시 설치를 해 보자! 여러 차례 해 본 일이라서 쉽게 생각하고 다시 부팅을 하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터치패드 동작이 이상하다. 톡톡 빠르게 두드리면 마우스 클릭의 효과가 나야 하는데, 완전히 꾹 소리가 나게 눌러야만 클릭 동작이 되는 것이다. Ubuntu Studio의 기본 장치 드라이버가 진짜 Ubuntu 20.04의 그것보다는 조금 신통치 않은 것 같다.

어쩔 도리가 없이 다시 원래의 우분투를 다시 설치하였다. Pulse Audio는 기본으로 돌아가는가? 그렇다. 그러나 Pulse Audio Volume Control은 추가로 설치를 해야 된다. 일단 Audacity를 설치하여 내장 마이크와 스피커가 잘 작동함을 확인하였다.

 $ cat /proc/asound/cards
 0 [sofhdadsp      ]: sof-hda-dsp - sof-hda-dsp
                      sof-hda-dsp

사운드 카드의 이름은 참 유별나기도 하다. 다음 순서로는 JACK2를 설치해야 하는데, 이상한 동작을 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된다.

새 노트북 컴퓨터는 가볍고 산뜻하고... 다 좋은데 13인치 화면에 1920x1200(16:10) 해상도는 내 노안에 너무 가혹하다. 동일한 종횡비의 1680x1050으로 바꾸니 겨우 볼 만하다.

2021년 6월 3일 목요일

TDA7265 앰프의 개조 준비

NE5532를 사용한 buffer preamp board를 기존의 TDA7265 앰프 케이스에 넣는 것이 개조의 목표이다. 뚜껑을 열고 대략 자리를 잡아 보았다. 접지가 포함된 3구 파워 케이블도 2구짜리 단순한 것으로 바꾸려고 한다.  

현재는 입력 RCA 단자가 두 조 있어서 셀렉터 스위치로 이를 전환할 수 있게 해 놓은 상태이다. 이러한 체계를 그대로 유지할지, 혹은 프리앰프의 출력을 외부로 뺄 수 있게 만들지(외부 출력과 내부 파워부 연결을 셀렉터로 전환), 혹은 약간 품질이 좋은 RCA 단자 한조를 써서 입력은 한 계통으로 고정하고 프리앰프와 파워앰프 사이를 직결해 버릴지를 놓고 고민하는 중이다.

프리앰프를 위한 별도의 전원 트랜스(15V-0V-15V, 0.25A)를 IC114에 주문해 놓았다. 어차피 프리앰프 기판을 놓을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파워앰프 기판의 위치를 조정해야 하므로, 약간 삐딱하게 고정된 파워앰프 기판이 이번 기회에 드디어 바른 위치를 잡게 되었다.

레퍼런스 앰플리파이어라는 근사한 이름을 가진 인터M R-150 혹은 R-150PLUS 중고품에 대한 강한 호기심을 느꼈지만 현재는 더 이상 알아보지 않으려고 한다. 크기나 출력 모두 지금 사는 아파트에서는 감당이 되지 않는 것을 어쩌겠는가.

지금도 이 앰프는 상당한 무게를 자랑하는데, 전원 트랜스와 프리앰프 보드가 하나씩 더 들어가니 한층 더 무거워질 것이다. 가벼운 class D 앰프가 생각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어차피 이런 고전적인 앰프를 만들 거라면, 음질 면에서는게인클론류가 더 나을 것임은 자명하다. LM1875로는 성에 차지 않을 것 같으니 LM3875를 택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전원 트랜스의 공급 전압은 25V-0V-25V 정도 제품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 사진에 보인 것은 15V-0V-15V, 50VA 제품이라서 게인클론 앰프의 제 출력을 내기에는 조금 전압이 낮다. 기존 제작품의 개선 이외에는 당분간 새 일을 벌이지 말자는 것이 지금의 계획이니 이를 잘 따르도록 노력을 해 보자...

초청 세미나에 발표를 하러 갔는데 이런 동의서를 작성하라고 하였다

어제는 모 사립대학교에 초청 세미나 발표를 하러 갔다. 세미나실에는 학과 교수님 몇 분이 들어오셨고, 약 80명의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접속하여 성황리에(?) 이들을 대상으로 연구 현장과 기업에서 있었던 경험을 설명하였다. 반응은 비교적 좋았다고 하니 다행이다.

이런 곳을 가면 세미나 연사료 처리를 위하여 개인정보를 적어내고 신분증 복사는 물론 개인정보 제공 활용 동의서를 쓰게 된다. 그런데 어제는 신상정보를 적는 용지가 하나 더 있었다. 그것은 바로 성범죄 경력조회 동의서! 

아니, 왜? 다른 범죄도 얼마든지 있는데 하필이면 성범죄 경력조회 동의서를 받아야 한단 말인가? 만약 교수를 뽑기 위한 절차라면 도덕적으로 흠결이 없는 사람을 뽑아야 하니 그럴 수도 있다고 치자. 그런데 일회성으로 대학을 방문하여 강연을 하는 사람에게 이런 것을 받아야 한단 말인가?

