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10일 일요일

베이스 기타는 피크로 치는 것이 아니다?

일렉트릭 베이스 기타는 절대로 피크로 치는 것이 아니라는 의견이 아주 많다. 기타에 대한 경험이 일절 없이 베이스를 처음 잡는 사람이라면 손가락으로 줄을 퉁기는 핑거 피킹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하지만 일렉트릭 베이스의 세계에서는 '꼭 이래야만 한다'는 불문율이라는 것이 상대적으로 적다. 연주에 사용하는 손가락은 처음에는 엄지였다가 엄지+검지, 검지+중지로 점차 바뀌었다고 한다. 지금은 검지와 중지를 사용하는 것이 대세이지만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얹는 곳, 검지와 중지의 각도, 피크를 쥐는 법 등 개인마다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아서 익숙해지면 그만이다. Think Lizzy의 메인 작곡가이며 베이시스트이자 보컬이었던 필 리놋(Phil Lynott) 또한 피크로 베이스를 연주하지 않았었던가. 두 장의 LP(Live and Dangerous와 Black Rose)를 오래전에 소장하였으나 지금은 찾을 길이 없다.

익선동의 한 카페에서 약속이 있었던 아내를 데려다 주고 돌아오는 길에 잠시 낙원상가에 들렀다. 베이스 전용 피크를 사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느 매장을 가는 것이 좋을지 결정하지 못하고 무작정 골목을 따라 걷고 있는데 멋진 베이스 연주 소리가 들렸다. 그곳은 바로 더원악기라는 베이스 기타 전문 매장이었다. 박승원 대표는 베이스 전공자로서 기타 매장에서 일하다가 11월에 베이스 전문 매장을 열었다고 한다. 유튜브 핸들도 운영하고 있는 박 대표는 박점장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고 하였다.



베이스 기타용 피크를 종류별로 전부 구입해 보았다. 기타 교본에서나 보았던 정삼각형 모양의 피크, Hina Hikawa라는 만화영화 등장인물이 그려진 ESP 피크(1.15 mm로 추정), 그리고 Ken Smith의 1.5 mm 피크. Ken Smith는 하이엔드 베이스를 만드는 회사라고 한다. 아들에게 물어보니 Hina Hikana는 2014년부터 시작된 BanG Dream!(한국에서는 반도리, 방도리, 밴드림 등으로 불림)이라는 미디어 믹스 프로젝트(이건 또 뭔지?)의 등장인물이라고 한다. 이런 쪽 문화에는 익숙하지 않아서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크기 비교를 위하여 던롭 Jazz III(0.88 mm)와 같이 늘어놓고 촬영을 해 보았다.



쓰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알려진 가장 오른쪽의 정삼각형 피크도 그렇게 어색하거나 불편하지는 않았다. 반드시 손가락으로 쳐야 한다는 편견을 버리고 피크도 적극적으로 사용해 보고 싶다. 슬랩? 그런 것은 나중에...

베이스가 좋은 점은 무슨 음악을 틀어 놓고도 같이 맞추어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다음 연습곡은 Earth, Wind and Fire의 September. 연습할 곡은 유튜브에 얼마든지 널려 있다.



2023년 12월 7일 목요일

매우 유용한 OpenShot Video Editor 튜토리얼

2006년 미디어오늘에 실렸던 글('동영상(動映像)' 용어 없어도 된다)을 인용하는 것으로부터 오늘의 글을 시작해 본다.

광의적 풀이로 보면 영상은 사진 등 정지 화상(畵像)과 영화 같은 움직이는 화상을 통칭한다고 볼 수 있다. 반면 협의적로는 움직이는 화상, 예를 들면 영화나 TV의 화상을 가리키는 말로 해석된다.

국어학적으로 보더라도 영상이란 단어에 이미 움직이는 화면 즉 동화상(動畵像) 뜻이 내포돼 광범하게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앞에 굳이 동(動)자를 추가할 경우 '역전 앞'처럼 불필요한 동어반복일 뿐이다.

사전적 의미나 용어의 어원, 방통융합이란 시대적 추세 등을 종합 고려할 때 동영상이란 단어는 영상이란 단어 하나로 통일해 사용할 수 있음에도 불필요하게 쓰이는 군더더기 용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국어사전에 의하면 영상(映像)은 빛의 굴절이나 반사 등에 의하여 이루어진 모습, 즉 영사막이나 텔레비전 등의 화면에 나타나는 모습을 의미한다. 따라서 손으로 그렸거나 인쇄한 사물의 모습은 영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움직임이 있는지의 여부는 별로 중요하지 않는다. 움직이는 모습이면 반드시 '동영상'이라고 부를 필요는 없으며, 정지든 움직이는 것이든 전부 '영상'이라는 한 낱말로 쓰면 된다.

그래도 관습은 무서운 것이니 오늘의 글에서는 동영상이라고 부르도록 하겠다.

취미 수준의 동영상 편집을 위해 나는 OpenShot Video Editor를 사용하고 있다. 무료 소프트웨어이고 사용법이 비교적 간단하여 유튜브에서 짧은 튜토리얼을 하나 찾아서 본 뒤 대충 기능을 짐작하여 사용해 왔다. 다음은 2020년 6월에 공개된 10분짜리 튜토리얼('Tutorial for Beginners in 10 MINUTES!')이다.


2023년도에 공개된 또 다른 튜토리얼 ('Tutorial for Beginners in 9 MINUTES!')을 보니 그동안 잘 몰랐던 중요 개념(keyframe, reverse transition 등)이 소개되어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다. 두 동영상 모두 Skills Factory 유튜브 핸들에 3년 간격으로 올라온 것이라서 뒤의 것이 앞의 것의 업데이트라고 보면 될 것 같다.


Keyframe이란 비디오 클립의 특성(property) 집합으로서 시간적 위치가 매우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모든 비디오 클립의 시작 부분에 default 설정 적용된 하나의 keyframe이 위치하게 된다. 클립의 중간에 특성을 바꾸려면 red marker를 원하는 위치에 놓은 뒤 특성의 각 요소를 원하는 대로 고친다. 이렇게 하면 트랙 위에 놓인 작업 대상 클립의 해당 위치 아래에 새로운 keyframe이 위치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작은 하얀 점이 생길 것이다.

Transition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클립을 이동하다가 시작과 끝이 서로 겹치면 자동적으로 transition이 생겨나지만 그 조건이나 작동 방식은 좀 더 탐구를 해 봐야 한다. 겹치는 클립이 동일 트랙 위에 있는가? 겹치는 시간이 지나치게 짧은가? 한 트랙이 다른 트랙에 완전히 포함되는가?

OpenShot Video Editor의 기본적인 동작에 매우 무지하였음을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되었다. 위에 위치한 트랙이 아래에 있는 것에 우선하여 보여진다는 것도 미처 알지 못했었으니 말이다. 따라서 맨 위의 트랙은 비워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방금 임포트한 프로젝트 파일(동영상)을 미리 보려면 맨 위의 트랙에 두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멀티미디어 작업을 위한 무료 소프트웨어(GIMP, Inkscape, OpenShot, OBS Studio, Waveform Free...)가 이렇게 많이 있다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2023년 12월 4일 월요일

ThinkPad E14 G3의 액정 교체

어이없는 사고로 노트북 컴퓨터의 액정 화면을 망가뜨리게 되었다. 파견 근무지에서 개인 용도로 쓰는 컴퓨터는 이것 하나뿐인데 화면이 나오지 않으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외부 모니터를 연결하여 급한 일을 처리해 놓은 다음 출근하여 한국 Lenovo 서비스센터로 전화를 해 보았다. 소비자 과실로 망가진 하드웨어를 무상으로 교체해 주는 완벽하고 비싼 보증 서비스를 받은 것도 아니라서 전액 내가 수리비를 부담해야 하는데 그 가격이 생각보다 매우 비쌌다.

사설 서비스 센터에서 교체를 하기로 마음을 먹고 검색을 해 보았다. 비교적 가까운 곳에 노트북 컴퓨터 액정 전문 수리점(액정테크)이 있어서 미리 견적을 받은 뒤 점심시간 직후에 방문을 하였다.

수리 직전의 끔찍한 모습.

이 기종의 노트북에 들어가는 것과 동일한 LCD 패널 중 불량 화소가 딱 하나 있어서 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것을 골랐다. 교체에 걸린 시간은 30분 정도.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마시며 전화가 오기를 기다렸다.


정식 서비스 센터가 제시한 수리비보다는 훨씬 낮은 가격에 수리를 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그러나 지출을 할 필요가 없었던 돈을 순식간에 쓰게 되어 여간 안타까운 것이 아니었다.

수리를 마친 뒤의 모습.

다시는 이런 엉뚱한 사고를 겪지 않도록 조심하여야 되겠다.

생애 첫 녹음실 이용

지난 금요일, 자작곡에 보컬을 입히기 위하여 밴드 멤버들과 함께 마포구 망원동에 위치한 음악 연습실 겸 셀프 녹음 스튜디오를 찾았다. 마포구청역 5번출구 앞에 위치한 이곳의 이름은 녹음의 계절이다.

