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31일 금요일

이영건 선생님의 신작 6V6 싱글 앰프

오늘 아침 소리전자 판매장터 게시판에서 보았던 이영건 선생님의 신작 6V6 앰프 판매글의 사진을 캡쳐해 두었다. 앰프가 팔리고 나면 즉시 글을 지우시는 스타일이라서 이렇게라도 해 놓지 않으면 인터넷에서 다시 사진을 찾기가 어려워진다.

6V6 싱글앰프. 이영건 선생님 제작. 출처는 소리전자(사진은 현재 삭제된 상태).
예전에는 가정용 오디오 시스템을 전축이라 불렀고, 나무로 주변을 둘러서 가구의 하나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이 매우 일반적이었다. 이를 흔히 장전축이라고 한다. 왜 '장'인지는 모른다. 옷장, 서랍장, 책장처럼 장롱을 뜻하는 '欌'을 앞에 붙여서 장전축이라고 한 것일까? 6V6은 장전축에서 매우 흔히 쓰이는 출력관이었다고 한다. 70년대 이문동 집의 거실을 차지하고 있던 전축 - 아마 독수리표가 아니었을까 - 에도 6V6이 쓰였었을지도 모른다. 현재도 많은 사람이 자작용으로 즐겨 제작하는 6V6 싱글 앰프는 소리전자에서 '돌쇠'라는 키트로도 팔리고 있다.

만들기가 쉽다는 이유로 두어 대의 싱글 앰프를 만들거나 주문제작한 경험이 있는데 여기에 연결하여 충분한 음량이 나올 능률 좋은 스피커를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이다. 푸시풀 앰프를 한번은 만들고 싶다. 작년에 구입한 이영건 선생님의 6J6 푸시풀 앰프(링크)는 아무래도 소리가 좀 작고 마이크로포닉 노이즈가 심한 편이다. 이 노이즈 문제는 6J6 진공관 자체의 특성인 것으로 알고 있다. 어차피 오디오용 진공관이 아니니...

2019년 5월 30일 목요일

저렴한 카시오 손목시계

딸아이가 차고 다니는 OST 손목시계의 메쉬 시계줄이 또 망가졌다. 가는 와이어로 짜여진 메쉬 시계줄은 오래 차고 다니면 어느 한 곳이 끊어지기 시작하여 손목이나 옷에 상처를 입히기 시작한다. 이번에 교체 서비스를 맡긴다면 벌써 두번째. 기다리는 것도 번거롭고 또 착용하다 보면 언젠가는 또 끊어질 것이 뻔하다. 차라리 저렴한 손목시계 제품이라 해도 전문 회사의 것을 구입하는 것이 낫겠다 싶어서 네이버 쇼핑으로 카시오의 것을 두 개 주문하였다. 파랑 다이얼은 딸을 위해, 분홍 다이얼은 아내를 위한 것이다.


이런 종류의 시계줄을 줄이려면 뾰족한 것을 대고 작은 망치로 살살 쳐야 하는데 파견 근무지 숙소에 가지고 온 공구는 바네봉을 빼고 끼울 때 쓰는 작대기 모양의 것 하나 뿐이다. 관리할 시계가 많으니 품질이 좋은 시계 공구 세트를 하나 구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출처: 옥션
이것으로 시계줄을 연결하는 핀을 빼는 것은 적합하지 않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다. 끝부분이 휘거나 망가지는 것을 각오하고 플라이어를 망치로 삼아서 톡톡 두드려서 핀을 빼냈다. 저가형 손목시계에 쓰이는 줄은 철판을 접어서 만든 것이라서 매우 가볍고 볼품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적당한 가격에 다양한 디자인과 기능의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시계 회사인 카시오가 고맙지 않은가? 티타늄 재질의 오셔너스 모델이나 지샥 고급 모델이 아니면 좀 어떤가.

광교 아브뉴프랑에서 지난 주말에 세이코 팝업 스토어가 잠시 열렸었다. 거기에서 실물로는 처음 본 '세이코 블랑팡'이 눈에 아른거린다. 남자라면 역시 다이버 시계 아니겠는가? 언젠가는 현란한 다이얼의 오렌지 몬스터를...

2019년 5월 29일 수요일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콘퍼런스를 다녀오다

어제(5월 28일) 코엑스(일정 링크)에서 열렸던 제3회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콘퍼런스에 다녀온 이야기를 간단히 기록해 보고자 한다. 전자신문과 한국바이오협회 및 휴먼마이크로바이옴포럼이 주관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는 행사로서 나는 처음 참석하였다. 휴먼마이크로바이옴포럼은 바로 휴먼마이크로바이옴정보포럼과 같은 것이 같은 것이 아닌가 싶다(정확히 확인한 것은 아니다). 전자신문에 실린 기사 링크는 다음과 같다.

[휴먼마이크로바이옴] 신약부터 식품까지, 마이크로바이옴 R&D 쑥쑥

'휴면'마이크로바이옴이라고 잘못 타자를 칠 뻔하였다. 잠을 재우는 마이크로바이옴이라는 뜻으로 오해를 받을지도 모르겠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곳과는 별도로 대한마이크로바이옴협회라는 곳도 있다. 이곳은 광운대학교의 바이오통합케어경영연구소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 같고, 주로 국회의원회관에서 마이크로바이옴산업화포럼을 여러 차례 개최하고 있다. 국회의원 몇 분을 모시고 행사를 딱 한번 치러본 나의 경험(국회 바이오 빅데이터 포럼)으로는 그 기획력과 추진력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사전등록을 하지 못했지만 줄을 서서 입장을 할 수 있었다.
건강에 좋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서 식품 또는 기호품의 하나로 먹던 프로바이오틱 제품이 이제는 치료제로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장에 사는 미생물이 장 건강은 물론 대사질환, 면역질환, 암, 심지어는 신경정신과적 질환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 성과가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이를 제품으로 개발하려는 많은 스타트업 기업이 활발히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그러나 의약품으로서 임상 시험을 모두 성공적으로 마치고 판매 허가를 받은 것은 아직 없다. Clostridium difficile에 의한 치명적인 감염증을 치료하기 위하여 건강인의 분변(그렇다, 똥이다!)을 이식하는 행위, 즉 fecal transplantation(FMT)가 임상 시험에서 가장 앞서 나가고 있을 뿐이다.

