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는 낮 동안에 특별히 다른 일이 없다면 해가 완전히 지기 전에 달릴 수 있는 좋은 날이다. 오후 5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달리기를 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오늘의 기온은 3~4도 정도이고 바람도 별로 불지 않아서 야외 달리기를 하기에는 매우 좋은 조건이었다. 50분 달리기 도전으로 런데이 프로그램을 맞춘 뒤 7 km가 되면 멈추기로 하였다. 45분 24초째에 7 km를 돌파하였다.
평균 페이스는 가까스로 6분 28초가 나왔다. 목표 거리를 감안하면 날이 갈수록 아주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다. 케이던스는 평균 182 spm, 최대 188 spm으로 달리는 내내 거의 일정하며 오히려 뒤로 갈수록 조금씩 올라간다. 심박수는 여전히 존 5에 머물고 있으며, 여기에는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달리는 도중 페이스는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바로 보폭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평균보폭 85 cm라는 것은 한국인의 평균적인 '걷는' 보폭(78 cm)와 큰 차이가 나지 않음을 뜻한다. 이건 뭐 그냥 종종걸음을 걷는 것과 다르지 않다. 속도는 9.28 km/h에 해당하니 뛰는 시늉을 하는 것은 맞는데, 평균이 그렇다는 것이고 그나마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떨어지고 있다.
간단한 계산을 해 보자. 5분 30초 페이스, 180 spm이라면 1 km를 달리는 동안 5.5 x 180 = 980 (steps)를 뛰는 셈이다. 1,000 m / 980 보 = 1.02 m, 따라서 한 스텝에 1.02 미터를 달려 나가야 한다. 6분 페이스라면 92.6 cm에 해당한다. 케이던스는 최적화된 상태이므로, 6분 이내라는 매우 상식적인 페이스로 들어오려면 보폭을 늘리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하지만 현재의 상태에서 보폭을 15 cm 정도 늘이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내가 뛰는 모습을 나의 시선으로 관찰해 보아도 무릎이 충분히 올라가지 않고, 밀어내는 동작도 세차게 하지 못한다. 다시 말해서 허벅지를 충분히 쓰지 못하면서 무릎으로만 달리고 있다는 뜻이 된다. 허벅지를 충분히 움직이려면 고관절을 더 넓게게 움직여야 한다. 그러려면 하체 운동의 대명사인 런지(lunge) 등을 해야 한다. 매주 3~4회 30~40분 달리기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아, 나는 대단해'라고 하면서 만족한다면 보강운동 같은 것은 할 이유가 없고, 그저 스트레칭과 워밍업을 및 정리 운동만 적당히 하면 된다. 그런데 과연 이것으로 만족할 수 있겠는가?
정말 기록의 향상이 이루어지기를 원한다면 별도의 하체 운동을 해야 한다. 현 단계에서 별도의 훈련을 전혀 하지 않은 상태로 달리면서 허벅지를 더 높게 올리고 뒷발을 차내면서 엉덩이까지 올리는 것을 반복하다가는 아마 금방 지쳐서 더 이상 달리지 못할 것이다. 하체 근력을 향상시키는 보강 운동이 필요하다는 유경험자의 말이 이제 비로소 가슴에 와 닿는다. 다음의 두 링크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가 많다. 페이스가 6분 미만이 될 때까지 너무 욕심을 내지 말고 체계적인 훈련을 해 보도록 하자.
달리기 전 해주시면 좋은 보강운동(유튜브 링크) <- 다음의 네 가지. '자세 인지'라는 어려운 용어를 여기에서 접한다. 내 몸이 '이게 올바르게 달리는 자세야'하고 느끼면서 스스로 교정을 하는 그런 현상을 의미하는 것일까? 자세 인지(posture recognition)이라는 단어로 검색해 보면 장비를 이용하여 자세를 측정하는 기술에 관한 설명이 대부분이다. 이 자료에서 설명하는 자세 인지란 그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 자세 인지에 좋은 무릎 높게 들며 제자리 뛰기
- 달리기 부상 예방에 도움이 되는 제자리 외발 밸런스 잡기
- 런닝을 위한 근력을 기르는 리버스 런지 & 하이 니
- 자세 인지에 도움이 되는 에이 스킵
- 효율적인 보폭을 위한 버트 킥
보강 운동의 필요성을 달리기 입문 5개월차에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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