보통 녹음 스튜디오라고 하면 방음시설이 된 방 안에서 연주를 하고, 레코딩 엔지니어는 유리창 너머로 기계를 조작하면서 연주자와 의사소통을 하는 그런 멋진 시설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셀프 녹음 스튜디오에서는 악기 연주자 또는 보컬리스트가 오디오 인터페이스와 DAW를 조작하는 레코딩 엔지니어 역할을 동시에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칸막이가 나뉘어 있을 필요가 전혀 없다. 단, 마이크로폰으로 녹음을 하는 동안은 헤드폰으로만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만약 동행자가 있다면 조용히 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녹음의 계절 셀프 녹음실은 2 x 3m의 아담한 공간으로 세 명의 멤버 전원이 입실하기에는 조금 좁았다. 맨몸으로 가서 녹음실에 구비된 장비만을 이용하여 작업을 해도 되지만, 나는 큐베이스에 익숙하지 못하다. 관리자는 매우 친절하게 큐베이스 사용법을 동영상으로 안내하였으나 이를 숙지한 뒤 두 시간의 짧은 렌탈 시간 동안 실수를 하지 않고 작업을 마무리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하여 노트북 컴퓨터와 오디오 인터페이스(Behringer UM2)를 가지고 갔다. 녹음실에는 UA Volt 276이라는 좋은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있었으나 녹음실의 장비 중 RODE NT1A 콘덴서 마이크로폰을 쓰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만약 다음에 이곳을 한번 더 찾는다면 내 노트북 컴퓨터에 UA Volt 276 드라이버를 설치하여 Waveform FREE로 녹음 작업을 할 생각이다. 

접근성, 장비, 자가 녹음을 위한 안내, 대여 비용, 부대 시설 등 셀프 스튜디오로서 녹음의 계절은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모든 악기 트랙이 Waveform FREE의 프로젝트로 전부 준비된 4분 정도의 곡 하나('Leema funk')에 보컬과 랩을 입히는 작업이라서 시간이 부족하지는 않았다. 작사·작곡 및 모든 악기의 연주를 담당했던 내가 메인 보컬을 담당하였다. 고백하자면 나는 남들이 감상할 수준이 될 만큼 노래를 잘 부르지는 않는다. 음역도 베이스에 가까워서 고음을 잘 내지도 못한다. 하지만 이 일을 위해 외부에서 보컬리스트를 영입한다거나 내가 단기 보컬 레슨을 받는 등의 다른 대안을 실행할 형편이 되지 못하였고, 곡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내가 기여한 정도를 생각한다면 경험을 녹여낸 가사를 담은 노래를 직접 부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보컬 트레이닝을 받을 생각은 언제나 갖고 있다.

작곡·편곡·연주·녹음을 전부 혼자 해결하는 취미 음악인이 노래까지 잘 불러야 한다는 법은 없다. 그러나 '성대'라는 몸 악기를 잘 다루게 되면 음악 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

랩 가사와 퍼포먼스는 다른 멤버(드럼 연주자)에게 일임하였다. 드럼 실연주를 녹음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라서 이번에는 내가 DAW에서 프로그래밍한 것으로 대신하였지만, 언젠가 여건이 된다면 연습실에서 단일 마이크로폰 드럼 녹음을 시도해 보고 싶다. 마이크로폰 앞에 서기를 꺼리던 다른 멤버를 설득하여 랩 일부를 부르게 함으로써 모든 멤버가 녹음에 참여하게 만든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녹음하랴 편집하랴... 바쁘다 바빠.

뒤늦게 발동이 걸린 음악 취미를 만약 20년 전쯤에 시작했다면 지금은 훨씬 더 발전된 모습이 아니었을까? 그때는 이미 건반과 일렉트릭 기타를 갖고 있었으며, 다만 컴퓨터로 녹음을 하기에는 그렇게 좋은 환경은 아니었다. 인생은 알 수 없는 것이니, 서로 자극을 할 수 있는 좋은 동료들을 만나서 늦게나마 음악 만들기에 흠뻑 빠진 것이 오히려 잘 된 것일지도 모른다.


2023년 12월 5일 업데이트

보컬과 랩을 입힌 뒤 편집과 수정을 거쳐서 내가 일하는 조직(국○○정실)의 연말 내부 행사 때 재생하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 되었다고 자부한다. 이를 유튜브에도 올릴 것인가? 노래가 포함되지 않은 초기 음원은 이미 공개가 되어 있다. 가사가 다소 민감할 수 있어서 내부 허락을 받아야 완성본의 공개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

2023년 11월 28일 화요일

Leema funk + Funkytown(Lipps Inc.) - 베이스까지 직접 연주하여 녹음해 보기

Leema funk + Funkytown의 2023년 11월 28일 버전. 이번에는 일렉트릭 베이스도 직접 연주하여 녹음하였다. 드럼은 실제 악기로 대체할 수 없으니 MIDI로 찍었고 나머지 악기(기타, 신시사이저...)는 전부 실제 연주이다. 흠, 그래 봐야 세 가지의 악기를 직접 연주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신시사이저는 두 가지 가상 악기의 음색을 네 개의 트랙에서 나누어서 녹음한 상태이다. 물론 실수를 감추기 위해 DAW에서 온갖 편집 기능을 동원하였다. 나에게 '원테이크 녹음'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므로.


실제 한 곡을 끝까지(?) 녹음해 보면서 베이스를 깔끔하게 친다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타를 다루어 본 경험이 있다고 하여 베이스 연주를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었다. 오른손 검지와 중지의 균등한 놀림, 손톱의 상태, 엄지손가락을 어디에 둘 것인가의 문제, 손가락이 현 위에서 미끄러질 때 나는 소음의 통제 등등... 일렉트릭 기타 또는 베이스는 가는 철사를 중심선에 둘둘 감은 상태의 현을 쓰기 때문에 손가락이 현에 닿은 상태에서 프렛을 옮기기 위해 좌우 방향으로 움직일 때 미끄러지는 소리가 난다. 이 소리는 어쿠스틱 또는 일렉트릭 기타에서는 연주의 일부로서 자연스럽게 느껴지지만 베이스의 경우는 최대한 들리지 않게 하는 것이 정답인 것 같다.

베이스는 별다른 이펙터가 없어도 큰 문제가 없으므로 DI box(active) + mixer +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써서 녹음하였다. DAW에서 컴프레서를 적용한 것이 전부이다. 내 베이스는 넥과 브리지쪽 전부 험버커 픽업을 채용하고 있어서 잡음도 적고 단단한 소리가 난다.

기타도 다시 녹음하고 싶다. 편집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렬 상태가 매우 불량하기 때문이다. 방구석 싸구려 녹음 스튜디오에서 보잘것없는 악기와 장비로 꼼지락거리는 수준이지만 진심을 담은 오리지널 음악을 만들어 보고 싶다. 하하하...

뜻하지 않은 부상의 뒷이야기[6]

부상 후 6주 4일이 되던 어제, 다시 S대학병원을 찾았다. 위팔뼈 전위부 골절이 완전히 유합되어 둥근 모습을 갖추었을 것을 기대하였으나 마치 이가 빠진 동그라미처럼 약간의 빈 틈이 남아 있었다. 부러지면서 뼈 가장자리가 바깥으로 약간 터져 나온 부분도 여전히 보였다. 담당 의사의 말로는 고르게 제 형태대로 "리모델링"이 될 것이라고 하였다. 아직 완치는 되지 않았으나 깨졌던 위팔뼈의 전위부가 회복되면서 둥근 모습을 되찾아 나가는 과정이 엑스레이 영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 매우 신기했다.

이번 기회에 어깨 보조기를 완전히 벗어도 된다는 말을 들을 줄 알았지만, 외출을 할 때에는 여전히 어깨 보조기를 착용할 것을 권하였다. 다음 외래 방문은 정확히 한 달 뒤이다. 그때쯤이면 최소한 골유합은 완전히 이루어져 있을 것이다. 어차피 세 달은 걸린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이제부터 본격적인 맨손 재활운동을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왼손으로 오른쪽 손목을 붙들고 양 팔을 펼친 자세로 앞쪽으로 들어 올려서 오른쪽 위팔이 귀를 스치도록 바싹 붙여서 머리 위까지 올린 다음 팔을 뒤로 돌려서 완전히 회전하는 동작을 하루에 300회 실시하라고 하였다. 특별히 재활 운동용 기계를 쓸 필요는 없다고 하였다. 현재 팔꿈치와 어깨 상태로는 상당히 어려운 과제이다. 어깨를 돌리면 특정 각도에 이르렀을 때 힘을 주기가 어렵고 통증이 느껴져서 마치 이러다가 어디가 빠지거나 오히려 손상을 입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들 지경이기 때문이다. 팔 곳곳에 아직 통증이 남아 있는 상태로 운동을 하기는 힘들어서 일단 전에 먹던 진통제를 4주 더 처방 받았다. 

팔꿈치 관절(주관절)의 통증이 있다고 말하였으나 담당 의사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하였다. 처음에는 어깨보조기를 차는 동안 주관절에 강직이 왔던 것으로 셀프 진단을 내렸었다. 다쳤을 때 주관절 주변의 연조직에 손상이 왔을 수도 있다. 주관절을 펼치고 구부릴 때 아픔이 느껴지는 것은 관절염의 주된 증상이라고 하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던 관절이 부상과 더불어 관절염과 유사한 증세가 생길 수 있는 것인지?

다친 이후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손가락이 저린 증세도 종종 나타났다. 혹시 부상으로 인한 주관증후군(cubital tunnel syndrome, 팔꿈치터널증후군이라고도 함; 대한정형외과학회의 관련 정보)인가? 팔꿈지 관절에서 척골신경(ulnar nerve)이 눌려 발생하는 주관증후군은 외상이 그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즉, 퇴행성 관절염이나 무리한 스포츠 활동으로 외상을 당한 경우, 또는 팔을 무리하게 비틀거나 구부리는 동작으로 인해 척골신경에 압력을 준 경우가 원인이 된다. 척골신경은 팔꿈치 뒤쪽의 인대와 구멍 사이를 지나므로 여러 원인으로 터널이 좁아지면 신경이 눌려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다쳤던 당시 오른팔을 활짝 편 상태로 넘어졌던 것을 기억한다. 그 과정에 과도한 비틀림이나 압박이 생겼었을 수도 있다.

그림 출처: 가제트병원.


