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29일 목요일

클래식 음악과 더불어 보내는 연말

사용하지 못한 연차 휴가를 연내에 소진하라는 정책을 충실히 따르기 위하여 2016년도의 마지막 주 전체에 대하여 휴가를 신청한 것은 좋았는데, 감기 몸살로 인해 제대로 된 나들이 한번 하지 못한 채로 벌써 목요일을 맞는다. 지독한 감기로 일주일 넘게 고생을 하다가 겨우 회복되었나 싶었는데 며칠 지나지 않아서 두번째 감기에 걸리고 만 것이다. 정말 이럴 수는 없는 것이다. 한달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두번이나 앓다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나의 저질 체력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겠지만 당분간은 사람 많은 곳에 가는 것이 두렵다.

방구석과 침대를 오르내리는 무료한 휴가 중에도 큰 즐거움을 주는 것이 있으니 바로 전집 CD이다. 네이버의 스피커 제작 관련 카페에서 100장의 CD로 구성된 전집이 겨우 41,000에 나왔다는 정보(yes24 링크)를 접하고 즉시 구입을 하여 이번 월요일 아침에 받았다. 구 소련의 어느 방송국 보관소에 저장된 음원을 예당 엔터메인먼트에서 입수하여 수년 전에 근사한 나무 상자에 수납된 전집으로 발매한 적이 있었는데, 이를 종이 상자에 담아서 재발매한 것이다. 검색을 해 보니 꽤 널리 알려진 전집이었다고 한다. 1차 발매 당시의 소매가는 15만원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무 상자에서 종이 상자로 겉 포장은 바뀌었지만 CD 슬리브는 그대로이다. 보통 전집물의 경우 슬리브의 그림은 똑같기 마련인데 이 경우에는 연주자나 작곡자, 지휘자의 사진을 다채롭게 인쇄하여 지루하지 않다.


<러시아 클래식>이 아니라 <구 소비에트 연방 클래식>이라고 해야 더 정확한 것이 아닐지 모르겠다. 이미 소비엔트 연방, 즉 소련은 오래전에 해체되었지만 당시 하나의 국가로 묶인 상태에서 교육을 받고 활발하게 연주하던 음악인들이 이제는 소비에트 연방의 하나일뿐인 <러시아> 음악의 범주로 취급받는 것을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 출신으로서 소련 시절 교육을 받은 음악인에게 '당신은 러시아 음악을 했지요?'라고 물으면 뭐라고 할 것인가? 사실 나는 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니 더 이상 뭐라고 할 수가 없다. 소비에트 연방을 이루던 여러 나라들의 음악을 절대적으로 주도한 것이 러시아였다면, 더 이상 할 말은 없다.

음질은 편차가 좀 있는 편이다. 거의 대부분이 공연 실황 녹음이라서 관객들의 기침 소리는 애교로 들어주어야 한다. 50년대에 녹음된 모노 음원도 있고 90년대에 녹음된 양호한 것도 있다.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관현악 편곡)> 제1곡을 들으면서 '어? 이건 틀림없이 트럼펫이 삑사리(?)를 내는 소리인데?'하면서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하였다. 그러나 약 삼일에 걸쳐서 15장 가까이를 꺼내 들으면서 비록 기술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현장 녹음은 그 나름대로의 의미와 매력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한때 스튜디오 녹음이 가장 완벽한 음악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이번에 이 전집을 찬찬히 들으면서 이것이 어쩌면 매우 편협한 생각일 수도 있다고 느끼게 되었다. 틈틈이 클래식 음악 녹음 엔지니어의 글도 인터넷으로 찾아서 읽어보면서, 한동안 앰프와 스피커라는 <재생> 측면의 기술에 너무 치우쳐있던 자세도 수정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작고한 대가들의 생생한 공연 실황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큰 즐거움 아니겠는가?

공연장의 가장 큰 의미는 연주자와 관객 간의 직접적인 소통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더하여 증폭 시스템을 쓰지 않는 클래식 음악 공연에서는 공간 자체가 매우 중요하다. 공간의 울림 자체가 연주의 중요한 요소가 되므로, 잔향이 거의 없는 스튜디오 녹음은 오히려 색채를 가미하기 위하여 녹음 이후의 작업이 더 어려워 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클래식 CD 뒷면을 살펴보자. 녹음 장소가 어디인가? 의외로 성당이 많다. 증폭 시스템으로 소리를 쾅쾅 울려야 하는 록 연주에서는 당연히 어울리지 않는 장소이지만 클래식 음악은 그렇지 않다.

결론은? 구입할 만한 음반이다.

2016년 12월 21일 수요일

항생제에 의한 세균의 사멸에 ROS를 통한 공통 메커니즘이 관여한다?

이틀 전에 열렸던 소규모 심포지엄에서 발표를 마친 후 질의 응답 시간을 가지면서 어느 교수님으로부터 듣게 된, 상당히 뒤늦은 정보이다. 즉 항생물질에 의한 미생물의 사멸에 ROS가 공통적으로 관여한다는 주장이 있고, 이에 대해서 연구를 하고 있다는. 나에게는 상당히 흥미로운 주장이었다. 단세포 생물이 외부 조건에 의해서 죽음에 이를 때 이를 단순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어떤 프로그래밍된 방식에 의해서 "폐업" 과정을 거친다는 것! 어쩌면 2007년 이 가설이 처음 발표되었을 당시 상당한 반향을 불러있으켰을 터이나 과문한 탓에 내가 이를 모르고 지나갔을지도 모른다(A common mechanism of cellular death induced by bacteriocidal antibiotics. Cell 2007 130:797).

Collins의 주장을 요약하자면, 고전적인 bacteriocidal antibiotic에 의한 세균 사멸 과정은 결국 ROS 발생으로 수렴한다는 것이다. 이 논문의 또 다른 의미는 시스템 생물학적 측면에서 세균의 죽음을 다루었다는 것이다. 표적이 다른 항생물질들이 공통 기작을 통해 세포의 사멸을 유발한다는 것은 대단히 획기적인 발상인 아닐 수 없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세균을 항생물질에 대해 더욱 취약하게 만드는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낼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 된다. 그러나 2013년 Science에 실린 두 편의 논문(Science 2013 339:6124, Science 2013 339:1213)에서는 이를 입증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하였다. 이에 대한 글들은 2013년도 언저리의 학술자료에서 찾을 수 있다(How antibiotics kill bacteria: new model needed? Nature Medicine 2013 19:544). Collins는 이 논문들의 해석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했고, 2014년도에 Antibiotics induces redox-related physiological alterations as part of their lethality (Proc Natl Acad Sci USA 111:E2100)라는 논문을 발표하였다.

과연 정답은 어디에 놓인 것일까? 앞으로 시간을 두고 꾸준히 공부를 해야 되겠다.

Collins와의 일문일답을 소개한다(링크).

2016년 12월 20일 화요일

산켄 SI-1525HD 앰프의 리모델링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자작 오디오 보수하기. 공간이 부족하여 알루미늄 판으로 뚜껑을 씌우고 그 위에 파워 트랜스포머를 올린 흉칙한 모습이 보기 싫었고, 밸런스가 잘 맞지 않는 볼퓸 포트를 교체하고 싶었다. 예전의 모습은 여기에 있다. 플라스틱 케이스의 모양은 거의 동일하지만 이번에 사용한 것의 재질이 훨씬 좋다. 단, 깨지기 쉬운 재질이라 구멍을 뚫을 때 조심하지 않으면 금이 갈 수 있다.  전원부 평활회로 기판을 잘라서 공간을 확보하였더니 다음 그림처럼 상자 않에 파워 트랜스의 수납이 가능하였다. 볼퓸 포트를 비롯한 몇 가지 부품(전원 스위치, 파워 소켓, RCA 단자)도 이전에 사 두었던 것으로 교체하였다. 100% 만족한다면 물론 거짓말. 그러나 예전보다는 한결 보기 좋아진 모습이다.




취미라고 해서 항상 즐겁지만은 않다. 힘들고, 괴롭고, 불만스러운 것은 취미나 직업이나 마찬가지. 이 일을 통해서 누구에게 책임을 져야 할 일은 전혀 없으나, 도무지 늘지 않는 실력에 늘 짜증이 슬금슬금 밀려온다. 이러려고 한 일이 아닌데... 느긋한 마음으로 즐기자!

2016년 12월 19일 월요일

단골 중식당에서 느낀 불쾌한 경험(주차 문제)

이걸 주차 문제라고 하는 것이 옳을까. 주차 관리의 문제라고 하는 것이 더욱 정확하겠다. 바로 어제(일요일) 점심의 일이다. 25년 정도 단골로 이용하는 중식당에 차를 세우고 식구들과 함께 맛있는 점심을 먹고 쇼핑을 하러 차를 몰고 이동 중이었다. 갑자기 모르는 번호로부터 전화가 왔다. 기억에 의존한 것이라 100% 정확하게 재구성한 것은 아니다.