미생물 치료제(살아있는 미생물일 수도 있고, 미생물로부터 유래한 대사물 또는 사균을 일컫는 말인 postbiotics일 수도 있다)가 약품으로 승인을 받기 가장 어려운 점의 하나는 그 기전, 즉 mode of action을 명확히 증명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반적인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아직 완벽하게 갖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산업계가 나서서 FDA가 이러한 규정과 절차를 만드는 것을 선도한다지만, 국내 분위기에서 어디 그러는 것이 쉽겠는가? 잘못하면 특혜 시비에 시달릴 수도 있다. 지금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인보사 사태를 보라.

[약업신문] 인보사 진실 규명하고 식약처 심의과정 특혜의혹 밝혀라

어렵사리 승인을 받았다 해도 허가된 시설을 갖춘 CMC(contract manufacturing company)를 국내에서 찾기가 어렵다는 것도 문제이다. 발표가 끝난 뒤 이어진 패널 토론까지 많은 청중들이 남아서 마이크로바이옴의 응용 및 산업화에 대한 열기가 매우 뜨거움을 알 수 있었다. 천랩 연구소장 김병용 박사는 상상력을 발휘하자는 취지에서 정상인의 장에 높은 빈도로 존재하는 미생물이라면 독성 시험을 건너뛰게 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가 반대 의견에 부딛히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느끼기로는 심각한 의견 대립까지는 아니었다. 마치 동의보감·동의수세보원 등 고서에 실린 성분이라면 아직까지는 임상시험을 면제해주는 것과 같은 취지의 발언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패널 토론 시간. 모자를 쓴 사람은 한림대 박순희 교수, 맨 오른쪽은 사회자인 KAIST 김유미 교수.

'좋은 균' 대 '나쁜 균'이란 개념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우리가 어떤 말을 할 때 맥락이나 분위기에 따라서 듣기 좋을 때도 있지만 기분이 상할 수도 있는 것처럼, 우리 몸 속에 사는 미생물도 언제나 고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어떤 병원성 세균에는 tropism이라는 현상이 있어서 특정 생명종에게만 병을 일으키는 것이 있다. 또한 같은 종의 미생물이라 해도 어떤 균주(strain)에 속하느냐에 따라서 기주의 건강 상태에 미치는 영향이 현저히 다른 경우가 너무나 많다.

앞으로 10년 쯤 지난 다음, 인체 마이크로바이옴이 정말 의약품으로서 널리 쓰이고 있을까? 지금 임상 시험 단계에 있는 많은 후보 미생물이 그때가 되면 성공이냐 혹은 실패냐의 해답을 달고 있을 것이다. 정말 미래가 궁금하다. 그러나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고 창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큰 흐름에 나도 동참하고 싶지만 아직은 갖춘 것이 부족하다. 아직까지는 좋은 균주를 확보한 연구자에게 유리한 것이 사실이며, genomics가 앞서 나가면서 치료제 용도의 미생물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회사 생활을 시작한지도 벌써 두 달째에 접어든다. 어느 정도 적응을 했다고는 하지만 일상 생활에서 문화적 차이를 많이 느낀다. 정부출연연구소와 비교하여 함부로 좋고 나쁨을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다. 의미와 보람을 찾기 이전에 필요한 것은 '재미'라는 요소인데, 일단 이 요소는 풍부하게 찾고 또 발견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길을 능동적으로 선택하였으며 그 결과 정말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좋은 경험이란 평탄한 꽃길을 거니는 일과는 다르다. 종합적인 평가는 계약 기간이 다 끝나봐야 할 것이다.

2019년 5월 26일 일요일

전쟁을 소재로 한 연극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일 때, 모의고사가 끝나면 나름대로 문화생활을 하겠다고 공연이나 전시를 찾아다닌 적이 있었다. 실제로 세 번 정도에 그치고 말았지만 모두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 서양화가 이정규의 작품 전시회 -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의 전시회였으니 정말 오래전의 일이다.
  • 싸르트르의 [무덤 없는 주검]
  • 테네시 윌리엄스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 
(화가 이정규는 나의 이종사촌 누님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뵌 지도 꽤 오래되었다.)

[무덤 없는 주검]은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레지스탕스의 활동을 소재로 한다.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가열찬 투쟁을 이어나가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 고문 앞에서 조직을 살리기 위해 비밀을 지킬 것인가 혹은 자신이 살기 위해 비밀을 발설할 것인가의 놓고 벌이는 처절한 갈등을 그렸다. 후자의 선택을 비열한 것으로 여기는 것이 평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태도겠지만 그러한 위협이 실제로 자신의 목을 졸라 올 때, 당연히 정의를 지켜나가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어 놓을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있을까? 그렇다고 해서 침략자에게 부역을 한 사람을 전부 정당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인류와 더불어 역사를 같이 해 온 전쟁을 관객과 같이 하는 즐거운 비언어 퍼포먼스로 바꾸어 놓은 거리극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극단 필통의 물싸움 파트-1 '너무 오래된 전쟁'이었다. 때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5월 하순, 아내와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가 생각보다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바람에 져서 사람이 적은 곳 위주로 돌면서 예상보다는 빨리 관람을 마치기로 했다. 서화관 불교회화실에 전시된 압도적 규모의 공주 마곡사 탱화(링크) 앞에서 기력을 좀 되찾고 나오는 길에 오다가 박물관 열린마당에서 열린 공연 행사를 보게 된 것이다(링크).

극단 필통의 비언어 퍼포먼스 [물싸움1-아주 오래된 전쟁].
몹시 더운 날,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빗자루질을 하던 출연자 1은 너무나 목이 마르다. 무대 여기저기 흩어진 물병과 컵을 허겁지겁 찾아서 기울여 보지만 전부 빈 상태. 물병으로 가득 찬 궤짝은 자물쇠로 견고히 채워져 열리지 않는다. 곧이어 나타난 출연자들은 물이 가득한 궤짝을 너무나 쉽게 열고 자기들만의 물잔치를 벌이지만 정작 물 한잔만 달라고 애원하는 출연자 1에게는 불리한 게임을 제안하며 인색하게 군다. 급기야 이들 사이에는 물 전쟁이 벌어진다. 물 한잔은 출연자 1을 살릴 수 있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무기가 되었다. 권총 수준의 물총에서 기관포, 탱크, 급기야 비행기까지 나타나서 서로에게 막대한 양의 물을 퍼부어댄다.