주관증후군에 나타나는 팔꿈치의 통증과 약지 + 새끼손가락의 통증(저림)이라는 주요 증세가 나의 상황과 매우 유사하다. 그러나 주관절을 수동적으로 움직였을 때 가동 범위가 예전보다 좁은 것은 확실하므로, 단지 신경의 문제가 아니라 어느 정도의 관절 강직이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밤에 부목을 대고 팔을 곧게 유지하는 것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나는 평소 몸 위에 팔을 공손히 모으고 자는 버릇이 있고 다친 직후에는 어깨보조기를 차고 팔꿈치를 90도로 꺾은 상태로 온종일 있었으니 만약 척골신경이 눌렸다면 이를 더 악화시켰을 가능성이 있다. 물론 내 맘대로 진단을 내려서는 곤란할 것이다. 근전도 또는 신경 전도 검사를 해야 주관증후군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재활과 생활습관 교정을 해 보고, 다음번 외래 방문 시까지 나아지지 않는다면 제대로 상담을 해 보아야 할 것이다. 

새로 진통제를 받아서 복용하는 한 달 동안에는 팔꿈치와 어깨의 통증을 잠시 약효에 맡기고 어깨관절 재활 운동에 힘쓰도록 하자. 

부상 후 꼭 6주가 되었던 지난주 목요일, 얄궂게도 회의 일정이 잡혀서 같은 장소에 가게 되었다. 그곳은 바로 서울역공간모아(서울 중구 통일로 26 한일빌딩)! 여기서 열렸던 세미나 참석 후 근처의 지하도를 급히 내려가다가 넘어졌던 것이다. 

그런데 내가 넘어졌던 지하도를 명확히 기억하기 어려웠다. 위치상으로는 분명히 그 지하도가 맞는데,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의 굴곡과 미끄럼방지 패드 등이 내가 기억했던 모습과 영 달랐다. 심하게 다친 경우 당시의 기억을 명확하게 기억하기 어려운 일이 종종 생긴다고 하였다. 시각과 기억이란 이렇게 불완전한 것이로구나!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2023년 11월 30일 업데이트

무릎 타박상에 생겼던 딱지가 부상 후 7주가 되기 며칠 전에 완전히 떨어져 나갔다. 꼭 7주째가 되는 오늘 현재 더 이상 진물이 배어 나오지 않는다. 피부를 절개하는 아주 간단한 수술을 해 본 경험이 있지만 보통 보름 정도면 충분히 아물었었다. 회복하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는 외상을 입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3년 11월 27일 월요일

일렉트릭 베이스 심심풀이 녹음(Pink Floyd - Money) 독학 자료

기타와 베이스는 이조 악기(조옮김 악기, transposing instrument)인가? 악보에 적힌 그대로, 즉 약속대로 연주하면 한 옥타브 낮은 음이 나므로 엄격하게 따지자면 이조 악기의 범주에 넣을 수 있겠다. 그러나 옥타브 단위로 차이가 나기 때문에 그것을 잘 인식하기 어렵다.

기타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가온다(C4), 즉 낮음음자리표 악보와 높은음자리표 사이에 위치하는 C 음은 제대로 조율한 기타에서 5번현(A) 3번 프렛을 운지한 뒤에 퉁겼을 때 나는 소리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타에서 실제 나는 소리는 C3이다. 

그림 출처: Music and Theory. 간단한 악보는 Lilypond에서 직접 그려야 하는데 아직 능숙하지 못해서 다른 웹사이트의 것을 빌려왔다.


베이스의 음역은 기타에 비해서 한 옥타브 낮다. 따라서 베이스 기타에서 동등한 위치(A음 소리가 나는 3번현 3번 프렛) 음은 악보상으로는 C3이다.  그러나 실제 나는 소리는 C2에 해당한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두 번이나 가서 음악 관련 서적이 진열된 서가를 서성이다가 끝내 베이스 교본을 고르지 못했다. 40년 넘게 기타를 쳐 왔고 음악을 분석적으로 듣는 데에는 꽤 오랜 경험이 있다는 이유로 충분히 독학이 가능할 것이라고 만용을 부리고 있다. 다음은 오늘 녹음한 Pink Floyd의 명곡 Money의 일부. 유튜브를 틀어 놓은 다음, 베이스를 DI box + Behringer Xenyx 802 믹서에 연결하여 Audacity에서 단일 트랙으로 녹음하였다. 배킹 트랙을 Audacity에 먼저 녹음해 놓은 뒤 오버더빙을 한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녹음한 것이라서 레이턴시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었다. 


아직 많이 부족한 소리이지만 험버커 픽업 특유의 탄탄하고 노이즈 없는 소리가 좋다. 만약 이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면 저작권 문제로 차단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서는 저작권 소유자의 요청에 따라서 수익을 창출한다는 옵션이 설정되기도 한다니, 커버곡이라고 해서 무조건 피하고 볼 일은 아니다.

제대로 레슨을 받으면 한 달에 끝낼 것을 독학으로는 6개월 이상(혹은 평생...) 끌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지만, 어떻게 해서든 독학으로 꾸려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냥 내 고집이다.

일렉트릭 베이스에 대해서는 완전 초보이기 때문에 오른손 엄지를 두는 위치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픽업 모서리에 둘 것인가, 가장 저음현인 E 스트링에 둘 것인가?

[박진욱의 베이스 연주 연구] 오른손 엄지 손가락 길들이기

사실 여기에 정답은 없다. 며칠 동안 베이스와 놀아 본 중간 결론으로는 E 스트링에 오른손 엄지 손가락을 두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무척이나 많은 악기 강좌가 나온다. 예를 들면 뮤직필드 같은 곳. 무료로 공개된 강좌도 있으니 기타나 피아노 등 원하는 것을 잘 찾아서 활용하면 된다. 유튜브에도 엄청나게 많은 일렉트릭 베이스 동영상 강좌가 있는데, 마음에 드는 강사의 것을 하나 정해서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하여 연습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일단 내가 선택한 것은 얼쓰비솔루션(Earl's Bass Solution)이다. 안치환과 자유밴드 고구려 밴드 및 YBY Group의 베이시스트인 얼쓰비(EarlsB) 님이 만든 총 27강으로 이루어진 베이스 기초 레슨영상을 끝까지 들어 보련다.

뮬에 오른 질문 '고수님들 베이스 독학 유튜브 채널 추천 부탁드립니다(집에 있는 베이스 썩어 없어지기 전에 다시 시작하렵니다)'에도 얼쓰비솔루션이 소개되어 있으니 많은 독학 베이시스트의 실력 향상에 도움을 주었을 것으로 판단하고 믿고 따라도 될 것이다.

다른 악기도 연습할 것이 많은데 어쩌다가 베이스의 길로 빠져들었단 말인가? 특히 진지하게 재즈기타에 대해서 연구를 좀 하려는 순간에 이런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아, 옆자리에 계신 김 모 박사님, 책임지세요! 

역시 인생은 예측할 수 없기에 아름답다.

2023년 11월 25일 토요일

Sonicake VExpress와 Korg AX3G의 궁합(expression 단자를 통했을 경우)

결론: 궁합이 잘 맞지 않는다.

어제 저녁,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의 음악연습실에서 두 번째의 합주 연습을 마쳤다. 시간이 많지 않아서 장비 모델명이 무엇인지 아직까지 자세히 살펴보지 못하고 있다. 음향장비의 사용법을 제대로 익힌 경험이 없기 때문에 소리가 나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지경이다. 공간은 비교적 넓은 편인데 보컬용 마이크를 통한 하울링부터 해결해야 한다. 

기타용 앰프로는 펜더의 트윈 리버브 앰프가 있지만 조절 놉을 한번씩 다 돌려보지도 못하였다. 미리 휴대폰에 배킹 연주 + 클릭(메트로놈)을 녹음하여 가져간 다음 파워드 믹서 CD/TAPE/AUX IN에 연결하였으나 음량이 충분하지 않아 드럼 연주자는 듣기 어려웠다고 한다. 차라리 다음번에는 믹서의 채널에 직접 연결하여 게인을 올리는 것이 나을 것 같다. 파워드 믹서의 오른편에  두 줄로 배치된 이퀄라이저가 무슨 용도인지를 전혀 몰랐었는데 집에 와서 이미지 검색을 해 보니 좌/우 채널 출력을 개별적으로 조절하기 위한 것이었다. 다음번 연습 때에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엉뚱한 방향으로 돌아간 노브는 없는지 점검을 해 보도록 하자. 아니, 사진이라도 남겨서 어느 회사의 무슨 모델인지 알아보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기타와 베이스는 각자의 앰프가 있다. PA 스피커는 보컬과 키보드를 위한 것이다. 우리 밴드는 정식 보컬이 없기 때문에 내가 연습을 위해 부득이하게 노래를 부르거나 음원을 조작하고 지시를 하는 등 역할을 하기 위해서 마이크를 써야 한다. 내가 서는 위치와 마이크 방향에 대해서 좀 더 연구를 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실제 공연을 한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매한 Sonicake VExpress 페달은 좀 더 연구를 해 보아야 한다. Korg AX3G의 출력에 연결하여 패시브 볼륨 콘트롤러로 쓸 때에는 완벽하게 동작을 한다. 왼쪽(OUT) 단자와 MIDI keyboard controller 사이를 TRS 케이블로 연결해도 잘 작동하였다. 


그러나 Korg AX3G의 expression 단자와 연결하면 동작이 좀 이상하다. 음량에 변화가 없다가 끝부분에 가서 갑자기 줄어든다. 마치 두 단계로 작동하는 것과 같다. 게다가 소리가 완전히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최대 상태의 1/3 정도가 되는 것으로 그친다. 

기타를 퉁기고 페달의 각도를 조절하여 신호 크기가 어떻게 변하는지 Audacity에서 녹음해 보았다. 소리가 완전히 줄어들지 않는다.


