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16일 토요일

LM1876 앰프 섀시 가공 작업

어제 받은 LM1876 앰프 보드를 집에 가져와서 CD player에 연결을 하였다. 이번에는 아무런 잡음이 들리지 않는다. 같은 칩을 사용한 앰프라 해도 기판의 패턴이나 부품등에 따라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고장난 외장 HDD 케이스를 재활용하여 뚜껑이 없이 개방형으로 꾸미기로 하였다. 트랜스와 방열판 등 주요 부품이 이미 케이스보다 키가 크기 때문이다.

스피커 단자를 고정할 부품은 문구점에서 구입한 플라스틱 수납 상자의 끝부분을 잘라서 만들었다. 실톱은 이번에 처음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너무 빠른 속도로 톱질을 하면 열이 발생하여 플라스틱이 톱날에 녹아서 들러붙는다. 꿈쩍도 않는 톱날을 어떻게 해 보려다 몇개나 톱날을 끊어먹었는지 모른다. 아래에 보인 실톱대와 톱날은 대전에 위치한 케이스포유에서 예전에 구입해 둔 것이다. 가장 어려운 점은 날이 너무나 가늘어서 도대체 어느쪽에 날이 있는지 알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손으로 만져서 거친 면을 찾아야 하는데, 4면 중에서 3면에 날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처음이라 쉽지는 않았지만 이내 요령이 생겼다. 앞으로 판재에 큰 구멍 혹은 부정형 구멍을 가공할 때에는 실톱을 사용하리라.


파워소켓과 스위치도 재활용이다. 이 부품들은 알루미늄 케이스에 에폭시 수지로 붙여버렸다. 동네의 큰 문구점에서 에폭시 '접착제'를 구하고자 하였으나 눈에 뜨이는 것은 음식 미니어쳐의 국물 제작용 에폭시 수지가 전부였다. 이것이 접착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구입을 하였다. 1시간 경화용이라고 적힌 것과는 달리 배합 비율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는지 시간이 지나도 도무지 경화가 되지 않고 자꾸 흘러내려서 걱정을 많이 하였다. 다행히도 하루가 지나니 단단히 붙었다. 파워소켓과 스위치의 접속 부위에는 수축튜브가 이미 된 상태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감전에는 조심하자.


기판에 볼륨 폿이 붙은 형태라서 특별히 섀시 전면 패널을 만들지 않았다. 입력 단자는 케이블이 붙은 3.5mm 스테레오 잭을 재활용하였다. 전원 트랜스포머와 기판의 연결은 컴퓨터 파워 서플라이에서 떼어낸 4핀 커넥터를 활용하였다. 트랜스포머를 다른 용도로 쓸 가능성에 대비하여 단자 처리를 한 것이다. 만약 24V 직류 단전원이 필요하다면 2차 단자를 병렬로 연결해 놓은 커넥터를 꽂은 다음 내가 만든 정류 및 평활회로를 연결하면 된다.

이번에도 구멍을 제 위치에 뚫는 것에는 실패하였다. 앰프 보드를 고정할 구멍 4개 중에서 하나의 위치가 잘못되어 결국은 볼트 3개만으로 고정하게 되었다. 스피커 단자의 위치도 마음에 썩 들지는 않는다. 조립을 끝내고 휴대폰을 연결하여 하루 종일 음악을 즐겼다. 음량을 꽤 높여도(정격입력 80W 89dB 스피커) 방열판이 그렇게 뜨거워지지 않는다. 같은 트랜스포머를 TDA7265 앰프에 연결했을 때는 발열이 꽤 심했었다.


앰프 식구들을 모두 한 자리에 모아 보았다. 왼쪽 위 투명 반찬통은 TDA7266D 앰프, 바로 곁에는 오늘 케이스 구성을 완료한 LM1876 앰프, 아래의 검정색 통은  TDA7265 앰프, 그리고 오른쪽은 PCL86 진공관 싱글 앰프이다. 이번의 LM1876 앰프가 기대 이상의 성능을 발휘하고 있어서 당분간 LM375/LM3886 앰프에 대한 업그레이드 욕심을 가질 필요가 없게 되었다.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이 앰프보다 며칠 앞서 구입한 블루투스 리시버 앰프가 시간이 지날수록 급격이 상태가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왼쪽 채널이 AUX IN 연결 시에만 소리가 작게 나더니 이윽고 블루투스 연결에도 소리가 나지 않고, 이제는 전원 투입 때 나는 비프음마저 나질 않는다. 말하자면 한쪽 채널이 완전히 죽어서 잡음조차 나질 않는 것이다! 판매자에게 일단 제품에 문제가 있음을 알리기는 했는데 배송료 무료로 해외에서 받은 물건이라서 도대체 어떻게 하는 것이 현명한지를 모르겠다. 환불을 받으려면 물건을 돌려보내는 것이 상식인데, 물건 값이 워낙 저렴하니 반품용 배송료를 들이기가 아깝다. 문제가 있는 제품의 반품이므로 이 경우에는 판매자가 비용을 대는 것이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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