관객들에게도 물풍선과 물양동이가 주어지면서 직접 참여를 유도한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어른들은 어른대로 각자의 눈높이에 맞추어 이 연극을 해석할 수 있다. 더운 여름날 오후에 출연자와 관객이 모두 무대와 객석이라는 경계 없이 즐길 수 있는 시원한 거리극으로만 받아들여도 되고, 자원과 자본을 독점한 권력자와 그 앞에서 투쟁하는 힘 없는 개인이나 노동자로 해석해도 좋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없이 모두가 파멸하고 만다. 

약 30분에 걸친 공연을 보면서 아이들을 즐거워했지만 나는 왠지 슬퍼졌다. 아마 이를 기획한 사람도 이러한 의도를 갖고서 만든 작품이 아니었을까 한다. 앞쪽 줄에 앉아서 관람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다행스럽게도 내 옷은 젖지 않았다. 공연이 끝난 뒤 터진 풍선과 물감을 들인 물 얼룩을 청소하려면 고생스럽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집으로 향했다.







2019년 5월 23일 목요일

자나깨나 오디오 DIY 타령

6N1+6P1 싱글앰프에 달았던 LED 파일럿 램프가 고장났다. 교류로 LED를 켜면 수명이 짧아진다는데 정말 그래서 망가진 것일까? 전류 제한용 저항값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서 고휘도 LED를 너무 어두운 상태로 써 왔었는데 그나마 없으니 불편하여 인터넷에서 네온램프로 만들어진 파일럿 램프를 주문해 놓았다. 이것은 220볼트에 연결하면 된다. 네온램프라면 직경이 큰 브라켓에 든 것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직경 6mm 구멍에 맞는 작은 것이 있어서 기존의 설치 위치에 그냥 꽂으면 된다. 이것으로 금주 주말을 위한 작업 거리가 생겼다.

혹시 재활용할 것이 없을까 싶어서 버려진 로지텍 X-220 2.1채널 스피커 시스템을 하나 챙겼다. 좌우 위성 스피커는 이미 사라진 상태고 앰프가 내장된 서브우퍼만 남은 상태였다.


앰프 보드를 적출해서 퓨즈(0.5A)를 끊어내어 6N1+6P1 앰프에 활용하였다. 매우 평범한 4채널 앰프칩인 TDA7377(2x30W dual/quad power amplifier for car radio)이 하나 쓰였다. 채널 두 개는 브리지로 묶여서 저음 재생에, 나머지는 각각 좌우 채널에 쓰인다. 전원트랜스는 14볼트 1암페어 짜리가 쓰였다. 자동차용 앰프 칩이나 단전원을 쓰도록 되어있다. 공급할 수 있는 최대 전압은 18볼트이다.


4565D와 TL074CN 두 개의 op amp가 보인다.

이 앰프 보드를 활용할 방법이 없을까? TDA7377의 데이터 시트에서 핀 배열을 찾아내기는 했다. 그러나 커넥터의 각 핀에 어떻게 입출력이 연결되는지를 알아낸다면 이 보드를 특별히 개조하지 않고 그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9핀 DIN 케이블의 단자 번호는 다음과 같다.

출처: http://www.ni.com/product-documentation/54362/en/

데이터 시트에 나온 활용사례처럼 다른 부품은 다 무시하고 캐패시터 하나를 거쳐서 TDA7377에 입력 신호를 넣느니, 이 보드에 이미 마련된 프리앰프부를 활용하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서브우퍼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다.

자, 이 커넥터를 어떻게 연결해야 할까? 좌우 신호(입력), 좌우 출력(스피커), 전원 조작 등의 기능이 이 커넥터를 통해서 이루어질 것이다. 서비스 매뉴얼도 구할 도리가 없으니 구글을 되는대로 뒤져 보기로 하였다.


놀랍다! fixya라는 사이트에 이에 대한 해답이 있었다. 3일을 고생해서 연결 방법을 알아냈다고 한다.


잠깐, 여기에서 해답으로 제시된 것은 다른 모델인 X-230에 대한 것이다. 이 모델은 RS232 커넥터를 쓴다. 모양은 다르지만 번호 체계는 그대로인 것일까? 

그나저니 mini DIN 9핀 male connector를 어디서 구해야 하나? 국내 사이트에서는 도대체 찾기가 어렵다. 기판 패턴면에 선을 납땜하자니 너무 비좁아서 쉽지 않아 보인다. 커넥터 정보를 알아내려면 좀 더 씨름을 해야 될 것이다.

2019년 5월 24일 업데이트

녹색 네온 파일럿 램프가 생각보다 그렇게 밝지가 않다. 적색이나 황색으로 선택하면 좋았을 것을. 수축튜브가 없어서 납땜한 연결 부위를 절연테이프로 처리하였다. 유리관 퓨즈는 실수로 용량을 제대로 지정하지 않아서 무려 10암페어 짜리를 주문하였다. 이걸을 무엇에 쓴담?


2019년 5월 21일 화요일

대덕연구개발특구를 떠나는 기업들

대덕넷에 안타까운 기사가 실렸다.

중견부터 신생벤처까지 脫대전 "기업인 중심 특구로"

과거 대덕연구단지로 불리던 곳, 그리고 갑천 이북의 유성구는 마치 거대한 '섬'과 같다. 출퇴근 시간에만 반짝 교통이 정체될 뿐, 활기를 찾기 어렵다. 엑스포과학공원을 헐고 그 위치에 49층짜리 초고측 복합몰을 만든다고 하여 과연 달라질 것인가? 공급자 위주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더 이상 혁신을 꾀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좋은 기술을 개발했는데 왜 가져다 쓰는 사람이 없지? 그것은 우리 생각이다.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하는데, 항상 결과는 '성공'이다.

잠시 대전을 떠나 수도권의 기업에서 파견 근무를 하면서, 판교 혹은 그 근방의 활력을 보면 너무나 부러움이 느껴진다. 사람들은 계속 서울로 몰리기만 할 뿐이다. 위에서 인용한 기사의 덧글을 보면 정말 가슴을 치게 한다.
"세금이 말잔치모임 거마비로 낭비되고 있습니다."
새로움과 활력이 묻어나야 하는데, 현재의 대전은 그렇지가 못하다. 시장께서는 2019년을 '대전방문의 해'로 자랑스럽게 선포하였지만 과연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즐기게 할 것인가? 하다못해 대전을 가면 꼭 먹어봐야 할 특색있는 음식이라도 충분히 갖추고 있는가? 이미 1분기가 훌쩍 지났지만 대전의 주요 관광지점의 입장객 수는 변동이 없었다고 한다.