흥미로운 것은 페달을 닫았을 때(최소값) AX3G의 다운/업 페달 윗부분에 들어오던 LED가 전부 꺼지면서 디스플레이 창에도 'oF.'(아마도 'off'를 의미하는 듯)가 표시되고 모든 버튼과 노브가 작동하지 않는다. 마치 AX3G를 스탠바이 상태로 만드는 것 같다.

페달을 열었을 때.

페달을 닫았을 떄.

이 페달을 AX3G의 expression 단자와 연결하여 단순히 볼륨 제어용으로는 사용하지 못하는 것인지? 갑자기 생기초부터 다시 공부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나도 베이시스트가 되고 싶다

갑작스럽게 일렉트릭 베이스를 치고 싶어졌다. 직장인 밴드(트리오)의 베이스 연주자에게 이것저것 훈수를 두다가 베이스를 직접 쳐서 자작곡 녹음에 사용하면 적당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타와 베이스는 MIDI 건반으로 연주해서는 도저히 그 맛을 살리기 어려운 악기라는 점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이미 올해에 일렉트릭 기타를 두 개나 구입하였기에, 베이스 기타 구입에 큰 돈을 들이기는 곤란하였다. 국산 최저가 모델의 리퍼 제품 또는 중고 악기 중에 한참을 고민하다가 적당한 국내 제작 중고품을 골랐다. 어떤 브랜드로 팔렸는지는 모른다. 




험버커 픽업이 두 개 달려 있고 볼륨/톤 포트 등 전기 부품은 새것으로 교체한 것 같았다. 자세히 보면 도장과 머신헤드와 브리지 등의 금장 도금이 벗겨져 세월의 흔적은 느낄 수 있지만 그것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적당히 낡은 중고 악기라서 부딛히고 까지는 것에 신경을 전혀 쓸 필요가 없어서 좋다. 노브가 금장이 아닌 것으로 보아 새것으로 바꾼 것 같다. 

이 일렉트릭 베이스의 가장 큰 특징은 매우 날렵하고 가볍다는 것이다. 무게는 3.2kg 정도라서 3.7kg 수준의 데임 세인트 M250보다 훨씬 가볍다. 어깨 부상에서 회복 중인 나에게는 가벼운 악기는 축복이다!

평생 일렉트릭 베이스를 다루어 본 총 시간은 아마 30분 미만일 것이다. 학창시절 베이스를 치던 친구 것을 재미로 조금 만져본 것이 경험의 전부. 기타는 좀 다루어 봤으니 베이스 기타 역시 조금은 유사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처음으로 녹음을 해 보았다. 꽤 재미있다!



독학을 하기에 매우 적당한 악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타 실력이 좀처럼 늘지 않는 정체기에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좋은 악기가 아니겠는가? 더군다나 홈레코딩을 할 때 직접 연주 가능한 악기가 늘어난다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올해 알리익스프레스 마지막 구입품은 기타 정비용 넥 받침목이다. 자꾸 살림살이가 늘어난다...





2023년 11월 21일 화요일

전기기타용 소형볼륨 페달(Sonicake VExpress)을 구입하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지난 11월 11일에 주문한 소형 볼륨 및 익스페션 겸용 페달이 정확한 날짜에 도착하였다. Sonicake라는 브랜드의 VEXPRESS라는 제품으로 모델번호는 QEP-02. 광군제 기간이라 할인을 많이 받아서 3만 몇천 원에 구입할 수 있었다. 정식 명칭은 passive volume/expression combo pedal이다.

크기는 148.5 (D) x 65.5 (W) x 61 mm에 불과하다. 생각보다 작고 가벼워서 놀랐다. 저가형 볼륨 페달은 B형 포텐셔미터를 사용하여 음량이 갑자기 변한다고 하는데 이 제품은 그런 것 같지 않았다. 가격과 성능에 200% 만족한다. 어떤 페달은 최소 출력으로 놓았을 때의 음량을 세팅하는 두 번째의 노브가 있지만 막상 이러한 단순한 페달을 써 보니 그런 기능이 별로 필요할 것 같지 않다.


이것이 나의 페달 보드 버전 1이다! 페달과 멀티이펙터 사이는 짧은 패치 케이블로 연결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Korg의 전용 익스프레션 페달 EXP-2(국내 가격은 무려 10만원)를 살 필요가 없었다. 

위 사진에 보이는 멀티이펙터(Korga AX3G Modeling Signal Processor)를 제외하고는 사용을 해 본 경험이 없어서 신호는 오른쪽에서 들어와서 왼쪽으로 나간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볼륨 페달을 기타의 바로 다음에 배치하거나 또는 이펙터 후에 배치하는 방식 전부 가능한데, 나는 신호 체계의 가장 뒤에 두기로 하였다.

패시브 볼륨 콘트롤러로 사용하려면 위에서 보인 방식처럼 입력과 출력에 해당하는 케이블 2개를 쓰면 된다. 그러나 6.35mm TRS 케이블을 사용하여 볼륨 페달의 입력과 장비의 expression 단자를 이으면 또한 목적에 맞게 사용할 수도 있다. MIDI controller keyboard에 연결하여 expression을 조절하려면 새 케이블을 사야 한다.

Specification: input impedance (volume) 100k Ohms, pot resistance (expression) 10k Ohms, 148.5 (D) x 65.5 (W) x 61 mm (H), 280 g.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입한 기타 정비용 넥 받침대가 아직 배송되는 중이다. 물론 이것이 끝은 아니다. 또 무엇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이삼일만 기다려 보자. 내 모든 모험을 허락해 주는 아내에게 끝없는 감사를!

힌트를 제시하자면 '드럼을 제외하고 원맨 밴드가 할 수 있는 모든 악기를 다 갖추어 나가는 과정'에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악기는?

2023년 11월 19일 일요일

뜻하지 않은 부상의 뒷이야기[5]

부상 후 5주 3(38일)일이 지났다. 지난주부터는 어깨 보조기 착용을 조금씩 게을리하게 되었다. 다만 외출과 수면 때에만 철저하게 착용하고 있다. 뼈가 어느 정도는 잘 붙고 있다는 진단을 2주 전 외래에서 받았기 때문에, 이제는 관절 가동이 잘 되도록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재활을 시작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운 자세에서 일어나기 위해 그동안 골절상을 입지 않은 왼쪽으로 몸을 기울여서 간신히 일어나다가, 지금은 상체를 곧바로 굽히면서 일어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하지만 옆구리에서 등 뒤로 이어지면서 몸 깊은 곳에서 느껴지는 통증은 아직도 남아 있다. 자리에 엎드린 것도(물론 어깨 보조기는 풀고) 오늘이 처음이었다.

오른쪽 무릎에 앉은 딱지는 상처 회복에 따라 주변부가 조금씩 떨어져 나가면서 새끼손가락 손톱보다 조금 더 큰 정도로 줄어들었다. 옷에 쓸려서 저절로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일회용 반창고를 붙이는 정도의 처치만 해 두었다.

관절의 가동 범위는 매우 한심한 수준이다. 팔꿈치(주관절)와 어깨(주관절) 모두 그러하다. 초기에 비해서는 점점 나아지고 있지만, 보조기를 푼 상태에서 겨우 오른손으로 이를 닦고 밥을 먹을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오른손이 내 힘으로는 얼굴에 거의 닿지 않아서 세수는 아직 왼손으로만 하는 수준이다. 오른쪽 위팔은 근육이 줄어서 왼쪽에 비해 현저히 가늘어졌다. 어깨 관절을 돌려서 오른팔을 앞으로 드는 동작(굴곡)과 옆으로 들어올리는 동작(외전)은 90도까지는 그런대로 잘 되지만 그 이상은 제대로 움직이질 않는다. 그리고 오른손으로 왼쪽 어깨나 겨드랑이로 가져가려고 하면 어깨 관절의 앞쪽이 아프다. 참고로 상지 관절의 움직임 및 관련 근육의 명칭에 대한 자료는 조금만 검색하면 나온다. 예를 들어 '상지관절의 운동 및 움직임'과 같은 글이 있다.

다음 주 월요일, 즉 부상 후 6주 4일(46일)이 되는 날에는 정형외과를 가는 날이다. 골유합 정도는 엑스레이 영상으로 다시 확인이 가능할 것이다. 어깨 보조기는 언제 풀어야 하는지, 재활운동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듣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바로 그날은 결혼 30주년 기념일이기도 하는데, 이렇게 어이없는 사고를 당해서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할 마음의 여유를 갖지 못하였다. 잘 치유되는 중이라는 설명을 듣는 것으로 선물을 대신해야 될 것이다.

2023년 11월 20일 업데이트 - 어깨와 관련한 유용한 의학 및 재활 정보

    

2023년 11월 16일 목요일

[iTOL] Text label dataset을 이용한 자유로운 텍스트 장식

어제 쓴 글('iTOL 제어판에서 라벨 스타일을 일괄적으로 편집하기')에서는 내가 원하는 방식의 라벨 스타일 변경을 제대로 하지 못하였음을 밝혔다. 대신 text label dataset을 이용하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것으로 글을 마무리하였었다. iTOL을 익히던 초창기에는 dataset file이 이렇게 다양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테스트를 해 보니 과연 이것이 가장 완벽한 해결책임을 알 수 있었다. 오늘의 글에서는 이를 좀더 자세히 다루어 보기로 한다. 단, heatmap 자료의 column label에 대해서는 자유자재로 스타일을 바꾸는 것이 과연 가능한지 아직 알 수 없다.

나는 보통 유전체 염기서열 정보를 이용하여 트리를 만든다. 따라서 Newick tree file을 만들 때에는 assembly accession을 leaf label로 사용한다. 