(발신자) "여기 주차장인데요. 지금 어디계시죠?"
(나) "네? 주차장이요? 제가 뭘 건드리기라도 했나요?"
(발신자) "지금 어디시냐구요."
(나) "식사 마치고 다른데로 이동 중인데요. 다시 돌아가야 되나요? 무슨 일인데요?"
(발신자) "아, 나가셨어요? 그럼 됐어요.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다른 곳에 계신 분들이 많아서 확인하려고 전화드렸어요."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발신자의 마지막 설명이 있기 전까지 나는 이 상황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나는 차를 몰고 이동 중에 있는데, 주차장이라고 하면서 전화가 오면 어떤 생각이 들겠는가? 나도 미처 모르는 사이에 차를 세우거나 빼면서 남의 차나 기물을 건드린 것을 누가 보고 전화를 한 것이 아닐까하는 걱정스런 생각이 드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나에게 전화를 건 것은 아주 간단한 이유였다. 중식당 주차장이 결코 여유롭지 않은데 여기에 차를 대 놓고 얌체처럼 인근의 카페 등 다른 영업장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서 이를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미 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나간 뒤에 전화를 받았다. 즉, 관리자(아마도 중식당 사장님?)은 자기 영업장 주차장에 세워진 차들에 남겨진 전화번호를 죽 적어온 다음, 차들이 이미 나간 것을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화를 돌린 것이 자명하다.

그러면 아주 우스운 시나리오를 가정해 보자. 난 일행과 아직 그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가 온다.

(발신자) "여기 주차장인데요. 지금 어디계시죠?"
(나) "네? 지금 OOO에서 식사 중인데요."
(발신자) "정말요? 어느 테이블에 앉아계시죠? 손 한번 들어보세요."

처음 전화를 걸어왔을 때, OOO 주차장이라고 했으면 내 입장에서는 아마 상황 판단이 좀 더 빨랐을 것이다. 그러나 그곳에 차를 대고 다른 볼일을 보는 얌체 손님이라면 그곳에 있는 식당의 이름이 OOO라는 것도 모를 수 있다.  만약 처음에 전화를 걸면서 OOO 라는 영업장 명을 이야기했다면, 눈치빠른 손님은 'OOO에서 밥 먹고 있는데요'라고 둘러댈 수도 있고, 이를 착석한 손님으로부터 일일이 확인하기는 어려우니 그 순간을 슬쩍 넘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아마 전화를 건 사람은 이런 것을 제딴에는 다 생각해서 무조건 '주차장인데요'라고 말을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손님이 많이 오는 일요일 낮에 영업주로서 손님을 위한 주차장 확보를 해 주는 것이 옳은 배려라고는 하지만, 그러려면 최소한 현재 세워져 있는 차에 대해서나 확인을 해야 될 것 아닌가. 이미 식사를 마치고(따라서 정당하게 OOO의 주차장을 이용하고) 자리를 떠났는데 이를 확인도 안하고 따지듯 전화를 하다니.

갑자가 화가 치밀었다. 걸려온 전화번호를 이용하여 전화를 해서 따졌다. 최소한 차가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상태에서나 전화를 해야지, 어디라고 말도 안하고 무조건 주차장이라면서 어디 있느냐고 물으면 되겠냐고. 25년 가까이 이용해 온 단골집 목록에서 이제 빼야 되겠다고 쏘아붙이고 전화를 끊었다.

업주 나름대로 고충이 있겠으나 좀 더 합리적인 방법을 고안했어야만 했다.

요즘은 개인적으로 느끼는 불편 사항 - 예: 얌체 주차족 때문에 고생한 경험담 - 을 모두가 보는 게시판에 올려서 같이 분노하는 댓글을 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이러한 고발이 갖는 자정 효과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런데 때로 이러한 고발은 너무 피곤하다. 너무나 불편 불만이 가득한 사회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자기 아파트 단지에서 벌어진 분란이라면 그 아파트 커뮤니티에 올려서 해결하면 될 일이지 왜 전혀 상관도 없는 사이트에 개인적인 경험을 끌고 오는가. 그래서 나는 내 블로그에만 글을 올리는 소심한 복수(?)를 하는 것이다.

살다보니 참으로 별 일을 다 겪는다.

2016년 12월 14일 수요일

성공적인 스피커 개조의 부작용

기존에 사용하던 2-way 스피커 시스템에서 우퍼 드라이버를 제거하고 풀레인지 드라이버를 장착함으로써 예상 외의 만족감을 누리고 있다. 표현력도 풍부해지고 능률이 높아서 소출력 진공관 앰프에도 잘어울린다. 다만 유닛을 매립하지 못했기 때문에 전면 그릴을 제대로 끼우지 못하는 단점은 있다.

예상하지 못한 만족감으로 인해 부작용이 발생하였다. 새로운 앰프와 스피커를 만들거나 장만하고 싶은 호기심이 사라지고 말았다. 어차피 나의 귀는 두 개에 불과하고 더 이상의 오디오 기기를 놓을 공간도 이제는 없다. 매우 바람직한 부작용이라 아니할 수 없다.

자작은 효율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가장 기본적인 원동력은 호기심 충족이다. 현재 느끼는 불편을 해소하는 것은 그 다음 문제이다. 내가 즐겨 발문하는 네이버의 어느 오디오 관련 카페는 능률적인 '그린 앰프'를 만들어 즐기는 것을 중요한 목표 중 하나로 삼고 있지만, 요즘은 때아닌 JLH class A amplifier(어느 블로그의 설명 자료) 열풍이 불고 있다. 음질은 최고일지 모르나 발열 문제는 정말 대책이 없다. A급 앰프가 그렇듯이, 소리가 나지 않을 때 가장 열이 많이 나게 되니 말이다. 왜냐하면 이 앰프는 언제나 일정한 전력을 소모하는데, 이는 바로 (발열) + (재생되는 소리 에너지)로 나뉘기 떄문이다. 그러니 소리가 안나면 발열은 최대이다.

에너지 효율 면에서 A급 앰프는 최선은 아니다. 저전력 앰프라면 class D를 따라올 것이 없다. 진공관 앰프 역시 전력 소모, 발열, 제작 비용, 크기와 무게 등의 측면에서는 낙제점이다. 그래도 왜 애호가들은 이러한 앰프에 꾸준히 열정을 쏟는가? Specification 수치만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매력이 충분히 있기 떄문이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요즘은 다음 그림과 같은 OCL amplifier에 약간의 관심을 갖고 있다. 진공관과 IC로 구동되는 앰프는 어느 정도 경험해 보았으니 이제는 고전적인 캔 타입 트랜지스터 앰프를... 키트 가격도 7-8달러 선으로 매우 저렴하다.

http://www.ebay.com/itm/High-Power-25W-2-OCL-Two-Channel-Amplifier-Board-Module-Electronic-DIY-Kits-/111852024830?hash=item1a0ae673fe:g:J7AAAOSwJ7RYTlqJ

2016년 12월 10일 토요일

스피커 통 개조하기 - 이번에는 성공?

12월에 계획한 오디오 DIY작업은 기존의 2-way 스피커통에서 4인치 우퍼를 들어내고 Toptone F120U73-3(4.5인치급 풀레인지)를 장착하는 것이었다. 기존의 우퍼에 비하여 풀레인지 유닛의 직경이 더 크기에 구멍을 넗히기 위하여 고통스런(!) 톱질이 필요하다. 아래의 사진은 기존의 우퍼를 제거한 모습이다. 희생양이 된 스피커통은 Vertrag라는 제품이다. 원래 액티브 스피커였었는데 앰프 모듈을 제거하여 패시브 스피커로 오랫동안 사용해 왔다.




언제나 그러하듯, 톱질은 정말 어렵다. 힘을 적게 들이면서 미리 그린 선을 따라서 똑바로(이번 경우에는 원의 지름을 따라서 곡선으로) 판재를 자른다는 것은 일 년에 두어번 톱을 잡는 나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아래 사진은 유닛 교체 후 트위터를 연결하지 않은 상태로 시험 재생을 하는 모습이다.




채널 당 4와트 수준의 싱글 엔디드 진공관 앰프를 물렸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곁의 플로어스탠딩 스피커(구형 홈 씨어터 시절의 유물인 인켈 SH-950 - 흔히 하는 말로 "톨보이" 스피커)에 못지않은 웅장한 소리가 난다. 정말로 놀라운 일이다. 300x200x200(mm)짜리 ported 인클로저에서는 그렇게 둔탁하고 풀어진 소리를 내던 유닛이 이렇게 바뀔 수가 있는가? 원래 책상 위에서나 들으라고 만들어진 스피커 시스템에서 유닛만을 바꾸었을 뿐인데 큰 방을 가득 채울만한 풍성한 소리가 난다.


