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12일 목요일

12DT8 대신 6N2P를 쓰기 위한 히터 전압 변경 아이디어[1]

먼저 나는 진공관 앰프를 소장한지 이제 딱 1년이 된 초보자임을 밝혀 둔다. 나의 진공관 앰프는 초단관으로 12DT8(Radiomuseum데이터 시트), 출력관으로 PCL86(Radiomuseum)을 사용한 '초삼결(Super Triod Connection circuit, STC)' 앰프이다. 이 글에서 주제로 삼고 있는 히터 전압 문제는 제외하더라도 12DT8(gain 60)의 대체품으로 12AX7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gain이 동일한 12AT7이 12DT8의 대체품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다른 특성으로 판단한다면 12AU7(gain 19)가 더 적합하다는 글도 보인다. 참고로 12AX7의 gain은 100이다. 12AX7 계열 진공관 계열의 호환성을 보여주는 간단한 특성 비교표는 여기를 참조하라. 국내 사이트에 올라온 초단관 12AX7 관련 자료도 하나 소개한다(원본 사이트는 아님). 여길 참조하면 12AX7 대신 12AU7을 쓸 수 있다 하고, 내 앰프의 제작자께서는 12DT8 대신 12AU7을 쓸 수 있다 하시니, 그렇다면 12DT8 대신 12AX7을 쓸 수 있다는 것은 약간은 비약이지만 전혀 터무니없는 소리는 아닐 것이다.

12AX7 계열은 동등한 히터 전압을 사용하므로 같은 계열이라면 회로의 수정을 하지 않고도 소켓에 그냥 끼워넣으면 된다. 그러나 12DT8을 쓰던 앰프에는 그냥 끼워 넣을 수 있는 'drop-in replacement'가 아니다.

12AX7은 다음 그림의 왼쪽처럼 4번과 5번 핀에 12.6 볼트를 연결해도 되고(9번 핀은 개방), 혹은 오른쪽처럼 6.3 볼트를 각각의 히터에 연결할 수도 있다. 그림은 Radiomusium에서 빌려왔다.
http://www.radiomuseum.org/tubes/tube_12ax7.html
내 앰프의 12DT8에서는 4번과 5번에 12 볼트가 걸린다는 것을 테스터로 찍어서 확인하였다. 앰프를 열어서 확인해 보니 소켓의 9번 핀에는 아무것도 연결되어 있지 않다. 12DT8의 9번 핀은 원래 잡음 감소를 위한 shield로서 접지에 연결하는 것을 권장하지만 쓰지 않아도 무방하다. 따라서 내 앰프에서는 12DT8을 빼내고 12AX7 계열을 그대로 꽂아도 히터 전압은 정상적으로 공급된다. 만약 9번 핀이 접지에 연결된 12DT8 회로에 12AX7을 꽂으려면 진공관의 9번 핀을 잘라내면 된다고 한다.

12AX7은 현재도 생산되고 있지만, 오래전에 만들어진 '명품관 혹은 빈티지관'이 들려주는 소리가 매우 좋다고 한다. 물론 가격은 상당히 비싸다. 이를 대체하기 위한 실속있는 관으로는 러시아에서 만들어진 6N2P이라는 관이 있다. 문제는 4번과 5번 핀에 12.6 볼트가 아니라 6.3 볼트의 히터전압을 걸어줘야 한다는 것. 6.3 볼트를 사용하는 12AX7 회로에 6N2P를 쓰기 위하여 간단한 스위치를 달아주는 아이디어를 구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하나의 사례로서 jalbum 사이트에 소개된 아이디어의 링크를 걸어본다.

구 소련시절에 만들어진 군용 6N2P는 매우 가격이 저렴하다. 내 진공관 앰프에 약간의 '장난질'을 해 보고자 오늘 아침 ebay에서 6N2P 8개를 $10.95에 즉시구매를 해 보았다. 배송료는 $10이다. "12DT8 대신 6N2P를 쓰겠다고? 히터 전압은 어떻게 맞출 수 있을지 몰라도 다른 부품을 수정하지 않고는 말도 안되는 시도다!"라고 하실 분도 계실지 모르겠다. 그렇다. 어떤 문제가 생길지 난 전혀 알 수 없다. 그러나 잘못된다 해도 크게 손실을 입을 만한 것은 없다. 또 6N2P는 활용 가능성이 많은 진공관이니 몇 개 갖고 있다고 해도 문제는 안될 것이다.

자, 그러면 다른 특성이 다름은 일단 고려하지 않고 히터 전압만 맞추어 보자. 초단관이 두 개 쓰이므로 전원 트랜스에서 나오는 12 V를 각 히터에 직렬로 연결하면 전압이 반으로 나뉘므로 이것으로 끝이다. 히터로 연결되는 선말 잘라서 다시 이으면 된다. 그렇다면 스위치를 이용해서 12DT8 혹은 6N2P 어느 것을 초단관 위치에 두더라도 이에 알맞은 히터 전압이 나오도록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종이를 펼쳐놓고 스케치를 해 보았다. 간단한 퍼즐 맞추기 비슷한 일인데... 어라, 머리를 좀 써야 되네? 최종 답안을 얻는데 상당히 시간이 많이 걸렸다.


회로도 그리는 프로그램 없이 그림을 그리느라 정말 힘들었다! 별것 아닌 것으로 생각했는데 굳은 머리를 쓰려니 쉽지 않았다. 혹시 오류는 없을까? 몇번이고 점검해 보았는데 오류는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나저나 나의 자작 1호기는 언제나 탄생할까? 1년짜리 프로젝트로 생각하고 천천히...

[추가 작성]
회로의 개조나 핀 절단 등이 귀찮은 사람을 위한 소켓형 어댑터는 이미 ebay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다만 기존의 회로와 대치품 진공관에 맞추어서 잘 골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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