Assembly accession으로는 무슨 생명체인지 알 수가 없으니 tree 파일의 ID와 실제 표시하고 싶은 학명 또는 균주 정보로 바꾸어야 한다. 가장 직관적인 방법은 labels dataset 파일을 사용하는 것이다. 위에서 보인 트리 자료에 대하여 적용할 labels dataset 파일 일부를 소개해 본다.

GCF_014288055.1,GCF_014288055.1 Agathobaculum sp. M2
GCF_900625105.1,GCF_900625105.1 Agathobaculum sp. Marseille-P7918
GCF_014287995.1,GCF_014287995.1 Agathobaculum sp. NSJ-28

분리자(쉼표)를 경계로 ID와 표시할 텍스트를 나열하였다. Assembly accession으로 나타낸 leaf ID를 균주 정보로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assembly accession + 균주 번호를 전부 나타내고 싶었기에 이러한 형태가 되었다. 이 파일을 적용하면 다음과 같은 트리 그림이 나온다.


이 상태에서 label text의 속성(색깔, 이탤릭, 볼드)를 바꾸거나 배경색을 지정하는 것은 style dataset 파일을 이용하면 된다. 파일의 데이터 라인은 대충 다음과 같다.

GCF_000807675.2,label,node,#000000,1,bold,#FAEEC3
GCF_900155735.1,label,node,#000000,1,normal,#FAEEC3
GCA_003096535.1,label,node,#000000,1,normal,#FAEEC3

만들어진 그림을 보자. 표시된 텍스트는 ID라는 단일한 필드이다.


이것으로 충분히 아름답다. 하지만 학명을 이탤릭으로 표시하지 못하였다. 제어판의 label style creator를 사용하면 라벨 안에 다양한 스타일 속성을 부여할 수 있다. 그러나 라벨을 공백(분리자는 변경 가능) 기준으로 나눈 뒤 특정 필드에 대해서 속성을 바꾸는 식으로 작동하게 되므로 2, 3번째 필드를 이탤릭으로 바꿀 경우 'sp.'까지도 무차별로 변환된다. 더욱 세밀한 조정 방법이 필요하다.

iTOL 도움말을 공부하다가 우연히 알게 된 text label dataset 덕분에 이 골치아픈 상황을 벗어나게 되었다. 이 데이터셋은 labels dataset 파일의 기능까지 어느 정도는 포함한다. 단, 내가 만든 샘플 그림에서는 ID(assembly accession)이 항상 표시된다. 파일의 데이터 라인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텍스트의 색깔을 바꾸는 것도 당연히 가능하고, 볼드와 이탤릭을 한꺼번에 표시할 수 있어서 매우 유용하다. Label position(external or internal)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의 데이터 라인에서 세 번째에 위치하는 숫자가 label position이다. -1, 즉 external로 설정해야 트리의 외부에 텍스트가 표시된다. 우리가 원하는 대부분의 상황에 해당한다.

GCF_025567315.1,<bi>Agathobaculum ammoniilyticum </bi><n>Sanger_34T</n>,-1,#000000,bold,1,0
GCF_015552745.1,<i>Agathobaculum butyriciproducens </i><n>1001099B_141217_D10</n>,-1,#000000,normal,1,0
GCF_027664705.1,<i>Agathobaculum butyriciproducens </i><n>AF94-03DA</n>,-1,#000000,normal,1,0
GCF_020687055.1,<i>Agathobaculum butyriciproducens </i><n>CLA-AA-H270</n>,-1,#000000,normal,1,0

결과를 살펴보자. 애초에 원했던 것이 고스란히 구현되었다. Leaf ID와 그 옆에 표시된 text는 분명히 별도의 필드라는 것이 한눈에 느껴진다.


다음은 iTOL 도움말에서 text label dataset의 활용을 극대화하여 나타낸 매우 화려한 사례이다. 여기에서 leaf ID가 보이지 않는 것은 Control panel > Basic > Display > Labels에서 'Hide'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만약 labels dataset만을 이용하였다면, 라벨을 보이지 않게 한 경우 leaf 옆에는 아무런 텍스트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제어판의 dataset editor에서 데이터를 하나씩 입력하거나 클립보드에서 복사해 넣어도 된다.


2023년 11월 17일 업데이트

iTOL에서 제공하는 text lable dataset template file(업데이트 작성 날짜 기준)에는 사소한 오류가 두 군데 존재한다. ALL_LABELS_ROTATION 변수는 정의되지 않은 것이라는 오류 메시지가 나오므로 주석 처리를 해야 한다. 그리고 파일 마지막 부분에 소개한 DATA example에서 Oryza sativa 라인이 잘못되었다. Leaf 3개짜리 가상의 트리를 만들어서 적용했을 때 Oryza sativa 텍스트가 표시되지 않아서 한참을 헤맸었다. 다음의 data example line을 보라.

DATA
#Examples

#node 9598 will have an external label 'Pan troglodytes' in bold red and twice the size of standard labels
#9598,Pan troglodytes,-1,#ff0000,bold,2,0

#node 9606 will have an external label with multiple mixed styles
#9606,<bi color='#006600'>Homo </bi><i>sapiens</i><sup size='0.5' color='#999999'>citation</sup>,-1,#000000,normal,1,0

#node 4530 will have an internal label 'Oryza sativa' in bold italic blue, starting directly over the node
#4530,Oryza sativa,0,#0000ff,bold-italic,1

데이터 라인은 ID, label, position, color, style, size_factor, rotation의 6개 필드로 구성되어야 하지만 Oryza sativa 라인에서는 맨 끝에 와야 하는 rotation이 빠진 상태이다. 여기에 ',0'을 추가해야 한다. 

데이터셋 템플릿 파일에 최종 수정일이나 버전 번호를 붙여서 관리를 하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오류 보고 겸 나의 의견을 간단히 적어서 iTOL 측에 보냈다(iTOL about & contact). 이메일을 보낸 다음날, iTOL의 개발자인 Ivica Letunic을 통해서 곧 수정되었다는 답장을 받았다. 개인 웹사이트구글 스칼라를 보니 이 사람도 보통 수준의 연구자가 아니다! 2006년부터 2021년까지 출판된 iTOL 논문의 저자는 전부 Ivica Letunic과 Peer Bork 두 사람이다! Peer Bork는 EMBL Heidelberg의 소장 아닌가...

2023년 11월 15일 수요일

iTOL 제어판에서 라벨 스타일을 일괄적으로 편집하기

분류학은 규칙을 매우 엄격하게 따지는 학문이라서 이를 조금이라도 어기면 불평을 듣기 십상이다. 예를 들어 미생물을 이명법으로 명명할 때 이탤릭체(기울임꼴)를 준수해야 하는 것이 그 중의 하나다. 웹 환경에서 작성한 글을 꼼꼼하게 교정하지 않고 배포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이탤릭체, 볼드, 또는 첨자와 같은 스타일을 엄격하게 준수하지 않은 글을 많이 접하게 된다. 인터넷 상의 글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정식으로 배포된 출판물에서 이러한 오류를 발견하고 미간을 찌푸리는 미생물 분류학자가 매우 많을 것이다.

2015년 4월부터 온라인으로 전환된 Bergey's Manual of Systematics of Archaea and Bacteria(BMSAB)에 새로운 속(genus)에 관한 챕터를 하나 투고한 일이 있다. 나는 공저자 중의 하나로서 2018년 하반기부터 이에 관한 유전체 분석을 시작하여 2019년 상반기에 투고를 했었는데, 에디터가 정년퇴임을 하면서 공중에 뜬 상태가 되었다가 올 초에 출판사로부터 다시 연락이 와서 그 사이에 새로 공개된 유전체를 포함하여 전면적인 분석을 다시 하고 최종본을 완성하여 리비전 형태로 보냈었다.

세 명의 저자 중 나와 교신저자가 전부 외부 기관에 나와 있기에 이메일 교신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라서 galley proof 처리 시한을 놓치고 말았다. 일반적인 저널은 48시간 내에 교정쇄에 수정을 하여 보내라고 하는데 이 저널의 경우 무려 14일의 기한을 준다. 이를 '저널'로 간주해도 옳은지는 잘 모르겠다. 웹사이트에서는 reference work라고 표현하였다. 처음에는 에디터의 사정으로 애를 먹였으니 게재 승인 후 교정 작업에서는 저자 집단이 애를 먹여도 좀 참아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다 하더라도 이미 DOI 번호(아직 미공개)도 나온 상태이니 올해 안에 출판이 되도록 최대한 작업에 박차를 가해야 되겠다.

프로덕션 에디터의 질의 중에는 내가 iTOL에서 만들었던 annotated tree 그림을 고해상도의 것으로 다시 보내달라는 사항이 있었다. 확대를 해도 글꼴이 뭉개지지 않는 PDF 파일이 있으니 그것을 보내면 된다. 

그런데...

Q11. Generally, the binomials are emphasised in italic. Please check and amend accordingly in Figure 2.

아이고, 57개나 되는 라벨을 미처 이탤릭체로 전환하지 않았더니 이런 요구를 하는구나! iTOL의 유료 구독이 끝난 뒤에 이 논문을 위한 트리 생성 작업을 진행했기에 변경 사항을 저장해 두지 못한다. 오직 tree 자료만 iTOL 계정에 남아 있을 뿐, 나머지 annotation file은 매번 드래그하여 넣어서 최종 트리를 만든 후 export를 해야 된다. 라벨을 개별적으로 더블클릭하여 이탤릭체로 만든다 하더라도, iTOL에 저장이 되지 않는다. 그러니 마지막 수정이라 생각하고 iTOL에서 작업을 완벽하게 해야만 한다.