물론 그 대학만 유별나게 그런 동의서를 받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도 법률이나 지침에 따라서 움직이는 것일 테니까. 하이브레인넷에 이에 대한 토론이 조금 있었다.

전문가 자문료 집행시 성범죄 경력조회 동의서 요구

이것이 뭐가 불편하냐는 가시 돋친 답글이 몇개 보였다. 그깟 종이 한장에 인적사항 적어서 내는 것이 뭐가 어떻느냐는..

이것이 그렇게 실효성 있는 '검열' 장치일까? 성범죄 경력이 있는 사람이 장기간 교육기관에 와서 학생들을 계속 접하게 되면 불미스런 일이 생길 가능성이 조금 더 높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기 전문 분야에 관련한 지식을 세미나 혹은 자문 등의 형식으로 전달하기 위해 기껏해야 몇 시간 머무는 사람에게 이런 것을 꼭 받아야 할까? 그리고 외국인 전문가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인터폴에 요청하여 성범죄 경력을 물어볼까? 검색을 해 보니 외국인도 조회가 가능하다고 한다. 혹시 이 동의서를 남자에게만 받는 것은 아닌지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그건 아니었다.

만약 이 동의서가 정말 제대로 작동하려면, 강연을 하기 이전에 동의서를 받아 경찰서에 범죄 경력이 있는지 조회부터 한 다음, 그런 사실이 없다는 회신을 받은 다음에 강연을 하러 와 달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런데 나의 경우는 세미나 발표 직전에 이 동의서를 작성했다. 그러면 이 동의서의 용도는 무엇인가? 일단 지식 전달은 하고 나서 범죄사실이 있다면 연사료 지급을 거부하겠다는 뜻인가? 

좀 더 알아보기로 했다. 어제 작성한 동의서의 서식은 잘 생각이 나지 않아서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 보았다. 부산대학교의 서식자료실에서는 세미나 강사를 섭외할 때 교외 인사의 경우 사전에 성범죄조회를 실시한다고 하였다. 첨부된 성범죄 경력 조회 동의서를 살펴보자.

본인은 부산대학교 및 부산대학교 산학협력단 취업자(취업예정자)로서,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5조에 따른 성범죄경력 조회에 동의합니다.

다른 대학에서 찾아본 세미나 관련 서식도 똑같은 문구가 반복되고 있다. 일단 석연치 않은 점 하나. 여기에서는 산학협력단 취업(예정)자로서 법률 및 시행령에 따라서 성범죄경력 조회에 동의한다는 문구가 있다. 세미나 강사라는 말은 없다. 해당 법률 시행령 25조에서는 도대체 무엇을 규정하였나(링크)? 법률의 명칭은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지만, 56조 1항에서 정의한 기관에 대학이 포함된다. 그러면 대학에서 무엇을 하려는 사람에게 이런 동의서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였을까? 25조 2항에 의하면 운영자에 대해서 그러하다고 하였고, 3항에서는 취업 중이거나 노무를 제공중인 사람(혹은 그렇게 하려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고 하였다. 그러면 세미나 연사의 경우 '노무를 제공하려는 사람'으로 해석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과연 이게 적확한 해석일까? 만약 내가 시설 공사를 위해서 보름 동안 어느 학교 실험실에서 일을 한다고 치자. 이것은 노무 제공이 아닌가? 그런 사람들에게까지 성범죄경력 조회를 한다는 말을 들어 본 일은 없다. 한 시간 동안의 세미나를 하고 돌아가는 사람과, 매일 8시간 가까이 보름 동안 학교에서 일하는 사람이 뭐가 다른가? 세미나를 하는 사람은 학생들과 직접 접촉하기 때문에(요즘은 온라인이라서 그렇지만도 않다) 학생들에게 지능적으로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더 높을까?

이건 좀 과하다고 본다. 아니, 세상이 바뀐 것을 나만 모르고 있었나?

검색을 좀 더 해 보니 이런 글도 있었다.

'성범죄 경력 조회 동의서'가 모욕적이라는 당신에게

이 글에 나오는 것처럼, 성범죄자 신상정보 열람 사이트인 '성범죄자 알림e'를 이용하는 것이 더욱 현명하지 않을까? 그리고 참고를 위해서 역사학자 전우용 씨의 페이스북 2020년 8월 27일자 원글(링크)도 남겨 놓는다.

법이 만들어지기까지 전문가들의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법은 항상 현실을 한 발 늦게 쫓아가는 것도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현실은 더욱 시궁창이라는 뜻도 되겠다. 하지만 새로 만들어진 법을 현장에서 적용하려면 그 취지를 아직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마찰이 빚어지지 않도록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어떻게 이런 법이 생긴 것을 아직도 모를 수 있느냐'고 면박을 주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