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31일 목요일

왜 나는 카카오톡을 쓰지 않는가

첫번째 이유는 카카오톡(이하 줄여서 '카톡'이라 하겠다)을 구동할 변변한 안드로이드 단말기가 없기 때문이고, 두번째 이유는 일상생활이나 업무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원래 작년에 모토롤라의 아트릭스를 구입해서 쓰고 있었으나, 이를 딸에게 주고 나니 마땅한  단말기가 없는 상태가 되고 말았다. 피처폰을 잠시 쓰다가 지금은 윈도우 모바일 6.5가 설치된 옴니아팝을 쓰고 있다. 카톡을 설치할 수 없는 단말기이다. 화면도 작고, 인터넷 브라우징도 느리고 불편하다. 그야말로 음성통화+문자 메시지+전자메일 확인이라는 단말기 본연의 목적으로 아주 잘 활용하고 있다. 멜론 평생 무료라는 점도 매력이고, 배터리도 삼일씩 충전을 하지 않고 다녀도 될 정도이다.

중고로 구입한 SKY 미라크를 갖고 있기는 하다. 가끔 여기에 USIM을 바꾸어 끼워서 사용할 때가 있다. 외출을 해서 사진만 찍으면 자동으로 '구글+'로 업로드되고, 모든 면에서 옴니아팝보다 못한 것이 없다(화면이 좀 어둡고 배터리 소모는 빠르다는 것을 제외하면).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 있다. 미라크를 쓰게 되면, 쓸데없이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 일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아무리 성능이 좋아졌다 해도 휴대폰은 휴대폰이다. 그 작고 불편한 휴대폰의 화면으로 괜히 웹 브라우저를 통해 바깥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봐야 할 것 같고, 카카오톡 친구 리스트도 괜히 한번 훑어 보면서 바뀐 사진이나 인사말이 없는지도 봐야 할 것 같고...

카카오톡이 세상에 나온 이후로 아줌마들의 수다 문화도 많이 바뀌었다. 아내도 카톡을 보면서 누구 엄마네 가족이 해외 여행을 다녀 왔는지, 무슨 음식을 먹었는지 등의 소소한 일상을 '엿보기'하면서 즐거워 한다. 만날 약속을 정하기도 하고, 심각한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필요한 사람은 필요한 대로 쓰는 것이다.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은 스팸 문자 메시지가 하도 많이 와서 며칠에 한번 확인할 정도이고, 이런 지격이니 음성 통화나 카톡 메시지가 아니면 연락을 하기 어렵다. 반면 나는 광고성 문자메시지에 대해서는 일일이 수신 거부 전화를 하고, 또 사적으로 쓰는 전자메일로 광고가 날아오는 경우 철저하게 unsubscribe를 하고 있다. 덕분에 집중력을 흩뜨리는 광고 메일이 많이 줄었다.

회원 탈퇴를 했는데도 회원에 가입이 되어 있고 광고 메일 수신에 동의했다면서 끝없이 메일을 보내는 인터넷 가구 판매 사이트가 있다. 여기는 내가 언제 한번 직접 전화를 해서 응징을 하리라.

그렇다. 사람마다 사는 방식이 다르다. 휴대폰, 그리고 스마트폰이 생활을 조금 편리하게 해 준 것은 맞지만, 바로 곁에서 지금 대하고 있는 사람에게 집중을 하지 못하게 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래서 나는 카톡을 쓰지 않는 것이다.

예전에 네이버 블로그에 이런 취지의 글을 올렸더니, 어떤 사람이 이런 덧글을 붙였다.

"님은 사회 부적응자 외톨이로군요. 불쌍합니다"

세상에는 참 별의 별 인간이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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