이렇게 일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구독료를 납부하지 않고 좀 더 간편하게 라벨의 전체 수정을 할 방법이 없는지 도움말을 찾아 보았다. 'Defining multiple font styles within labels' 섹션에 그 방법이 설명되어 있었다. 라벨은 몇 개의 파트로 이루어지므로, 원하는 위치의 파트에 볼드, 이탤릭, 위 첨자, 아래 첨자를 각각 적용할 수 있다. 이 작업은 iTOL Control panel > Advanced > Other functions > Lable functions > Multi-style에서 하면 된다. 라벨 파트는 기본적으로 3개만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내 자료와 같이 (1)assembly accession (2)genus (3)species-epithet (4)strain의 네 파트 혹은 그 이상(스트레인 명이 여러 단어인 경우도 있으므로 파트 수는 더 늘어날 수 있음)으로 라벨이 이루어진 경우 오류가 있는 것으로 인식하므로, Lable style creator에서 'Add a lable part'를 클릭하여 최대의 파트 수를 갖는 라벨의 수에 맞추어야 한다.

iTOL 제어판(advanced 탭)에서 Label style creator를 사용하는 모습. 2, 3번째 필드를 일괄적으로 이탤릭체로 만들었더니 종이 확정되지 않은 것은 Genus_name sp.의 형태가 되고 말았다. 'sp.'는 다시 정상 형태로 되돌려야 한다. Label style creator에서 이렇게까지 세밀하게 조정하는 것이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다. Options에서 'Exclude labels: sp.'라고 하면 될까? 그렇지 않다. 'sp.'가 포함된 모든 라벨에 대해서 스타일 적용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iTOL에 저장된 트리 자료에 라벨 정보 파일을 올려서 이와 같이 스타일에 손을 대고 - 제어판에서 건드린 모든 것은 따로 기록을 해 두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 나머지 annotation file을 입히는 일에는 몇 분이 걸리지 않는다. 역시 찾으면 방법은 나온다! 하지만 해결이 불가능 한 것이 있다. Tree에 곁들인 heatmap에는 leaf(raw) label과 동일한 정보를 column label로 만들어 넣었는데, 이것에도 스타일을 적용하기는 매우 곤란하다.

그러나 문제점을 발견 하였다. 표준 균주의 라벨은 style annotation file을 통해서 볼드체로 만들어 놓았는데, 나중에 이탤릭화를 하면서 다시 얇은 글씨로 되돌아갔다는 점. 하이고... Inkscape에서 일일이 고쳐 보았으나 볼드와 이탤릭 속성을 동시에 줄 수가 없다. 워드나 파워포인트가 아니니 참고 살아야 하는 것 같다.

종합하자면 branch와 leaf label에 대한 색상과 스타일을 결정하는 annotation file(iTOL 도움말샘플)과 제어판을 통해서 조절하는 label style creater의 미묘한 권력 관계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iTOL에서 표현하는 색상과 스타일을 설정하는 방법이 점차 세분화되는 것도 사용자를 어렵게 한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별도로 다루어 보고자 한다. 그리고 텍스트의 속성 중 볼드와 이탤릭은 공존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도 아직 남아 있다. 예를 들자면 위 첨자와 아래 첨자는 공존할 수 없음이 당연하다. 첨자를 이탤릭체로 만들려는 노력은 아무도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탤릭과 볼드는? 이를 동시에 가질 수 있는 속성으로 만들어 주는 편집기가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2023년 11월 16일 업데이트 - text label dataset의 활용

Text label dataset(iTOL 도움말, template)을 사용하면 각 node ID에 텍스트를 연결하여 tree에 표시하되 html tag를 사용하여 매우 다양한 스타일을 적용할 수 있다고 한다. 전통적으로 사용하던 labels annotation file(iTOL 도움말, template)에서는 아무런 스타일이 없는 단순한 텍스트만 표시하게 해 주었다. Text label dataset에서는 <bi>...</bi> 태그를 써서 볼드와 이텔릭을 동시에 나타내는 것이 가능하다. 데이터 파일을 만들기는 상당히 귀찮지만 이것을 잘 이용하면 leaf label을 자유자재로 변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023년 11월 13일 월요일

Waveform FREE - 음악 분야에서 '컴핑(comping)'의 여러 의미

컴핑이란 코드로 리듬감 있는 반주를 하는 주법입니다. (출처: 컴핑이란? 재즈 피아노 기초 주법 by 박터틀)

재즈 기타 연주 스타일에는 재즈 화음 보이싱 편집(때로는 베이스 라인을 걸어다니는 것)과 재즈 스타일 프레이징 및 장식(즉흥 연주)으로 재즈 화음을 연주하는 것이 포함됩니다. Comping은 노래의 멜로디 또는 다른 뮤지션의 솔로 즉흥 연주에 따라 코드를 연주하는 것을 말합니다. (출처: Jazz Guitar - 백과사전, 과학 뉴스 및 연구 리뷰)

위에서 인용한 바에 따르면 컴핑이란 주 멜로디(보컬리스트 또는 솔로 연주자)를 뒷받침하는, 이른바 반주에 해당하는 연주 행위를 뜻한다. 정확히 어떤 낱말에서 유래했는지는 알기 어려우나, 아마도 accompaniment에서 왔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음악 프로덕션에서 컴핑은 다른 의미를 갖는다. 여기에서는 기존에 반복하여 녹음한 트랙에서 가장 잘 된 부분을 뽑아서 완성도가 높은 트랙을 만드는 것을 뜻한다. Composite를 어원으로 한다는 자료가 많지만 때로는 compiling의 줄임말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두 번째 의미의 컴핑은 대부분의 DAW가 지원하는 기능이기도 하다. 내가 사용하는 (Tracktion) Waveform FREE v.12.5.11에서는 loop recording이 컴핑을 위한 기본 전제조건이다. Loop recording을 하려면 트랜스포트 창에서 Loop를 활성화한 뒤(아래 그림) 녹음하려는 위치의 시작과 끝 부분에 in/out marker를 놓는다.


녹음 버튼을 클릭하면 마커로 경계가 지워진 구간 내에서 반복적으로 녹음이 이루어진다. 각 테이크마다 count-in 이 작동하게 하려면 Click Track > Pre-record count in length를 1~2로 맞추라고 한다. 하지만 실제 녹음에서는 첫 테이크 직전에만 count-in이 작동한다. 

반복 녹음을 마친 뒤 오른쪽 아래의 [+]를 클릭하면 여러 각 테이크를 세로로 펼치거나 별도의 트랙으로 나눌 수 있다.


맞춘 뒤 각 테이크를 세로로 펼쳐 놓고 드래그하여 가장 좋은 것을 이어 붙여서 다음과 같이 최종 클립을 만들면 된다.


각 테이크 원본을 더 이상 보관할 필요가 없다면, [+]를 클릭하여 Flatten current comp를 실행하여 최종본만 남긴다.

녹음 편집의 컴핑이라는 복잡한 작업을 공부하기 전에 Record Mode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Audio track header의 input object(오른쪽으로 향한 큰 화살표 모양)을 클릭했을 때 나타나는 하단의 Property panel에서 Record Mode를 입맛에 맞게 설정할 수 있다.

동일한 오디오 트랙에 반복하여 녹음을 실시할 때 기존의 클립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는 바로 여기에 달려있다. 녹음 모드는 다음의 세 가지이다.

  • Overlay newly recorded clips onto edit (아마도 이것이 default 설정일 것이다)
  • Replace old clip in edit with new ones
  • Don't make recordings from this device

Overlay 모드로 녹음하여 하나의 트랙에 여러 클립이 중첩하여 생성되었을 경우 이를 loop recording후 세로로 펼쳐 놓듯이 배열할 수 있는 기능이 있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미 구현된 기능이지만 내가 미처 찾지 못했을 수도 있다. 

Auto Punch는 in/out marker를 사용하여 녹음할 위치를 사전에 지정한다는 점에서 loop recording과 유사하다. Transport panel에서 Punch를 활성화한 뒤 시작 위치 앞에 커서를 놓은 다음 녹음을 시작하면 커서가 이동하면서 기존 녹음 결과가 재생되다가 in/out marker로 정의된 위치 내에서만 '진짜' 녹음이 이루어진다. Punch와 loop를 동시에 활성화해서는 안 된다.

Loop recording을 하지 않았는데, 이미 지워버린 녹음이 더 나은 것 같아서 되살리고 싶다면? 그러려면 옵션에서 Retrospective Record 기능을 켜 놓으면 된다.

다음 주에는 나의 부상으로 중단했던 밴드 연습을 재개할 계획이다. 어차피 공연은 어렵겠지만, 일부 악기를 녹음해 보고 싶다. 베이스 기타는 DI box와 오디오 인터페이스로 어떻게 해서든 해결이 가능하나 드럼이 문제다. 마이크로폰을 하나 써서 드럼 연주를 하는 방법이 인터넷에 소개되어 있으니 이를 참조하여 시도해 보고 싶다. 프로그래밍으로 만든 드럼보다 당연히 생동감이 넘칠 것이다. 

녹음 공부라는 면에서는 믹서 +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조합이 여러 면에서 좋은 것 같다.

2023년 11월 12일 일요일

[자작곡] 친구 JH에게 + Sirius(Alan Parsons Project)

다음은 어제 유튜브에 올렸던 것. 원래 연초에 Audacity에서 약식으로 녹음하여 올려 놓았던 원곡을 Tracktion Waveform FREE에서 전부 재작업한 것이다. 작곡의 취지는 유튜브에 설명을 달아 놓았다. 왜 Alan Parsons Project의 'Sirius'를 곡 마지막에 넣었는지에 대해서도...



다음의 것은 어제 올린 것을 약간 수정한 것. 이 작업을 위해 MIDI 데이터를 수정하는 방법 -  메뉴 속에 숨어있던 quantiseMIDI recode mode의 변경 방법(merge, replace, and overlay) - 을 제대로 찾아서 익혔다. Quantise 기능은 MIDI clip을 더블클릭하였을 때 나타나는 MIDI note editor에서 찾도록 한다.