나만의 스피커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마음을 먹게 된 계기는 갖고 있었던 스피커가 진공관 앰프의 낮은 출력에 잘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효율이 좋은 풀레인지 스피커를 먼저 구하고, 당연히 인클로저를 따로 제작해야 한다고 믿었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설계 없이 대충 만든 통과 유닛은 서로 잘 어울리지 못하였다. 내부 보강을 하고, 흡음재를 채우고, 부피를 줄이기 위하여 나무토막을 넣는 등 여러가지 시도를 하였으나 만족스런 소리를 내지 못하였다. 약 2년에 가까운 시도 끝에 통에 비해 유닛이 너무 작다는 결론을 내리고 유닛을 6.5인치 저가형(삼미 HA-165B60)으로 바꾸는 대대적인 개조에 돌입하였다(개조 당시 포스팅). 그 결과는? 개조한 스피커는 사무실로 자리를 옮겨서 아직도 평가를 하는 중이다. 어쩌면 몇 달이 지나도 이 개조 작업에 대한 평가를 내리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현재 사무실 책상 앞의 상황은 다음 사진과 같다.


삼미 HA-165B60를 사용한 스피커 시스템, 마음에 드는 소리는 나지 않는다.

테스트를 마친 뒤 새 스피커선을 준비하여 내부 배선을 마치고 기존의 트위터와 필터용 2.2 uF 캐패시터를 병렬로 연결하였다. 유닛을 완전히 고정한 다음 그릴을 씌우기 전의 모습을 아래에 보였다. 기존의 스피커 고정용 볼트가 약간 작아서 와셔를 삽입하였다.


오늘 이러한 시도를 해 보지 않더라면 나는 스피커 자작은 넘기 어려운 산이라 생각하고 더 이상의 경험을 하지 않겠노라고 섣불리 포기를 선언했을지도 모른다. 납땜질 연기를 풀풀 풍기며 주말 아침 방구석에서 개조에 열을 올리고 있는 남편을 보고 묵묵히 인내해 준 아내에게 감사를...



2016년 12월 7일 수요일

12월을 위한 스피커 개조 작업

간혹 인터넷에서 오디오 취미를 가진 사람이 각종 기기로 탑을 쌓은 사진을 찍어 올린 것을 접하게 된다. 상대적으로 다른 기기에 비해서 좁고 높은 스피커가 탑쌓기에는 더욱 잘 어울린다. 나는 아직 그러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였고, 또 그렇게 될 엄두도 나지 않는다.

삼미의 PA 유닛(HA-165B60, 6.5 인치)에게 자리를 빼앗긴 4.5인치급 풀레인지 유닛인 Toptone F120U73-3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12월을 위한 일거리를 하나 고안하게 되었다. 바로 "passive" Vertrag 스피커의 우퍼와 바꿔치기를 하는 것이다. 이것보다는 당연히 나은 소리를 내지 않겠는가? 비록 내가 처음으로 주문제작한 인클로저와는 잘 어울리지 못했지만 말이다.



나사를 풀고 Vertrag의 4인치급 우퍼 유닛(4 Ohm, Vigoole이라는 상표가 보임)을 처음으로 꺼내보았다. 구멍의 내부 직경은 96 mm, 매립을 위한 외부 직경은 116 mm로 뚫린 상태이다. Toptone 유닛을 넣으려면 내부 직경은 108 mm로 맞추어 넓혀야 한다. 매립을 원하면 바깥쪽 구멍을 직경 119 mm로 파내고 볼트 트 고정을 위해 네 곳을 더 파내면 된다. 트위터쪽에는 2.2 uF 50V 무극성 전해 캐패시터가 직렬로 연결되어 간이 크로스오버 네트워크 역할을 한다.

왜 바꾸려고 하느냐고? 나의 신념은 확실하고도 단순하다. 모델명이 찍혀서 단품으로 팔리는 스피커 유닛은 싸구려 스피커 시스템에 들어있는 그 어떤 '묻지마' 유닛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목공용 둥근줄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 MDF 재질이 틀림없으니 조각도, 쥐꼬리톱, 칼 등 있는 공구를 가지고 최선을 다 해보자. 여기에서 단 한 번이라도 성공을 해 봐야 나중에 포스텍스든 탕밴드든 욕심을 낼 것이 아니겠는가.

최근 삼미전자에서 고급형 풀레인지 유닛이라 할 수 있는 FS-06A40(6.5 인치)와 FS-08A60(8인치)을 출시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생각한다. 자작용으로 널리 쓰이던 염가 모델 ME-08B40(8인치)의 아쉬운 점을 달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예전에 삼미전자와 오디오 동호회의 합작으로 선보인 "하늘과 바다(8 인치)"에 관한 이야기는 여기에 있다.

2016년 12월 1일 목요일

Naxos Music Group에서 온 선물

한때 Naxos 웹 라디오 서비스를 일 년 동안 이용한 적이 있다. 서비스를 연장하지는 않았지만 그 이후로 gmail 계정으로 뉴스레터가 오는 것에 대하여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가 엊그제 한번 11월호 내용을 읽어보았다.


공짜 앨범을 다운로드하라고? 클릭을 하여 들어가니 다음의 음반에 대한 FLAC 파일, 즉 무손실 음원이 제공되는 것이었다. 윈도 미디어 플레이어로는 재생이 되지 않아서 Foobar 2000으로 음악을 들어 보았다. 오오.. 이것이 처음 접하는 FLAC 음원이로구나.


낙소스라고 하면 비교적 저렴하게 음반을 판매하는 회사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이런 예기치 못한 즐거움을 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세상은 넓고 이상한 사람도 많지만... 들을 음악은 더욱 많다! 지금은 집에서 가지고 나온 몇 장의 CD 중에서 기타리스트 박규희의 2012년도 음반(낙소스 발매)을 듣는 중이다. 

2016년 11월 30일 수요일

COG(clusters of orthologous groups) 2014년 개정판 음미하기

COG란 미국 NCBI의 Eugine V. Koonin 그룹에서 개발한 일종의 단백질 서열 데이터베이스이다. 1997년 Science 논문으로 첫선을 보였을 때에는 시퀀싱이 완료된 유전체의 수준에서 집계한 최초의 근대적(?)인 단백질 서열 데이터베이스였다. 어떤 규칙에 의거하여 단백질 패밀리 혹은 클러스터를 구성한 뒤, 각 클러스터에 대해서 COG 번호와 functional class(알파벳 문자 하나), 그리고 단백질 명칭을 부여해 놓은 것이다.

COG의 핵심은 1) 클러스터를 만드는 방법과 2) 이렇게 만들어진 COG data, 그리고 3) query protein이 주어졌을 때 어느 COG에 들어가는지를 선택하는 방법의 3가지라고 보면 된다. 3)을 통해서 당시 붐을 이루던 미생물 유전체 프로젝트의 중간 결과물(유전자 서열 - 단백질로 번역된)에 대하여 꽤 높은 coverage로 functional annotation을 할 수가 있었으므로 한동안 널리 활용되었다. 지금까지 가장 오랫동은 활용된 것은 2003년에 공개된 개정판으로 66개의 genome에서 산출된 4873개의 클러스터로 이루어졌다. 2014년 버전(Nucl Acids Res 2015 1월에 게재)은 엄밀히 말하면 2003년 개정판을 확장한 것이다. 그래서 COG2003-2014 update라고도 불리는 것이다. 새로 등장한 클러스터는 없고 오히려 242개의 COG가 줄어들어서 전체 클러스터는 4631개가 되었다. 사라진 클러스터는 대부분 효모의 것이다. 큰 차이점은 클러스터를 집계한 유전체의 수가 그동안 축적된 서열데이터를 반영하여 711개로 늘어났고, functional class가 정비되었으며, functional annotation이 새롭게 부여된 COG가 생겼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3)번을 위한 프로그램은 마땅한 것이 없었다. COG software가 공개된 것은 꽤 시간이 흐른 뒤였고, 그나마 지금 문서 파일을 읽어봐도 도대체 어떻게 쓰라는 것인지 이해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당시에는 COGnitor라는 웹 서비스가 있어서 query protein sequence를 넣으면 blast 검색을 거쳐서 COG 번호를 할당해 주었으나 지금은 사라진지 오래이다. 그래서 이런 편법을 쓰기도 하였다. COG protein set에 대해서 blast를 한 뒤, best hit에 해당하는 COG 정보를 단순히 가져오는 것이다. 하지만 1) COG를 생성하는 방법, 즉 genome-specific best hits(BeTs)이 삼각형을 이룰 때 이것을 최초의 클러스터로 간주한다는 원칙이 지켜진 방법이 아니므로 정확성에 약간의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따라서 내가 갖고 있는 query protein에 COG number를 할당하는 가장 정통적인 방법은 어떻게 해서든 공개된 COG software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것은 sourceforge("COGsoft")나 NCBI에서 입수할 수 있다. 실은 어제 COG software를 내려받아서 Readme 파일을 막 읽기 시작하였다. 수년 전에는 이해하기가 참 힘들었는데 이제는 조금만 궁리하면 나만의 COG를 만들거나 query protein을 기존의 COG에 할당하는 제대로된 방법을 셋업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 물론 만들어진 cluster에 annotation을 부여하는 것은 전적으로 사용자의 몫이다. 2015년 논문을 보면 외부에서 만들어진 몇 가지 COG의 확장판에 대해 언급을 하고 있다(예: EggNOG - 완전 자동 프로세스로 만들어짐). 하지만 오리지널 COG가 자랑스럽게 차별화하는 포인트는 cluster membership과 annotation을 일일이 전문가가 점검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cluster membership을 점검한다는 것은 tree 구조나 alignment 현황을 들여다본다는 뜻일게다.

