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6일 토요일

5개의 누름버튼을 하나의 아날로그 입력으로 읽는 방법

아두이노 응용 DIY에서 다섯 개의 누름버튼 스위치 조작을 입력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버튼 하나에 대해서 디지털 입력 하나를 할당하는 것이다. 노이즈에도 강할 것이고, 동시 누름도 인식할 수 있다. 그러나 '귀한' 디지털 핀을 이렇게 소비하는 것은 너무 아깝다. 버튼 수만큼 디지털 핀이 필요함은 당연하다.

아날로그 입력 핀 하나를 이용하여 여러 개의 버튼 입력을 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사실 Fluid Ardule의 개발 전에는 전혀 몰랐던 기법이었다. 이는 전기 또는 전자공학 전공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기초적인 지식일 것이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는 이미 이러한 용도의 5-button keypad module을 판매하고 있다. 

실제로 사용해 보면 약간 까다로운 면이 없지는 않다. 아날로그 입력값이 가끔 흔들리므로 보정을 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보정 기능을 구현하느라 아두이노 펌웨어의 상당히 깊은 부분까지 손을 대게 되었다. 단순히 기준값을 측정하여 펌웨어에 상수로 하드코딩하는 것이 아니라, 실행 중에 측정한 값을 EEPROM에 저장해 두고 다음 부팅 시 다시 읽어 오도록 만들었다.

CAD로 설계하며 만든 전면 패널은 매우 만족스러웠으나, 키패드 모듈의 측정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도저히 고정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였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패널 고정용 버튼 스위치 5개를 달아서 대신하고자 한다.



이를 쓰려면 아두이노 우노의 아날로그 입력 단자로 신호를 보낼 저항 회로를 별도로 만들어야 한다. ChatGPT는 위 사진의 빨간색 기성품 키패드에서 흔히 쓰이는 방식과는 약간 다른 회로를 제안하였다. 두 회로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하나의 그림으로 정리해 보았다. 자동 생성한 자료이므로 세부 배선이나 수치는 100% 정확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두 방식의 개념을 비교하는 데에는 도움이 된다.

5버튼 입력을 위한 두 가지 저항 인코딩 회로(수정판-1번 방식의 회로 오류를 바로잡음). 나는 2번 방식, 즉 풀업 저항과 버튼별 저항을 조합하는 방식을 쓰려고 한다.


2026년 6월 5일 금요일

Fluid Ardule, 케이스 가조립을 시작하다

라즈베리 파이와 TFT-LCD를 연결하는 리본 케이블(20cm)이 너무 길다. 10cm짜리로 구입했어도 될 것을. 양 말단 커넥터를 female-female로 구입한 것도 실수였다. 

훌륭하게 가공을 거친 Fluid Ardule의 전후 패널(두께 3mm, 무광 마감)이 도착하였다. 도면에 매우 충실하게 만들어졌지만, 보다 신중하게 설계하여 가공 의뢰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밀물과 같이 밀려오기 시작하였다.

  • 5-button keypad 모듈은 무척 애를 써서 구멍 간격 측정을 한 뒤 도면을 그렸음에도 불구하고 잘 맞지 않았다. 어긋난 구멍은 드릴로 넓힐 수 있지만, 패널 뒤에 모듈을 고정하게 되니 거리가 너무 멀어져서 기존의 tactile switch의 버튼 캡을 쓸 수 없었다. 그래서 갖고 있던 패널 고정형 누름버튼 스위치(다섯 개!)를 쓰기로 하였다. 신뢰성은 높지만 누를 때 '딸깍'하는 느낌이 없고 저항 사다리를 이용한 회로를 꾸며야 한다.
  • 볼륨 포텐셔미터와 인코더의 간격을 너무 좁게 만들어서 노브 선택의 폭이 좁아졌다. 인코더는 D-shaft 노브를 쓰는데, 이것을 생각하지 않고 저품질 spline knob만 잔뜩 구입해 놓았다. 축간 간격이 22mm이므로 이보다 직경이 작은 노브를 다시 골라야 한다.
  • DXF 파일의 dimension layer에 참고용 텍스트를 달아 두었는데 너무나 충실하게 가공에 반영되었다. 실제로 새겨 넣지는 말아 달라고 부탁을 했어야 하는데... 그나마 후면판의 경우 내부에 새겨져 있어서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글자가 필요했다면 올바른 면에 새겨달라고 했었을 것이다.
  • 뒷면의 퓨즈-파워소켓-전원 스위치의 배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파워 스위치를 모서리에 가깝게 배치한 것은 작동의 편의성을 위한 것이나, 파워소켓으로부터 퓨즈를 거쳐서 배선이 가로질러야 하니 보기에는 별로 좋지 않다.