The MIDI Note Editor.

MIDI record mode를 바꾸려면 track header의 input을 마우스 오른쪽 버튼으로 클릭하였을 때 하단 Property 창에 나타나는 'Action' 항목을 선택하도록 한다.


Tracktion Waveform의 UI를 구성하는 각 패널의 이름을 정확히 아는 데만도 몇 달, 아니 그 이상이 걸린 것 같다. 아래는 대부분의 편집 작업이 이루어지는 Edit Tab의 구성을 보여준다. Edit Tab의 주요 요소는 browser, arrangement, mixer, 그리고 control panel이다.

1: action panel, 2: browser pane, 3: track inputs (in track header column), 4: global track, 5: marker track, 6: master track, 7: outputs panel, 8: MIDI editor, 9: mixer panel, 10: controls panel(menu, property, master section으로 구성). 2번의 browser pane은 드래그하여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다.

이미 유튜브에 올린 곡에 대해서 수정본은 유튜브에 한번만 올린다는 나 나름대로의 원칙에 따라서 2차 수정본은 블로그에 공개한다. 만약 세 번째의 수정본이 만들어진다면, 그것은 개인 음반(LP?)를 발매할 때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 정년 퇴임 기념 프로젝트로 생각해 보도록 한다. 아직은 꽤 많은 시간이 남아 있지만...

Analog synth 느낌의 가상악기로 연주한 멜로디라인을 수정하였고 synth track을 하나 더 넣었다. 수정 이력은 v.20231112, v.20231113...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여기에는 최종판만 올려 놓을 것이다.




친구여! 그대의 눈에 담은 별빛을 잃지 않기를...

2023년 11월 7일 화요일

데임 세인트 M250 기타의 새들을 하나만 교체해 보다

전기기타의 줄을 일단 풀어내면 헤드머신에 물렸던 부분이 꺾이면서 재사용하기가 곤란하다. 길이도 짧아진 상태라서 다루기도 나쁘다. 따라서 새들을 교체하는 등의 이유로 줄을 분리한 뒤에는 전부 새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데임 세인트 M250의 줄은 많이 사용하지 않았기에 새 것으로 갈기에는 아깝다.

스프링이 사라진 6번 줄의 새들만 새로 산 것으로 바꾸고 줄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가장 두꺼운 줄이라서 재사용을 해도 문제가 적을 것으로 판단했다.

교체 전. 1번 줄의 새들 스프링은 볼펜에서 뺀 것을 재활용한 것이다. 한참을 치지 않았더니 먼지가 많다.

교체 후. 어울리지 않는 우스운 모습이다.

새로 구입한 새들 세트에서 스프링만 빼서 사용하는 것이 더 보기에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FENDER'라는 음각은 차라리 없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다.

아직 기타 정비를 위해 할 일이 몇 가지 더 남아 있다. 어깨 보조기라도 풀어야 수월하게 작업을 할 터인데 답답하기만 하다.

기존의 새들(위)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입한 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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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하지 않은 부상의 뒷이야기[4]

부상을 입은 지 3주 반이 지나는 날이었던 어제, 두 번째 외래 진료를 위해 S대 병원 정형외과를 방문하였다. 최초의 외래 방문 후 3주째였다. 먼저 X-ray 촬영을 하러 영상의학과로 향하는데 말끔히 차려 입은 한 노신사가 접근하더니 혹시 다쳐서 병원에 왔느냐고 묻는다. 허, 이 양반이 어디서 약을 팔려고 이래... 필요 없으니 됐다고 하고 외면하였다.

병원 주변에는 환자 및 가족의 절박한 사정을 악용하여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지난주에 MRI를 찍은 뒤 귀가하기 위해 버스 정류장에 가니 '○○암 경험자 20분만 상담하면 3만원 지급'이라는 광고문이 가로수마다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렇게 쉽게 돈을 버는 것이 가능하겠는가. 아마 상담을 마치면 3만원보다 족히 수십 배는 비싼 건강식품 구매 계약서가 들려 있을 것이다.

X-ray 소견으로는 상완골 대결절의 골절이 잘 치유되고 있다고 하였다. 상체를 약간 기울이고 상완골을 어깨쪽에서 내려다보면서 찍은 영상을 보면 마치 마른 장작 단면을 도끼로 내려친 것처럼 몇 갈래로 쪼개진 흔적과 함께 골 유합이 이루어지는 모습이 선명하였다. 이는 전면에서 찍은 사진을 봐서는 알기 힘든 모습이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내 부상은 꽤 심각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술을 피하고 보존적 치료를 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3주가 넘게 보조기를 착용하고 불편한 생활을 하다가 '전위가 더 심해졌네요. 수술을 해야 되겠습니다.'라는 판정을 받으면 얼마나 안타깝겠는가? 사실 지난 3주간 이 걱정을 하면서 조심스럽게 보냈었다. 어떤 골절이든 수술을 하려면 다친 뒤 2주 내에 해야 한다는 글을 읽은 적도  있다.

만약 다친 직후에 수술을 받았다면 회복이 더 빨랐을까? 부러진 뼈를 일단 물리적으로 고정해 놓았으니 더 빠른 시기에 재활을 시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빠른 직장 복귀를 위해서도 수술적 치료를 선택하는 경향이 높다고 한다(대한골절학회지 2008년, 상완부 간부 골절: 금속판 고정술). 수술을 하게 되면 근 분리(뼈에서 힘살을 발라내는?)가 필요하고 신경 손상 등 위험 요소도 많다. 상완골 근위부 골절의 수술적 치료에 쓰이는 세 가지 고정 방법 - 비관혈적 정복 및 경피적 핀 고정술, 이분굴곡날 금속판 및 강선 장력대 고정술, 잠김 압박 금속판 고정술 - 을 비교한 논문을 소개해 둔다(대한정형학회지 2011, 전위된 상완골 근위부 이, 삼분 골절에서 세 가지 고정술 간의 비교). 53건의 증례에 대한 평균 연령은 55.3세(18-88). 내 나이와 놀랍도록 비슷하다! 수술 후 빠르게는 1주 이내에 견관절의 수동적 운동을 시작하였다고 하니, 보존적 치료에 비해서 더 빠르게 재활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비용이나 플레이트/핀 등을 빼기 위한 재수술의 번거로움을 생각하면 보존적 치료를 하는 것이 백 번 낫다고 생각한다. 물론 뼈가 여러 조각이 나서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은 아니었음을 다행으로 여겨야 한다. 

담당 의사는 보조기를 찬 상태에서 관절이 굳지 않도록 조금씩 가동 범위를 넓혀 나가는 연습을 해 나가고, 3주 뒤에 다시 내원하라고 하였다. 다만 어깨를 갑자기 확 움직이거나 멈추는 것은 큰 부담을 주니 금지하라고 지시하였다. 어깨근육의 쓰임에 대해서는 효환샘 맨몸 운동 방법에 잘 설명되어 있다.

근위 상완골 골절의 치료에서 팔을 오랫동안 고정하는 것은 큰 이득이 없고, 최근에는 조기에 관절 범위 회복을 위한 스트레칭 운동을 하는 것이 기능 회복에 더 도움이 된다는 결과가 많이 보고되고 있다고 한다. 완전한 골유합(synostosis)에는 팔 뼈의 경우 8~12주가 걸린다. 이 동안에는 관절이 굳지 않도록 조금씩 움직이는 정도로만 수동적 운동을 하고, 약해진 근육을 본격적으로 키우는 것은 그 다음에나 가능할 것이다. 다치기 전에는 팔굽혀펴기를 한 번에 30회 정도 할 수 있었는데 그 수준으로 돌아오려면 내년 여름은 되어야 할 것이다.

근무지에 내기 위해서 지난 10월 13일에 S대 병원에서 받은 소견서를 다시 살펴 보았다. 갈비뼈가 3개 부러진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소견서에는 4개라고 적혀 있었다.

@ X-ray: Rt. humeral head fracture, Rt. 7~10th rib fracture

아직 오른쪽 옆구리가 아프지만 초기에 비해서는 많이 나아졌다. 약은 추가로 처방 받지 않았다.

X-ray 촬영을 마지막으로 하게 되는 날, 영상 자료를 CD-ROM으로 받아 와서 골절의 치유 과정을 내 눈으로 다시 확인하고 싶다.


2023년 11월 3일 금요일

데임 세인트 M250의 백플레이트 장착 준비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입한 백플레이트는 M250 본체에 파인 홈보다 약간 작다. 그건 별 문제가 아닌데, 나사못 구멍의 간격도 좁다. 뭔가 가공을 하지 않으면 장착이 어렵다. 


자, 어떻게 할 것인가? 기타 바디의 기존 구멍을 3 mm 드릴 비트(핀바이스 사용)로 확장한 뒤 우드퍼티로 메우고 백플레이트에 맞추어서 구멍을 새로 뚫기로 하였다. 오른손을 쓰기 어려우니 왼손으로... 

구멍을 넓히고...

퍼티를 채웠으나 너무 지저분하다.

구멍 주변에 묻은 노란 퍼티가 너무 보기에 흉하고 강도가 그렇게 높지도 않아서 가루가 계속 떨어져 나온다. 120방 사포로 문질렀다.


이대로 끝내려고 하니 역시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수성 바니쉬를 바르자.

트레몰로 스프링 걸이쇠(claw)의 일부(녹색 원)가 백플레이트에 닿는다. 본체에 박힌 스크류의 각도를 조정할 수는 업으니 백플레이트의 닿는 부분을 줄로 살짝 갈아내야 한다.