거창한 행사나 표어, 포럼으로 사진 몇 장 찍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궁극적으로는 전 지역이 특색을 갖고 골고루 발전하는 미래가 그려져야 하는데, 지금은 수도권이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있다. 많은 비용을 들이면서 나는 현재의 처지를 잠깐이나마 즐기고 있지만, 언젠가는 다시 내 집이 있는 대전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은가? 기회가 더 많은 수도권에 자녀가 정착하도록 힘을 써야 올바른 부모인 것인지... 참 답이 나오지 않는 고민거리이다.

2019년 5월 19일 일요일

덕업상권 - 덕질은 서로 권한다

5월에 쓰는 글은 계속 오디오 공작 '덕질'에 해당하는 것이다. 업무(미생물 유전체 분석)에 관한 사항은 요즘 사내에서 사용할 매뉴얼 작성에 전념하면서 나머지 절반 분야의 '글쓰기' 욕망을 배출할 통로가 약간 바뀐 상태라서 블로그에는 당분간 쓰지 못하고 있다.

공고 전자과 출신의 친구가 지난 금요일 모임에서 내가 만든 앰프의 모습을 보더니 '야, 이건 납땜이 아니지. 그냥 연결한 거지~'라고 핀잔을 주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덕질의 열정에 스스로 소화기를 들이댈 것 같지는 않다. 그 친구가 학창시절에 진공관으로 앰프를 만들었더니 선생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한다.

"야! 요즘 세상에 무슨 진공관이냐? 트란지스터를 해야지!"

온 세상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떠들고 있는 2019년 5월 현재, 아직도 구시대의 기술이라고 여겨지는 진공관 앰프에 매력을 느끼고 직접 만드는 수준을 넘어서 사업화까지 꾸려나가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것은 놀랍기만 하다. 캐나다에서 Fluxion Audio Technology를 운영하는 안세영 선생님(Young Ahn)의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인생에서 도전이란 끝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음에 소개한 유튜브 플레이리스트의 제목은 "진공관 앰프에 관한 전자공학 전공 엔지니어의 소견"이다.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GVIFKQFFQ32DpVCh7qe_TI9LkZZxB84g


강기동 박사님(1934~, 신문 기사)은 반도체 개발자이지만 한편으로는 진공관 앰프 자작인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신 분이기도 하다. 이런 분들 덕분에 나와 같은 초보 자작인이 지적인 호기심을 채우고 도전을 하는 것 아니겠는가? 또한 제이앨범과 같은 커뮤니티가 있어서 그보다 한 두 세대 젊은(?) 사람들이 꾸준히 '덕질'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덕질에는 사업화 또는 두번째 커리어의 싹이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오늘의 덕질은 버려진 액티브 스피커(로지텍 X-220, 다나와 등록연도는 무려 2004년!)를 주워다가 기판 납땜용 0.5A 유리관 퓨즈를 떼어다가 재활용한 것이 전부이다. 위성 스피커와 케이블 등이 하나도 없는 상태라서 부품을 떼어내어 재활용하는 것 말고는 다른 용도를 찾기 어려웠다.

덕질은 물건을 사들이고 즐기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고치고 개선하며 재창조하는 것에서 완성된다...

2019년 5월 17일 금요일

40W 세라믹 히터 납땜인두의 감동적인 성능

납땜 작업을 할 공구 일체를 어제 받아들었다. 인두 스탠드(EXSO ST-66)의 생김새는 다소 어색한데 적당히 무게감도 있고 뜨거운 인두를 널찍하게 둘러싸고 있어서 실제로 써 보니 매우 마음에 든다. 마이크로 드라이버는 웹사이트에 나온 사진만을 보고서 길이는 겨우 맟어었는데 두께가 다르다. 플러스는 3mm인데 마이너스는 2.5mm였다! 마이너스 드라이버를 3mm짜리고 선택하면 길이가 더 긴 것을 사야만 한다.



전날 피복을 벗긴 연선으로 꼬아서 테스트했던 전원 트랜스의 단자에 확실하게 납땜을 하였다. 작동이 잘 됨을 확인하고 앰프의 커버를 씌우는데 불꽃이 번쩍 나면서 차단기가 내려갔다. 아뿔싸! 기판용 퓨즈 홀더 대충 납땜을 하여 절연 테이프를 둘러 놓았었는데 날카로운 접점 부분이 이를 뚫고 나와서 섀시에 접촉을 한 것이었다. 당연히 유리관 퓨즈도 끊어졌다. 임시로 퓨즈 없이 직결하여 전원을 복구하였다.

새로 교체하여 넣은 전원트랜스를 바닥에 고정하는 것, 제대로 된 퓨즈 홀더를 쓰는 것, 너무 어두운 LED 파일럿 램프를 바꾸는 것 정도가 앞으로 개선할 사항이다.

충분히 조심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매번 작은 사고를 겪는다. 220V를 다루는 일은 아무리 안전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2019년 5월 16일 목요일

또 트랜스포머!

아세아전원에서 50VA 노출형 복권트랜스(1차: 220V, 2차: 220V)를 구입하였다. 노이즈컷 트랜스(NTC)라고도 물리는 이 물건은 전압을 변환하지 않고 단지 전기적인 절연만을 한다. 모델명은 AT1OD50-2201S이다. 홈페이지에 나온 품목명을 보면 2202S가 맞는 것 같기도 하다.


단권트랜스+보호회로, 또는 트랜스포머 두 개의 병렬연결 등 B 전원을 얻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구상하고 또 시도해 보았으나 가장 명쾌한 해답은 하나의 단상복권트랜스(기성품)를 쓰는 것이다. 스위칭 전원을 만들어서 쓰지 않는다면 말이다.

전선도 없고 납땜 도구도 없어서 임시로 전원을 연결하여 테스트를 해 보았다. 형광등 폐기상자에서 버려진 안정기를 주워다가 전선을 잘라서 재활용하였다. 열에 의해 피복이 경화되고 갈라진 것이 많아서 쓸만한 상태는 아니었다. 아래 사진에서 직렬로 연결하여 사용했던 왼쪽과 가운데의 트랜스를 이번에 구입한 것 하나로 대체하였다. 아마 전압은 10V 혹은 그 이상으로 줄었을 것이다. 험이 현저하게 줄어든 것 같지는 않다.


