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1일 목요일

[자작곡] 호수 섬 이니스프리, 버전 1(보컬은 synth로 대신함)

「호수 섬 이니스프리(The Lake Isle of Innisfree)」는 예이츠(1865-1939)의 시로 잘 알려져 있다. 예전에는 「이니스프리의 호도(湖島)」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유명한 시를 가사로 삼아서 멜로디를 붙였던 것이 아마 중학교 1~2학년 무렵이었을 것이다. 그때는 '호도'라는 한자어가 호수 속의 섬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는 것도 몰랐다. 원작은 영시라서 번역본은 몇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내가 당시 작곡에 참고했던 것은 지나치게 짧게 의역이 되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번역본(참고 링크)이 멜로디를 붙이기에는 적당했을 수도 있지만, 시어(詩語)의 뜻을 정확히 모른 채로 적당히 가공하는 실수를 하였었다. 이 시를 원작에 충실하게 번역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을 하나 소개한다. 복사를 허락하지 않아서 원본 링크로 대신한다.

「이니스프리의 호수 섬」과 아일랜드의 자유와 독립

이 시에서 우리말로 옮기기 가장 어려운 곳은 다음이라고 생각한다.

And I shall have some peace there, for peace comes dropping slow,

Dropping from the veils of the morning to where the cricket sings;

나 그곳에서 얼마간 평화를 누리리라. 평화는 천천히 내리므로(방울지듯?), 아침의 베일(안개?)부터 귀뚜라미 우는 곳까지 'dropping'하는데...

중학생 시절에 가사로 삼았던 번역본에는 '그러면 내 마음 평화로우리/안개 낀 아침부터 귀뚜라미 우는 저녁때까지'라고 하였다. 이는 지나친 의역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도 그럴 것이, 직역을 해 놓으면 우리의 정서에 잘 맞지 않으니 번역자도 무척 고심을 했을 것이다. 이 번역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평화롭다'고 읽히도록 옮겨 놓았다. 그러나 원래의 의미는 이랬을 것이다.

(폭포수처럼 줄줄 흘러내리는 것이 아니라) 물방울이 맺혀 하나 둘 떨어지듯 평화가 내려오고, 그것을 나는 얼마간 누릴 것이고... 아침의 베일부터 귀뚜라미가 우는 곳까지 (평화가) 방울져 떨어지는데...

Dropping from A to B라고 표현하였으므로 A와 B는 장소 또는 위치에 해당하는 낱말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시에서는 의미상 시간을 뜻하는 어구(phrase)가 차지하고 있다. 영시에서는 멋진 표현일지도 모르지만 국문으로 옮기면 의역으로도, 직역으로도 그 아름다움이 잘 전해지지 않는다. 외국어로 쓰여진 시를 번역하는 사람은 정말 위대하다!

음악을 만들고 녹음하는 취미를 새로이 시작하면서 중학생 시절에 너무나 대충 만든 이 포크송 스타일의 노래를 반드시 새로 고치겠다는 다짐을 하였고, 며칠 전에 초안의 녹음을 마쳤다. 가사는 원작에 맞게 손을 보았고 - 실은 몇 달이 걸렸으며, 아직도 계속 변경 중 - 새롭게 한 구절을 창작하여 추가하기도 하였다. 80년대 초에 만들었던 곡은 너무 짧았기 때문이다. 

기억 속에만 남아 있던 40여 년 전의 자작곡을 녹음으로 남기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은 어린 시절 음악적으로 많은 영감을 주고 받았던 친구 JH와 비교적 최근에 카카오톡을 하다가 문득 이 곡을 기억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 당시에 이 곡이 들을 만하였는지, 또는 그저 그랬는지에 관한 평은 미처 듣지 못했지만, 친구의 말에 용기를 얻어서 컴퓨터를 열고 녹음에 착수하게 된 것이다. 또 다른 자작곡인 「친구 JH에게 바치는 노래(+알란 파슨스 프로젝트의 Sirius를 뒷부분에 삽입)」의 가장 마지막 작업 버전은 작년 11월에 만들어 내 블로그에 올린 일이 있다(링크). 2014년에 나를 진공관 앰프의 길로 빠져들게 해서 아직까지 여기에서 헤매게 만든 것도 바로 JH였다. 매우 다행스럽게도 요즘은 다시 대출력 반도체 앰프의 길로 돌아오고 있다. 직장 동료들과 밴드를 결성해 합주를 하려니 이동이 쉽고 튼튼하며 일정 이상의 출력을 내는 앰프가 필요하기 때문에 어쩔 도리가 없다. 

마이크로폰을 붙들고 목소리를 뽑아내기에는 아직 부족함이 있어서 sine wave로 보컬을 대신한 초안을 이 블로그에 공개한다. 내 유튜브 자작곡 목록에 올리기에는 아직 완성도가 많이 떨어진다. 보사노바 드럼 트랙은 유튜브에서 딴 것이고, 기타와 베이스 및 키보드는 직접 연주하였다. 7월 9일에 작성한 글 집단 지성을 발휘하는 올바른 방식에서 보였던 끔찍한 오디오 클립 편집 작업이 바로 이 곡에 해당한다. 사실 스케치 수준의 녹음이라서 블로그에 올리기에 민망한 면이 없지 않다. 신서사이저는 AKAI MPK mini로 대충 연주했더니 영 엉망이다. 미니 건반 특유의 불편함에, 스펀지 같은 작동으로 벨로시티를 원하는 수준으로 컨트롤하는 어려움이 더해진다. 그러나 기타릭 플레이어로 뽑은 소리는 나쁘지 않다.



조만간 일일 보컬 교습을 받은 뒤 녹음을 해 보려는 야심에 찬 계획을 가슴에 품고 있다. 원래 C 메이저였던 곡이 A 메이저가 되어서 장6도가 올라갔으니 '특별 수련'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일반인에게는 별로 높은 곡이 아니지만, 나에게는 조금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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