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완벽한 장비를 갖추고 몇 명이 그룹 라이딩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민과 관광객들은 특별한 옷이나 보호장구를 갖추지 않고 일상 생활 그대로의 모습으로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자전거를 몰고 집을 나서면서 반드시 전용 복장을 차려입고 헬멧과 장갑을 끼어야만 하는가? 갑자기 가치관에 혼란이 오기 시작하였다. 무슨 의식을 치르듯이 한가지라도 더 갖추려고 하면, 그만큼 자전거를 타는 빈도가 줄어들게 된다. 간혹 헬멧에 대한 논란을 인터넷에서 보게 된다. 도로를 자동차와 함께 달릴 것이 아니라면, 그리고 속도를 별로 낼 생각이 없다면, 헬멧 착용은 자전거를 타는 사람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 최대한 평상복에 가까운 옷차림으로 자전거를 끌고 집을 나섰다. 드롭 핸들바를 잘라서 불혼바 비슷하게 만들면서 바테잎을 새로 붙이지 못했기에 장갑은 착용하였고, 벌레를 막기 위한 고글만 꼈다. 배낭을 메고 있으니 아무리 천천히 달려도 등에 땀이 날 것이 뻔하기에 상의만 쿨맥스 비슷한 소재의 운동복을 입고 청바지에 바짓단만 벨크로 밴드로 묶은 상태로. 샤워를 하지 않기 위해 되도록 천천히 주행했지만 6월 중순의 아침 기온은 약간의 땀을 나게 만들었다.
전국민이 등산복을 입고 동네 뒷산을 오른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전부 전용 복장을 한다. 이건 분명히 '과잉'이다. 일상 생활과 철저히 일체가 되는 자전거 문화가 되기를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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