고정 전의 부품을 케이스 안에 담아 보았다. 생각보다 공간이 좁다. 바닥 면적이 A4 용지보다는 넓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설계를 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적당히 아담하고 전체적인 중량도 적게 나가겠지만, 조립이 까다로울 것 같다.

라즈베리 파이와 아두이노 우노를 고정할 방법도 생각해 봐야 한다. 바닥이 나무판이라고 하여 단순하게 나사못을 박아서 고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온갖 시나리오를 머리에 떠올리면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오늘은 별로 고민하지 않고 마무리할 수 있는 전원부 재구성부터 손을 대야 되겠다.

2026년 6월 6일 업데이트



주말 작업은 주요 부품을 고정한 뒤 소리를 들어보는 것으로 마무리하였다.

2026년 6월 4일 목요일

Fluid Ardule, 콤비(Combi) 기능을 구현하다

음악 신시사이저에서 '콤비(Combi)'란 여러 음색을 조합하여 하나의 연주 환경을 만드는 기능을 말한다. 가장 흔한 예는 피아노와 현악기 앙상블을 동시에 울리는 경우이다. 이를 위해 내장 음원의 서로 다른 MIDI 채널에 각 음색을 배치하고, 키보드에서 들어오는 연주 정보를 여러 채널로 복제하여 전달한다. 이렇게 여러 음색을 겹쳐 연주하는 방식을 레이어(layer)라고 한다.



콤비에는 스플릿(split)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건반의 왼쪽 영역은 베이스, 오른쪽 영역은 피아노를 연주하도록 설정하면 마치 한 사람이 두 악기를 동시에 연주하는 것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경우 들어오는 노트 정보를 음높이에 따라 구분하여 각 파트로 전달한다. 따라서 레이어가 동일한 연주 정보를 여러 파트에 복제하는 방식이라면, 스플릿은 연주 정보를 건반 영역에 따라 분배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Fluid Ardule 개발의 마지막 단계는 바로 콤비 음색 활용까지를 구현하는 것이다. '전원을 켠 뒤 건반을 연결하여 연주하면 소리가 난다'는 겉보기에 단순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이 때에는 콤비까지는 크게 생각하지 않았었다. 버튼과 인코더를 이용하여 매끄럽게 돌아가면서도 직관적이면서 안정적인 UI를 만드는 과정은 참으로 힘겨웠다. 게다가 순수히 재미 삼아 시도한 음원 파일(MP3, OGG, WMA...) 재생 기능 및 인터넷 라디오 기능이 이렇게까지 자잘한 재미를 더해 줄지 누가 알았겠는가?

엄밀히 말하자면 소프트웨어적으로 원하는 기능을 구현하는 것보다 모든 부품을 견고한 케이스에 넣어서 '음악 감상 및 공연장에서도 라이브용으로 쓸 만하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나무틀은 제작 완료되었고, CAD로 설계한 전후판은 가공을 마치고 오늘 집으로 배송될 것이다. 이를 기다리는 동안 콤비 기능을 몇 시간에 걸쳐 구현한 셈이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콤비 음색을 JSON 파일로 정의한 것이다. 현대적 신시사이저에서는 직접 프리셋을 한 레이어씩 쌓아서 콤비를 만드는 일은 흔하지 않다. 이미 마련된 콤비를 불러서 쓰다가 적절히 편집한 뒤 유저 영역에 저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번에 정의한 JSON 파일 역시 ChatGPT의 도움을 받아 초안을 만들었다. 우선은 단일 사운드폰트 파일(FluidR_GM.sf2)를 이용하는 것으로 단순한 체계로 구축하였다.

전체 파이썬 스크립트가 이제 1만 라인에 육박하고 있다. 콤비 기능은 별도의 스크립트 파일로 분리해야 하는지 약간 고민을 하였었는데, 지금까지 큰 문제 없이 기능 구현이 된 것을 생각하면 아직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콤비의 편집 및 저장까지 마치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수준이 되는 것이다. 

Fluid Ardule을 케이스에 넣는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또 발생할 것이다. 미국 출장을 앞두고 있어서 금주 안에 마무리 작업을 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 7월이 오기 전에 외관과 소리 모두 완성된 모습을 만들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