내가 생각하는 소출력 진공관 싱글 앰프의 전원 구성은 전통적인 방식과는 좀 다르다. B와 히터 전부 스위칭 전원을 쓰거나, 아니면 220V 입출력의 절연트랜스로 B 전원을 구성하고 히터는 별도의 DC 어댑터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면 전원트랜스 2차 출력을 300V 혹은 그 이상 요구하는 진공관 앰프는 어떻게 할 것인가? 나도 모른다. 몇가지 싱글 앰프에서 요구하는 트랜스의 용량을 알아보았다. 전부 양파정류회로로 되어 있어서 센터탭이 필요하지만, 브리지 정류를 해도 별 상관은 없다. 다이오드 정류를 하면서도 양파 정류회로를 선호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 소리전자 돌쇠(6V6 SE): 220-0-220V 150mA
  • 소리전자 부르지마(6BM8-ECL83 PP): 200V 450mA
  • 소리전자 장미빛 인생(6BQ5 SE): 260-0-260V 150mA
  • 중국제 6N1+6P1 SE(이 실험에 사용하는 것): 230-0-230V 100mA
  • 소리전자 졸업작품-2(EL34-6L6GC): 320-0-320V 300mA
  • ebay EL34+ECC83 SE PCB: 230V 300mA(220~250V 가능)
막상 조사를 해 보니 2차 전압으로 220V가 나오는 전원트랜스로는 만들 수 있는 앰프가 그렇게 많지 않다. 물론 동작점을 설계하기 나름이겠으나...

(주)엑소의 본사 쇼핑몰에서 40와트급 세라믹 히터 납땜인두인 JY-2200과 기타 용품도 주문을 하였다. 모든 부품과 주요 공구가 전부 대전 집에 있어서 파견근무지 숙소에서 공작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납땜 정도는 가능하지만 비좁은 오피스텔에서 전동드릴을 돌려서 구멍을 뚫는 것은 이웃에 큰 민폐를 끼치는 일이다.

택배가 오기를 기다리는 엑소 JY-2200. 사진 출처: G마켓
대전 집에서 전기 먹이기를 기다리는 다른 앰프들이 보고싶다!

2019년 5월 13일 월요일

트랜스포머의 직렬 연결(II) - 복권과 단권을 연결하기

초급 수준의 진공관 앰프를 만들면서 '삼극관 전압증폭회로'나 '오극관 전력증폭회로' 등의 주제에 관해서 공부를 하는 것이 마땅하겠으나 실제로 관심을 갖는 곳은 전원회로에 관한 것이다. 모든 오디오 앰프가 다 그렇듯이 입력 신호를 이용하여 양질의 전원을 조작(?)하는 것이 목표이니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다.

별의별 트랜스포머 조합이나 스위칭 파워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진공관 앰프 자작을 위해 최초로 구입했던 파워트랜스포머에서 심한 울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출처: 내 블로그(링크)
이 파워트랜스포머는 애초에 잘못 주문을 하였다. 원래 의도했던 6N1+6P1 싱글 앰프의 히터 전류 필요량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다. 울림은 전원트랜스의 용량 부족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생각하여 다른 전원을 이용하여 히터를 점화하면 B 전원용으로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앰프를 작동시키면 여전히 울림이 발생하였다.

백열전구를 트랜스 2차 230V에 연결하여 설계 설계용량 수준의 전류를 흘리면 소음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왜 진공관 앰프 부하에 연결하면 소음이 발생하는지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6N1+6P1 싱글 앰프는 자작 SMPS와 트랜스 직렬 연결 등의 여러 실험을 거쳐서 완벽하지는 않지만 실용적으로 큰 불만이 없는 현재의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면 무용지물이 된 위 사진 속의 트랜스는 어떻게 할 것인가? 6N1+6P1 싱글 앰프보다 출력이 더 낮은 앰프의 제작에나 써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치워 두었었다.

43 싱글 앰프는 출력도 작고, 낮은 수준의 플레이트 전압(~160V)을 필요로 한다. 이에 반하여 문제의 전원트랜스는 출력 전압이 너무 높다(230V). 저항을 직렬로 삽입하여 전압을 낮추면 여분의 전력이 모두 열로 소모되니 낭비가 심하다. 그렇다면, 놀고 있는 단권 트랜스를 적절히 조합하면 되지 않겠는가? 아래 사진에서 오른쪽에 보인 것이 바로 30VA 급의 단권트랜스이다.

출처: 내 블로그(링크)
단권트랜스의 440V 또는 380V 단자에 220V를 인입하였을 때 2차(220V 및 110V)에 출력되는 전압을 계산해 보았다.

감압비율은 위로부터 50%, 50%, 57.9%, 28,9%이다,

정류회로를 거치면 43 싱글 앰프용 B 전원으로 적당할 것 같고, 용량 면에서도 부족함이 없다. 더구나 단권트랜스는 크기가 작아서 설치 면적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 전단에 연결된 트랜스가 복권트랜스라서 안전 문제도 없다.

갖고 있는 트랜스를 직렬로 연결하여 원하는 전원을 얻고 싶다면, 최소한 두번째에 위치할 트랜스는 단권트랜스라 해도 상관이 없다.

2019년 6월 10일 업데이트

43 싱글 앰프의 B 전원은 현재 12 V SMPS -> DC-DC 컨버터 -> RC 필터로 구성된 상태이다. 최종단에 RC 필터를 달지 않으면 스피커에서 험이 들린다. 이를 다음과 같이 전원트랜스를 사용하는 고전적인 방법으로 바꾸려 한다. 본문에서 소개했듯이 복권과 단권 트랜스를 직렬로 연결하여 원하는 교류 전압을 얻을 것이다.


정류 후에는 6월 10일에 이베이에서 주문한 FET 노이즈 제거 보드(Tube Preamp/ Amplifier High Voltage FET AC Noise Electronic Filter Board 400V 2A, 링크)를 연결해 보겠다.

2019년 5월 10일 금요일

단권형 변압기를 1:1 절연트랜스로 개조하기

어떻게하면 단권변압기를 진공관 앰프 B+ 전원 공급용으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하면서 구글을 뒤적이다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하였다. 220V->110V 강압용 단권변압기를 개조하여 권선이 분리된 1:1 절연트랜스를 만든다는 것이다. 글쓴이의 고민은 1:1 절연 트랜스는 수요가 적어서 구하기가 어렵다는 데에 있었다. 운영트랜스나 이디마트에서는 잘 안보이지만 아세아전원의 홈페이지에는 분명히 있기는 하다.

220V->110V 단권형 변압기를 이용한 절연트랜스 제작

원리는 매우 간단하다. 단권 트랜스를 만들 때에는 한 가닥의 선을 이용하여 보빈의 둘레를 감아 나가다가 아래 그림의 C점에 해당하는 횟수에 다르면 그 선을 바깥으로 길게 빼서 꼰 다음 다시 보빈으로 되돌아가서 나머지를 감는다.