Query protein에 COG를 할당하는 차선책은 CDD database를 구성하는 COG subset을 이용하는 것이다. ftp://ftp.ncbi.nih.gov/pub/mmdb/cdd/cdd.tar.gz 파일을 내려받아 압축을 풀면 총 53841개의 PSSM 데이터(.smp 파일)가 나오는데, 이중에서 4873개는 COG 2003 버전에 해당하는 것이다. 서브셋을 일부러 만들 필요는 없고, rpsblast를 실행하되 "Cog"를 데이터베이스로 택하면 된다. 물론 더욱 간단하게는 NCBI CDD batch search 사이트에서 최대 4천개까지의 query를 제출하면 된다. 결과는 이메일로 제공된다. 그 다음 찾아진 COG 번호에 해당하는 annotation 정보는 cognames2003-2014.tab 파일을 참조하여 연결하면 된다. 다음 그림은 batch CD-search가 끝난 이메일로 제공된 링크를 방문한 모습이다.



좀 더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고 싶다면 EMBL의 EggNOG를 활용해 보는 것도 좋다. 웹사이트에서는 한번에 하나의 서열만을 넣어서 검색할 수 있지만, 전체 데이터를 내려받아서 hmmer 프로그램으로 복수의 query에 대한 검색을 하는 방법이 설명되어 있다.

COG가 결코 만능은 아니다. COG 데이터에는 gene symbol이나 EC 번호와 같은 정보를 제공하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하나의 데이터베이스/서비스가 사용자의 모든 욕구를 다 충족시키지는 못할 것이니.

NCBI의 COG software를 활용하는 방법은 여기에 소개해 두었다.

2016년 11월 23일 수요일

GNU Parallel

대량의 파일에 대한 반복 작업을 어떻게 하여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까? HPC cluster니 하둡이니 클라우드 컴퓨팅이니 하는 기술적으로 다소 까다로운 방법 말고 좀 더 간단한 방법은 없을까? 이러한 고민 끝에 발견한 것이 바로 GNU Parallel이다(공식 웹사이트). 이것은 간단히 말하자면 입력을 쪼개서 병렬 실행을 해 주는 shell 수준의 도구이다. 다중 코어를 지닌 한 대의 컴퓨터는 물론, ssh로 접속 가능한 여러 컴퓨터에 작업을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반복 작업을 위한 기존의 유틸리티인 xargs 또는 cat | bash를 대체할 수 있다는 뜻이다.

만약 현 디렉토리에 있는 수천개 이상의 파일을 전부 압축해야 한다고 가정하자. gzip *이라고 타이프하면 십중팔구는 인수가 너무 많아서 실행을 하지 못한다는 에러 메시지가 나올 것이다. 그러나 Parallel이 설치되었다면 다음과 같이 하면 된다.
$ parallel gzip ::: *
Shell은 *를 확장하여 파일로 만들고, 이를 gzip 명령어에 공급하되 여러 core에서 병렬 작업이 일어나게 한다. 물론 이는 대단히 간단한 사례이다. 입력 파일을 분할하여(기본 가정은 ㄱ각각의 라인이 별도의 레코드라는 것이나, separator를 지정할 수 있다) 각각에 대한 동시 작업을 수행하고, 이를 합치는 것이 가장 전형적인 사례이다. 분할된 입력 파일은 명령어에게 표준 입력으로 전송되게 함으로써 매우 단순한 작업 지시를 할 수 있다. Biostars에 매우 훌륭한 설명 자료가 있다(Parallelize serial command line programs without changing them). 이 자료에서 설명한 사례를 하나 인용해 보겠다. 1GB나 되는 대용량의 fasta file에 대한 blast 검색을 하고 싶다면?
$ cat 1gb.fasta | parallel --block 100k --recstart '>' --pipe blastp -evalue 0.01 -outfmt 6 -db db.fa -query - > results
입력 파일을 100 KB 단위로 자르되 각 레코드는 '>'로 시작하니 미련하게 query sequence 중간을 자르지 못하게 하고, 이를 blastp에 넘겨서 서열 검색을 한 뒤 최종적으로는 results 파일로 합친다. 잘려진 각 데이터에 대한 검색 결과까지 순서대로 저장되는 것은 아니니, 입력물의 순서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면 약간의 변형된 방법이 필요하다.

다음으로는 FASTX toolkit에 들어있는 fastq_to_fastq(-Q33)을 그냥 실행한 것과 GNU parallel을 거쳐서 실행한 것의 소요시간 차이를 비교해 보았다. 중간에 top을 쳐 보면 12개의 job이 동시에 돌아간 것으로 나온다. 블록 사이즈나 jop 수는 따로 지정하지 않았다. 먼저 그냥 실행한 것. 입력한 fastq 파일의 크기는 5.3 GB였다.

real 3m19.405s
user 3m14.986s
sys 0m8.562s

다음은 GNU paralleld을 사용한 것. 상당한 속도 개선이 있다.

real 1m6.266s
user 5m40.297s
sys 1m22.576s

예전에는 fastq 파일을 처리하는 유틸리티를 실행하면서 종료되기는 그저 기다리고만 있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겠다. 추가적으로 GNU Parallel을 remote host에 적용하는 방법을 익힌다면 최근에 확보한 중간급의 서버 10대 정도를 묶어서 활용하는데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유용한 자료 링크를 몇가지 더 소개한다.

2016년 11월 18일 금요일

또 만든 앰프, LM1876

이런 형태의 기기를 꼭 한번 만들고 싶었다. 케이스는 없이 전체적으로 부품이 다 드러나서 자작의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도록. 선물로 받은 뱀부스테이션(이런 물건)이 바닥판으로 쓰였다. 이렇게 쓰기에는 상당히 아까운 물건인데!





사무실에는 자작 앰프 두 개와 헤드폰 앰프(진공관) 하나, 집에는 자작 앰프 하나와 주문제작 앰프(진공관) 하나, 그리고 미니 콤포넌트. 잘못 건드려서 망가진 앰프 기판도 두 개쯤 있다. 이미 오래전에 쓰레기통으로 버려진 것도 없다고는 말 못한다.

이번 앰프는 적은 부품 수에도 불구하고 매우 섬세한 소리가 난다.

왜 자꾸 만드는 것일까? 그것은 아내가 가끔씩 귀고리를 사서 모으는 것에 비유하면 매우 적절하다. 분명히 보람찬 일은 맞는데, 손목에 적잖게 무리가 간다. 엊그제 사무실에서 굴러다니는 알루미늄판에 칼금을 그어서 꺾으면서 자르는 것이 가뜩이나 상태가 좋지 않은 오른쪽 손목을 더욱 아프게 만들었다. 이제 정말 손목 보호대를 차고 다녀야 되겠다.

귀걸이가 아니고 귀고리가 표준어란다. 으아... 이건 충격이다. 참고로 이에 대한 국립국어원의 2006년도 을 링크한다.


형질전환 연어, AquAdvantage

오랜만에 전공분야와 가까운 글을 써 보겠다. 오늘 KOBIC에서 열렸던 외부연사 초청 세미나를 통해 접하게 된 정보이다.

미국의 생명공학회사(혹은 수산기업?)인 AquaBounty에서는 AquAdvantage(R)라는 "지속가능한 연어(sustainable salmon)을 개발하여 2015년에 FDA 승인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는 아직 표지를 붙이는 문제로 인하여 시판되고 있지 않다고 한다. 바로 위쪽의 캐나다에서는 규제가 달라서 식용으로 팔리는 모양이다.

나는 유전자 조작 생물 - '식품'이라고 하는 것이 좀 더 피부에 와 닿겠지만, 그렇게 부르면 인류가 자신을 제외한 모든 생명체를 너무 착취한다는 기분이 들어서 '생물'이라고 부르겠다 - 에 대해서 비교적 개방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위해성을 아직은 잘 모른다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말이다. 이보다 더 판별하기 어려운 문제는 유전자 조작 생물이 가져올 바로 사회-경제적 영향력이라고 생각한다.

