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11일 월요일

시놀로지 NAS에 이별을 고하다

2013년도에 구입하여 거의 하루도 쉬지 않고 돌던 시놀로지 DS-1512+가 드디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에 이르렀다. LED의 점등 상태에 따라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적합한 조치를 취하거나 필요하다면 수리를 할 수도 있겠지만, 이제 조용히 떠나 보내기로 하였다. 어차피 5개의 드라이브 중 하나가 작동하지 않는 상태로 오래 사용해 왔으니, 이제는 전면적으로 이상 증세가 나타난들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여도 될 것이다.



불용처리 신청서를 올린 뒤 내부에 들어있던 디스크 드라이브는 재활용을 위하여 빼냈다. 하드독에 물려서 USB 케이블을 통해 리눅스 워크스테이션에 연결하니 자동 마운트가 되지 않는다. 의아하게 생각했으나 그 이유는 너무나 당연하였다. 4개 드라이브로 구성된 RAID 볼륨의 일원이 아니었던가. Disks 명령어를 실행해 보니 /dev/sde1에서 /dev/sde3까지 3개의 파티션이 보인다. 이를 전부 삭제한 다음 하나의 파티션을 할당하여 ext4로 포맷을 하였다.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의 재활용.


이 작업과는 별도로 Dell R910 서버의 DAS에 들어있던 자료를 옮기느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Dell 서버는 작년에 전기 시설 점검을 위해 연구소 전체에 정전이 있었을 때 전원을 내린 뒤 재부팅이 되지 않는 상태가 되었다. 전산팀의 도움으로 망가진 디스크를 일부 교체하고 OS를 복구한 뒤 부서 내에서 다른 목적으로 활용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도와주는 전산팀 사람들에게는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서버를 다른 용도로 쓸 예정이라서 DAS(약 100 TB 용량)는 비워 줘야 한다. NAS도 더 이상 쓰지 못하고 저장 공간이 충분한 다른 컴퓨터도 없다. 따라서 사무실의 리눅스 데스크탑에 새 디스크 드라이브를 SATA 케이블로 연결한 다음, 네트워크를 통해서 rsync로 파일을 복사하는 지루한 작업을 벌써 일주일 넘게 진행하였다. 꽤 오래전에 구입해 놓은 WD의 6 TB 빨간 딱지 NAS용 HDD(총 5개)의 비닐 포장을 뜯는 기분은 매우 유쾌하지만, 하나의 디스크 드라이브를 공간 낭비 없이 채우기 위해 잔머리를 굴려야만 했다. 각 디렉토리를 미리 tar로 묶어 놓아서 용량 파악 및 복사 작업은 비교적 용이하게 할 수 있었다.

책상 위에는 과거에 자료를 저장해 둔 것과 새것을 포함하여 40개가 넘는 디스크 드라이브가 어지럽게 널려 있다. 디스크 드라이브 더미 속에는 간혹 박물관에나 보내야 할 IDE 드라이브도 보이고, 1 TB짜리 저용량 드라이브도 있다. 6 TB 이후로는 디스크 드라이브를 직접 구매해 본 일이 없으니 요즘은 어떤 수준의 디스크 드라이브가 대세인지도 잘 모르겠다.

새 사무실로 들고 온 뒤 화면이 나오지 않는 데스크탑 서버가 한대 더 있다. 이것을 또 어떻게 해야 할런지... 또 전산팀 인재들에게 SOS를 보냈다.

전자기기의 노화와 사람의 노화를 생각해 보았다. 어제 사무실을 방문했던 이성훈 박사께서는 특히 영양제와 안티에이징에 대하여 관심이 많다며 하바드 의대의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가 복용하는 영양제에 대한 설명을 해 주었다.

기술 발전에 기대는 것보다는 노화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나로서는 매우 신선한 소식이었다. 시간이 된다면 마이클 스나이더가 밝힌 노화 경로에 관한 연구 성과도 공부를 해 봐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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