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5일 화요일

[6LQ8-6П6С SE amplifier 제작] 잡음과의 싸움 2편 - 그리드를 함부로 띄우면 일어나는 일

6LQ8 SE amplifier board를 개조하여 만든 드라이브 스테이지와 6V6 사이의 미묘한 궁합 문제가 잡음의 발생 원인이라 생각하고, 드라이브 스테이지 보드를 를 걷어낸 다음 예전에 43 pentode SE amplifier용으로 만들어서 잠시 쓰다가 정크 박스에 치워 둔 6N2P 보드를 연결해 보았다. 임시로 쓰기 위해 페놀 기판에 대충 만든 것이라서 제대로 된 앰프의 일부분으로 넣어서 오랫동안 사용하기에는 별로 적당하지 않다. 지난 주말의 실험에서 진공관은 12DT8을 끼우고 히터에는 직류 12V를 연결하였다.

캐패시터가 출력용 단자에 연결되는 것으로 끝난다. 출처: 내 블로그.

전원과 소스를 연결하자마자 '부르르...'하는 엄청난 잡음이 발생하였다. 버리려고 오랫동안 팽개쳐 두었더니 보드에 고장이 난 것일까? 운이 없음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도로 기판을 거두어 들였다. 어차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전치증폭단에 해당하는 보드를 주문하여 기다리는 중이니 그것으로 대체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지도 모른다(구입 관련 글 링크).

주문해 놓은 보드의 상세 사진을 보면서 회로도를 재구성해 보다가 흥미로운 점을 발견하였다. 출력부 진공관을 위한 그리드 리크 저항(100K)이 보드 내에 들어있는 것이 아닌가? 

이 순간에 무릎을 탁! 쳐야만 한다.

맨 오른쪽의 사진은 좌우를 반전하여 PCB 패턴에 그대로 겹쳐지도록 하였다. 

'부르르...'하는 잡음은 바로 출력관의 그리드가 플로팅 상태여서 벌어진 일이었다. 그동안 몇 개의 진공관 앰프를 만들면서 그리드 리크 저항과 관련한 얼마나 많은 실수를 했던가? 입력단에 포텐셔미터가 있는 경우 그리드 리크 저항을 생략할 수는 있다. 그러나 연결을 하지 않은 상태로 무심코 전원을 넣었다가 엄청난 잡음이 남은 물론 진공관이 빨갛게 달아오르는 일을 얼마나 많이 경험했었던가? 위에서 보인 자작 보드는 내부에 출력관용 그리드 리크 저항을 넣지 않고 보드 외부에서 연결했었다. 당시로서는 너무나 자연스런 선택이었다.

빔관 6V6의 전형적인 오디오 신호용 전력증폭회로. 그리드 리크 저항은 빨간 타원으로 표시하였다. 최대 500K까지 허용한다. 그림 출처: Radiomuseum.

엊그제의 실험에서 자작 프리앰프 보드를 연결하였을 때 발생한 잡음은 결국 기본에 철저하지 못한 나의 실수였다. 

잡음 문제만 무난하게 해결이 된다면, 6V6GT(호환관으로는 6П6С 및 6P6P가 있음) 앰프는 나의 음악 감상용 동반자로서 가장 최적의 선택이 될 수 있다. 출력이 적당하고, 직접 만들었다는 보람을 충분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최종적으로는 기성품 프리앰프 보드를 택하게 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말이다. 6V6은 손수 정성스럽게 감은 5K:8 R-코어 출력트랜스포머를 사용하기에도 가장 적당한 출력관이다. 복합관인 6LQ8의 삼극관부만을 이용하여 드라이브용으로 쓰기에는 매우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올해에는 이런 실험을 해 보려고 한다

6V6으로 출력이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면, 25L6이라는 빔관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히터 공급 전압이 좀 유별나고(43 오극관과 같은 25V) 현대관으로서 만들어지도 않지만 출력도 높고 가격도 적당하다. 또한 직접 감은 R-코어 출력 트랜스포머의 1차 권선 중앙탭을 ultra-linear 결선으로 활용해 보는 실험도 가능하다. 권선의 43% 위치가 아니고 50%라고 해서 얼마나 치명적인 음질 저하가 있겠는가? 다음은 제이앨범 한병혁 님의 25L6 진공관 소개 동영상이다.


 

여력이 있다면 재활용품 일색인 앰프 케이스도 좀 바꾸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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