관상용 식물을 유전자 조작법으로 개량하여 정말 희귀한 품종을 만들었다고 하자. 이런 것은 기존 식물보다 값이 수십배가 비싸도 아마 사람들은 구입할 의향이 충분히 있을 것이다. 그러면 식량으로 쓰일 생명체는 어떠한가? 만약 기존의 연어보다 5배쯤 큰 연어를 생명공학 기술로 만들어냈다고 가정하자. 가격을 도대체 얼마로 결정해야 될까? 만약 기존 것보다 스무배쯤 비싸게 판다고 하면, 일부 호기심 많은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이를 사다 먹지 않을 것이다. 개발비가 들어갔으니 이를 충당하기 위해서 기존의 것보다는 가격을 올려야 할 것인데, 소비자가 높은 가격으로도 만족할만한 뚜렷한 효용을 가지고 있을지 의문이다. 기존 것보다 5배 큰 생선을 스무배 가격을 주고 사서 먹을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물론 시장만 가면 알 수 있듯이 명절 때 제사상에 올라가는 과일이나 생선은 조금만 크기가 크면 값이 상품 취급이 되어 매우 비싸게 팔린다. 그렇다고 해서 가격이 낮은 과일이나 생선을 시장에서 도태시키지는 않는다. 비싼 것은 비싼대로(요즘 말로 '가성비'는 낮지만), 싼 것은 싼대로 쓸모가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세미나 연사는 나의 이러한 질문에 대해서 이런 의견을 피력하였다. 성장속도가 빠른 물고기는 투입되는 사료와 양식 시간이 짧아서 오히려 싼 가격에 GMO 생선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고 한다. 이것은 결국 전반적인 가격 하락 효과를 가져와서 소비자에게 이득을 준다고 보았다.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유전자 조작 기술이 없는 일반 어업인들이 생선을 팔아서 폭리를 취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만일 유전자 조작 생선이 싼 값에 팔리기 시작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장은 이득이 되겠지만, 전통적인 방법으로 수산업을 하던 업자들은 도태될 수 있다. 그러면 자본과 기술, 규모를 가진 기업이 시장을 독식하게 되는 결과를 낳을지도 모른다.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이라면 어떻게 해서든 기술혁신을 해서(아니면 유통구조를 개선하거나 최악의 경우는 울며 겨자먹기로) 가격을 맞출 수 있겠지만, 농업이나 수산업은 근본적으로 다른 이야기가 된다.

나는 경제와 사회가 돌아가는 원리를 깊이 알지 못하는 골수 이공계 출신이라, 더욱 깊은 수준의 분석을 하지는 못하겠다. 그러나 <몬산토: 죽음을 생산하는 기업> 등의 몇가지 책을 읽은 얄팍한 시각으로 판단한다면 기술이 인류 전반을 이롭게는 하겠지만 그것이 자본을 위해 일할 때 전혀 엉뚱한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규모의 경제가 이롭다고 해서 모든 소규모 영농을 결국 다 도태되어야만 하는가? 분명 그것은 아닐 것이다.

오늘 들은 이야기는 생명공학 기술의 측면에 대한 내용이 더 많았지만, 어찌보면 기술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아주 작은 요인인지도 모른다. 타인에 대한 배려, 분배, 정의... 이러한 것이 더 큰 가치가 아닐까? 이런 고민을 하려면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인문학 자체는 아니지만 나는 오늘도 음악을 듣기 위해 앰프를 만든다 :) 기술적으로 부족한 것을 먼저 해결하기 위함이다. 아니, 좀 더 솔직해지자. 그저 호기심과 만드는 재미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고백하는 것이 옳다.

2016년 11월 13일 일요일

참치캔 앰프 꾸미기

최종 결과물 사진을 맨 위에 올린다. 인터넷에서 tuna can amplifier 또는 tuna tin amplifier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하면 실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할 수 있다. 심지어는 참치캔 직경에 딱 맞는 원형 PCB를 사용한 키트도 있을 정도이다().


초미니 TDA2030A 앰프 보드(구매 당시 포스트, 제조사 링크)를 담기 위해서 일부러 대용량 참치캔까지 사서 내용물을 싹 비우고(참치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음) 주말을 기해서 가공 작업에 돌입하였다. 앰프 보드와 주변 부품(입출력 단자, 전원 단자, 볼륨 포텐셔미터) 사이의 배선은 주중에 이미 완료한 상태였다. 전날까지의 준비 상태는 다음 그림과 같다.



그런데... 참치캔에 실장을 하는 과정에서 한쪽 채널에서 심한 잡음이 나면서 손을 대기 어려울 정도로 칩에서 열이 나는 것이었다. 도대체 이유를 알 수 가 없었다. 배선이라고 할 것도 없고, 각 보드에 있는 4개의 핀에 신호 입력선과 전원을 연결하는 것이 전부였다. 테스트를 계속 하는 과정에서 보드가 완전히 망가지고 말았다.

왜 그런 것일까? 기껏 장만한 참치캔을 어떻게 해서든 활용해야 되겠다는 생각에 TDA7266D 앰프 보드(케이벨 KB20W)를 넣기로 했다. 이 보드는 3.5mm 스테레오 폰잭과 전원 어댑터 잭이 달려있어서 이를 케이스에 넣으려면 약간의 추가 배선 작업을 해야 된다. 일단 케이스에 넣어버리면 보드에 붙은 단자에 직접 접근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 보드는 스마트폰에 직결하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졌기에 자체적인 음량 조절 기능이 없다. 따라서 입력 신호는 케이스에 고정한 입력단자 - 볼륨 폿 - 3.5mm 스테레오 플럭을 경유하여 보드로 연결해야 된다. 이 보드는 깡통, 반찬통, 수납상자 등 다양한 케이스를 들락거린 전력이 있다.

작업 도중에 TDA2030A 보드가 말썽을 일으킨 이유를 알게 되었다. 스피커 연결을 위한 바인딩 포스트의 고정 너트가 참치캔과 접촉을 하고 있었다. 절연체로 쓸만한 적당한 플라스틱 조각을 구해서 이를 닿지 않게 한 다음, 배선 작업을 마쳤다.

외관은 이렇다. 지금까지 입혀온 어느 케이스보다 마음에 든다.


내부는 그다지 아름답지 못하다. 합선이 되지 않게 부품들을 잘 꾸려넣은 뒤 쏟아지지 않게 핫멜트로 적당히 고정하였다.


실제 작동되는 모습은 이러하다.


비록 천 몇백원에 불과한 가격이지만 앰프 보드를 하나 날리면서 실패로부터 또 하나의 교훈을 얻웠다. 요즘의 오디오 전력 증폭기 칩은 합선 등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다양한 보호 기능이 내장되어 있지만 이것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특히 전도성 재료를 가지고 앰프 케이스를 꾸밀 때에는 각별히 주의하도록 하자.

2016년 11월 11일 금요일

브리츠 BR-5100C 망가뜨리기

굴러다니던 브리츠 BR-5100C를 사무실에서 잠시 사용한 적이 있다. 음량 조절 방식이 불편하고, 입력 단자의 접촉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아서 언젠가는 분해해서 전원 트랜스만 꺼내서 쓰겠노라고 다짐을 하고 있었다.

오늘 점심때까지의 모습은 이랬다.


브리츠 BR-5100C의 앰프부(+서브우퍼)를 과감히 해체하였다. 전원 트랜스는 13V x 2, 2.3A라서 LM1875 정도의 앰프를 구동하기에 적당하다. 사무실에는 드라이버와 칼, 가위 말고는 적당한 공구가 없으니 전원 케이블은 적당히 피복을 벗긴 뒤 심선을 꼬아서 연결하고 라벨용 테이프로 적당히 절연처리를 하였다.



오후에는 이렇게 되고 말았다. 앰프 뒷부분의 알루미늄 덮개는 바닥판이 되었다. 고무발을 끼울까, 아니면 진공관 앰프 스타일처럼 나무 베이스를 만들어서 끼울까? 입출력 단자를 연결하는 방식을 결정해야만 한다. 30mm x 30mm x 2t 정도의 알루미늄 앵글을 사다가 자르고 구멍을 뚫어서 RCA 단자와 바인딩포스트를 고정하면 되지 않을까 한다. 요즘은 케이스에 넣지 않고 부품을 노출하는 스타일에 상당한 매력을 느끼고 있다. 기왕이면 네온등이 부착된 전원 스위치를 연결하면 어떨까?

집에는 어제 하다 만 일거리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바로 참치캔 앰프를 완성하는 일. 어제는 납땜 작업만 겨우 해 두었다. 밤 늦게 전동드릴을 쓸 수도 없고, 역시나 납땜을 하면서 몇 번의 실수를 하는 바람에 기운이 다 빠져서 도저히 마무리를 할 수가 없었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입한 사각 볼륨 포텐셔미터 5개 중 지금까지 2개를 사용하였다. 


이제 크림프 터미널에는 도저히 납땜을 못하겠다. 압착 공구를 하나 사든지 해야지...



2016년 11월 10일 목요일

4각 미니 스테핑 포텐셔미터(A50KOhm)을 패널에 고정해 보니...

이번에 구입한 포텐셔미터는 다음과 같다(현재의 판매처 링크).


놉을 돌리면서 틱틱 걸리는 상태로 작동이 되는데, 그 느낌이 별로 부드럽지가 않다(당연한 말이지만). 축 길이가 짧아서 패널면이 두꺼우면 너트를 조이기가 어렵고, 모든 포텐셔미터가 그렇듯이 돌기가 있어서 패널에 추가로 구멍을 뚫지 않으면 수직으로 고정이 안된다. 다음 그림(파워풀사운드에서 가져옴)에서 빨간 동그라미로 표시한 바로 그것이다.


원래 저 돌기는 고정 볼트를 조이거나 놉을 돌릴 때 본체가 따라서 돌지 않게 하려고 만든 것인데, 패널에 추가 가공을 하지 않으면 고정할 때 오히려 불편하다. 부속 PCB에 납땜하기 전에 니퍼로 끊어버릴 것을.