따라서 C 점에 해당하는 외부 탭에는 두 가닥으로 꼬인 에나멜선이 납땜이 되어 있을 것이다. 이를 끊어서 두 가닥으로 만들면 전체 권선은 1:1의 권선비로 나뉜 복권트랜스가 된다.

여기에는 두 가지 명백한 문제가 있다. 첫번째는 220V->110V용 강압 단권 트랜스를 개조하는 경우에는 원래 설계된 것보다 두 배의 전압을 걸게 된다는 것이다. 이 트랜스는 위 그림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V1
에 220V를 걸게 만든 것이다. 따라서 A-C, C-B에는 이의 절반인 110V씩이 걸린다. 그러나 개조 후에는 이 구간에 각각 110V가 걸리게 되는 셈이다.
두번째 문제는 1차와 2차 사이에 제대로 절연처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대로 만든 복권 트랜스라면 1차(혹은 2차)를 다 감은 뒤 절연지(또는 절연 테이프)를 감은 다음 그 위에 2차(혹은 1차) 권선을 감게 되므로 충분한 절연이 된다. 하지만 단권 트랜스를 개조하게 되면 1차와 2차는 에나멜선의 피복 말고는 아무런 절연 처리가 되지 않은 상태이다.

그래도 상용 전원의 live와 neutral을 구별하여 부하에 전기를 흐르게 하는 보호회로를 만들어서 단권 변압기를 구동하느니 이렇게 간단하게 단권 변압기 자체를 개조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그대로 쓰는 것에 비해서는 훨씬 안전할 것이 자명하다.

2019년 5월 8일 수요일

돈이 선물이 될 수 있을까

'어버이날 가장 받기 싫은 선물은 책·카네이션 그런 거고, 가장 받고 싶은 것은 돈이래'

아내에게 들은 말이다. 이런 고약한 뉴스는 어디에서 나왔을까? 주요 일간지 웹사이트에 자극적인 제목이 달린 기사가 여럿 눈에 뜨였다.

"이 선물은 피하세요"... 어버이날 받기 싫은 선물 1위는? 조선일보
부모님이 꼽은 '어버이날 받기 싫은 선물' 1위는? 중앙일보

기사 본문을 보면 SK텔레콤이 소셜 분석 서비스 플랫폼인 스마트 인사이트를 통해서 빅데이터 분석을 하여 얻은 결과를 인용했다고 한다. 원본 사이트의 제목은 일간지 기사의 제목보다는 덜 자극적이다.

SKT, 어버이날 선물 트렌드 빅데이터로 분석

선물이라는 것은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모두 만족해야 하는 것이다. 선물을 하는 사람은 받을 사람에 대한 애정어린 관찰(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을 통해서 과연 그 사람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만약 그 선택의 과정이 귀찮고 성가시다면 선물을 하지 않는 것이 옳다. 반면 선물을 받는 사람은 준비한 사람의 노고를 치하하고 선물을 통해서 전달되는 속마음을 읽는 수고를 해야 한다. 또한 주는 사람은 받는 사람이 느끼는 만족감 이상의 결과를 원해서는 안된다. 마치 보험을 들듯이 댓가를 바라고 주는 선물은 의미가 없다. 받는 사람이 이에 대해서 보답을 하는 것은 그 사람의 자유이다.

'음, 내가 이런 것을 받는 것은 당연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선물이 아니라 뇌물이 된다. 주기 싫은데도 마지못해 주는 것 역시 옳지 않다. 권력 순위가 높은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가는 선물은 참다운 선물이 아니다. 결국 그것은 댓가 혹은 환심이라는 부차적인 효과를 누리는 것이므로.

돈이라는 매개체는 선택의 기회를 전적으로 받는 사람에게 넘기게 만든다. 그러면 주는 사람에게 선물을 고르는 수고를 덜게 만드는 고마운 방편일까? 그럴지도 모른다. 경제학적인 관점에서만 건조하게 판단한다면 돈을 선물로 주는 것은 여러모로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일일지도 모른다. 주는 사람의 선택에 관한 고민도 덜 수 있고, 받는 사람이 그 돈을 이용하여 실제로 필요한 물건을 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자기것이 될 물건을 고르는 것은 별로 고통스럽지도 않다.

그런데 여기에는 상당한 부작용이 따른다. 돈은 기억에 남지 않는다. '언제 누가 무엇을 선물로 주어서 참 좋았었지'라는 기억은 돈으로 대신하기 어렵다. '아, 그때 누가 5만원을 선물로 주어서 이것으로 무엇을 샀었지'라는 기억은 오래 가지 않는다. 그리고 돈을 선물로 주었을 때의 더 나쁜 부작용은 금액의 크기로 선물을 준 사람을 평가하려는 마음이 생기는 것 아닐까? 사람이 직접 마음을 쓰고 정성을 들여야 하는 모든 부분에 상업 서비스가 점점 더 많이 개입하는 현실이 가뜩이나 마음에 들지 않는데, 이제는 돈 자체로 선물을 대신하려고 한다니 더욱 짜증이 난다.

글을 적어놓고 보니 다분히 선물을 주려는 사람의 입장에서 쓴 것으로 느껴진다. 선물을 주는 행위를 더욱 효율적으로 하기 위하여(결국 받는 사람의 만족을 극대화해야 하므로) 추가적으로 해야 하는 고민을 언론에서 이렇게 친절하게 알려주는 현실이 싫은 것이다. 사실 입장을 바꾸어 내가 받는 사람이라고 해도 돈은 싫다. 돈이란 정확한 명목이 있는 지원금(나중에 갚을 수 있다면 더 좋다) 혹은 투자금으로나 받아야지, 선물이라는 포장을 두르고 싶지는 않다.

그래도 돈 싫다는 사람은 없더라.

2019년 5월 7일 화요일

과부 제조기(widowmaker) 앰프

과부 제조기(widowmaker, widow maker, or widow-maker)는 매우 위험한 작업을 뜻한다. 해리슨 포드와 리암 니슨이 출연한 2002년 영화의 제목 K-19: The Widowmaker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위험한 일은 꼭 남자(혹은 남편)만이 해야 하는가? 다소 성차별적인 낱말이 아닐 수 없다.


