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4일 수요일

커피 안 마시기

나는 커피를 참 좋아하는 편이다. 백 원짜리 동전을 넣어서 종이컵에 딱 반 정도 받아 먹던 자동판매기 커피를 학창 시절에는 얼마나 많이 마셨던가?

집에서 커피 원두를 직접 갈아서 뜨거운 물을 부어 우려서 먹은 적도 있었고, 아들이 선물한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용해 본 일도 있었다. 원두의 원산지나 로스팅, 또는 블렌딩 정도에 따라서 달라지는 향미를 느끼면서 커피를 즐기는 수준은 전혀 아니다. 느리고 번거롭게 커피를 만들어 마시는 방법을 몇 년 동안 해 보다가 결국은 커피믹스 - 카누 - 캔커피의 편리함에 빠져들기도 했었다. 최근 몇 년 동안은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커피를 선호했었다. 집에는 커피를 분쇄하고 내리기 위한 온갖 용품과 쓰다 남은 드립용 여과지가 잔뜩 남아 있다.

올해 들어서 또 다시 나의 위장이 편하지 않다는 신호를 보내기 시작하여 일단 커피를 끊었다. 그 후로 약 열흘 정도가 지난 것 같다. 과거에도 속이 좋지 않아 커피를 1년이 넘게 마시지 않은 적이 있었다. 속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은 커피 때문인지, 업무에 따른 스트레스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카페인의 중독성이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것은 확실하다. 출근 직후 견디지 못할 정도로 커피가 생각나는 것은 아니니까. 이른 출장을 떠나기 위해 아침 일찍 대전역에 나온 직후 약간의 피로감과 졸음을 느끼면서도 커피를 통해 이를 떨쳐 버리겠다는 생각도 요즘은 잘 들지 않는다. 커피를 끊은 이후 밤에 잠을 잘 이루는 것도 좋은 일 아니겠는가. 

외근 중에 잠시 일을 하기 위하여 카페에 들를 때에는 밀크티를 마시는 편이다. 밀크티의 주성분인 홍차에도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지만, 양도 비교적 적고 커피만큼 흡수가 빠르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회의장에서 무차별로 제공하는 커피. 간혹 취향을 존중하여 다른 종류의 음료수를 같이 놓아 두기도 하는데, 지나치게 달아서 먹기가 괴롭다.

이런 생활을 하다가 오후에 커피 한 잔을 마시면, 그날 밤은 잠을 이루지 못한다. 커피를 끊은 동안 카페인에 대한 감수성이 극도로 높아진 때문이리라.

연말까지 버텨 보는 것을 목표로 해 보겠다.


2024년 8월 25일 업데이트

커피를 완전히 끊은 것은 아니다. 단, 아침 식사를 한 뒤 사무실에 나와서 한 잔을 마시는 것으로 그날의 커피 음용은 끝이다. 위장은 확실하게 편해졌다. 그러나 밤에 한 번도 깨지 않고 아침까지 자는 것은 여전히 잘 되지 않는다. 아마도 최근 3주 동안 '밤 달리기'를 시도하면서 각성 상태가 유지되어 그런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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