수동 부품이나 기구 부품에 투자하는 것을 아까와하면 자작품의 최종 만족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눈과 손이 직접 가는 곳이라서 그렇다. 

공작용 부품 도착

내 기억으로는 분명히 하루에 주문했는데 판매자가 서로 달라서 띄엄띄엄 배달이 되었다. 가장 먼저 온 것은 RCA 단자.


그 다음에는 미니 볼륨 포텐셔미터와 전용 PCB.


가장 마지막으로 JST-XH 케이블이 도착하였다.


납땜질을 하면서 가장 번거로운 것은 압착식 터미널 부속에 선을 연결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터미널 부속은 자동차 배선 등에 많이 쓰이는 R, Y, 슬리브형, 납작 단자가 아니라 몰렉스/연호/한림/JST 등의 PCB용 커넥터를 의마한다. 원래 이 터미널은 전용 압착 공구를 사용하여 선을 연결해야 한다. 그러나 사용 빈도가 높지 않아서 선뜻 구입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압착 공구는 또 그 종류가 얼마나 많은가? 와이어 스트리퍼를 하나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굵은 전선용 스트리퍼는 없다) 감지덕지인데...

압착공구의 기본은 터미널이 아니라 전선 규격에 맞추어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번 구매까지 포함하여 내가 갖고 있는 커넥터 부품은 한림 CHW0640(몰렉스 5051 호환) 커넥터 하우징용 터미널과 JST-XH 규격이다. 전자의 경우는 AWG 22~28, 후자는 콘택트가 A와 B 형이 있어서 각각에 맞는 전선 규격이 조금 다르다.

Wire-to-board connector system의 구성을 이해하자. Housing, crimp terminal, 그리고 header.

이것을 납땜하려면 너무 작아서 잘 보이지도 않는데 부품과 납을 동시에 붙잡고 있기도 너무 힘들다. 차라리 PCB에 피복을 벗긴 선을 그냥 찔러 넣어서 납땜을 하는 것이 더 편하다. 어제도 결국은 커넥터에 직접 납땜을 하려다가 실패하고 선을 PCB에 붙여버렸다. 이렇게 해서 기존 저가형 볼륨 폿의 좌우 밸런스가 너무 맞지를 않아서 한참 동안을 사용하지 못했던 TDA7265 앰프를 되살릴 수 있었다. 이제 남은 일은 TDA2030A 앰프 보드에 볼륨 폿 달기!

압착 공구에 관심을 갖기 전에 전선 규격부터 공부나 하자. 내가 쓰는 10색 전선(아마도 PCV 피복)이 AWG 규격으로 얼마인지도 잘 모르지 않는가? AWG 22 정도 되던가?

2019년 6월 27일 추가한 글

크림핑 작업을 해 놓은 전선을 묶음으로 사 놓으면 커넥터 작업이 훨씬 수월할 것이다. ELECLOUD의 쇼핑몰(링크)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엘레파츠에서는 하네스용 와이어(링크)라는 카테고리에 나온다. 단가는 생각보다 높다.

2016년 11월 3일 목요일

떠돌이 스피커는 사무실 책상 앞으로...

개조에 실패한 스피커는 집에서 쫓겨나 사무실에 둥지를 틀었다. 주변 잡음이 많은 사무실은 더욱 좋은 스피커와 앰프가 필요할까? 만약 사무실에서 좀 더 Hi-Fi 적인 음악 감상이 필요하다면, 헤드폰을 써라!


이 스피커는 울림이 과하다. 그래서 울림이 있어도 괜찮은 클래식곡에는 그런대로 들어줄 만하다. 팝이나 록? 어림도 없다. 단단한 저음이 필요하다면(그래서 옆방에 근무하는 이 모 박사에게 폐를 끼칠 가능성이 크다면) 헤드폰을 쓰겠다.

외부에서 갑작스럽게 부탁받은 미생물 유전체 비교분석 자료를 만드느라 딱 24시간 동안 정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런 일을 하면서 오히려 나 스스로도 많은 공부를 하게 되니까 말이다. 단 한 번만이라도 학교에 다닐 때 molecular evolution을 수강할 기회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웹 상의 자료 덕분에 혼자 공부하기에는 정말 좋은 세상이 되었으니 이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것이다. 

그러는 나는 웹을 통해서 세상에 쓸모있는 자료를 얼마나 공개하고 있는가? 반성할 일이다. 언제까지 정보의 소비자로만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말이다.

2016년 10월 28일 금요일

Consed가 좋은 점은...

디지털 카메라 시대에 웬 미놀타 X-700 같은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SACD, FLAC(단 한번도 구입해 보거나 들어보지 않았음) 시대에 왠 카세트 테이프 같은 소리인가?


그래도 Sanger sequencing data를 다룰 때 consed만큼 직관적이고도 편리한 도구가 없다. 비록 대용량의 NGS data를 다루기에 적합하지는 않지만(기능이 계속 추가되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개별 read 위를 마우스로 긁어서 염기서열을 아주 쉽게 복사할 수 있으니. CLC Genomics Workbench에서는 contig 혹은 reference 서열 위에서는 가능하지만, read 레벨에서는 되지 않는다.

요즘 대장균 RR1의 유전체 서열 수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오늘 받은 몇 개의 Sanger read를 어디에서 작업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역시 일하는 손맛이 있는 consed를 택했다. CLC Genomics Workbench에서는 아직 Sanger read를 다루는 일을 한번도 해보질 않았다.

그렇다. Consed는 시퀀싱 업계의 Leica M6와 같은 위치에 있는 도구인 것이다. Version 28.0(141216) 이후로 새로운 판이 나왔는지 아직 확인해보지 않았다.

Current Consed Features

스피커 유닛 교체는 결국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자작 스피커 시스템의 유닛을 좀 더 큰 것으로 바꾼 이야기(링크)... 결말은 슬프게 끝난다.

거실의 오디오 앰프에 물렸을 때에는 조금 더 나아진 소리를 낸다고 믿었었는데, 막상 방으로 가져와서 나의 주력 오디오 기기인 진공관 초삼결 앰프에 물리니 여전히 빈약한 소리가 난다. 결국 스피커 '통'의 설계 미스인 것일까, 아니면 너무 저가형 유닛을 쓴 것이 문제일까.

이런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서 일부러 싼 유닛을 골라서 작업을 해 본 다음, 그래도 개선이 없으면 이제는 더 이상 스피커 시스템 자체의 자작을 접을 생각을 했었다. 몇 번 경험도 해 보지 않은 채로 중도에 그만 둔다니 부끄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유닛 구입 비용이 별로 들지 않았다는 점으로 자위해도 소용이 없는 것이, 구멍을 넗히느라 톱질을 하다가 허리와 손목의 상태가 너무 안좋아져서 병원을 며칠간 다녀야만 했다. 생각해보면 돈이 더 많이 들어간 셈이다.

다시 인켈 SH-950 스피커가 진공관 앰프와 짝을 맺었다. 다시 귀를 기울여 들어보니 그렇게 빈약하지도 않다. 오늘부터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입한 부품들이 입수되는 중이니 앰프나 조금씩 고쳐나가야 되겠다.

그래도 스피커에 욕심이 생긴다면? 그때는 완성품을 구입해 보련다. 고려 대상은 Klipsch의 레퍼런스 시리즈 R-14M 혹은 R-15M, 아니면 엘탁스의 모니터 시리즈.

중국제 Nobsound 브랜드의 2-way 스피커들도 관심 대상이다. 이 물건들은 Qoo10 또는 ELS Korea 등지에서 비교적 좋은 조건으로 직구가 가능하다. 고려 대상 모델은 NS1900, NS2000, 또는 VF301 등이다.

10월 27일 대전시립교향악단 연주회 관람 후기

직장이 대전문화예술의전당 법인회원이라서 공연 관람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거의 거르지 않고 아내와 같이 참석을 한다. 생활 주변에서 누리는 작은 사치라고나 할까? 이제는 악장을 비롯하여 대전시향 멤버들의 얼굴이 익숙해질 수준이 되었다. 예를 들어 어제 접한 김필균 악장은 평소와 달리 약간은 차분한 헤어스타일이었다. 어제(2016년 10월 27일)에는 첼리스트 양성원의 엘가 첼로 협주곡과 말러의 교향곡 1번 <거인>의 연주회가 있었다.


연주회를 기다리면서 대전문화예술의전당 내에 있는 음반점에서 CD를 하나씩 구입하고는 한다. 이번에는 그냥 눈 앞에 보이는 앨범 를 골랐다. 잘 모르던 재즈 피아니스트 곽윤찬의 2005년도 앨범이다. 한국인 최초의 블루노트 레이블 소속이 되기도 한 저명한 중견 연주자를 아직도 모르고 있었다니... 피아니스트 송영주와 드러머 하비 메이슨(포플레이의 멤버로 잘 알려진)의 앨범을 하나씩 사서 들으면서 피아노와 어쿠스틱 베이스, 그리고 드럼으로 이루어진 재즈 트리오의 '미니멀'한 연주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연주회 평을 세심하게 할 수준은 못된다. 악기 편성도 평소보다 훨씬 많았지만, 좌우 배치가 뒤바뀌어서 더욱 신기했다. 항상 왼쪽에 있던 하프가 오른쪽에, 항상 왼쪽에 있던 첼로와 콘트라베이스가 오른쪽에! 팀파니 주자도 두명이나! 곡 자체가 대편성을 요구하는 것이라 그랬던 것 같다.

