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30일 목요일

[2020년도 43 5극관 싱글앰프 리모델링] 1. 기본 계획 수립 및 자료 정리

43 5극관이라고 적어 놓으니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12AX7과 같이 진공관 형번이 제대로 자리잡기 이전에 개발된 것들은 41, 42, 43처럼 단순한 숫자로만 된 이름을 갖고 있었다. 43은 오디오 앰프에서 출력용으로 사용된 오래된 5극관(pentode)으로 주로 라디오 수신기에 쓰인 것으로 알고 있다. 43 극관이라고 쓰면 더욱 명확할 터인데, 국어에서는 아라비아 숫자를 직접 붙여서 한 단어로 쓰는 일이 워낙 많아서 대세를 따랐다.

2018년에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오래된 43을 구입하여 직접 싱글앰프 회로를 구성하여 듣다가 - 엄밀히 말하자면 인터넷에 떠도는 회로를 짜깁기한 것에 불과하지만(예를 들어 https://www.radiomuseum.org/tubes/tube_43.html에 기본 회로가 나온다) - 2020년 전면적인 개보수를 실시하기로 결심하였다. 개보수의 목표는 제대로 '섀시'를 만들자는 것이다. 그런데 창틀(흔히 삿슈라고도 부르는)과 차대(섀시)는 영단어 철자가 다르다는 것을 매우 최근에 알았다. 전자는 sash, 후자는 chassis. 두 단어 모두 불어에서 온 것인데, 정작 불어의 chassis는 창틀과 자동차 차대를 전부 포함한다나? 원, 이럴 수가!(나무위키) 간혹 앰프 케이스라는 말을 쓰기도 하는데, 이는 옳지 않다. 악기 케이스, 시계 케이스를 생각해 보자. 케이스란 것은 어떤 물건을 보관하거나 이동하기 위해 담는 통이다. 케이스에 넣은 상태로 쓰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앰프 인클로저(enclosure)가 더 합당한 듯.

섀시라고 하면 금속이 재질로 쓰인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나만 그런가? 만약 나무판이나 플라스틱으로 앰프의 통을 만들면 이것도 섀시가 맞는가?

그런데 구글에서 sash를 검색하면 생각하지 못한 물건이 나온다(영문 위키피디아). 아, 나도 모르겠다.

앰프 리모델링의 본론으로 들어가겠다. 단지 '통'을 만들어 넣겠다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전원부의 대대적인 교체가 있을 것이며, 이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실험을 완료한 상태이다(이전 글 링크). SMPS + DC-DC booster의 기본 조합을 전원트랜스를 사용하는 전통적인 전원회로 + 리플 제거 기판으로 바꾸는 것이 골자이다. DC-DC booster가 망가지기도 했고, 부품통에서 자리만 차지하던 전원 트랜스포머 두 개를 사용해 버리려는 의도도 있었다. 이렇게 함으로써 이전 세팅에 비하여 조금 더 높은 B+전압 제공이 가능하다. 다음 그림은 지금까지 사용해 왔던 6N2P + 43 싱글 앰프의 회로도이다. 펜과 파워포인트로 직접 그린 소박하고 단순하기 짝이 없는 회로도이다. 이번 개보수에서는 전원부를 제외하면 바뀔 곳이 없다. 예전 제작기는 내 블로그에 '43번 오극관(43 power pentode) 싱글 앰프 프로젝트'라는 제목으로 1번(2018.9.26.)부터 18번(2019.1.8.)까지 이어진다. 물론 이 제목을 철저하게 지키지 않은 것도 있을 것이다. 작년, 그러니까 2019년에는 6LQ8 푸시풀 앰프를 만들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다.

출처: 내 블로그(링크)

앰프 '통'은 나무판으로 만든 상자 위에 알루미늄판을 가공하여 부품을 얹는 것을 목표로 한다. 두께 10 mm의 나무판을 재료로 한 상자 반제품(옥션 미가데코 링크)이 있어서 이를 구입하여 조립한 뒤 적당히 마감을 하면 될 것이다. 알루미늄 상판은 도면을 그려서 가공을 의뢰하는 것(네이버 카페 사운드머신)과 직접 구멍을 뚫는 것 사이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 홀쏘를 이용하여 케익 틀에 직경 31 mm의 구멍을 세 개 뚫어본 경험으로는 이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어려운 일인지를 잘 안다!

드라이브단은 6N2P 하나를 쓴 대단히 단순한 회로를 페놀 만능기판 위에 꾸며서 사용하고 있다. 꼭 1년 전에 실험을 거쳐서 43 앰프의 드라이드단으로 채용하였었다.





이 기판에서 RCA 단자만 제거하여 그대로 사용할까? 그러려면 자리를 많이 차지한다. 아니면 9핀 소켓을 새로 구입하여 알루미늄판에 고정한 다음 직접 point-to-point 배선을 할까?

어제(2020년 1월 19일) 그린 드라이브단 배선도. 진공관을 아래쪽에서 바라본 모습을 기준으로 그렸다. 오류가 없기를!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변화는 출력 트랜스이다. 지금까지 써 온 것은 전원트랜스를 개조한 것이었다. DHT 사운드에서 Z코어(57 규격)를 사용한 5k 싱글 트랜스(링크)를 주문할 생각이다. 67코어는 너무 크고, 62코어는 제품 리스트에 없다. 나중에 다른 싱글 앰프를 만들때 사용할지도 모르니 조금 더 큰 코어로... 하는 욕심은 버리자. 만약 그럴 일이 생긴다면 내가 직접 만든 R코어 출력트랜스(힘겨운 제작 과정은 여기에)를 쓰고 말겠다.

배선도 수정판. 그라운드선을 처리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잘못 연결하여 루프를 생성하면 잡음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가장 보편적인 것은 두꺼운 동선으로 그라운드 버스를 만든 뒤 여기에 회로도의 순서대로 접속을 하는 것, 또는 한 점에 모으는 스타 그라운드 방법이 있다. 전원부와 신호부, 그리고 섀시를 함부로 접속해서도 좋지 않다.
그라운드 결선법에 대한 자료를 모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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