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에 있었던 두 건의 가족 여행에서는 올림퍼스 E-620이 제 기능을 충실히 해 주었다. DSLR로서는 매우 컴팩트하고, 강력한 손떨림 방지 기능에 의해 무난하게 순간을 포착할 수 있었다. 불만이 좀 있다면 찍힌 이미지에 붉은기가 좀 돈다는 것이다. 올림퍼스의 카메라에서는 비교적 널리 알려진 형상이다. 카메라 설정으로서 이 문제를 수정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12-42 mm 번들렌즈를 쓰면서 느끼는 가장 큰 불편함은 사진을 찍은 뒤 후보정 작업을 통해 수평을 맞추는 일이 전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다. 내가 카메라를 잡는 방식이 잘못되었을까? 줌 렌즈라서 당연히 어느 정도의 왜곡은 존재하는데, 이것이 정확한 수평을 유지한 사진을 찍는데 방해를 하는 것일까?
특히 약간 가까이에서 피사체를 잡다 보면 이상하게도 완벽한 수평 혹은 대칭이 된 구도를 맞추기가 어렵게 느껴진다. 혹시 25 mm 정도의 단렌즈를 끼우면 좀 더 수월하지 않을까 하는 덧없는 욕심을 부려본다.
필름 사진을 기준으로 말한다면, 만약 나에게 단 하나의 렌즈만을 끼워서 출사를 나가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없이 35 mm 광각을 고를 것이다. 올림퍼스 포서즈를 쓴다는 것은 고를 수 있는 렌즈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저렴한 단렌즈는 25 mm뿐이다. 예전 풀 프레임의 표준렌즈이다. 약간 좁은 공간에서 화면에 많은 것을 담기에는 초점거리가 다소 길다.
DSLR이라는 굴레를 벗어나서 좀더 작고 가벼우면서 언제나 들고 다닐 수 있는 카메라를 하나 더 구하는 것은 어떨까? 그러나 적당한 가격의 제품이 있을까? 기능을 추구하면 비싸진다. 요즘 나의 사진 생활에서는 오히려 휴대폰이 더 큰 역할을 하고 있지 않던가?
이 중에서 한 가지만이라도 있으면 좋겠네!
http://www.ephotozine.com/article/top-10-best-serious-compact-digital-cameras-2013-16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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