대전문화예술의전당에서 직접 만난 첼리스트 중 기억에 남는 사람은 송영훈, 이상 앤더스, 그리고 이번의 양성원이다. 엘가의 첼로 협주곡 e minor는 처음 듣는 곡이었는데, 장중함과 기교가 넘치는 카리스마를 보여주었다고 할까? 흔히 보는 연주회용 복장이 아니라 마치 두루마기를 연상시키는 연보라빛 겉옷을 연주 중간에 훌쩍! 뒤로 넘기는 모습이 멋있었다. 이 연주자가 보케리니의 첼로 협주곡을 연주한다면 어떤 해석을 할지 궁금하다.

날씨가 차가와져서인지 기침을 하는 관객이 너무나 많아서 다소 산만한 분위기였는데, 악단쪽에서도 예기치 않은 소리(악기를 내려놓으면서 부딛히는듯한)가 많이 나서 좀 아쉬웠다. 말러의 교향곡 1악장이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아서 연주가 한참 진행 중인데 관악기 주자 너댓명이 발소리를 내면서 자리로 들어와 앉아서 정말 의아하게 생각했다. 이런 것이 악보에 표시되었을리는 없고... 합창이 포함된 관현악의 경우 악장과 악장 사이에 합창단이 입장하는 것을 본 일은 있지만 말이다. 워낙 유명하고 나에게도 익숙한 곡이라서 집중해서 듣기는 했지만, 연주도 어딘가 모르게 약~간은 산만하게 느껴져서 아쉬웠다. 단, 4악장 끝날 무렵에 호른 주자들이 일제히 일어나서 연주를 하는 것이 매우 이채로왔다. 이것도 악보에 표시가 된 것일까? 대전시립교향악단 여러분! 어제 너무 고생 많으셨는데 칭찬 일색으로 글을 쓰지 못해 미안합니다! 그래도 레퍼토리가 너무 좋아서 정말 즐거운 관람이었어요.. 늘 힘찬 박수로 응원합니다.



2016년 10월 24일 월요일

만약 스피커를 하나 또 만들게 된다면?

주말에 유닛 교체 작업을 하면서 육체적으로 많은 무리를 해서 오늘 출근 전에 한의원 신세를 져야만 했다. 원래 고질적인 문제가 있던 부분이 좋지 않은 자세로 목공 작업을 하면서 다시 드러난 것이다. 원래 일년에 한번 정도의 빈도로 문제를 일으키던 곳이니 그냥 그러려니 한다.

6.5인치 구내 방송용 유닛인 삼미 HA-165B60(이것이 과연 음악 감상에 적합할까? 실용주의자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이 아직 에이징도 되기 전에 머릿속은 다음번의 자작을 기획하기 시작하였다. 만약 멀지 않은 미래에 이를 실현하게 된다면, 이번의 교체 작업을 통해 여분으로 남게된 다음의 두 가지 유닛을 사용하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위의 것은 예전에 엘렉혼에서 팔던 저가형 트위터이고, 아래는 Toptone의 풀레인지 유닛인 F120U73-3이다.


하드보드지로 인클로저를 만들었던 경험까지 포함한다면 지금까지 2년 동안 총 세번의 스피커 자작을 한 셈이다. 인클로저를 고쳐서 스피커 유닛을 바꾼 것은 제외하자. 그렇다면 언젠가 착수하게 될 네번째의 스피커 자작에서는 조금 더 좋은 유닛을 쓰고 싶다. 그렇게 된다면 위의 사진에서 보인 스피커 두 조는 자작 커뮤니티에 적절한 수준에서 양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평소에 사운드포럼의 3-4인치급 풀레인지 성향의 4만원 이하 유닛들을 눈여겨보고는 한다. 왜 계속 풀레인지인가? 일종의 환상이 아닐까? 그저 만들기 쉽다는 점에 이끌린다는 것이 솔직한 고백이다. 청취 환경은 책상 위를 지향한다.

2016년 10월 22일 토요일

스피커를 5인치에서 6.5인치(삼미 HA-165B60)로 바꾸다

약 1년 반 동안 사용한 Toptone F120U73-3 스피커 유닛에 이제 작별을 고하게 되었다. 그동안 정말 수고가 많았다! 아직 이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결정하지 못하였다.


외형 치수 300 x 200 x 200 mm 짜리 인클로저(12T MDF)에 5인치급 유닛은 너무 작다는 것이 내가 내린 결론이었다. 내부에 나무토막을 채워서 용적을 줄여 보았으나 별 효과가 없었다. 이 통에 어울리는 적당한 가격의 유닛은 무엇일까? 차량용 동축 스피커? 차량용 콤포넌트 스피커?(우퍼와 트위터 한 조를 이렇게들 부른다) 하지만 쓸만한 차량용 스피커 유닛 세트도 몇 만원은 주어야 한다. 

'그래, 싼 물건을 써 보자!'

서울 출장 길에 장사동 아세아전자상가의 삼미전자 대리점에 들러서 6.5인치 유닛인 HA-165B60을 한 조 구입하였다. 다나와 최저가격은 5,500원이다. 대리점에 직접 가면 이보다 조금은 더 싸게 살 수 있다. 원래의 용도는 게임기, 앰프, 방송용 등으로 가정용 오디오 스피커로 쓸만한 물건은 아니다. 포터블 카세트 라디오에 들어갈 수도 있겠으나 그러기에는 직경이 너무 크다. 대표적인 특성은 정격 출력 10 와트, 재생 대역 100-16 Hz, sensitivity 88 dB SPL이다. 말하자면 이런 제품에 널리 쓰이는 유닛이다.


잠시 진공관 앰프에 물려서 소리를 들어보았다.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시원하게 소리가 난다.


기존에 사용하던 12T MDF 통에는 직경 107mm의 구멍이 뚫려있다. 이것을 145mm까지 넓혀야 한다. 구멍 크기가 작아서 실톱대는 들어가지를 않으니 쥐꼬리톱이 적당하다고 판단하여 철물점에서 3천원짜리 중국제 쥐꼬리톱을 하나 구입해 돌아왔다. 국산을 쓰고 싶었지만 가격이...


종이에 직경 145mm의 원을 그리고 칼로 도려낸 다음 인클로저 위에 놓고 네임펜으로 잘라낼 위치를 표시하였다.


톱질은 언제나 어렵다. 요즘 오른손목이 좋지 않은데 톱질까지 하다니... 첫번째 구멍을 뚫고 나니 요령이 좀 생겨서 두번째는 훨씬 수월하였다. 최종 마무리는 조각도와 사포를 이용하였다. 똑바른 원이 만들어지리라고는 애초에 기대하지 않았다. 만약 MDF판이 아니라 자작나무 합판이었더라면 얼마나 톱질이 힘들었을까?


작업을 밤 늦게 시작하는 바람에 나머지 구멍의 가공은 다음날 아침에 마쳤다. 선을 납땜한 뒤 바깥쪽에서 유닛을 장착했다. 40와트짜리 인두를 콘센트에서 빼지도 않은 상태에서 다 식은줄로만 알고 손으로 잡아서 화상까지 입었다.


흠... 이제야 통 크기와 스피커 유닛 크기가 잘 어울린다. 작업이 끝났으니 소리를 들어보자.


튜닝이 완료된 양산품 스피커 시스템과 비교한다면 당연히 밀도감은 떨어진다. 풀레인지로서의 한계도 당연히 남아있다(요즘 인터넷에서 자작용으로 팔리는 저가형 유닛에 '풀레인지'라는 말이 지나치게 남용된다. 휴대용 라디오에 손바닥만한 스피커 유닛이 하나 박혀있다고 해서 그것을 풀레인지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게 따지면 아파트 세대용 방송 스피커도 풀레인지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사실 HA-165B60도 전문 음악재생용 유닛은 아니니 풀레인지 스피커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약간 라디오스런 느낌이 없는 것은 아니나(실제로 에이징을 겸하여 튜너를 듣는 중) 이만한 가격에 만족할만한 소리는 난다. 오히려 통이 너무 고급인지도 모르겠다. 

자작에 대한 욕심은 항상 있지만, 앞선 두번의 경험이 전부 만족스럽지 않았기에 새로운 시도를 하기가 상당히 부담스럽다. 풀레인지에 대해 지나치게 큰 기대를 하는 것도 옳은 것 같지는 않다. 

2016년 10월 21일 금요일

스피커, 팔고 또 사고..

