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27일 월요일

여수 밤바다에서 8 km를 달리다

여수시 웅천동의 밤바다를 헤집고 달려서 8 km를 채웠다. 한번에 달린 거리로는 최장 기록이다. 페이스는 부끄러워서 말할 수준이 아니다.


모처럼 길게 주어진 설 연휴를 맞아서 가족과 함께 여수 여행길에 올랐다. 작년부터 미국에서 살고 있는 딸아이는 함께하지 못하여 아쉽다. 아마 올해 추석 무렵이나 되어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인천공항은 연휴를 즐기러 출국하는 사람들로 북새통이라고 한다. 우리 가족은 국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소박한 심정으로 국내 여행을 택하였다.

차를 몰고 여수로 가는 길에 어디를 들르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진안 마이산을 택하였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왔던 적이 있었다. 말 귀를 닮은 두 개의 산을 제외하면 기억이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방문객이 제법 많았고, 입구의 식당도 성업 중이었다. 네이버에서 리뷰를 검색하여 찾아간 식당도 나쁘지 않았다. 비빔밥과 불에 구운 등갈비의 조화란!



주차장에 차를 대고 올라가는 길에는 사양제라는 저수지가 있었다. 얼음이 얼어서 오리배는 한데 묶여 있었다. 마치 70~80년대의 유원지를 보는 느낌이었다.




마이산은 남쪽과 북쪽 양 방향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고속도로를 벗어나기 전 진안 휴게소에서 마이산의 봉우리가 보여서 IC만 벗어나면 금방 다다를 수 있으리라 생각했으나, 마이산 탑사를 가기 위해 남쪽 방면에서 접근하려면 꽤 먼 길을 돌아서 가야만 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탑사로 가능 약 2 km 남짓의 고즈넉한 길이 마음에 들었다. 북측 지역은 더 가파르다고 하였다.

이갑룡 처사(1860-1957)은 어떤 마음으로 탑을 쌓았을까? 탑사는 현재 태고종 소속 사찰이지만, 이갑룡 처사 자신은 불교를 표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태고종에 사찰 등록을 한 것은 그의 손자 이왕선에 의한 것이라 한다.









비탈을 넘는 약간의 수고를 들이면 은수사에 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다음에도 또 오겠노라는 생각을 담고 두 시간을 더 달려 여수 웅천동에 예약한 호텔에 도착하였다. 점심을 너무 많이 먹어서 호텔 방에서 간편식으로 저녁을 먹은 뒤 달리기를 하러 바깥에 나갔다.


마리나 주변으로 평탄한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서 달리기에는 정말 좋은 여건이었다. 몇 번을 오가며 달려서 8 km를 채웠다. 중간에 갑자기 화장실을 다녀오느라 페이스가 흐트려져서 6분대를 간산히 유지했다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여행 이틀째인 오늘은 오동도와 돌산도를 둘러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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