이제 마음에 든다. 우드퍼티의 색깔이 더 어두웠다면 훨씬 좋았을 것이다. 백플레이트를 아직 장착하지는 못했다. 고정용 나사못을 아직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2023년 10월 31일 화요일

뜻하지 않은 부상의 뒷이야기[3]

부상 19일째의 아침을 맞는다. 오늘은 등이 몹시 결려서 아침 일찍 일어나 앉았다. 무료한 일상을 달래기 위해 구부정한 자세로 오랫동안 앉아서 휴대폰을 들여다 본 것이 화근일 것이다. 최근 4-5일간은 소화도 잘 되지 않는다. 약에 의한 부작용일지도 모른다.

어제는 MRI를 찍으러 병원에 다녀왔다. 귀마개를 하고 시끄러운 가동음이 들리는 기계 안에서 40분이나 꼼짝도 못하고 누워 있는 것은 썩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다. 기침도 해서는 안 된다고 하니 입에 자연스레 고이는 침을 삼키는 것도 얼마나 신경이 쓰이던지.

관절이 굳지 않도록 자주 움직이고, 주변을 산책하는 것이 요즘 신체활동의 전부이다. 어깨 보조기를 푼 뒤에 재활을 위해 또 얼마나 고생을 할지 걱정이 된다. 어깨와 그 주변부는 물론이지만 팔꿈치 관절이 더 걱정이 된다. 일주일에 한 번 상반신을 씻기 위해 보조기를 풀면 팔꿈치가 완전히 펴지지 않는다. 완전히 펴려고 하면 팔꿈치가 아프고, 무리하게 펴다가 부러진 위팔뼈가 붙는데 지장이 있을까 걱정이 되어 주저하게 된다. 

장기간 부목을 하는 것은 이러한 관절굳음증(또는 강직, ankylosis)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팔을 다쳐 오랜 기간 동안 깁스를 한 뒤 풀었는데, 팔이 기역자로 구부러진 상태로 그대로 있어서 매우 놀랐고 또 이를 펴느라 무척 고통스러웠다는 글을 보았다. 나는 팔을 완전히 고정한 상태가 아니라서 불편하기는 하지만 팔꿈치를 굽힌 채 조금씩 회전하는 것은 가능했고, 심지어 전기기타의 간단한 수리까지 하였었다(관련 글 링크). 따라서 팔꿈치를 완전히 펴는데 지장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현재의 어깨보조기 작용 상태.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실에서 입은 채로 퇴원한 환자복은 옆이 열려 있어서 보조기를 착용한 상태로 입고 벗을 수 있다. 그래서 집에서 쉬는 중에도 즐겨 착용한다.

어제 MRI를 찍느라 보조기를 풀고 팔꿈치를 최대한 편 상태에서 한참을 유지했던 것이 팔꿈치 관절 강직을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부러진 뼈를 붙이려면 움직여서는 안되고, 관절의 굳음을 방지하려면 움직여야 하고... 어느 지점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옳은지 판단하기 어렵다. 자꾸 오른팔을 꼼지락거리다가 부러진 위팔뼈 대거친면(큰결절. greater tuberosity)의 전위가 더 심해지지는 않았는지를 더 걱정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위팔뼈의 해부학적 구조(출처)와 나의 골절 상태.

Neer의 근위 상완골 골절(proximal humerus fracture) 분류법. 대한골절학회지(2012)의 논문 '근위 상완골 골절 치료의 치신 지견'에서 가져옴. 이 논문에 의하면 "대 결절에는 극상근, 극하근, 소원형근이 부착되어 이 부위가 골절되면 골편은 상방 및 후방으로 전위되며 상완골 두는 내측으로 전위된다"고 하였다.


부러진 뼈의 전위가 2 mm 이하이면 비수술적 치료(보존적 치료)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위에서 보인 나의 X-ray 사진에서는 2 mm는 족히 넘어 보인다. 올바른서울병원의 블로그 글(링크)에서도 X-ray 사진에서는 나보다 골절 정도가 더 경미해 보이는데 관절경을 이용한 수술을 시행하였다. 그러나 어떤 논문에서는 골절편의 전위 방향이 더 중요하다며 5 mm 까지의 전위에도 수술을 하지 않는 보존적 치료가 가능하다고 기술하였다. 2013년 대한골절학회지에 실린 논문 '상완골 대결절 단독 골절의 다양한 수술 방법에 따른 임상적 결과'의 그림 두 편을 인용해 본다.

내 골절 상태는 Fig. 2보다 약간 경미한 상태로 판단된다. 그림 출처: 대한골절학회지(2013).

비교적 최근인 2018년 대한골절학회지에 실린 논문 '상완골 근위부 골절의 보존적 치료'도 좋은 참고 자료이다.

위팔뼈 큰결절에 붙어 있는 근육은 가시위근(극상근)과 가시아래근(극하근)이다. 혹시 내가 오른팔을 자꾸 움직이면서 이런 근육들을 자꾸 움직여서 골절된 뼈의 전위를 더 악화시킨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하지만 이걸 걱정할 것이라면, 결절사이고랑에 붙은 세 개의 근육 움직임까지 생각해야 한다. 

아는 게 병이다! 어차피 다음 주 월요일에 외래 진료가 있어서 어제 찍은 MRI와 당일에 찍을 X-ray 자료를 펼쳐 놓고 회복 정도에 대한 설명을 들을 터이니 더 이상의 궁금증은 잠시 접어 두도록 한다. 무엇 하러 논문까지 찾아보면서 공부를 하고 있단 말인가.

이번 부상을 치료하면서 아직 주사 한 대도 맞지 않았다. 기왕이면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보존적 치료만으로 뼈가 잘 붙기를 기대해 본다.

그 밖의 사항으로는...

  • 다친 뒤 오늘 처음으로 재채기를 했다. 견딜 만하였다. 아직 기침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갈비뼈 골절 시 처방하는 강력한 진통제는 사실 기침 지지(expectoration encourage)를 위한 것이라 한다. 가래를 배출하지 못하면 좋지 않기 때문이다.
  • 등을 짚어보면 갈비뼈가 부러진 오른쪽 등이 더 부어 있다. 골절 때문일 것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멍은 없다.
  • 무릎 타박상 자리에 생긴 상처가 가장자리로부터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딱지 가운데 위치까지 아물지 않은 상태에서 옷에 쓸려 떨어져 나가면 곤란하므로 반창고를 붙여 두었다.
  • 오른쪽 허리에도 살 속으로 단단한 것이 만져진다. 겉으로 보이는 멍은 없으며 점점 크기가 줄어든다. 


2023년 10월 26일 목요일

데임 세인트 M250의 배선 정비 - 며칠간의 노력이 남긴 것

불의의 사고로 골절상을 입은 후 꼭 2주일이 지났다. 인체의 회복 능력은 놀랍기만 하다. 그렇게 심하던 무릎의 타박상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갈비뼈 골절로 인한 옆구리와 등 속 깊은 곳에서 느껴지는 통증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위팔뼈의 골절은 어떻게 나아지고 있을까? 여기는 다른 다친 곳에 비해 상대적으로 통증이 적었었다. 다만 관절 자체에서 느껴지던 아픔도 점점 줄어드는 것을 확실히 느끼고 있다.

어깨 보조기에 오른팔을 걸쳐 놓았기에 큰 동작은 하지 못한다. 그러나 오른손으로 무엇을 쥐는 것은 자유로우므로, 무리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약간의 기타 정비를 실시하였다. 그것은 바로 데임 세인트 M250의 내부에 장착된 오버드라이브 보드를 빼내는 것. 혹시 너무 열심히 일을 한 것일까? 약간의 열감 같은 것이 느껴지는가 싶더니 오후에 한참을 쉰 다음에는 괜찮아졌다. 

보드를 적출하기 전. 기존의 배선 상태는 그다지 프로페셔널해 보이지는 않았다.

빼낸 보드는 스톰프 박스 형태로 재활용될 것이다. 필요한 부품은 전부 페달파츠에서 사면 된다.

재배선하기.

토글 스위치가 달려 있었던 구멍은 스티커로 막았다.

뒷뚜껑을 닫고 앰프에 연결하니 전혀 소리가 나지 않았다. 잭 부분의 배선을 확인하려고 몇 차례 열었다가 다시 끼우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부실했던 납땜이 떨어진 때문이었다. 이번에는 납땜 후 수축 튜브로 깔끔하게 마감하였다.


작업 끝!


뒷면에 고정할 백플레이트는 알리익스프레스로부터 조만간 도착할 것이다. 


전기 기타의 셋업 요령

스탠드에 걸린 3대의 기타 중에서 가장 신경을 덜 쓰고 있었던 녀석 - 아마도 중고품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 이 최근 며칠 동안 실험 대상이 되어 사랑을 듬뿍 받았다. 브리지의 규격 및 셋업에 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배선 정도는 직접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레스폴의 셋업 방법도 알아 두도록 하자.

펜더의 셋업 가이드는 10월 24일에 쓴 '데임 세인트 M250 기타가 안긴 숙제 - Vintage tremolo bridge의 정비'에서 이미 소개하였다. 국내 커뮤니티인 Mule에 게시된 '집에서 혼자 셋업 하는 방법'도 많은 사진과 친절한 설명이 듬뿍 들어 있는 좋은 자료이다.


2023년 11월 1일 업데이트

알리익스프레스에 주문한 기타 부품이 도착하였다. 빈티지 싱크로나이즈드 브리지에 올릴 새들은 기타줄을 갈 때가 되면 교체하도록 한다.


백 플레이트는 기타 뒷면에 파인 홈보다 약간 작고 나사못 구멍 간격 역시 그러하다.


백 플레이트의 구멍을 갈아내서 타원형으로 확장하느냐, 아니면 기타 바디의 구멍을 드릴로 확장하고 적당한 재료(나무젓가락을 전동드릴에 물려 둥글게 갈아내거나 우드필러 사용)로 메운 뒤 새 위치에 구멍을 다시 뚫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