오디오 앰프의 세계에도 과부 제조기에 해당하는 것이 있다고 한다. 1940~50년대에 많이 보급되었던 진공관 라디오 혹은 기타용 앰프 중에서 전원트랜스포머 없이 가정용 교류 전원에 직결하게 만든 것을 뜻한다. 진공관 앰프 회로의 구성품 중 가장 무겁고 가격이 많이 나가는 것은 진공관이 아니라 트랜스포머다. 출력 트랜스포머는 생략할 방법이 없으니 전원쪽의 것을 과감히 생략하여 제조 원가도 절감하고 회로의 단순화도 꾀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히터는 전부 직렬로 연결하고, 전원선은 그대로 정류하거나 심지어는 배전압 정류까지 한다. 만약 앰프의 그라운드가 전원의 cold(또는 neutral)에 연결된 상태라면 그냥저냥 약간은 위험한 수준으로 사용 가능하지만, 만약 전원 플러그를 뒤집어 꽂으면 금속으로 된 외함(대개 접지를 한다)이나 외부에 노출된 커넥터의 그라운드 부분은 그대로 100 볼트 이상이 흐르는 상태가 되어 감전 사고의 위험이 커진다. 5개의 진공관이 쓰인 All American Five(AA5) 라디오 수신기가 바로 그렇다. 라디오 수신기는 사용자가 오디오 신호를 연결하는 커넥터를 직접 여기에 꽂을 일이 없으므로 케이스 전체를 나무로 잘 싸고 볼륨 놉에 전기 전도성이 없는 것을 재료로 쓰면 전원부의 핫-콜드를 제대로 연결하지 않아도 감전이 될 위험성은 다소 줄어든다. 물론 그래도 위험하다! 오디오 신호 입력 단자 다음에 신호용 트랜스포머를 삽입하는 것도 방법인데 절연등급이 이러한 구성을 감당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음질의 열화가 생기지는 않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

가정으로 들어오는 교류에는 극성이 없다. 그러나 이 중에 어느 하나는 접지에 연결되어 있어서 손을 대도 안전하지만, 나머지는 그렇지가 않다. 네이버의 '골마루의 전기장판 이야기'는 이러한 사항을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 놓았다.

20번째 이야기 - 전자파, 전기상식 2
21번째 이야기 - 전자파, 전기상식 3
22번째 이야기 - 전자파, 전기상식 4

Rob Robinette라는 사람은 이러한 구식 '과부 제조기 앰프(및 라디오 수신기)'의 실태를 소개하고 이를 안전하게 개조하는 방법을 설명하였다. 권선비가 1:1인 트랜스포머를 전원쪽에 삽입하는 것으로 위험을 제거할 수 있다.

Widowmaker Amps

내가 이토록 위험한 과부 제조기 앰프에 새삼스럽게 관심을 갖는 것은 실수로 구입한 단권 변압기(auto transformer)를 어떻게 해서든 활용을 해 보고 싶기 때문이다(트랜스포머 풍년). 단권 트랜스는 효율이 좋고 가벼우며 가격도 싸다. 물론 목숨을 담보로 호기심을 충족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단권 변압기는 이렇게 생긴 물건이다. 입출력 공통 단자에 AC 220V의 콜드 단자가 연결되면 그런대로 안전하다. 그러나 전원 콘센트에 반대로 플러그를 꽂으면 매우 위험하다.

출처: http://wiki.modulestudy.com/

따라서 핫과 콜드에 정확히 플러그가 꽂혀야 부하로 전원이 공급되게 만드는 회로('6N1+6P1 싱글 앰프, 멀리 이사를 오다'에서 소개한 유튜브 링크를 참조할 것)에 관심이 있는 것이다. 혹은 다음과 같은 회로(phase-neutral-earth fault indicator circuit)도 도움이 될 것이다.

출처: http://www.theorycircuit.com/phase-neutral-earth-fault-indicator-circuit-diagram/


감전 위험성이 해결된다 해도 220V 전원을 직접 다루는 것에 따르는 문제는 또 있다. 전원의 임피던스가 매우 낮은 상태라서 만약 앰프 회로 내부에서 단락이 일어나면 급격히 대전류가 흐른다. 이는 차단기나 퓨즈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만약 단권변압기를 통해서 어느 정도의 강압이나 승압이 이루어진다면 권선에 의한 임피던스가 조금은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1차와 2차 전압이 별 차이가 없게 탭을 선택한다면(0-100-110-200-220V 단권 트랜스에서 200V 탭에 220V을 인입하고 220V탭에서 242V를 인출하는 경우) 사실상 입력과 출력을 그대로 연결하는 것이나 큰 차이가 없다. 그렇다면 앰프 회로에서 단락이 일어날 경우 그 결과는 매우 위험할 것이다. 200V 탭에 220V을 인입하는 것도 별로 바람직하지는 않다.

그런데 반도체 앰프와 달리 진공관은 망가지는 경우 단락이 일어나지 않고 보통 내부적으로 끊어지게 된다. 그래서 전원쪽 혹은 스피커 쪽에 무리를 주는 일은 좀처럼 생기지 않는다(고 믿는다).

일반적인 소출력 진공관 싱글 앰프라면 230~250V 정도의 전압을 전원트랜스 2차에서 뽑게 된다. 그렇다면 위에서 소개한 단권 트랜스(0-100-110-200-220V, 이디마트 기준 75VA급이 2만원)의 전원쪽에 보호 회로를 넣고(유튜브에서 회로를 따야 한다), 2차에서는 110V을 인출하여 배전압 정류를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위험 요소를 좀 더 조사한 다음 천천히 실험에 착수해 보겠다.

2019년 5월 8일 업데이트

전원트랜스가 없는 진공관 앰프는 110V를 사용하던 국가에서 주로 쓰인 것 같다. 감전 사고가 났을 때 220V의 위험도는 110V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한번만 더 생각해 봐야 되겠다.

2019년 5월 5일 일요일

6N1+6P1 싱글 앰프, 멀리 이사를 오다

한달만에 대전 집을 찾아서 짐을 정리하고 왔다. 불필요한 짐을 가져다 놓고, 또 여름을 나기 위해서 필요한 물건을 챙겼다. 사실 본심은 어떻게 해서든 오디오를 들고 오는 것에 있었다. CD나 튜너는 상상하기 어려운 좁은 숙소에서 오직 유튜브와 KBS Kong을 소스로 쓰면서 어떻게 음악을 즐겨야 할까? 진공관 앰프 4대와, 그리고 스피커 3세트를 놓고 하룻밤 내내 밀린 음악을 들으며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최종 결정은 6N1+6P1 싱글 앰프(위 사진에서 앞줄 왼쪽 앰프)와 JBL FE-M2125로 내려졌다. 책상 위에 두기에는 다소 큰 스피커지만 검토 대상에 든 스피커 중에서 가장 균형이 있고 충실한 저음을 내 주었기 때문이다. Sensitivity는 87db/W/1m로 진공관 싱글 엔디드 앰프에 매칭하기에는 약간 불리하지만 좁은 청취 환경을 고려하면 그렇게 부족하지는 않다. 부피가 가장 작은 6J6 푸시풀 앰프도 고려 대상이었지만 기왕이면 내가 직접 만든 앰프를 택하고 싶은 욕망이 더 컸다. 6P1으로 말할 것 같으면... 현대 출력관 중에서 가장 싼 진공관이다!

