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4일 일요일

Samson 파워드믹서 XML610의 테스트 - 프리부의 게인을 중심으로

 DI box를 통해 일렉트릭 베이스를 연결한 뒤 시험 연주를 해 보고 있다. 아내의 시점에서 촬영(의도하지 않게 찍힌 아내의 발은 'cropped out'). 바닥에 놓인 멋진 기타 이펙터 프로세서(BOSS GT-5)는 내 것이 아니다.


일요일 아침, 중고로 구입한 파워드믹서를 임시 연습실(근무하는 빌딩의 지하 1층)에 가져다 놓고 테스트를 진행하였다. 우선 다이나믹 마이크로폰(카날스 BKD-101)을 1번 채널에 꽂은 뒤 채널 레벨을 거의 최대로 올리고 음성을 입력해 보았다. 생각보다 소리가 작다. 어지간히 큰 소릴 내도 레벨미터 LED(-10, -5, 0, +3, +6)의 가장 낮은 위치(-10)에도 불이 잘 들어오지 않았다. MASTER LEVEL은 12시 정도로 두었다. MASTER LEVEL을 올리면 당연히 레벨미터의 점등 수준도 올라갈 것이다.

연습실에 자리 잡은 '삼손' 파워드믹서 XML610. 4옴 패시브 스피커에 대하여 정격 300 와트 x 2(0.1% THD at 1 KHz)의 파워를 낸다.

Behringer Xenyx 802에서는 마이크로폰을 대고 소리를 입력하면 레벨 미터가 당연히 반응하였다. 레벨 미터의 LED는 -20, 0 +6, CLIP에 해당하므로, XML610보다 더 낮은 레벨에서 LED의 불이 들어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두 장비의 프리앰프의 성능, 특히 게인 측면에서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닐까? Behringer Xenyx 802의 마이크로폰 전용 채널인 1번과 2번에는 모든 채널 스트립이 공통으로 갖고 있는 최 하단의 레벨 조절 노브 외에도 다음과 같은 게인 조절 노브가 별도로 존재한다. 다이나믹 마이크로폰은 -10~+40 dB, 팬텀 파워를 공급했을 시 콘덴서 마이크로폰은 +10~+60 dB의 게인 조절 범위를 제공한다.

Behringer Xenyx 믹서의 매뉴얼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The XENYX preamps provide undistorted and noise-free gain as is typically known only from costly outboard preamps... They are perfectly matched to every conceivable microphone with up to 60 dB gain and +48 volt phantom power supply." 

내가 갖고 있는 어떤 마이크로폰도 이 게인 노브를 12시 이상으로 돌리지 않고는 만족스런 레벨이 나오지 않는다. 콘덴서 마이크로폰은 조금 다르긴 하지만. 그리고 액티브 DI box를 경유하여 연결한 일렉트릭 베이스 역시 이 게인 노브를 올려 놔야 다른 악기와 합주를 할만 한 정도의 레벨이 된다. 컴퓨터로 녹음을 할 때에는 이 레벨 노브의 위치에 크게 의존하지는 않았다.

자, 이 게인 노브는 Xenyx 802 믹서로 하여금 XML610보다 더 높은 수준의 사전 증폭을 제공하는 것일까? XML610에는 오직 레벨 조절 노브(패널에서는 'VOL'로 표시)와 -20 dB PAD 토글 버튼 스위치(채널 1-4)만 있을 뿐이다. 패드 버튼은 피크 LED에 불이 들어올 때 누르라고 되어 있다.

Samson XML601의 프리부 전압 게인 사양을 살펴 보았다. 어느 채널이든 마이크로폰을 위한 추가적인 게인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신호가 다다르는 최종 출구에 따라 게인이 전부 다르다. 1-4 채널(마이크로폰)에 대해서는 36 dB 이득이라고 기억해 두면 되겠다. 

반면 Behringer 믹서의 사용자 매뉴얼에는 Xenyx 프리앰프가 최대 +60 dB라고 하였으며, 라인 입력의 경우 grain range는 -10 dB to +40 dB라고 하였다. 국내 브랜드인 카날스의 믹서인 BKG-50의 사양을 살펴보면 게인 범위는 라인 입력의 경우 -10~+40 dB, 마이크로폰 입력의 경우 +10~+60 dB이다. 엠앤에스(미디앤사운드)에서 세일 중인 ICON NeoPreAmp는 마이크로폰 입력에 대하여 역시 60 dB의 게인을 제공한다. 따라서 Samson 파워드믹서 XML610이 제공하는 36~42 dB의 게인은 다소 낮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파워드믹서의 사양과 아직 비교해 보지는 않았으니 섣불리 결론을 내려서는 안된다.

파워드믹서라는 물건은 어디까지나 편의성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므로 내장된 믹서 자체가 좋은 품질의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될 것이다. 믹서와 파워 앰프가 하나로 합쳐진 장비로서 한 손으로 번쩍 들 수 있다는 것, 그 이상으로 뭘 더 기대할 필요가 있겠는가? 위에서 살펴본 것은 프리앰프부의 게인이 약간 낮다는 자체 평가이고(동등한 600와트급 파워드믹서가 일반적으로 어떠한 수준인지는 아직 잘 모름), 잡음 수준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팬텀 파워를 쓸 때에는 각별히 주의하자

팬텀 파워는 콘덴서 마이크로폰이나 일부 액티브 DI box에 전원을 공급하기 위해 필요하다(내가 쓴 관련 글 링크). 액티브 DI box의 전원을 믹서 측에서 팬텀 파워의 형태로 제공하려면 아마도 XLR-XLR 케이블을 써야 할 것 같다. 실제로 내가 실험을 해 본 것은 XLR-XLR 케이블을 사용한 것이 유일하다. XLR-TRS 케이블도 갖고 있기는 하다. 

Xenyx 802 믹서의 다이어그램(일부, 원본). 마이크로폰 전용의 채널 1번 및 2번에서는 6.35 mm (1/4인치) TRS 커넥터를 통해서 팬텀 파워를 공급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팬텀 파워를 공급하려면 XLR 커넥터에 케이블을 꽂아라!


어쨌든 팬텀 파워가 걸린 상태에서 마이크로폰 케이블을 연결하거나 뽑으면 좋지 않다는 것은 매우 잘 알려져 있는 주의사항이다. 특히 unbalanced 기기는 더욱 위험하다.

다이나믹 마이크로폰이 꽂힌 상태에서 팬텀 파워를 걸면 어떻게 되는가? 만약 제대로 만들어진 XLR 케이블을 통해 연결되었다면 문제가 없다고 한다. 

오늘 XML610에 콘덴서 마이크로폰을 연결한 뒤 팬텀 파워(+48 V)를 걸어서 소리가 잘 남을 확인하였다. 그런데 다른 채널에 연결되어 있던 다이나믹 마이크로폰 본체의 ON/OFF 스위치를 무심코 작동시켰다가 매우 큰 소리와 함께 갑자기 파워드믹서가 작동하지 않는 것 아닌가?

"어이쿠, 사자마자 망가뜨린 것 아닐까?"

떨리는 마음으로 본체의 파워를 내렸다가 다시 넣으니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하였다. 전기적 충격에 의한 오동작이었는지, 또는 자체적인 보호 기능이 작동했는지는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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