작년에 실험용으로 구입한 삼미 6.5인치 우퍼 드라이버를 철가방 공방 카페에서 처분하고, 오늘 서울 출장을 다녀오는 길에 아세아전자상가 삼미 대리점에 들러서 6.5인치 천장용 스피커 HA-165B60 2개를 구입하였다. 인터넷으로 사는 가격보다는 약간 더 싸다. 과연 이것이 여러모로 부족한 5인치 풀레인지 스피커보다 나은 성능을 보여줄 것인가? 우퍼와 트위터의 조합, 차량용 유닛 등 많은 고민을 하다가 내린 결론은 엉뚱하게도 PA용 스피커라니... 오늘 유닛 1조 구입에 든 비용은 점심값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사이즈를 키웠으니 당연히 배플판의 구멍도 어떻게 해서든 넓혀야 한다. 만약 이렇게 유닛을 바꿔도 별 소용이 없으면? 그러면 짧은 자작 인생을 접고 좀 더 좋은 유닛을 사용한 주문제작 혹은 기성품 스피커 시스템으로 갈 생각이다. 풀레인지를 고집하고 싶으면 사운드포럼의 적당한 소구경 유닛을 쓰든지, 아니면 클립쉬 레퍼런스를 구입하든지...

돌이켜보니 지금까지 장난감 수준의 스피커를 만들면서 유닛 1조 가격에 1만원을 넘겨본 일이 없다. 삼미 6.5인치는 예외였지만, 결국 자작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니까. 좀 너무하기는 했다.

처음으로 bioRxiv에 논문을 제출하다

bioRxiv.org는 생명과학 분야의 대표적인 preprint 서버이다. Preprint는 peer-review를 거치는 일반적인 학술논문 출판시스템의 한계점(예: 논문 공개에 너무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을 극복하고자 만들어진 것이다. 이에 대한 조금 자세한 설명은 꼭 일년 전에 올린 내 글에 기록해 두었다.

약 일년 동안 분석하고 다듬은 연구 결과를 처음으로  bioRxiv에 실었다.

Contamination as a major factor in poor Illumina assembly of microbial isolate genomes

Haeyoung Jeong, Jae-Goo Pan, Seung-Hwan Park
doi: http://dx.doi.org/10.1101/081885

왜 preprint로 발표하게 된 것인가? 생물학적 서열을 활용한 연구 논문의 경우 GenBank/DDBJ/ENA와 같은 공공 서열 데이터베이스에 이를 공개해야 한다. 이번 연구의 경우는 일루미나 기법을 이용한 미생물 genome assembly의 문제 '일부'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시퀀싱 자료를 제공한 분들(전부 공저자는 아니다)이 서열 데이터의 공개를 원하지는 않았으므로 논문 출판에 대한 새로운 모험을 해 본 것이다. 임팩트 팩터니, SCOPUS 등재니 하는 것은 신경을 쓰지 않기로 했다. 더 늦어지기 전에 결과를 공개하는 것이 과학계를 위해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bioRxiv의 또 다른 특징은 코멘트를 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참조하여 개정판을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 지난 3월 경, 이 내용을 가지고 학회 구두 발표를 준비하면서 이만하면 잘 구성이 되었다고 생각하였었다. 그러나 6개월 가까이 지속적으로 수정을 하게 되었고, 영문 교정을 거쳐서 bioRxiv에 제출하기 직전(바로 같은 날), discussion에서 가장 많은 수정이 이루어졌다. 그러니 bipRxiv에 공개한 뒤 독자들의 코멘트가 붙는다면 이것을 가지고 더 나아진 논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2016년 10월 14일 금요일

스피커통 개조 계획

스피커 드라이버(유닛)의 구경을 키우면 내가 지금 겪고 있는 문제가 해결될 것만 같은 착각이 빠진 상태이다. 비싼 유닛을 쓸 생각은 별로 없다. 국산 삼미의 6.5인치급 중에서 골라 보련다. (1) PA 스피커로 구분되는 천장용 스피커 유닛인 HA-165B60과 (2) 음악용 우퍼인 CWR-165B50AT가 고려의 대상이다. 두 스피커의 SPL 곡선 특성을 비교해 보았다.

설계 개념, 가격, 자석의 무게(다른 중요한 파라미터는 잊어버리자) 등등을 고려하면 당연히 (2)가 더 좋은 선택이다. 그러나 이것은 진정한 우퍼이므로 트위터를 달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에 자꾸 눈길이 가는 것은 작년에 사다 놓은 놀고있는 유닛이 하나 있다는 것이고, 심각한 크로스오버 네트워크 없이 달랑 콘덴서 하나를 연결해 놓은 저가 트위터도 한 조를 이미 갖고 있다는 것이다.

풀레인지 스피커에 고음을 보충하기 위한 트위터를 콘덴서 하나만 이용한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경우는 종종 있다. 그런데 우퍼에 트위터를 달아서 2-way를 만들 때에도 이렇게 해도 괜찮을까? 사실 나도 자신은 없다. 하지만 10만원 내외 혹은 그 이하에서 팔리는 2-way 스피커는 십중팔구 이러한 구성인 것으로 알고 있다.

스피커통의 전면 배플 구멍은 실톱으로 더 크게 도려내면 된다. 대신 스피커 유닛은 바깥쪽에서 고정해야 보기에 좋을 것이다. CNC를 이용하여 배플면을 턱이 지게 가공하여 스피커를 매립하면 얼마나 좋을까? 이미 상자의 형태가 다 짜여진 상황이니 꿈과 같은 소리이다. 

집에서 사용하는 TDA7265 앰프의 볼륨 폿(동네 부품점에서 파는 개당 500원짜리 B형)이 말썽이라서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몇 개를 주문하였다. 미니 4각 A형 제품으로 PCB가 같이 달린 것이다. 손쉬운 연결을 위해 JST-XH 3P 커넥터가 달린 케이블과 RCA 단자도 몇 개 주문하였다. 비록 스테레오 실드선이 연결된 것은 아니나 실용상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자작 스피커의 흡음재 튜닝은 무위로 돌아가다

스폰지까지 구입하여 자작 스피커통 내부에 바르는 수고를 하였지만 역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어딘가 치밀하지 못한 소리, 그리고 '동굴 속'에서 울려나오는 듯한 소리... 첼로나 피아노 소나타 정도를 듣는다면 그 나름대로 귀를 즐겁게하는 통울림으로 참을 만하겠지만, 일반적인 용도의 음악 감상에는 영 적합하지 못하다.

고민 끝에 스피커를 바꾸어 버렸다. 거실에 있던 아이와 마이크로콤포넌트 오디오의 스피커를 방으로 들고 와서 연결하였다. 임피던스가 6옴이라서 진공관 앰프의 4옴과 8옴 출력 단자 어디든 연결 가능하다. 8옴에 연결하는 것이 좀 더 차분하고 단정한 소리를 낸다.


적당히 통을 만들어서 스피커 유닛을 넣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보급형 오디오에 딸려오는 스피커 시스템의 유닛보다 훨씬 좋은 제품을 쓰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결국은 좋은 소리를 내기 위한 최종 튜닝이 문제다. 왜 나의 '풀레인지' 자작 스피커는 좋은 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일까? 유닛 자체가 아이와 스피커 시스템보다 못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최적화를 끝내 이루지 못한 가장 큰 변수는 통의 체적이라고 생각한다. 5인치급의 유닛을 달기에는 너무 큰 통이 아닐까?

자작 스피커를 치워버리고 깡그리 잊어버리느냐, 아니면 조금 더 큰 구경의 유닛을 가지고 계속 도전을 계속하느냐, 그것이 문제이다.

2016년 10월 9일 일요일

Upgrade plugin을 이용한 도쿠위키의 손쉬운 업그레이드

도쿠위키를 쓰다보면 새 버전이 나왔다는 메시지를 가끔 만나게 된다. 호스팅 서버에서 지금 돌리고 있는 도쿠위키 버전은 Detrirus(2015-08-10a)인데 지난 6월에 Elenor of Tsort가 나왔고 뒤이어서 hotfix release 버전이 등장하였다.

도쿠위키 공식 문서에 나온 업그레이드 방법은 shell 환경을 쓰는 것을 전제로 한다. 내가 사용하는 호스팅 서버는 웹브라우저에서 돌아가는 FTP기능만을 제공하므로 업그레이드를 하려면 약간의 트릭을 써야 될 것 같았다. 좀 더 쉬운 방법이 없을까? 도쿠위키 문서를 뒤지니 upgrade plugin을 쓰면 된다고 하였다.

Admin 메뉴로 들어가면 Extension Manager가 있다. 여기를 클릭한다.


Search and install 탭을 선택하고 검색창에 upgrade를 입력한다.


그러면 upgrade plugin이 나타날 것이다.


Install 버튼을 클릭하여 설치를 진행한다. 다시 Admin 메뉴로 돌아오면 Additional Plugins라는 새로운 메뉴가 생기고 그 하위에 Start upgrade가 보일 것이다. 


이제 업그레이드를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났다. 이제 클릭만 반복적으로 하면 자동으로 도쿠위키의 업그레이드가 간편하게 이루어진다.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 도쿠위키의 첫 화면으로 돌아왔다. 이제는 성가신 새 버전 업그레이드 알림이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간단하게 업그레이드가 될줄은 정말 몰랐다. 매번 남이 만들어놓은 서비스만 이용하면서 이렇게 경이로움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