6N1+6P1 싱글 앰프에는 자작 R코어 출력트랜스를 연결하였다. 전원 트랜스가 무려 3개나 내부에 들어 있어서 유도 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배치에 신경을 썼다. 그러나 간격을 더 이상 줄 수가 없는 것이 안타까운 일이다. 실용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준으로 만들어 놓았다.

어지러운 배선 상태. 공개하기에 심히 부끄럽다.

어쩌다가 전원 트랜스가 3개나 있는 앰프를 만들게 되었나? 그 이유는 지난 1월에 작성한 글 트랜스포머 풍년트랜스포머의 직렬연결에 소개하였다. 만약 220V 전원선에서 라이브와 뉴트럴을 매번 구별하여 사용할 수 있다면 용량에 비하여 크기가 훨씬 작은 단권 변압기를 가지고 안전하게 전원을 공급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검색을 해 보니 이런 용도의 회로가 존재한다. AC reverse polarity indicator/protection circuit이라는 제목의 다음 동영상을 참조하면 단권 변압기를 안전하게 오디오 앰프용 전원 트랜스로 쓸 수 있는 회로를 꾸밀 수 있을 것 같다.



예비용으로 지난 2월에 구입한 실바니아 43 오극관도 오랜만에 오디오 작업을 하면서 정상적으로 소리가 나는지 확인하였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 아래 사진의 앰프에 붙어있던 R코어 트랜스는 분당으로 출장을 왔으니 적당한 EI 코어 트랜스를 한 쌍 구입하여 달아주어야 되겠다.


올해의 오디오 자작 여건은 너무나 불리하다. 부품, 공구, 음원 등 모든 것들을 파견 근무지의 숙소에는 갖출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여건에서라도 뭔가 작은 것을 이루고 싶은데 아직은 아이디어가 부족하다.

2019년 5월 6일 업데이트

속된 말로 '구경이 깡패'라는 말이 있다. 렌즈의 구경이 클 수록 절대적으로 유리함을 뜻하는 것이다. 이는 스피커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JBL FE-M2125를 한동안 쓰면서 이보다 구경이 작은 스피커는 앞으로 쓰지 말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만약 자작을 하게 된다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2019년 5월 3일 금요일

Circlator의 에러: Found spades but couldn't get version

Python 3.7을 기본으로 하는 conda 환경에 circlator를 설치하고 나서 필요한 모든 프로그램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circlator progcheck를 실행하였다. SPAdes의 권장 버전인 3.7.1은 바이너리 파일을 직접 받아서 설치한 상태이다.

그런데 SPAdes의 버전을 확인하지 못한다는 에러 메시지가 나온다.

Found spades but couldn't get version.

왜 그럴까? 구글 검색(관련글 링크)과 테스트를 거쳐서 찾아낸 이유는 파이썬 버전이 맞지 않기 때문이었다. 명령행에서 python `which spades.py`를 실행했을 때 오류 메시지를 출력하지 않아야 한다. 파이썬 3.6 환경에서 이를 실행하면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나온다.

== Error ==  python version 3.6 is not supported!

Supported versions are 2.4, 2.5, 2.6, 2.7, 3.2, 3.3, 3.4, 3.5

SPAdes 최신 버전은 물론 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다.

Base environment(python 2.7)에 circlator를 다시 설치하려고 시도하였는데 이상하게 시간이 많이 걸린다. 뭐가 잘못되었나? Circlator의 bioconda-recipe를 찾아 보았다. 파이썬 버전 3 이상을 요구하는 것처럼 보였다. 환경을 바꾸어서 LS-BSR environment(python 3.5)에 circlator를 설치하였다. Circlator spades 3.13.0이 포함되어 있지만 circlator progcheck를 하면 3.7.1을 권장한다는 메시지가 나온다. 

(ls_bsr) [hyjeong@tube ~]$ circlator progcheck
Circlator version: 1.5.5

External dependencies:
bwa	0.7.17	/opt/anaconda2/envs/ls_bsr/bin/bwa
WARNING: Didn't find canu in path. Looked for:canu
nucmer	3.1	/opt/anaconda2/envs/ls_bsr/bin/nucmer
prodigal	2.6.3	/opt/anaconda2/envs/ls_bsr/bin/prodigal
samtools	1.9	/opt/anaconda2/envs/ls_bsr/bin/samtools
WARNING: SPAdes version 3.13.0 is being used. It will work, but better results are usually obtained from Circlator using SPAdes version 3.7.1. Although 3.7.1 is not the latest version, we recommend it for Circlator.
spades	3.13.0	/opt/anaconda2/envs/ls_bsr/bin/spades.py

Python version:
3.5.6 |Anaconda, Inc.| (default, Aug 26 2018, 21:41:56) 
[GCC 7.3.0]

Python dependencies:
openpyxl	2.4.0-b1	/opt/anaconda2/envs/ls_bsr/lib/python3.5/site-packages/openpyxl/__init__.py
pyfastaq	3.17.0	/opt/anaconda2/envs/ls_bsr/lib/python3.5/site-packages/pyfastaq/__init__.py
pymummer	0.11.0	/opt/anaconda2/envs/ls_bsr/lib/python3.5/site-packages/pymummer/__init__.py
pysam	0.15.2	/opt/anaconda2/envs/ls_bsr/lib/python3.5/site-packages/pysam/__init__.py

SPAdes 3.7.1의 바이너리를 PATH에 추가한 뒤 다시 circlator progcheck를 하였다. 더 이상 SPAdes와 관련한 불평은 나오지 않는다. 대신 canu가 PATH에 없다는 경고가 나왔다. Assembler로서 canu와 SPAdes 중 어느 하나만 있으면 되니 별로 문제가 될 것은 없다. 오늘은 이것으로 nanopore sequencing 조립결과(pomoxis 사용)를 처리해 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